쿡언니의 방구석 극장
양국선 지음 / 지식과감성#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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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한 해.

저에게는 공간의 재해석이 있었습니다.

바로 '방구석'.


이불 밖은 위험했기에!

안전한 공간은 우리 집이었기에!

'방구석'이 저의 희로애락을 책임져 주었습니다.


그래서 '방구석'이 때론 '미술관'이 되기도 하였고 '음악회'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나의 방구석은 나만의 1열 '극장'이 되어보려 합니다.


쿡언니의 방구석 극장

 


우선 극장에 입장하기 전!


이 책의 사용법간단하다.

일단 무조건 믿어볼 것.

- 정성일 (영화감독, 영화평론가)


우리가 영화관에 들어가기 전처럼.

설렘 가득 안고 한 손엔 팝콘과 함께 방구석 1열에 입장하기로 합니다.


이 극장에서는 영화는 상영했던 영화와 더불어 '양국선' 그녀의 다큐멘터리 영화가 오버랩으로 상영하고 있었기에 영화에 대한 감상과 더불어 저자의 이야기로 감상의 폭을 넓힐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저는 책 속에 소개된 영화를 거의 보지 못했기에...

(내가 이토록 영화를 안 봤던 것인가...)

이번 기회를 토대로 하나씩 찾아볼 예정입니다.


우리가 '영화'를 보는 이유를 하나둘씩 차근히 되짚어볼 수 있었습니다.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을 배우기 위해...

마음을 치유하기 위해...

그 무엇보다 진정한 나를 찾아가기 위해...

그렇기에 우리는 '영화'를 본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중에서도 우선 보고 싶었던 영화가 있었습니다.

<카모메 식당>.

각자의 행복을 찾아 핀란드로 떠난 세 사람의 이야기라고 합니다.

카모메 식당의 주인의 소박하지만 정성이 가득한 음식을 맛있게 먹는 손님들을 통해 위안 아닌 행복을 얻고, 손님들은 따뜻한 식사 한 끼로 위로를 받는다는데...

특히나 일상에 지쳐 힘들고 위로가 필요한 우리에게, 내가 찾아보아야 할 영화가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저자의 이야기.

 

 

그리고 따라 하다 보면 자존감이 높아지는 영화도 있었습니다.

너무나도 유명한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저자 역시도 영화를 보고 나서 그 감동이 꺼지기 전에 원작 에세이까지 찾아 읽으면서 진정한 나 자신을 마주하고 싶었다고 하니 이 영화도, 책도 찜 해 보았습니다.

가슴을 울리는 영화 속 대사를 읊으면서...

 

"파괴는 선물이야. 파괴가 있어야 변화가 있지."

 

인상적이었던, 아니 이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읽고 나서 잠시 생각에 잠겼던 영화 <소수의견>.

이 영화는 2009년 1월에 실제로 벌어진 '용산 참사'에 바탕을 둔 영화, 실화에 근거한 영화로 알려졌지만 막상 영화는 시작과 동시에 '실화에 근거하지 않았음'을 말했다고 합니다.

영화가 말하고 싶었던 것은 용산 참사라는 특정 사건이 아니라 참사가 벌어진 그 이후의 시간, 참사가 어떤 식의 결과를 낳고 있는가에 주목하자는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이어진 저자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염치란 무엇인지' 생각하게 했습니다.

 

이 영화를 보고 나서 염치를 생각한다. 인간의 염치란 무엇일까? 마지막까지 검사 홍재덕이 보여주는 몰염치, 피해자이자 동시에 가해자가 된 철거민 박재호의 염치, 나라를 망치고도 아직도 큰소리를 치고 있는 자들의 염치. 영화 <소수의견>은 만들어진 지 7년이 지난 현재에도 의미가 있는 영화이다. -  page 187

누구를 비난할 것인가...?

그전에 나의 염치부터 생각해야 함을...

 

우리의 하루하루도 한 편의 영화였습니다.

