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불 속 클래식 콘서트 - 나의 하루를 덮어주는 클래식 이야기
나웅준 지음 / 페이스메이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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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클래식'을 찾아 듣기도 합니다.

머리가 복잡할 때.

목소리 말고 오롯이 악기들이 만들어내는 선율이 듣고 싶을 때.

아무래도 '클래식'을 찾아 들을 땐 마음의 '안정'을 위해서가 컸습니다.

 

하지만 제가 알고 있는 클래식엔 한계가 있기에 누군가의 도움을 받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찾다가 읽게 된 이번 책.

여느 클래식과 관련된 책과는 달랐던 이 책이 참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이번 책 『이불 속 클래식 콘서트』에서는 총 세 가지의 이야기를 준비했습니다. 클래식을 통해 여러분의 하루가 즐거웠으면 좋겠고, 계절의 감성이 더 풍부해졌으면 좋겠고, 마음이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득 담아 꾸며봤습니다. - page 5 ~ 6

 

이불 속 클래식 콘서트

 

 

우선 이 책을, 아니 나만의 은밀한 클래식 콘서트를 즐기는 방법이 소개되어있었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무선 이어폰으로 볼륨을 보통 듣는 음량보다는 한 단계 올려 한 번 들어본 뒤 리플레이시 볼륨을 조금 낮추고 저자의 이야기를 듣는 방식으로 즐겼습니다.

그래서 더 풍성하게 감상하며 즐길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일상 속에서 각 상황마다 어울리는 클래식이 참 많다는 걸 느끼게 되었습니다.

'5분만, 5분만...'을 박차고 일어날 수 있게 돕는 음악인 러시아 작곡가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의 <축전 서곡>에서부터 시작하여 화장실에서 중요한 일을 해결할 때 들으면 좋은 오스트리아 음악가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천둥과 번개 폴카>는 음악과 내 몸이 하나 됨을 느낄 수 있는 재미난 경험을 선사해 주었습니다.

특히 커피를 좋아하는 저에게 선사해준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의 《커피 칸타타》중 <트리오> 음악은 단순히 듣는 것에만 그쳤다면 몰랐을 재미난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커피를 좋아하는 딸과 그게 못마땅한 아버지.

아버지는 딸에게 용돈과 옷으로 협박을 하지만 잘 통하지 않자 이성으로 딸의 마음을 이성으로 회유하려 합니다.

하지만 딸은 멋진 남자를 소개받으면 그 남자에게 커피 허락을 맡겠다는 계획을 세우게 되고 결국 들통나자 아버지와 딸은 이렇게 맛있는 커피는 끊지 힘들다며 커피 예찬을 노래하게 됩니다.

이렇게 알기 전과 후에 느끼는 감상이 달라지는 것이 아마도 '클래식 음악을 듣는 묘미'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세상에 과연 '좋은 음악'과 '나쁜 음악'이 존재할까?

한 번쯤은 해 보았던 의문이었기에 이 이야기에 눈길이 갔습니다.

이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 고대 그리스 철학자 두 명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플라톤은 음악 안에 윤리적인 측면을 강조해

 

"음악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좋은 음악만을 장려해야 한다." - page 115

 

나쁜 음악을 들으면 부정적인 영향을 받게 되므로 세상은 아름답고 좋은 음악을 장려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결국 플라톤이 이야기한 좋은 음악은 밝은 음악, 차분한 음악, 즐거운 음악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우리를 편안하고 즐겁게 해주는 음악이다. 이를 한 단어로 정의해보자면 '행복'이다. - page 115

 

플라톤의 제자였던 아리스토텔레스는 비슷하지만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합니다.

 

"좋은 음악은 교육적으로 효과가 있다. 하지만 나쁜 음악도 그 나름대로의 역할이 있다." - page 116

 

아리스토텔레스는 기분이 우울한 사람에게 밝고 신나는 음악을 들려주었더니 별 효과가 없었지만 반대로 더 우울한 음악을 들려주었더니 회복이 빨랐던 '카타르시스 효과'를 말하였습니다.

