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죽일 놈의 바카라
오현지 지음 / 팩토리나인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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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카라(프랑스어: baccara, 이탈리아어: baccarà, baccarat)

두 장의 카드를 더한 수의 끝자리가 9에 가까운 쪽이 이기는 게임이다. 샤를 8세 시대에 프랑스와 이탈리아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카라는 플레이어(player)와 뱅커(banker)로 구분하여 카드를 두 장씩 나눠 돌린다. 두 장의 숫자를 더해 끝자리가 큰 쪽이 이기고, 같을 경우에는 타이(tie)라고 하여 비긴다. 플레이어에 돈을 거는 경우는 1배를, 뱅커에 돈을 거는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0.95배(수수로 5% 회수)를 돌려받으며, 타이(tie)에 돈을 거는 경우에는 8배를 돌려받는다.

- 출처 : 위키백과

 

음...

솔직히 이런 게임이 있는 줄도 몰랐습니다.

(나만 그런 건 아니겠지만...)

그래서 호기심이 일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1.5평 정켓에서 벌어지는 바카라의 세계를 엿보다!

2장의 카드로 진행되는

뱅커와 플레이어 간의 심리 게임.

 

이 죽일 놈의 바카라

 

 

나는 내 인생에도 그런 재미있는 일이 생겨나길 바랐다. 강렬한 무언가에 매료되어 따분한 일상에서 벗어나기를, 만일 그런 일이 나타난다면 그것을 위해 내 인생을 모두 바치리라고 마음먹었다.

그렇게... 남아도는 거라곤 열정과 체력뿐이었던 20대에, 나는 하필 도박을 만났다. - page 7 ~ 8

 

정말 꿈과 열정이 가득한 20대.

하지만 막상 내 꿈을, 열정을 불태우기엔 사회는 묵묵부답이었습니다.

그저 남들과 똑같은 루틴, 쳇바퀴 굴러가듯 반복되는 일상.

그렇기에 이런 '도박'의 유혹에 쉽게 빠져들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니, 이건 자기합리화가 될지도 모르겠지만...)

 

20대 중반 그 당시 애인이었던 '윤석'과 첫 여행 마카오로 떠나면서 화려한 네온사인과 듣기 좋은 음악으로 꽉 찬, 그곳의 밤은 낮보다 환한, 카지노 간판들이 그들을 반겼고 자연스레 카지노에 입성하게 됩니다.

그리고 무슨 불문율처럼 갓 시작하였을 때 '승리'를 거머쥐게 되는...

그 짜릿한 '승리'의 맛을 보면 빠져들 수 밖에 없음을...

이 소설의 그녀 역시도 그랬고 결국 그녀의 앞으로의 인생은...

 

여행이 꽤 여러 번 지속된 후, 언젠가 윤석이 내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니가 죽기 전에 떠오르는 사람이 여기 데려온 내가 될까 봐 겁이 난다."

"갑자기 그런 말은 왜 하노."

"그게 내 업이 되면 어떡하노. 그걸 우에 지고 가야 하나 해서."

그렇다. 그때는 그냥 웃으며 흘려들었지만, 뜨거운 20대가 지나고 30대에 접어들어서도 그 말을 정확히 기억한다. 그리고 확신한다. 그 업은 수없이 카지노를 다녔을 윤석..., 당신이 이미 지고 있노라고.

 

그리고... 비로소 오늘, 내 업보가 시작되었다. - page 12 ~ 13

 

그렇게 본격적인 그녀의 '바카라' 인생을 이야기하였습니다.

 

소설을 읽으면서 드라마 <올인>이 떠올랐습니다.

이 드라마에서의 명대사는 소설 주인공 '은지'와도 닮아있었습니다.

 

나는 겜블러입니다.

그땐 인생의 참된 매력이 도박이라는 말을 믿었고 내 인생 전부를 건 승리를 했습니다.

하지만 이젠 그 말을 믿지 않습니다.