그 속엔 웃음과 눈물이 담겨 있었고 한 사람의 인생의 한  편이 그려져 있었기에 함께 공감하고 위로와 위안을 받을 수 있음에 당신 역시도 영화 속 주인공임을, 그래서 멋지고 행복한 인생을 살아가길 바란다고 전하고 싶었습니다.

아니, 나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였습니다.

 

오늘은 간만에 영화 한 편을 보며 영화와 나의 이야기를 내 수첩에 적어볼까 합니다.

한 자 한 자 꾹꾹 눌러쓰다 보면 어느새 내 마음의 상처는 치유될 것이고 진정 나 자신에게 한 발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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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를 식량 위기에서 구할 음식의 모험가들
아만다 리틀 지음, 고호관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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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지구온난화'

사실 예전에는 그리 관심을 가지지 않았습니다.

아니, 직접적으로 느껴보지 못했다고 할까...


하지만 이젠 먼 나라의 남의 얘기가 아니었습니다.

우리의 폭염과 한파.

강력한 태풍과 폭우.

이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자연재해였습니다.


뿐만 아니었습니다.

우리의 식탁을 살펴보면 불과 몇 십 년 전만 하더라도 친숙했던 어종들도 조금씩 사라지고 있는 실정이고 해충의 증가, 이로 인한 바이러스 감염 등의 위험 등 이제 온난화의 피해는 '인간'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그렇게 관심을 가지다 보니 우리의 '식량'에 대해서도 눈길이 갔습니다.


메마른 지구, 비축된 식량은 단 70일분

음식의 운명을 바꿔낼 전 세계 13곳을 가다!


인류를 식량 위기에서 구할 음식의 모험가들

 


기원전 4000년.

한 메소포타미아 농부가 티그리스강과 유프라테스강 사이 어딘가에 있는 농장에서 밀을 재배했습니다.

그는 왜 밀을 재배했을까...?

아마도 필요한 만큼 채집하기보다는 기르는 게 낫다고, 끊임없이 움직이지 않아도 대가족을 돌보기 쉽기에 이동하는 생활양식은 정착생활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인류가 식량을 재배한지 약 6,000년 되는 시점.

아마 신석기시대의 농부는 자신이 이제 막 시작한 거대한 체계가 가져올 충격을 예상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굴러다니던 외알밀 씨앗을 심은 게 1만 2,000년에 걸쳐 세계에서 거주 가능한 땅의 거의 절반을 바꾸어놓는 풍습이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 page 38


흙을 갈면서 동시에 씨앗을 심는 기법을 쟁기에 더해 심는 과정을 자동화하고 산출물 양을 늘리는 방법을 알아내면서 점차 많은 양을 생산할 수 있게 되고 과학자들로 하여금 잡종 씨앗 발명과 화학살충제, 비료의 도입으로 '녹색혁명'이라고 불리는 패러다임의 전환을 초래하게 됩니다.


녹색혁명은 세상에서 굶주림을 없애는 것이었지만 영양을 공평하게 공급하지 못하는 식량 시스템을 만들어냈고 가장 큰 부작용으로는 기후변화를 만들어냈습니다.


어처구니없게도 전 세계 농장의 미래를 위협하는 온실가스는 상당 부분이 농장에서 특히 기계화된 대형 농장에서 생긴다. 우리는 대부분 자동차나 비행기를 탈 때보다 식사를 할 때 더 많은 온실가스를 만든다. 오늘날 식량을 생산하면서 해마다 전체 온실가스의 약 5분의 1을 배출한다. 그건 곧 농업이 에너지나 운송을 포함해 그 어떤 분야보다 더 기후변화에 책임이 있다는 뜻이다. - page 41


빌 게이츠는 2014년 마이크로소프트 주주 모임에서 이렇게 주장했다고 합니다.


"식품을 재발명할 때가 왔다."


지속가능한 식량을 만들어내기 위해 세계 곳곳에서 활약하는 음식의 모험가들을 찾아 나서게 되었습니다.



책을 통해 농업의 새로운 모습을 알게 되었습니다.