 

즉 누군가가 나의 마음에 공감해주고 그 마음을 위로해줄 때, 우리는 속상한 마음을 더 빨리 회복할 수 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나쁜 음악의 효과는 바로 '위로'다. - page 116

 

하지만 결국 '음악'은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이 책에서 매력적인 부분이 있었습니다.

바로 클래식 음악가들이 살아 있는 상태에서 음악과 사연을 전한 '편지'.

 

'인생의 축제'라는 기분을 음악에 어떻게 담으면 좋을까 생각하다가 타악기 중 한 가지 악기를 중점적으로 사용해보자는 생각을 했습니다. 제가 선택한 악기는 바로 탬버린입니다. 재미있게도 제가 따로 의도하진 않았지만 대한민국에서는 탬버린이 일상 속에서 흥을 돋울 때 많이 사용되는 악기라고 들었습니다. 사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즐거움을 느낄 땐 아주 신나는 느낌을 전해주는 리듬 타악기만 한 게 없습니다. 그래서 탬버린이 처음부터 끝까지 아주 경쾌한 리듬으로 음악을 이끌고 나가도록 만들었습니다.

저는 여러분이 인생에 대해 조금 고민이 들거나 후회가 된다면 <카니발 서곡>을 한번 들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음악으로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여러분 마음에도 전해지면 좋겠습니다. - page 226

드보르작 올림

 

이 음악의 하이라이트는 중간에 연주자들이 박자에 맞춰 소리 내어 웃는 것입니다. 오케스트라가 연주 중에 소리 내서 웃다니요. 아마 상상도 못하실 겁니다. 하지만 <걱정 없이 폴카>는 중간에 누구든지 박자에 맞춰서 꼭 웃어야 합니다.

이런 이야기 들어보셨죠? '행복해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어서 행복하다.' 맞는 이야기입니다. 제가 듣기론 지금 여러분의 시대도 근심과 걱정이 많은 환경이라고 들었습니다. 그 고민들은 아마 미래에 대한 걱정 혹은 먹고사는 것에 대한 걱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제가 여러분에게 물질적인 선물을 줄 순 없습니다. 물론 제가 지금 있는 곳에서 여러분을 만나게 된다면 얼마든지 물질적으로 도와드릴 순 있지만 아마 그건 여러분이 원하지 않을 겁니다. 당연히 저도 절대 원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대신 이 음악으로 여러분께 잠시 웃음을 드리고 싶습니다. - page 239 ~ 240

요제프 슈트라우스 올림

 

시공을 초월한 경험.

역시 '음악'이 주는 '공감'을 몸소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 책에서 전하고자 한 바와 어울리는 음악을 꼽아보자면 프랑스 작곡가 조르쥬 비제의 《카르멘 모음곡》중 <인터메초>가 아닐까란 생각을 해 봅니다.

하루를 마무리하고 잠자리에 누운 순간.

오늘 하루도 고생했다고 따뜻한 마라 한마디를 건네주는 이 음악.

차분하고 아름답게 울려 퍼지는 멜로디가 이불처럼 포근히 감싸주기에 많은 음악 가운데 이 음악이 이 책과 저자가 저에게 선사해준 선물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오늘 밤, 이 음악에 실어 당신에게 따스한 위로를 전달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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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해보니 나름 할 만합니다 - 40대에 시작한 전원생활, 독립서점, 가사 노동, 채식
김영우 지음 / 흐름출판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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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 '변화'를 준다는 건 생각만큼 쉽지 않음을 알고 있습니다.

습관을 바꾼다든지...

생활 환경을 바꾼다든지...

그래서 '로망'이라는 단어에 묻어두며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란 저만의 변명을 해 봅니다.

 

그런데 이 작가는 그 '변화'를 시도하였습니다.

누구나 꿈꿔볼 법한 전원생활에 독립서점.

무엇보다 놀라운건 육식주의자인 그가 채식으로, 가사 노동을 선택했다는 점이었습니다.