세상을 살면서 인생을 걸만한 승부는 많지만 지금 나에게 소중한 것은 한 사람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운명은 늘 내 편이 아니었지만 이번 승부는 내가 이길 것 같습니다.

올인!

- 드라마 <올인>에서

 

도박으로 자신의 인생이 폐인으로 가지만 그런 그녀를 잡아줄 수 있었던 것은 사랑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엄마, 그리고 자신을 사랑해주는 남자.

벼랑 끝에서 다시 그녀에게 손을 내밀어 준 이들을 바라보며 도박을 끊어보려 애쓰지만...

'바카라'는 애증으로 다가오고 결국 이를 두고 이렇게 외치게 됩니다.

'이 좋은 것'

'이 죽일 것'

'이놈의'

바! 카! 라!!

 

소설을 읽다 보면 나 역시도 그 현장감을 느낄 수 있었고 인물들에 몰입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것은 실제인가 소설인가!"

 

왜 이 문구를 내세웠는지 알 수 있었는데...

알고 보니 이 소설의 작가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그려냈다고 하니 그제서야 '아!'하고 감탄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니, 감탄을 하면 안 되는 걸지도 모르겠지만...)

그래서 마지막의 저자 이야기가 더 생생히 와닿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도박을 멈추면 진짜 내가 보인다. 허황되지 않은 솔직한 내 모습.

그렇다고, 단 한 번도 도박하지 않는 사람과 비교하지 말길 바라다. 나에게 중독이라는 불운은 이미 닥쳤고, 모든 것의 첫 시작은 분명히 나의 '선택'이었다. 단 한 번의 잘못된 선택이었는데 그것으로 인생 전부를 망치기엔 너무도 안타깝지 않은가.

나에겐 그리고 우리에겐 도박에 젖어 든 세월보다 더 많은 시간이 남아 있다.

겨우 한 해만 겨우내 넘긴 내가 '단도박'에 대해서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이 우스울지도 모른다. 그래도 나는 한 발짝쯤은 그것에서 멀어진 것은 느낄 수 있다.

...

다시 한번 외쳐보자.

잊자, 잊어버리자. 그리고 자유로워지자. - page 302 ~ 303

 

저도 예전에 마카오에 여행을 하면서 한 번 '카지노'를 구경해 본 적이 있는데 솔직히 왜 사람들이 '중독'되는지 이해를 못했던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하지만 간단한 룰, 교묘한 신경전, 그리고 일확천금.

이 '짜릿함'을 맛본다면, 이보다는 잃었는데 그보다 더 많은 돈을 따게 되었을 때의 '쾌감'을 맛본다면 저라도 혹할 것 같았습니다.

 

노름꾼들 대부분은 하늘에 용서받을 기회를 약 255번쯤 받는데, 이때가 약 100번째쯤 되는 기회가 아니었을까 싶다. 신맛, 쓴맛, 똥맛 까지 맛보고 왔다가 본전을 하거나 혹은 엄청난 돈을 딴다면 그게 바로 그 기회다. 용서받을 기회.

'여기서 그만하면, 너의 과오를 용서하고 너를 천국으로 이끌지니. 양지바른 곳으로 나와서 모두 함께 살아라.' - page 117

 

그래도...

이 한 번의 시작은 안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왜냐?!

 

사람이 도박을 이기지 못하는 이유는 조작이나 사기 때문이 아니다. 조작이 아니고 사기가 없어도 잃게 되어 있다. 사람은 욕심에서 벗어날 수 없는 동물이기 때문이다.

'이번 한 번만, 딱 이번 달 이자만, 딱 이 빚 하나만.'

만약 성공했다손 치더라도, 우리는 절대로 멈추지 않는다. 또 본전 생각이 나는 법이다. 그런 욕망, 욕심들과 우리는 인생을 맞바꾼다. - page 215

 

그러니 특히나 유혹에 쉽게 흔들릴 수 있는 이들은 눈과 귀를 닫아두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이건 저에게 당부하는 이야기로...)

