깃발의 세계사 - 왜 우리는 작은 천 조각에 목숨을 바치는가
팀 마샬 지음, 김승욱 옮김 / 푸른숲 / 2022년 1월
평점 :
절판


『지리의 힘』의 저자 '팀 마셜'.

그가 이번엔 '깃발'이라는 주제로 우리 앞에 나타나게 되었습니다.


수천 년 동안 인류의 꿈과 희망을 상징했던 '깃발'.

우리도 깃발 앞에 '국기에 대한 맹세'를 외치고 국가를 목 놓아 부르는데 이 '깃발'이 갖는 의미를 그동안은 무심히 지나쳤던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을 계기로 '깃발'의 의미를 되새기고 싶었습니다.


무엇이 우리를 깃발 아래로 모이게 하는가

작은 천 조각으로 배우는 오늘날 세계의 역사


깃발의 세계사



우리가 '깃발'에 대해 알아야 하는 이유.

이는 깃발은 '상징'이고 '디자인'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깃발의 이름과 유래에서부터 장식적인 디테일까지.

그 상징에 스며 있는 역사와 민족과 정서적 갈등과 분쟁과 평화와 혁명의 이야기는 말 그대로 세계사이자 현재의 세계였기 때문에 단순히 작은 천 조각으로 치부될 것이 아니라 그 속에 담긴 심오한 의미를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우리에게 전하고자 하였습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국가적 상징들은 어디서 기원했을까?

뜻밖에도 깃발은 인류 역사에서 비교적 최근에 등장하였다고 합니다.

중국이 비단을 만들어내면서 그전까지는 너무 무거워 펼쳐서 높이 들어 올리기가 힘들었지만 비단으로 훨씬 가벼워진 깃발은 군대가 전장까지 들고 가게 되면서 널리 퍼져나갈 수 있게 되었다고 합니다.


요한 볼프강 폰 괴테가 베네수엘라 국기를 디자인한 프란시스코 드 미란다에게 했던 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국가는 이름과 깃발에서 출발해서 이름과 깃발 그 자체가 됩니다. 사람이 자신의 운명을 실현하는 것과 같습니다."


같은 이상, 목표, 역사, 신념으로 사람들을 통일시키는 한 나라의 깃발 하나.

그렇게 책에서는 오대륙 110여 개의 깃발 속 '우리'의 꿈과 희망, 좌절과 분노, 충성, 광기의 역사를 그려내고 있었습니다.

IS의 검은 깃발부터 해적기, 유니언잭, 성조기, 적십자기, 태극기까지...


시작은 '별이 빛나는 깃발' 바로 세상에서 가장 유명하고 가장 큰 사랑과 증오와 존경과 두려움과 찬탄의 대상인 깃발 '성조기' 이야기였습니다.

이 깃발이 전한 이야기는...


아메리칸 드림이 악몽 같은 여러 프로젝트, 교도소 시스템, 인종주의 등과 맞닥뜨리는 미국의 혀실과 이런 자부심을 어떻게 조화시켜야할까? 국기는 이 나라에 훌륭한 부분뿐만 아니라 썩은 부분도 있다는 신념을 표현하는 데 지금도 간혹 사용된다. 예를 들어, 2016년 5월에 뉴멕시코 주 앨버커키에서 트럼프가 집회를 열었을 때, 집회장 밖에서 그에게 반대하는 활동가들이 성조기를 불태웠다.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집회에서도 국기모독이 여러 번 발생했다. 그러나 이런 다양한 측면을 조화시키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미국의 방식에는 긍정적인 면이 많기 때문이다. 모든 국기가 그렇듯이, 미국 국기도 독특한 상징이나 동경의 대상으로서 미국인들의 마음을 두드린다. 우리나라가, 이 세상이 완벽하지 않다고 해서 우리가 꿈을 꿀 수 없는 것은 아니다. - page 60


이것이 진정 깃발이 갖는 의미가 아닐까!

바람에 나부끼는 깃발이 전한 용기와 희망을.


아라비아의 깃발의 이야기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수많은 깃발 속 같은 색을 사용한 아랍인들.