변화된 그의 삶의 모습이 궁금하였습니다.

 

타고난 도시 생활자이자 육식주의자,

아들로 태어난 김영우 씨가 선택한

조금 남다른 '체험, 삶의 현장!'

 

제가 해보니 나름 할 만합니다

 

 

서울에서 프리랜서 작가로 살던 그가 도시를 떠나 가평의 시골마을로 가게 된 건 우연찮은 계기였습니다.

예전부터 막연히 2층 집에 살고 싶다고 얘기를 종종 했는데, 그날따라 아내가 "그럼 알아봐"라는 말 한 마디로 시작된 전원주택 찾기!

그렇게 그의 나이 마흔 살에 전원생활을 시작하게 됩니다.

역시나 쉽지 않은 전원생활은 그에게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뜨린 건 아닐까" 하는 답 없는 질문에 사로잡히게 하였습니다.

그런 그에게 건넨 아내의 말.

 

"미뤘으면 못 왔지. 돈이 목적이었으면 돈 때문에 못 왔고, 애 교육이 목적이었으면 그것 때문에 못 왔겠지. 그리고 그때 오지 않았다면 지금처럼 사는 우린 없지. 10년 동안 가평에 살면서 생각이 얼마나 많이 바뀌었는데, 전혀 다른 세계에서 다른 방식으로 살았을 자신이 어떻게 지금과 같았을 거라고 생각해? 더구나 그때 얘가 아팠고 여기서 건강하게 컸다는 걸 잊지 말도록!" - page 26

 

안정된 삶을 누리고 있었다면 지금의 '그'가 완성될 수 있었을까...?!

변화로 인해 자신이 서 있는 위치를 고민했던 그의 모습에서 '특별함'을 느낄 수 있었기에 책을 읽는 독자로써도 그에게서 자극을 받게 되고 스스로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그래서 이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가만히 있는다고 변하지 않음을...

연통을 통해 우리의 삶을, 나아가 우리의 세상을 바꿀 힘의 원동력을 찾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그가 특별하게 보였던 건 가부장제 사회에서 '여자'라는 이유로 항상적인 차별과 부당과 불편에 맞서 싸워야 하는 환경 속에서 아내에게 적어도 집만큼은 노동의 공간이 아닌 안식처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 가사 노동을 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아직까지도 가사는 여성의 몫이라는 고착된 인식.

이에 대한 그의 뼈 있는 이야기는 우리가 새겨들어야했습니다.

 

앞서 그가 했던 이야기가 이제야 와 닿았습니다.

 

"로망과 다른 현실, 똥줄 타는 오늘,

그럼에도 나는 이 삶이 좋습니다."

 

정말로 책을 읽고나니 그는 어느 누구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새로운 선택을, 그리고 그 선택에 따른 책임을 지며 살아가는 모습이 그려지면서 안일했던 제 모습에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언젠가 수많은 선택의 기로에 있을 때 <북유럽> 책방에 가 보아야할 것 같았습니다.

그럼 책방 주인이 넌지시 미소를 띄우며 이렇게 말씀하시지 않을까...?!

 

"제가 해보니 나름 할 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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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에서 놀아요! - 보고 듣고 만지고 느끼는 자연 탐험 북극곰 궁금해 11
캐서린 아드 지음, 카를라 맥레이 그림, 황유진 옮김, 폴리 자먼 조사 / 북극곰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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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도 없고 꽃들이 만발한 요즘.

나들이하기에 이보다 더 좋은 날씨는 없을 것입니다.

비록 멀리 가지는 않더라도 우리 주변에서 느낄 수 있는 자연의 향연에 아이뿐만 아니라 어른인 저도 설레게 됩니다.

이 자연을 허투루 보내기 싫어 아이와 함께 읽게 된 그림책.

 

보고 듣고 만지고 냄새 맡으며 자연을 한껏 느껴 봐요!

 

자연에서 놀아요!

 

 

아이는 벌써부터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엄마!

나 이제부터 대장할 거야!