 

'단도박'의 결심을 이어가는 '오현지' 작가님!

그 결심이 무너지지 않기를 저도 멀리서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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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사로운 어느 날의 물건 - 일러스트레이터 배현선의 사는 마음
배현선 지음 / 자그마치북스 / 2021년 5월
평점 :
절판


최근에 이사를 하게 되면서 그동안 고이 모셔두었던 물건(?)들을 다시금 살펴보게 되었습니다.

'어? 이것도 있었네?!'

'어머! 이건 ○○ 때였네...'

참으로 많은 추억들이 떠오르던 물건들.

저마다 추억을 만들어갔기에 차마 버리지 못하고 또다시 쟁여(?) 두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이 끌리게 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나와 함께한 물건들.

그리고 앞으로 나와 함께할 물건들.

그들과 함께 만들어갈 우리의 이야기.

저는 글을 못쓰기에...

다른 이의 글을 읽으며 대리 만족을 하고자 합니다.


일러스트레이터 배현선의 사는 마음


사사로운 어느 날의 물건』 

 


책을 읽으면서 저는 참으로 무심하게 살았다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니, 무덤덤하게 살았다는 게 맞는 걸까...?!

너무나도 당연하게 여겼던 것일까...

책을 읽으면서 나를 둘러싼 물건들이 새삼스럽게 느껴지는 건...

그래서 너무나 신선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무래도 책을 읽으면서 내가 가지고 있는 물건들에 공감이 되는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요가'와 관련된 이야기에선...

저도 한때 요가를 했지만... 지루했고 아팠던 그 기억 때문에... 읽으면서도 '아......'라고 느끼게 되었지만 '책'과 관련된 이야기에서 눈이 번쩍! 가슴을 활짝! 펼쳤던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이사할 때도 유독 '책'이 많아서 남편도 그랬고 아이들도, 심지어 이사업체도

"다른 짐보다 책이 제일 많네요..."

라고 들을만큼 '책' 욕심도 많은 저에게 이 이야기가 아무래도 와닿았습니다.

 

  

요즘은 도서관도 잘 되어있고, 어플로도 많은 책을 접할 수 있음에도 저는 기어코 좋아하는 작가나 관심이 있는 책을 사는데 그 이유를 이제야 명! 확! 하게 설명할 수 있었습니다.

종이책만이 느낄 수 있는 그 느낌적인 느낌!

무엇보다 내 책이면 언제든 읽고 싶을 때, 아니면 너무나 인상적이기에 기억하고픈 문구에는 '포스트잇책갈피'를 붙일 수 있음에, 책 한 권으로 많은 지식과 경험을 할 수 있음에 소장할 수밖에 없음을, 그래서 오늘도 책을 구입했다는 사실은 비밀인 걸로...

아무튼 나와 같은 물건을 지녔을 때의 그 공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옛 생각이 새록새록 났었던 'CD', '필름 카메라' 이야기는 읽으면서 '맞아... 그땐 그랬지...'라며 혼자 '라테는...'하며 읽게 되었습니다.

저도 이번에 이사를 하면서 집에 있던 '필름 카메라'를 보며 이 글에 새삼 공감하며 '언젠가 우리 아이들에게 이 카메라를 선물로 주어야지!'란 결심도 하게 되었습니다.

아날로그만의 그 갬성...