흙과 태양이 없이 딱 필요한 만큼의 양질을 제공해 작물을 키우는 수직공장을 비롯해 이스라엘의 해수 담수화 기술, 인도와 에티오피아의 인공강우, 미국 매사추세츠의 3D프린터 음식은 조만간 우리의 식탁 위를 책임질, 농업의 새로운 모습임에 놀라웠습니다.


그중에서도 이 이야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케냐에서는 그런 사치를 부릴 수 없어요. 우리는 구걸하던 상황에서 식량을 수출하는 상황으로 넘어가는 중입니다. 자급자족할 수 없는 사람에게 진보란 없어요." - page 119


오늘날 우리의 모습을 바라보면 자급자족보다는 수입에 큰 의존을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었습니다.

언제까지 손을 벌리고 있을 수 있을까...?

우리 역시도 곧 닥칠 식량 위기를 헤쳐 나가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과 관심을 가져야 함을 꼭 집어주는 대목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주부이다 보니 '음식물 쓰레기' 관련된 이야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음식물 쓰레기는 쓰레기이기 전에 우리의 '낭비'로 인한 것임을...


"자연에는 폐기물이 없습니다. 무엇이든 죽으면 다른 존재의 먹이가 되지요. 폐기물이라는 개념을 만든 건 인간입니다. 우리는 폐기물이라는 개념을 다시 없앨 수 있을 겁니다." - page 284


특히나 아이러니했던 점은 음식물 쓰레기의 대부분이 '먹기 전'에 발생된다는 점이었습니다.

훼손된 것, 모양이 이상한 것, 미적 기준으로 과일과 채소를 거부하는 판매자와 소비자.


"식품폐기물에는 예상치 못했던 모순이 가득했습니다. 그중 하나는 더 건강한 식품을 가장 많이 낭비한다는 점이었지요. 신선한 식품을 먹어야 한다고 집착하는 지금 우리 문화는 건강이라는 측면에서는 아주 훌륭하지만 폐기물 측면에서는 그다지 좋지 않습니다." - page 285


무엇보다 나부터 바꿔야 함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우리의 이기로 만들어낸 기후변화는 곧 우리의 생명과도 연관되어 있는 식량 문제로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이를 위해 농업은 또 다른 도약을 하고 있습니다.

과거의 농업 생태와 첨단 애그리비즈니스.

이들의 공존이 지속 가능한 식량 제공을, 식량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일 것입니다.

 


무엇보다 더 중요한 점은 아마도 개개인의 관심과 노력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우리가 무엇을 먹게 되고 후손에게 무엇을 남기게 될 것인지...

앞선 현재보단 먼 미래를 바라보며 행동해야 하지 않을까란 생각도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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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크릿 가든 - 초판본 비밀의 화원 - 1911년 오리지널 초판본 표지디자인 더스토리 초판본 시리즈
프랜시스 호지슨 버넷 지음, 박혜원 옮김 / 더스토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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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1월이라 그런 걸까...

아니면 차가운 겨울바람 때문인 걸까...

시린 마음을 달래줄 수 있는 건 아무래도 사랑스러운 이야기들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THE SECRET GARDEN'

당연히 『비밀의 화원』의 주인공인 '메리'가 떠올라야 하는 게 맞을 텐데...

제 머릿속에 현빈과 하지원이 떠오르는 건... 거품키스랑...

(죄송합니다...)

 

어릴 적에 읽어보곤 어느새 두 아이의 엄마가 된 이 시점에서 다시 만나게 된 '메리'.

사실 기억이 가물가물했었는데 이번에 '오리지널 초판본'으로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프랜시스 호지슨 버넷의 최대 걸작

영화 <시크릿 가든> 원작 소설

 

비밀의 화원

 

 

인도에서 태어나 이런저런 병치레가 잦았던 탓에 머리색도 노랗고 얼굴색도 노리끼리한 소녀, '메리 레녹스'.

애초에 딸을 원한 적이 없었던 어머니는 메리가 태어나자마자 가정부 아야에게 맡겨지게 됩니다.

그래서 메리는 부모보단 검은 얼굴의 아야와 다른 원주민 하인들과 익숙하게 지내게 됩니다.