그러니까 내 말을 듣고 탐험해야 돼!"

자신이 '탐험대장'이라며 으쓱거리고는 책을 펼치는 아이.

 

와~!

아이보다 제가 먼저 감탄이 나왔습니다.

이렇게나 다채로운 활동이 기다리고 있을 줄이야!

 

​우선 모험을 즐기기 위한 준비물을 챙깁니다.

돋보기, 연필, 공책, 모자, 물 등.

​배낭에 넣고 주의사항도 숙지합니다.

√​ 쓰레기를 버리지 마세요

√​ 동물들의 집을 지켜 주세요

√​ 풀을 밟지 마세요

√​ 문은 꼭 닫아주세요

√​ 방해하지 마세요

이제 집을 나서며!

​책 속엔 어린아이도 쉽게, 재밌게 할 수 있는 활동들이 소개되어 있었습니다.

판지로 창문 카메라를 만들어 도로 틈에서 자라나는 식물이나 곤충들을 관찰하는 활동이라든지 Y자 모양 나뭇가지를 이용해 나무 딸랑이 만들기, 종이와 크레파스를 들고 나무껍질을 문질러 무늬를 확인하는 일 등.

어렵지 않은 활동들이라 아이가 주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습니다.

책을 한 번 읽은 후 아이와 함께 할 일들을 선택해 보았습니다.

√​ 구름 관찰하기

√​ 나무의 인생이야기

이 두 가지 활동을 하러 밖으로 나갔습니다.

먼저 '구름'을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 


 

 

 

구름 한 점 없는 이 화창한 하늘에 아이가 천진하게 이야기합니다.

 

"엄마!

오늘은 구름이 다른 곳에 놀러 갔나 보다!

내일 다시 구름 봐요!"

아이는 아쉬워하지만 저는 이 맑음이 너무나도 기분 좋았습니다.

 

두 번째 활동을 하러 발걸음을 옮겨보았습니다.

나무 그루터기 찾기!



 

 

그동안 무수히도 지나갔던 길가였는데 이렇게 나무의 그루터기가 있을 줄이야...

아이와 서로 얼굴을 마주 보며 놀라웠던 것도 잠시.

바로 나이테를 세어보기 시작하였습니다.

하나, 둘, 셋, 넷, ...

생각만큼 나이테가 뚜렷하게 보이지 않기에 몇 번을 다시 세고 아이는 마냥 즐겁다고 웃고...

그렇게 아이와 한바탕 그루터기 앞에 쭈그려 앉아 활동을 하고 난 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아이가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저에게 호소 아닌 호소를 합니다.

 

"엄마!

우리 이거 매일하면 안 돼?"

"그래! 우리 유치원 갈 때랑 올 때 하나씩 해 보자!"

"예~!"

 

이렇게 아이가 자연을 느끼는 모습을 바라보며 앞으로도 자연과 함께 멋진 인생을 살아가길 빌어봅니다.

그러기 위해선 환경을 지키는 일에 앞장서야 함을 또다시 깨닫게 해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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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
류쯔제 지음, 허유영 옮김 / 현대문학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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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굳이 소설을 읽어보지 않아도 거짓이 난무하고 있는 세상 속에 살아가고 있습니다.

거짓 홍수 속에 오히려 진실마저도 거짓으로 치부되는 요즘.

그럼에도 세상이 살만하다고 여길 수 있는 건 언젠가는 반드시 진실은 드러난다는 점이기 때문입니다.

 

이 소설에서도 이야기하였습니다.

 

거짓을 벗겨내고 나면 또 거짓이 나오고

그 거짓을 벗겨낸 뒤에 나오는 것도

결국에는 거짓이다.

 

과연 진실은 없는 것일까...?

뒤얽힌 실타래 속에서 마지막 진실이라는 끈을 부여잡고 싶었습니다.

 

진실

 

사기를 당하고 난 뒤, 그녀는 뭐든 다 가짜로 보였다. - page 11

 

게스트 하우스를 운영하는 '마추이추이'는 온라인상에서 '허톈멍'에게 마음을 빼앗기게 됩니다.