그리고 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부단히 찍어 보고 또 많이 망쳐본 결과, 필름 카메라의 매력은 약간의 의외성에서 온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아무리 구도나 빛 등을 고려하고 찍어본들 머릿속에서 그려보았던 완벽한 사진으로 나오는 경우는 생각보다 드물었다. 대신 기대하지 않았던 멋지고 아름다운 결과물을 얻기도 했다. 필름 카메라는 바로바로 찍은 사진을 확인할 수 없다는 것이 단점이면서 동시에 장점이 되기도 한다. 필름 한 롤을 모두 찍고, 인화와 현상을 거쳐 내 손에 다시 네모난 사진이 되어 돌아오기까지 꽤 시간이 걸리는 만큼 다시 사진을 마주할 때 감회는 더욱 새로워진다. 마치 추억을 선물 받는다는 느낌이 든다. 흔들리고, 번져버린 사진들도 나름대로의 생동감으로 즐거움을 선사해준다. - page 128


무엇보다 이 이야기도 큰 울림을 선사해 주었습니다.

'고양이'와 관련된 이야기.

요즘 밖에 나가면 반려동물들을 쉬이 만날 수 있습니다.

그만큼 이제 동물이 아닌 '가족'의 의미가 더 크기에...

하지만 이들의 수명은 야속하게도 인간보다는 짧기에 영원을 기약하지만 어쩔 수 없는 갑작스럽고 빠른 이별은 아직 저에겐 감당하기 벅찬 일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인생사 삶에는 반드시 '죽음'이 있기에...

 

고양이 뿐만아니라 내 주위의 사람들과의 어쩔 수 없는 이별은...

아직 생각하고 싶지 않지만 마냥 뿌리칠 수만은 없기에 가슴 한켠이 아려오는 느낌이랄까...

무엇보다 이번에 이사를 하면서 느꼈던 점이 이 책의 마지막 이야기와도 연관이 되어 생각에 잠기게 해 주었습니다.

'삶에서 꼭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많은 것을 소유한다고 해서 꼭 그것이 행복이나 커다란 가치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무겁게 짊어지고 살아가지 않아도 된다. 생각보다 삶에서 버리고, 줄이고, 내려놓아도 되는 것들이 많다. 머리로는 알고 있었지만, 이 경험을 통해 온몸으로 생생히 체득하게 되었다. 물론 단 열흘 동안의 트레킹이기에, 분명 끝이 있기 때문에 부족함 안에서도 꽤나 아무렇지 않게 지낼 수 있었던 것도 맞다. 하지만 애당초 그저 '몸이 고생한 여행'을 하러 간 것이 아니었다. 떠나기 전에도 어렴풋하게나마 이 여행은 나를 어떤 식으로든 변화시킬 것이라는 직감이 있었다. 그리고 그 직감은 정확히 맞아 떨어졌다. '이것 없이는 안 돼, 살 수 없어'라는 확고한 믿음은 흘리리고 무너져 내렷다. 그것이 오히려 후련하기까지 했다. - page 204

지금까지 내 곁에 남아있는 물건들...

이번에 새로 정리하면서 참으로 많은 추억여행에 빠져들게 해 주었고 이 책을 통해 더 끈끈한 유대감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욕심 같아서는 많은 물건이 있으면 좋겠지만...

많다고 '행복'한 것도 아님을...

그리고 그 많은 물건 중에 결국 내가 애착하는 물건들은 몇몇 없기에...

그 물건들을 바라보며 새삼 '나'를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단순히 읽었지만 큰 의미가 있었던 이 책, 『사사로운 어느 날의 물건』.

'물건'의 의미를 새삼 느끼고자 하는 이들에게 한번 읽어보길 권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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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저편 케이 미스터리 k_mystery
김세화 지음 / 몽실북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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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구 하나에 사로잡혔습니다.


미치도록 찾고 싶었다


이 문구를 보자마자 문뜩 떠올랐던 건 영화 <살인의 추억>이었습니다.

박두만(송강호)이 외치던 이 한 마디.


"밥은 먹고 다니냐?"

유전자 감식 결과로 강력했던 용의자 박현규(박해일)을 잡고 싶었던 그.

하지만 박현규가 아님에 그를 풀어주면서 외치던 이 한 마디.

얼마나 잡고 싶었을까....?! 란 그의 심정이 이 한 마디에서 고스란히 느껴졌는데...