아무래도 하인들과 지내다 보니 뭐든 메리가 시키는 대로 하고 뭐든 메리가 마음대로 하도록 내버려 두었기에 점점 포악하고 이기적인 욕심쟁이 아이로 자라나게 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

분위기가 어딘지 모르게 묘하고 이상했습니다.

치명적인 콜레라가 퍼져 아야가 막 숨을 거두게 되고 그날 하루에만 하인 세 명이 더 죽었고 죽지 않은 하인들은 두려움에 떨며 달아난 것입니다.

공포가 사방에 깔리고, 집집마다 사람이 죽어나가게 된 상황.

이젠 부모님마저 잃게 된 상황에 메리는 그야말로 혼자가 되어버렸습니다.

 

"부인은 아이한테 눈길 한 번 제대로 주지 않았던 것 같아요. 아이 아야가 죽고 나서는 아무도 저 어린 건 안중에도 없었던 거죠. 하인들이 다 도망가고 그 텅 빈 집에 아이 혼자 남아 있었다고 생각해봐요. 맥그루 대령이 문을 열었다가 방 한가운데에 아이 혼자 서 있는 걸 보고 까무러칠 정도로 놀랐다잖아요." - page 20

 

결국 메리는 영국 요크셔에 살고 있는 고모부 크레이븐의 저택에 가게 됩니다.

등이 굽고 성격이 모난, 사랑했던 고모가 떠난 뒤론 사람들을 만나는 것을 꺼려 하는 분이었습니다.

 

음산한 기운이 감도는 저택.

단정해 보이는 노인이 말을 건넵니다.

 

"메들록 부인, 부인이 할 일은 주인님을 방해하지 않는 것과 주인님이 보고 싶어 하지 않는 건 눈에 띄지 않도록 조심하는 거요." - page 35

 

이 대목을 읽는 순간 <미녀와 야수>의 '야수'와 고모부가 많이 닮아있다고 느껴졌습니다.

외모 때문에, 그리고 젊었을 때 모난 성격 때문에 결국 사람들과의 만남을 꺼려하던 '야수'와...

 

메리는 인도에서 했던 것처럼, 원주민 하인들이 굽신거리며 자신이 원하는 바는 다 해 줄 거라 생각했지만 이곳은 영국이었습니다.

 

"그럼, 이제 배워야겠네요. 지금보다 애기가 될 순 없잖어요. 스스로 돌볼 줄 알아야 자기헌테두 좋구요. 우리 엄니가 늘 그러셨거든요. 높은 집 아이들이 왜 바보 멍충이가 안 되는지 모르겠다구요. 유모가 옆에 붙어서 씻겨줘, 옷두 입혀줘, 산책두 시켜줘, 강아지 새끼마냥!" - page 40

 

음...

사실 뜬금없이 우리의 사투리가 나와서 당황스럽긴 하였습니다.

요크셔 지방의 사투리를 표현하고자 했다지만... 흐름이 살짝쿵 하는 느낌이랄까...

아무튼 메리는 낯선 많은 것들을 조금씩 배워나가야 했습니다.

 

하녀 마샤와 함께 집 안을 둘러보게 된 메리.

이 집에 오기 전에 십 년 동안 아무도 들어가지 않았다는 화원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기에 꼭 화원에 가보고 싶었습니다.

그곳은 어떤 모습일지, 아직 살아 있는 꽃이 있을지...

어?

문이 잠겨있지 않은 화원이네??

 

 

정원들을 둘러보고 온 메리.

처음 들어갔던 주방 텃밭으로 돌아왔다가 땅을 파고 있던 노인을 발견하게 됩니다.

노인이 휘파람을 불기 시작하자 가슴이 붉은 '붉은가슴울새'가 두 사람이 있는 곳으로 날아왔습니다.

 

"나랑 친구 할래? 그럴래?" - page 60

 

그리곤 어디론가 날아가 버리는 울새.

 

"울새가 담 너머로 날아갔어! 과수원으로 날아갔어...... 저쪽 담을 넘어서...... 문이 없는 정원으로 들어갔어!"