한 번도 만난 적은 없지만 그와 함께 앞으로 펼쳐질 미래를 꿈꾸던 그녀.

마추이추이가 애교스럽게 화상채팅을 하자고 했지만 자신은 나이가 많아서 그런 건 할 줄 모른다며 거절하는 그.

그뿐만은 아니었습니다.

 

마추이추이는 그 길로 당장 비행기 티켓을 사서 샤먼으로 가겠다고 했지만 허톈멍은 다음 날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출장이 잡혀 있다고 했다.

그녀가 투덜거렸다.

"그 말을 어떻게 믿어?"

그녀는 그가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에 다른 여자가 있는 게 아닌지 의심했을 뿐, 그가 정말로 세상이 있는 사람인지는 의심하지 않았다. 실제로 만난 적도 없지만 그녀는 이미 질투를 하고 있었다.

"내가 하는 말을 당신이 믿으면 진실이고, 믿지 않으면 거짓말이지." - page 24 ~ 25

 

그땐 미쳐 알지 못했던 것일까...

어느 날 밤 샤먼에 신혼집을 구하는 문제를 의논하던 중 허톈멍이 서둘러 계약하는 게 좋겠다고 말했고 마추이추이가 계약금을 보내자 그는 사라지게 됩니다.

 

그녀의 똑똑함은 가짜였고 멍청함이 진짜였던 것이다. - page 26

 

그렇게 사기를 당하고난 뒤 부동산을 보러 다니면서 그녀의 마음 속을 바람처럼 왔다가 바람처럼 사라진 '딩야둥'도 환상 속 인물이 아니었을까란 의심을 하게 됩니다.

이유는 홀연히 사라진 그가, 티베트에서 객사한 줄 알았던 그가 메모를 남기고 간 것이었습니다.

 

'우리가 다시 만날 때는 시간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거야.' - page 33

 

그리고는 앞서 펼쳐졌던 이야기가 『마 언니네 집』의 플롯이라고 나옵니다.

『마 언니네 집』의 신비주의 소설가 '중링'과 그의 대필 작가인 '천량량'의 오가는 대화가 등장하게 되고 천량량은 중링에게 극중 사기꾼 '허톈멍'의 이름을 '리전위'로의 개명을 제안하게 됩니다.

그렇게 집필을 해 나가며 중링에게 의견을 물어보는데 중링은 자신이 원하는 내용이 아니라며 '가오위안'을 그녀에게 보냅니다.

 

그런데 가오위안은 의미심장한 이야기를 합니다.

 

"중링이 누구라고 생각해요?"

...

"중링을 만난 적도 없잖아요. 그렇죠? 중링이 실존 인물이라는 걸 어떻게 믿죠? 둘의 관계가 마추이추이와 리전위 같지 않아요? 한 사람은 밝은 곳에 있고, 다른 한 사람은 어둠 속에 있고. 아, 무섭진 않겠군요. 내가 돈을 주니까, 아니, 중링이 돈을 주니까." - page 136

 

도통 이해 못 할 이야기를 하는 가오위안.

그와 대화를 나눌수록 소설 속의 인물이 단순히 중링의 창작품이 아닐꺼란 생각이, 실제 현실에 존재하는 사람들일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뜻밖의 추가 의뢰를 받게 되는데...

과연 현실과 망상 사이에, 소설과 현실 사이의 가려진 '진실'이 무엇인지...

이야기를 지어내는 '작가'이자 그 이야기에 '창조당하는' 천량량과 함께 파헤쳐 나가봅니다.

 

솔직히 읽으면서 '뭐지?'란 의문에 혼란스러웠던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뭔가 보일 듯하면 더 가려지는 진상.

오히려 파헤칠수록 점점 베일에 싸여 읽고 나서도 '난 무엇을 읽은 것인가...!'란 혼란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비슷한 플롯이 아마도 기욤 뮈소 작가의 『인생은 소설이다』인 듯하였습니다.