다시금 그런 느낌이 들었습니다.


과연 이 소설에서 누가, 누군가를 그토록이나 잡고 싶었을지...


속단은 금물

보여지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작가의 페르소나인 기자 김환

그가 모든 키를 쥐고 있다


기억의 저편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는 하늘이 노랗다. 유골 발굴 현장을 부지런히 오가는 과학수사대원들의 다급한 목소리가 산길 쪽에서 들렸다.


그 소나무였다.


그 소나무 아래 아이들이 흙 밖으로 드러나 있었다. 아무렇게 버려지고 묻혀 있던 길고 가느다란 철근 조각들이 깎이고 쓸려간 흙더미 사이에서 빈사 상태의 앙상한 자기 모습을 드러내듯이 아이들은 팔과 다리를 들어 자기 존재를 알렸다. 한 아이의 광대뼈도 반쯤 묻힌 채 흙빛을 드러내 보였다. - page 17 ~ 18


벌써 10년이 흘렀습니다.


10년 전.

중학생이 되기 전 세 명의 아이들.

쌍둥이 자매인 인영과 소영, 그리고 이들의 친구 동구.

특히나 쌍둥이 자매를 한눈에 알아차리는 사람은 할머니뿐이었고 1분이라도 소영이와 비교되는 것이 싫었던 인영.

차라리 자신은 조금 더 걸어 중학교에 배치되더라도 부디 소영과 같은 중학교에 배치받지 않길 빌었던 인영.

매일같이 이 세 명은 동촌구 용무산동 용무산에서 놀았는데...

이 날도...


내일도 동구는 산에 가자고 한다.

제일 으스스한 곳으로 가보자고 했다.

동구는 우리를 놀라게 하겠지.

앞서 가다가 우리를 보고 갑자기 돌아서서 귀신 표정으로 늑대 소리를 내겠지.

소영이는 꺅 소리치며 벌벌 떨겠지.

동구는 또 그걸 보고 좋아하겠지.

나도 놀래야 하나?

지루하다, 똥구.

그런데 나는 산에 왜 가지?

어린애도 아닌데.

학교도 안 가는 날에 놀러 갈 곳이 고작 동네 뒷산이라니... - page 14


이 세 명의 아이들은 사라지게 됩니다.

흔적 없이...


아이들이 사라졌기에 이들을 찾기 위해 대대적인 수사가 이루어지지만...

온 동네와 산을 수백 명의 사람들이 수색을 해도 나오지 않고 수많은 제보에 확인을 하지만 번번이 오제보였고...

지지부진해진 수사는 결국 수사본부도 해체되고...


10년 후.

그토록 찾고 싶었던 세 명의 아이들이 나타나게 됩니다.

안타깝게도 유골로 발견되지만...

그렇게 찾아도 발견되지 않았던, 오히려 발견된 장소는 수사할 때 허투루 넘어가지 않았을, 용무산에서도 아이들의 집에서 그리 멀지도 않은 곳에서 발견됩니다.

그리고 경찰은 이들의 죽음을 저체온증과 같은 증상으로 인한 사망을 외치지만 발견된 옷가지의 모습이라든지 유골이 전하기는 자연사나 사고사가 아님을 일러주고...

10년 전 이 사건에 열띤 취재를 하였던 '김환' 기자는 자신의 예전 취재와 함께 이 사건의 진실을 향해 다가가고자 하는데...

과연 이 세 명의 아이들에게 어떤 일이 일어난 것일까...?

이번엔 기필코 범인을 잡을 수 있을 것인가...?

이 결말이 궁금하다면 이 소설을 읽을 수 밖에 없음을, 특히나 이 소설의 작가분이 전직 기자 출신이기에 더없이 몰입하면서 읽을 수 있다는 점만을 남기며 소설에 대한 내용은 여기서 멈춰야겠습니다.


아마 제 글을 읽으시면서도 '아!' 하고 떠오르는 사건이 있으실 것입니다.