벤이 말했다. " 거서 사니까요. 알두 거서 깨구 나왔구. 지금 녀석이 알랑거리는 울새 아가씨도 거기 오래된 장미나무 사이서 살아요."

"장미나무? 거기 장미나무가 있어?"

웨더스태프가 삽을 집어 들고는 다시 땅을 파기 시작하며 중얼거렸다.

"십 년 전에 있었다구요."

"보고 싶어. 초록색 문은 어디 있어? 어딘가에 문이 있을 거 아니야."

벤은 삽을 땅속 깊이 찔러 넣었다. 처음 만났을 때처럼 말을 걸기 힘든 얼굴을 하고 있었다.

"십 년 전엔 있었지만 지금은 없어요."

메리가 소리쳤다. "문이 없다니! 그럴 리 없어."

"누가 찾을 수도 없구, 누가 상관할 일두 아니요. 괜한 오지랖으루다가필요두 없는 일 들쑤시구 다니지 마시요. 난 일 때문에 가야겄네. 아가씨두 가서 노시요. 난 시간이 없어서." - page 60 ~ 61

 

울새 덕분에 비밀의 화원 열쇠를 얻게 되고 마침내 비밀의 화원을 알게 된 메리.

그리고 우연찮게 만나게 된 디콘과 함께 화원 안으로 들어서게 되고...

 

"여기야. 이게 비밀의 화원이야. 이곳이 살이 있길 바라는 사람은 이 세상에 나 하나뿐이고."

디콘은 화원을 둘러보고 또 둘러보았고, 또다시 둘러보고 한번 더 둘러보며 속삭이듯 말했다.

"아! 묘허구 아름다운 곳이네요! 마치 꿈속에 들어와 있는 것 같어요." - page 141

 

그렇게 소설의 주 무대가 될 비밀의 화원에서 펼쳐질 신비롭고 환상적인 이야기.

메리 역시도 조금씩 변하기 시작하고...

아름다운 장미나무가 펼쳐질, 아이들의 밝은 웃음소리가 피어날 비밀의 화원 속 이야기에 빠져들어 보는 건 어떨지...

 

소설 속 메리도 그렇고 그녀의 사촌인 콜린도 그렇고 둘 다 부모님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어린 시절을 보내게 됩니다.

원치 않았던 딸이라서 하인들 손에서 자라야만 했던 메리.

어릴 때부터 오래 살지 못할 거라며, 아버지처럼 곱사등이가 될까 봐 방 안 침대에만 누워 혼자서 시간을 보낸 콜린.

이 둘은 서로가 너무 닮았기에 더없이 서로를 위해주는 모습이 그려지고 있었습니다.

특히나 콜린이 비밀의 화원에서 외친 이 한 마디.

부모의 입장이라 그런지 가슴이 메여지곤 하였습니다.

 



어른이 되어서 다시 읽게 된 동화, 『비밀의 화원』.

메리가 조금씩 성장하는 과정을 보고 나니 참 다행이다! 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티 없이 맑게, 밝게 자랄 수 있는 아이들.

그들의 미소를 좀 더 지켜주지 못한 점이, 앞으로는 그런 일이 없어야 함을 다시금 깨닫게 되기도 하였습니다.

 

책을 읽고 나니 '정인이 사건'이 문뜩 떠올랐습니다.

'부모'라는 이름 하에 일어났던 비극적인 사건...

그들을 욕하기 전 우리 사회는 어떠했는지 그 책임부터 묻고 반성하는 것이 맞는 게 아닐까란 생각도 해 봅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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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 열쇠 열린책들 세계문학 265
대실 해밋 지음, 홍성영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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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보일드 장르의 창조자 '대실 '.

사실 그에 대해서도, 그의 작품에 대해서도 만날 기회가 없었습니다.

그러다 이번에 똭! 하니 만나게 된 것입니다.

그! 것! 도!!

'자신 최고 걸작으로 꼽은 작품'


이보다 더 멋진 만남이 있을까...

그렇다면 망설이지 않고 바로 책장을 펼쳐들었습니다.