그렇지만 『진실』이란 작품이 더 깊게 와닿았던 건 허구와 실제 사이의 미묘한 경계를 넘나들며 이야기를 진행시켰다는 점에서, 그리고 '진실'이라는 것이 과연 무엇인지, 어디에 존재하는지에 대해 독자들에게 의문을 던진 점에서 저 역시도 많은 생각에 잠기곤 하였습니다.

 

다음에 다시 읽게 되면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을지...

그에 대해선 저에게도 to be continued...를 남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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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나의 그림책 - 아이들과 함께한 그림책 시간
황유진 지음 / 메멘토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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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을 읽게 된 건 나의 어린 시절이었고 다시금 만나게 된 건 아이의 탄생과 함께였습니다.

지금도 아이들과 함께 그림책을 보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지만 가끔 아이보다 제가 더 감동을 받아서 찾아읽는 그림책도 생기게 되었습니다.

 

이번에 읽게 된 이 책이 끌렸던 건 이 이야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림책으로 보편적인 어린이의 마음을 배우고,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내 아이의 마음에도 가닿기를!"

 

그동안은 그저 아이와 함께 '읽는 것'에 의의를 두었다면 이번 기회에 아이의 마음에 다가가는 방법을 배워보고자 합니다.

 

아이들과 함께한 그림책 시간

 

너는 나의 그림책

 

 

『어른의 그림책』의 작가인 그녀가 두 아이와 함께 성장하는, 마치 그림책 읽듯 두 아이를 읽어온 지난 10년의 기록이었습니다.

두 팔 두 다리를 바둥거리며 울고 보채던 갓난아이가 자기의 취향이 생기며 좋아하는 책을 골라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하는 과정은 아이뿐만 아니라 엄마 역시도 아둥거리던 초보엄마에서 이제는 아이의 눈높이를 맞춰줄 수 있는, 아이의 마음을 헤아려주는 엄마로의 성장도 함께 그려져 그 어떤 육아서보다 더 의미 있게 다가왔습니다.

 

솔직히 이 책을 읽고 나서 딱히 뭐라고 표현할 수 없었습니다.

그저 '좋다!'란 말뿐...

그 어떤 수식어가 필요 없었습니다.

책을 덮어도 남은 가슴 찡함은... 그저 좋았습니다.

특히나 아이를 키우는 엄마라면 이 책을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을 정도랄까...!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우리 아이는 엄마가 책을 읽어준다고 하면 책장에 많은 그림책이 있음에도 매번 가져오는 책을 가져옵니다.

그러면 저는 다른 책들도 읽어보자며 제가 가져와 읽어주면 반응은 영...

결국 아이가 가져온 책을 읽어주면 비로소 집중하며 웃는 모습에 저도 같이 웃어주는데 그 이유를 저자가 일러주었습니다.

 

아이들은 아직 발이 가볍다. 팔랑팔랑 날 듯이 걷는 이유는 땅에 채 뿌리내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이제 막 땅에 내려앉은, 잔털도 떨어지지 않은 씨앗이다. 그래서 바람 부는 대로 어디든 날아간다. 자유롭고 가벼운 만큼 아직 세상은 두렵고 안정감은 부족할 수밖에 없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내가 좋아하는 이야기를 반복해서 들려주니, 아이의 마음이 얼마나 편안할까. 따뜻하고 유쾌한 이야기를 여러 번 들으면서 아이들은 땅에 조금씩 뿌리를 내린다. 세상은 꽤 괜찮은 곳이구나, 여기는 내가 뿌리내려도 될만한 곳이구나...... 한번 자리 잡은 아이라는 식물은 햇빛을 받고 물과 양분을 먹으며, 아래로 위로 무섭게 뻗어갈 줄 안다. - page 83 ~ 84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모르고 지나쳤을 것이었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그림책으로부터 '안정감'을 느끼고 있을 줄이야...

그것도 모르고 괜한 핀잔을 주었던 것이 미안했습니다.