아니다!

모를 수도 있겠습니다.

1991년 대구에서 일어났던 '대구 성서 개구리 소년 실종 사건'이 있었습니다.

(제 추억을 소환하면... 나이가 드러날 수도 있겠네요... 하하핫;;)

정말 제 어릴 적에 너무나도 충격적이었습니다.

대구에 살던 다섯 명의 초등학생이 개구리를 잡으러 간다고 집을 나선 뒤 돌아오지 않았던 이 사건.

원래는 도롱뇽 알을 채집하려고 집 근처 와룡산에 올라갔다가 실종되었지만 도롱뇽이 개구리로 잘못 알려지면서 이 사건이 '개구리 소년 실종 사건'으로 일컬어졌지만...

이들 역시도 미제로 남겨질 뻔하다가 11년 만에 집 부근 야산에서 유골로 발견됩니다.

아마도 작가분이 대구MBC 기자 출신이기에 이를 모티브로 하셨는지...

그래서 더 몰입하면서, 아니 몰입을 하게끔 작가분이 독자를 끌고 있었습니다.


살짝 스포를 해 보자면...

소설에서는 범인이 누구인지 알게 되지만...

안타깝게도 '개구리 소년 실종 사건'은 여전히 범인을 잡지 못한다는 점에서 큰 아쉬움이 남는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얼마나 억울했으면...

범인이 안 잡히고 사건이 흐지부지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지니 자신들의 유골을 드러내면서 범인을 찾게 한 유골이 나타난 것인지...

그리고 유골로 자신의 부모님에게 죽어서도 가슴에만 묻지 말라고 외치는 듯한 모습이...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써 이 소설을 읽으면서, 저 역시도 잠시 잊혔던 이 사건이 떠오르면서 가슴이 미어지고 소리 없이 눈물이 흐르곤 하였습니다.


남겨진 이들의 고통은...

제가 감히 뭐라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고통에 고통을 더해질 텐데...

부디 우리의 사건도 '미제'로 남겨지지 않길 바랄 뿐입니다.


소설 속에선 10년이 흐르기 전에  '범인'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참...

사람이란...

 


그래도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

는 말처럼 언젠간 반드시 밝혀질 것이기에...

제발 진실을 감추기 위해 거짓에 거짓을 더하는 행위는 더 이상 안 했으면 하는 바람을 해 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인상적이었던 이 이야기를 남겨봅니다.


사건이 해결되면 새로운 기억으로 과거의 기억을 대체할 수 있을 줄 알았다. 새롭게 편집해 덮어쓰기 하듯이 말이다.

착각이었다.

기억은 대체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 page 295


남겨진 이들에게 더 이상의 큰 상처를 남기지 않기를...

우리 모두 최선을 다해 남겨진 이들에게 '배려'를, 그리고 잊지 않기를...

제 가슴속에서 새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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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저편 케이 미스터리 k_mystery
김세화 지음 / 몽실북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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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기자였던 이 분이 전하는 이야기... 날카롭고도 진한 의미를 부여해 주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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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문명 1~2 - 전2권 고양이 시리즈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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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가 중에 한 분인 '베르나르 베르베르'.

그의 새로운 시각과 기발한 상상력은 읽는 독자로 하여금 색다른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게 하기에, 그리고 읽고 나면 인간에 대한 '성찰'을 할 수 있어서 신작이 나오면 무조건적으로 읽게 됩니다.


그런데 이번 작품은 더없이 궁금하였습니다.

사실 5월 한 달간 묵혀두었던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를 읽고 난 뒤에 이 작품을 만나게 되었다는 점이 아무래도 연관선상에 있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이 표지를 보니 딱 떠오르는 작품이 있었습니다.

그의 전작인 『고양이 1, 2』.

파리 몽마르트르에서 집사인 나탈리와 함께 사는 여자 고양이인 '바스테트'의 시선으로 전개된 인간의 문명에 대한 이야기에 적잖이 충격을 받았던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다시금 등장한 '고양이'.