인간의 욕망과 추악한 정치의 이면을 파헤치는

하드보일드 범죄 소설


유리 열쇠

 


이 소설을 이끌어갈 주인공 '네드 보몬트'.

그에게는 친형처럼 지내는, 합법과 불법, 음지와 양지를 오가며 세력을 넓혀 가는 정치인 '폴 매드빅'이 있었습니다.


매드빅은 애정과 분노가 뒤섞인 표정으로 네드 보몬트에게 자문을 구하려 합니다.

선거를 앞두고 헨리 상원의원의 재선을 도우며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넓히는 것과 동시에 연모하던 상원의원의 딸 '재닛 헨리'와의 결혼을 꿈꾸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네드 보몬트는 아까부터 핏기 없이 창백한 얼굴로 그에게 나지막이 말을 합니다.


「그가 재선되고 나서도 계속 형과 손잡을 거라 생각해?- page 16


「왜 헨리 의원을 도둑인 양 몰아세우는지 모르겠구나. 그는 점잖은 신사인 데다 -

「물론이지. 『포스트』지에도 미국 정치계에 몇 안 되는 귀족이라고 나오니까. 딸도 마찬가지고. 그들을 만나러 가기 전에 만반의 태세를 갖추라는 것도 그 때문이야. 그렇지 않으면 당할 게 뻔해. 저들은 형을 하등 동물쯤으로 여길 거고, 어떤 규칙도 통하지 않을 테니까. - page 17 ~ 18


사랑에 눈이 멀어 아무런 조언도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매드빅.

그의 모습을 쓸쓸히 바라보며 돌아가는 네드 보몬트.


그런데...

차이나가에서 고개가 왼쪽으로 돌아가 도로변을 향하고 있는 죽은 청년의 얼굴이 가로등 불빛에 환하게 드러났습니다.

양쪽을 둘러보고, 길 위쪽으로도 아무도 없는 상황.

두 블록 떨어진 길 아래쪽 건너편의 <로그 캐빈 클럽> 앞에 남자 둘이 자동차에서 내리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우선 이 상황을 매드빅에게 알린 후 경찰에 신고한 네드 보몬트.

알고 보니 상원 의원 아들 '테일러 헨리'가 살해된 것이었습니다.


이 사건...

왠지 구린 냄새가 확 풍겨집니다.

그래서 네드 보몬트는 자신이 이 사건에 개입할 수 있도록 매드빅에게 부탁을 하게 되고 사건의 전모를 향해 갈수록 미궁 속으로 빠져들게 되는데...


사실 매드빅의 딸인 '오팔'이 테일러와 애인 사이인 것이 탐탁지 않았었고 테일러가 죽기 전 오팔과 함께 있었습니다.

(아마 아버지가 이 사실을 알면 속이 부글부글하겠지요...?!)

그리고 그날 저녁 매드빅은 상원의원의 저녁 초대에 참석했었고 후에 말다툼이 있었다는 사실이...

그래서 사건의 조각들은 단 한 사람을 항하고 있었습니다.

바로 '폴 매드빅'.

네드 보몬트는 누군가의 '모함'이라며 진실을 파헤치려 하고... 하지만 사건과 관련된 이들에게 의문의 편지에선 전부 그를 지목하고...

과연 매드빅은 테일러를 죽였을까...?


「말썽쟁이ㅣ 아가씨, 정치는 거친 게임이고, 지금 일어나는 일도 마찬가지야. 『업저버』는 우리 반대편에 섰으니 폴에게 타격을 줄 기사가 진실인지 아닌지 따위 신경 쓰지 않는 거야. 저들은 - - page 150


아무리 시대가 흐르고 강산이 변한다고 해도 변하지 않는 곳이 있었습니다.

너무나도 추악하고 더러운 '정치계'의 이면...

왜 멀쩡한 사람들도 '왕관'의 무게를 짊어지게 되면 변하는 것일까...


그리고 우리의 모습과도 닮은 모습이 소설 속에 그려져서 소름이 끼쳤던 대목이 있었습니다.

