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로운 어느 날의 물건 - 일러스트레이터 배현선의 사는 마음
배현선 지음 / 자그마치북스 / 2021년 5월
평점 :
절판


최근에 이사를 하게 되면서 그동안 고이 모셔두었던 물건(?)들을 다시금 살펴보게 되었습니다.

'어? 이것도 있었네?!'

'어머! 이건 ○○ 때였네...'

참으로 많은 추억들이 떠오르던 물건들.

저마다 추억을 만들어갔기에 차마 버리지 못하고 또다시 쟁여(?) 두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이 끌리게 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나와 함께한 물건들.

그리고 앞으로 나와 함께할 물건들.

그들과 함께 만들어갈 우리의 이야기.

저는 글을 못쓰기에...

다른 이의 글을 읽으며 대리 만족을 하고자 합니다.


일러스트레이터 배현선의 사는 마음


사사로운 어느 날의 물건』 

 


책을 읽으면서 저는 참으로 무심하게 살았다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니, 무덤덤하게 살았다는 게 맞는 걸까...?!

너무나도 당연하게 여겼던 것일까...

책을 읽으면서 나를 둘러싼 물건들이 새삼스럽게 느껴지는 건...

그래서 너무나 신선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무래도 책을 읽으면서 내가 가지고 있는 물건들에 공감이 되는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요가'와 관련된 이야기에선...

저도 한때 요가를 했지만... 지루했고 아팠던 그 기억 때문에... 읽으면서도 '아......'라고 느끼게 되었지만 '책'과 관련된 이야기에서 눈이 번쩍! 가슴을 활짝! 펼쳤던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이사할 때도 유독 '책'이 많아서 남편도 그랬고 아이들도, 심지어 이사업체도

"다른 짐보다 책이 제일 많네요..."

라고 들을만큼 '책' 욕심도 많은 저에게 이 이야기가 아무래도 와닿았습니다.

 

  

요즘은 도서관도 잘 되어있고, 어플로도 많은 책을 접할 수 있음에도 저는 기어코 좋아하는 작가나 관심이 있는 책을 사는데 그 이유를 이제야 명! 확! 하게 설명할 수 있었습니다.

종이책만이 느낄 수 있는 그 느낌적인 느낌!

무엇보다 내 책이면 언제든 읽고 싶을 때, 아니면 너무나 인상적이기에 기억하고픈 문구에는 '포스트잇책갈피'를 붙일 수 있음에, 책 한 권으로 많은 지식과 경험을 할 수 있음에 소장할 수밖에 없음을, 그래서 오늘도 책을 구입했다는 사실은 비밀인 걸로...

아무튼 나와 같은 물건을 지녔을 때의 그 공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옛 생각이 새록새록 났었던 'CD', '필름 카메라' 이야기는 읽으면서 '맞아... 그땐 그랬지...'라며 혼자 '라테는...'하며 읽게 되었습니다.

저도 이번에 이사를 하면서 집에 있던 '필름 카메라'를 보며 이 글에 새삼 공감하며 '언젠가 우리 아이들에게 이 카메라를 선물로 주어야지!'란 결심도 하게 되었습니다.

아날로그만의 그 갬성...


그리고 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부단히 찍어 보고 또 많이 망쳐본 결과, 필름 카메라의 매력은 약간의 의외성에서 온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아무리 구도나 빛 등을 고려하고 찍어본들 머릿속에서 그려보았던 완벽한 사진으로 나오는 경우는 생각보다 드물었다. 대신 기대하지 않았던 멋지고 아름다운 결과물을 얻기도 했다. 필름 카메라는 바로바로 찍은 사진을 확인할 수 없다는 것이 단점이면서 동시에 장점이 되기도 한다. 필름 한 롤을 모두 찍고, 인화와 현상을 거쳐 내 손에 다시 네모난 사진이 되어 돌아오기까지 꽤 시간이 걸리는 만큼 다시 사진을 마주할 때 감회는 더욱 새로워진다. 마치 추억을 선물 받는다는 느낌이 든다. 흔들리고, 번져버린 사진들도 나름대로의 생동감으로 즐거움을 선사해준다. - page 128


무엇보다 이 이야기도 큰 울림을 선사해 주었습니다.

'고양이'와 관련된 이야기.

요즘 밖에 나가면 반려동물들을 쉬이 만날 수 있습니다.

그만큼 이제 동물이 아닌 '가족'의 의미가 더 크기에...

하지만 이들의 수명은 야속하게도 인간보다는 짧기에 영원을 기약하지만 어쩔 수 없는 갑작스럽고 빠른 이별은 아직 저에겐 감당하기 벅찬 일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인생사 삶에는 반드시 '죽음'이 있기에...

 

고양이 뿐만아니라 내 주위의 사람들과의 어쩔 수 없는 이별은...

아직 생각하고 싶지 않지만 마냥 뿌리칠 수만은 없기에 가슴 한켠이 아려오는 느낌이랄까...

무엇보다 이번에 이사를 하면서 느꼈던 점이 이 책의 마지막 이야기와도 연관이 되어 생각에 잠기게 해 주었습니다.

'삶에서 꼭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많은 것을 소유한다고 해서 꼭 그것이 행복이나 커다란 가치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무겁게 짊어지고 살아가지 않아도 된다. 생각보다 삶에서 버리고, 줄이고, 내려놓아도 되는 것들이 많다. 머리로는 알고 있었지만, 이 경험을 통해 온몸으로 생생히 체득하게 되었다. 물론 단 열흘 동안의 트레킹이기에, 분명 끝이 있기 때문에 부족함 안에서도 꽤나 아무렇지 않게 지낼 수 있었던 것도 맞다. 하지만 애당초 그저 '몸이 고생한 여행'을 하러 간 것이 아니었다. 떠나기 전에도 어렴풋하게나마 이 여행은 나를 어떤 식으로든 변화시킬 것이라는 직감이 있었다. 그리고 그 직감은 정확히 맞아 떨어졌다. '이것 없이는 안 돼, 살 수 없어'라는 확고한 믿음은 흘리리고 무너져 내렷다. 그것이 오히려 후련하기까지 했다. - page 204

지금까지 내 곁에 남아있는 물건들...

이번에 새로 정리하면서 참으로 많은 추억여행에 빠져들게 해 주었고 이 책을 통해 더 끈끈한 유대감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욕심 같아서는 많은 물건이 있으면 좋겠지만...

많다고 '행복'한 것도 아님을...

그리고 그 많은 물건 중에 결국 내가 애착하는 물건들은 몇몇 없기에...

그 물건들을 바라보며 새삼 '나'를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단순히 읽었지만 큰 의미가 있었던 이 책, 『사사로운 어느 날의 물건』.

'물건'의 의미를 새삼 느끼고자 하는 이들에게 한번 읽어보길 권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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