이제라도 우리 아이가 좋아하는 앤서니 브라운의『우리 아빠』랑 이와이 도시오의 『100층짜리 집』, 백희나의 『알사탕』을 서로 즐기면서 읽어야겠습니다.

 

 

'그림책'에 대한 또 다른 정의가 있었습니다.

 

함께 읽은 그림책은 가족 앨범이 된다. 언제고 함께 나눌 수 있는 이야기 세계를 지어 올리는 것이다. - page 207

 

그러고 보니 저 역시도 아이와 함께 뮤지컬 <알사탕>을 보고 난 뒤 그림책을 볼 때마다 아이가 외치곤 하였습니다.

"엄마! 우리 이거 보러 갔었잖아.

강아지가 말도 하고 아빠가 나와서 사랑한다고 하고!"

무심코 지나칠 줄 알았는데 그걸 다 기억하는 아이의 모습에, 그리고 이 그림책을 최애로 여기는 모습에 그림책이 단순한 책이 아닌 '추억'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저자의 이야기를 읽으며 다시금 느끼게 되었습니다.

앞으론 책을 읽는 데에 그치지 말고 아이와 다양한 경험도 해야겠다는 다짐도 해 보았습니다.

 

무엇보다 '그림책'에 대한 이 이야기가 우리가 한 번쯤 새겨들어야 하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림책은 단순한 읽을거리가 아니라 아이들의 성장과 가족의 역사가 새겨지는 사진첩이다. 단행본 한 권 값이 1만 5000원 안팎인데 비싸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이 보았다. 글줄이 짧은 책을 굳이 그 돈 주고 사서 봐야 하냐는 것이다. 하지만 반복하여 읽은 그림책은 반드시 제값 이상을 한다. 아이를 무릎에 앉히고 읽어주던 시절부터 차곡차곡 쌓아온 가족만의 이야기가 책 속에 저장되기 때문이다.

그런 그림책은 쉽게 버릴 수도 없다. 이미 나와 가족과 그림책의 경계가 흐물흐물해져 있기 때문이다. 온전히 나도 온전히 아이도 온전히 그림책만도 아닌 끈적한 무엇이 책장을 가득 채운다. 매실과 설탕을 켜켜이 용기에 담아 숙성시키면 결국 매실 장아찌와 매실액이 남듯이, 우리는 완전히 다르지도 않지만 또 완전히 같지도 않은 이야기를 품고 살아가게 된다.

그러니 그림책을 구입하여 읽는 데 조금 더 넉넉한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다. 글줄이 많고 적은 것보다, 학습에 도움이 되고 안 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가치가 그림책에는 있으니까. 아이들이 한참 커 이전만큼 그림책을 보지 않더라도, 그림책이 지은 나무집은 언제든 환대할 준비를 마치고 견고하게 서 있다. 겉으로는 고요히 그러나 속으로는 소란스럽게. - page 208 ~ 209

 

그 어떤 그림책도 허투루 만들어지지 않았음을, 저마다 간직한 멋진 세계로의 초대에 응답할 열린 마음을 간직하기를 아이보다는 어른인 저에게 깨우침을 주었습니다.

 

사실 아이가 꾸준히 그리고 많은 책을 읽기 바라는 제 마음과는 달리 아이는 책 읽기보다는 활동하는 것을, 그러다 문뜩 자신이 좋아하는 책이 읽고 싶을 때면 그 책만 주구장창 읽는 모습에 조급한 마음이 들었었습니다.

그런 저에게 건넨 이 이야기가 안도를, 그리고 더 아이에게 다가가야 함을 일러주었습니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아이'와 관련된 이야기는 왠지 모를 따스함이 남는 것 같았습니다.

최근에 읽었던 김소영 작가의 『어린이라는 세계』를 읽으면서도 느꼈던 그 기분 좋은 느낌이 이번 책에서도 고스란히 느껴지면서 어른인 제가 해야 할 일은 어린이가 간직한 세계를 인정하고 보호해주는 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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