 


보스가 잘못을 하더라도 잠시 반란만 있을 뿐...

변하는 것은 없다는 사실이 믿고 싶지 않지만 현실임에 참으로 씁쓸함마저 들곤 하였습니다.


추악한 야망과 본능, 그 끝엔 단 한 발의 총알만이, 비참한 최후만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아마도 너무 높이 올라가고자 했던 '이카로스'처럼...

남겨진 폴 매드빅에게 전하고픈 노래가 있었습니다.

유재하의 <사랑하기 때문에>를 잔잔히 들려주고 싶었습니다.


커다란 그대를 향해
작아져만 가는 나이기에
그 무슨 뜻이라해도
조용히 따르리오
어제는 지난 추억을
잊지 못하는 내가 미웠죠
하지만 이제 깨달아요
그대만의 나였음을

 - 유재하의 <사랑하기 때문에>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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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친구 레베카
케이트 더글러스 위긴 지음, 유기훈 그림, 박상은 옮김 / &(앤드)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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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아이가 있습니다.

'빨강 머리 앤'

사랑스러운 이 아이를 보고 있노라면 어느새 저도 동심으로 돌아가는 것 같고 그녀의 따스하고도 긍정의 기운을 받는 것 같아서 책장에도 '앤'의 이야기는 여러 권 가지고 가끔 펼쳐 읽어보기도 합니다.

 

'빨강 머리 앤'보다 5년 먼저 출판된 이 있다는 이 놀라운 사실!

누구일지 궁금하였습니다.

그래서 망설임 없이 잡게 된 이 소설.

벌써부터 앤에서 받았던 기운이 느껴졌습니다.

 

캐나다에 앤이 있다면

미국에는 레베카가 있었다

 

나의 친구 레베카


 

 

검은 머리에 담황색 옥양목 드레스를 입은 아이.

반짝이는 눈에는 열정과 호기심이 가득한, 놀라운 잠재력과 통찰력이 엿보이는 이 아이의 이름은 '레베카'입니다.

이 소녀는 리버버러 벽돌집에 사는 미란다와 제인 소여 자매의 집으로 맡겨지게 됩니다.

 

이모 집으로 향해 가는 길은 콥의 마차를 타고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그 속에서도 쫑알거리는 레베카의 모습은 정말 앤이 매슈의 마차를 타면서 가는 모습과도 닮아있었습니다.

 



 

미란다와 제인은 사실 레베카보단 언니인 한나가 오기를 바랐었습니다.

하지만 천방지축 같은 레베카가 온다는 사실에 미란다는 우울한 예상을, 제인도 침울하고 걱정스러운 마음을 가지게 됩니다.

미란다의 경우는 어떻게 '레베카를' 견뎌야 할지를.

제인은 레베카가 어떻게 '그들을' 견딜지를.

이 둘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미란다의 경우는 앤에서 '마릴라 커스버트'가, 제인은 '매튜 커스버트'의 모습과도 닮아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레베카는 미란다와 제인 이모와의 동거가 시작되었습니다.

역시나 레베카의 행동 하나하나는 눈에 띌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 레베카에게 미란다는 엄격하게 대하는 모습이 종종 보이곤 합니다.

"미란다 이모, 앞으로는 말 잘 듣는 착한 아이가 될게요. 문을 잠그지 않고 나가는 일도 절대 없을 거예요. 하지만 우리 아빠를 욕하는 건 참을 수가 없어요. 우리 아빠는 완벽하게 좋은 아빠였어요. 아빠를 계집애 같다고 한 건 너무해요!"

"건방지게 말대꾸하지 말거라, 레베카. 네 아빠는 허영심이 강하고 어리석고 무능한 사람이었어. 다른 사람들도 다 나처럼 얘기할 거다. 네 아빠는 네 엄마의 돈을 탕진하고 네 엄마에게 부양해야 할 일곱 명의 아이들을 남겼지."

"착한 아이들 일곱 명을 남긴 것은 대단한 일이에요."

레베카는 흐느끼며 말했다. - page 129

 

너무나도 표현이 서툰 미란다 이모의 가시 같은 말...