알고보니 전작 『고양이』의 주인공이었던 바스테트가 다시금 등장하면서 3부작으로 이야기를 펼쳐나갈 예정이라고 하니 그 중간이 되는 이번 이야기에선 얼마나 큰 활약들이 있을지 기대가 되었습니다.


인류 문명은 테러와 전쟁, 전염병으로 한계에 이르렀다.

그 자리를 대신할 수 있는 건 바로 고양이 문명.

쥐 떼에게 포위당한 고양이와 인간은 살아남아서

지구상에 새로운 문명을 건설할 수 있을 것인가?


문명 1, 2

 


지극히 평범해 보이는 세 살짜리 암고양이 '바스테트'.

이 고양이가 이제부터 들려줄 기상천외한 사건들이 펼쳐지게 됩니다.


무료한 하루하루를 보내는 평범한 집고양이였던 바스테트.

그녀에겐 나탈리라는 이름을 가진 집사가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바스테트는 배가 불러왔고, 곧 새끼를 여섯 마리 낳게 됩니다.

그런데 집사가 남자 친구를 시켜 한 마리만 남기고-인간 집사들 사이에 인기가 많은 일명 <치즈 고양이>인 수컷 안젤로를 살려 둔 것입니다- 다 물에 빠트려 죽이게 됩니다.

이 잔인무도한 사건 이후 그녀는 죽은 자식들의 복수를 다짐하며 인간들을 다 죽여 없애 버리겠다고 이를 갈지만...


그런데 말이야, 내가 행동에 나설 필요조차 없었어. 인간의 최대 포식자는 다름 아닌...... 인간 자신이었으니까. - 1권 page 26


정말이지 검은 수염 사내가 뭔가를 외치면서 도망치는 아이들 등 뒤에 불을 뿜는 막대기를 겨냥하고 막대기에서 불이 뿜어져 나오는 순간 꼬마들이 우르르 넘어지고 바닥에 피가 흥건히 고이는 일이 벌어지게 됩니다.

그때부터 인간들은 서로 죽고 죽이는 모습이 펼쳐지게 되고 알 수 없는 전염병이 돌기 시작하면서 자기들끼리 치고받고 할 때보다 훨씬 많은 인간들이 죽어 나가게 되는, 그야말로 죽음의 기운이 도시를 휘감게 됩니다.

 


이렇게 인간 문명이 한계에 이르게 되면서...


인간들은 함께 살아남기 위해 화해하고 연대하기보다 다르다는 이유로 동족을 죽이고 있었지. 그들은 <짐승>으로 변해 있었어.

이렇게 스스로 파멸로 치닫는 인간들과 달리 숫자와 힘을 불려 가는 종이 하나 있다는 걸 우연히 알게 됐어. 인간들이 약해지기만을 기다리면서 세상의 지배자를 꿈꾸는 동물, 너희도 잘 아는 쥐 말이야. 난 쥐가 싫어 그렇지만 그들의 공격성과 무서운 적응력, 그리고 번식력이 경쟁 관계의 다른 종들을 압도한다는 사실은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어. 나무도 절단할 만큼 날카롭고 긴 앞니의 위력이야 말해 뭐 하겠어. - 1권 page 28 ~ 29


급격히 번식한 쥐들.

이 쥐 떼들의 습격을 피하기 위해 새로운 섬을 찾아 떠나게 되고 바스테트는 문명을 세우겠다는 당찬 포부와 함께 모험이 시작되는 것이 이번 작품의 주요 내용이었습니다.


고양이뿐만 아니라 돼지, 소, 개, 비둘기 등 다양한 동물들이 등장하면서 이들의 입을 통해 인간의 미식이나 여흥을 위해 고통받는 동물들의 입장을, 그렇게 인간 중심주의에 대해 다시금 되돌아보게 해 주었습니다.