속상한 나머지 벽돌집을 나온 레베카는 제리 아저씨네에 찾아가 사정을 이야기합니다.

그동안의 이야기를 펼치고 나니...

마치 비가 갠 하늘처럼 그녀는 다시금 벽돌집으로 돌아갈 용기가 생기기 시작합니다.

 

"저, 떠나지 않기로 했어요, 콥 아저씨. 이곳에 있으면서 벽돌을 받으려고요. 벽돌을 받되, 다시 던지지는 않을 거예요. 미란다 이모가 저를 다시 받아줄지는 모르겠지만, 용기가 생긴 지금 돌아가는 게 좋겠어요. 같이 가주시지 않을래요, 콥 아저씨?" - page 142 ~ 144

 

이 사건이 계기가 되었을까...

상처 입고 괴로워하는 어린 레베카에게 모질게 군 것을 속으로 후회하고 자신이 그동안 감춰왔던 진심 어린 애정을 조금씩 표현하기 시작하는 미란다 이모.

그렇게 이들은 서로 맞추어가며 조금씩 닮아가는 모습이 그려지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학창 시절이 끝나고 이제 '졸업'을 맞이하게 된 레베카.

그런데...

점점 무덤 저편의 드넓은 세상으로 건너가는 길목에 서 있는 미란다 이모.

하지만 안 좋은 일은 왜 동시에 오는 건지...

레베카의 엄마도 일을 하다가 다치게 됩니다.

이모는 엄마 병간호를 우선 하라며 레베카를 보내고...

"가엾은, 가엾은 미란다 이모! 미란다 이모는 삶에서 조금의 위안도 얻지 못하고 가셨어요! 저는 이모한테 작별 인사도 하지 못했고요! 홀로 남은 가엾은 제인 이모! 어떻게 하면 좋아요, 엄마? 엄마와 벽돌집 사이에서 둘로 나뉜 기분이에요." - page 420

읽으면서 제일 가슴이 메어졌습니다.

미란다 이모가 레베카에게 진정으로 전하고팠을 말이, 그 진심이 한꺼번에 느껴져서 저는 그만 울컥하고 말았었습니다.

"미란다 이모는 좋은 사람이었어, 레베카. 화를 잘 내고 말을 함부로 해서 그렇지, 늘 옳은 일을 하고 싶어 했고 또 되도록 옳은 일을 해왔어. 나는 미란다 이모가 네게 심한 말을 한 것에 대해 늘 미안해했다고 믿어. 이모는 살아생전에 네게 미안하다는 말을 하지는 않았지만, ㅇ모의 행동을 보면 네게 미안해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거야."

"저는 서니브룩 농장으로 떠나기에 앞서 미란다 이모에게, 미란다 이모가 저를 지금의 저로 만들었다고 말씀드렸어요."

"미란다 이모가 그렇게 만든 게 아니야. 하느님이 그렇게 만드신 거지. 너도 하느님을 도와 열심히 노력했고. 하지만 미란다 이모는 거기에 필요한 자금을 댔고, 그것은 결코 무시할게 못 돼. 특히 자신의 편안함과 즐거움을 포기하면서까지 그렇게 했을 때는 말이야. 네게 알려줄 게 있단다, 레베카. 미란다 이모는 이 집을 네게 물려 주었어. 벽돌집과 별채, 가구와 집 주변의 땅 전부를." - page 431

 


 

소설은 이것으로 끝이 났지만...

레베카의 앞날은 그녀의 성격처럼 밝고 활기차게 펼쳐지지 않을까란 생각을 해 봅니다.

나무는 어느 해부터 한꺼번에 자라요.

조금 초라하다고 우울해하지 마세요.

지금은 뿌리를 내리는 계절이니까요.

실망하지 말아요.

진짜 황금 같은 나날은 시작조차 되지 않았으니까. - page 377

너무나도 닮은 앤과 레베카.

또 한 명의 사랑스러운 소녀를 만나게 되어서, 소녀를 통해 세상을 아름답게 보는 방법을 배울 수 있어서 너무나 좋았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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