「이 도축장에 와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고나서 당연히 경악을 금할 수가 없었어요. 물론 숲에는 수많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지만 나는 자유롭게 살았어요. 가족이 있고 내가 지켜야 하는 영역도 있었죠. 숲에선 내가 똑똑하고 힘만 세면 돼요. 내 삶의 영속성은 오로지 내 반사 신경과 전투력에 달렸어요. 순간순간의 내 선택이 생사를 가르죠. 그런데 여기 있는 당신들은, 사육장에서 태어난 것도 불쌍한데 스스로 운명의 주체가 될 수 없으니 정말 안타까울 뿐이에요. 사육장을 처음 보고 또 놀란 건,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 없고, 무엇보다 자연광이 들어오지 않는다는 사실이에요. 몸에 해로운 인공조명이 24시간 비치는 환경에서 어떻게 사는지 의아했죠.

...

「제가 알게 된 사실들에 근거해 말씀드리면, 모든 인간은 그들이 저지른 악행에 대한 벌로 지상에서 사라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배심원들께서도 저들에게 사형을 선고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2권 page 70 ~ 71


과연 이들은 새로운 문명을 만들어나아갈 수 있을 것인가...


「나는 바스테트예요. 난 지금 전 지구적인 혁명을, 묘류 혁명을 준비하고 있어요. 인간인 당신들은 자신들에게 주어진 새로운 위치를 깨달아야 해요. 우리의 하위 종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해요. 이미 오래전 공룡의 시대가 끝났듯이 인간의 시대도 저물었어요. 이제 세상은 우리한테 맡기고 당신들은 편히 쉬면 돼요.

저 옹졸한 뇌로 과연 이 명백한 진리를 이해할 수 있을까?

나는 선언하듯 덧붙인다.

「아무 걱정하지 말고 나한테 맡겨요. 날 믿어요. 모든 게 잘될 거예요. 내가 다 책임질게요.

유머와 예술과 사랑을 깨달은 내가 당신들을 묘류의 세상으로 인도할게요. - 2권 page 334


'새로운 문명'을 세우기 위해서 세 가지 개념이 필요하다고 하였습니다.


「칭찬해 줘서 고맙다고 전해 줘. 그리고 걱정하지 말라는 얘기도 해줘. 인간 문명은 붕괴했지만 우리 고양이들이 바통을 이어받아 지구를 지배할 테니 염려하지 말라고.

「네 집사가 <너희 고양이들>이 인간 문명을 대체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 개념이 필요하대.

첫째, 사랑.

둘째, 유머.

셋째, 예술. - 1권 page 150 ~ 151


처음에 저 역시도 바스테트처럼 의아하였지만 2권까지 읽고나면 그 의미가 무엇인지 알 수 있었습니다.

(이건 꼭 읽고 느껴보시는 것이 좋을 것 같네요...)


소설이라고는 하지만 쉬이 소설이라 단정지을 순 없었습니다.

아무래도 ​페스트라는 전염병을, 테러와 전쟁으로 인간이 인간을 죽고 죽이는 일이 있었기에, 무엇보다 지금의 시국-코로나 시대-도 빼놓을 수 없기에 더욱 생생하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만약 다른 동물이 이 세상을 이끌어간다면...

그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조지오웰의 『동물농장』처럼 결국 그들도 인간의 모습과 닮아있지는 않을까...?

이 역시도 '인간'적인 생각은 아닌지...


이번 소설의 매력이 있다면 책 속에 또 하나의 책이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로망 웰즈의『상대적이고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너무나도 닮은 듯한 이야기에 한 권의 책 속 또 하나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었습니다.


소설을 읽고난 뒤 전에 읽었던『사피엔스』, 『동물농장』이 떠올랐습니다.

인류 문명에 대해.

앞으로 우리는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 것일지에 대해 참으로 복잡하고도 미묘한 문제만이 저에게 과제처럼 남았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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