이는 한 일족임을 보여주지만 그럼에도 깃발이 다양하다는 사실은 이 민족이 여러 면에서 분열되어 있음을 의미하고 나아가 앞으로 10년 뒤 어쩌면 아라비아를 휩쓰는 강풍에 새로운 깃발들이 펄럭이는 모습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어쩌면 연방제가 이라크, 시리아, 예멘의 운명이 될지도 모른다. 새로운 연방을 상징하는 새로운 국기, 또는 새로운 국민국가를 상징하는 새로운 국기가 나타날지도 모른다. 그중에는 아랍인들에게 몹시 친숙한 초록색, 하얀색, 검은색을 사용하는 깃발도 있고 빨간색을 사용하는 깃발도 있을 것이다. 새로운 국경선을 긋기 위해 많은 사람이 피를 흘릴테니까. 순교를 표현하는 일이 그들의 문화에서 사라질 것 같지 않다. - page 192


9.11테러로 알게 되었던 IS의 검은 깃발에 대한 이야기.

검은바탕에 샤하다를 적은 형태.

이 공포의 깃발 이야기는 읽으면서도 무섭고 두려웠습니다.


"예언자의 깃발, 예언자에게 평화와 축복이 있기를, 그 깃발은 줄무늬 모직으로 만든 검은 정사각형"

"검은 깃발이 다가오는 것이 보이거든 설사 얼음 위를 기어가는 한이 있더라도 즉시 그곳으로 가라. 그곳에 칼리프가 있기 때문이다."

"동쪽에서 검은 깃발이 나타나 일찍이 어느 나라도 한 적이 없는 방식으로 너희를 죽일 것이다."

"우리에 속하지 않는 사람은 더러운 이교도이므로 당장 죽어 마땅하지만 그것이 반드시 빠른 죽음이 될 필요는 없다."


우리에게는 사악한 광신도를 떠올리게 하지만 추종자들에게는 어떤 대가를 치르는 한이 있어도 지상에서 하느님의 일을 해내는 영웅적인 용기의 상징이라는 이 깃발.

참... 무섭다...


우리의 '태극기'에 대해 저자는

하나의 예술작품일 뿐만 아니라, 심오한 영적인 상징

이라고 표현하였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는 분단된 채 살아가기에...


남북한은 언제나 그랬듯이 지금도 가깝고도 먼 사이다. 전쟁의 위험이 상존하고 있기 때문에 남한의 거대도시 서울에 사는 사람들은 모두 38선을 따라 배치된 북한 포의 사정거리 안에 서울이 들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또한 북한의 핵무기는 남한 전역에서 두려움의 대상이다.

흔히 가족간의 다툼이 가장 격렬하다. 그러나 남북한과 일본의 관계를 보면, 어느 쪽이 더 격렬한지 구분하기 힘들 때가 있다. - page 257


한반도기를 앞세워 동시 입장했을 때의 모습이 아련히 그려지면서 조금은 아쉽다고 해야 할까...


깃발이 이토록 많을 줄은 사실 몰랐습니다.

'깃발의 세계'라는 말이 적확하였습니다.

마지막에 전한 저자의 이야기가 진하게 남곤 하였습니다.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모든 나라의 사람들을 대표하는 그 국기들이 순서대로 차례차례 늘어서 있는 모습은 우리의 다양한 피부색, 언어, 문하, 정치를 시각적으로 선명하고 똑똑하게 확인해준다. 또한 그와 동시에 우리가 가진 모든 결점과 다양한 깃발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한 가족이며 하나로 뭉칠 수 있음을 일깨워준다. - page 373


곧 있으면 '올림픽'이란 명목하에 각국의 선수들의 자신의 국기를 들고 올 것입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다시 '깃발'의 의미를 되새겨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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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02-04 2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이 책 사서 읽고있어요 페넬로페님 ~ 막 반가운 *^^*

페넬로페 2022-02-04 2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정말 이 책 재밌게 읽었어요!
 
세계 헤어웨어 이야기 - 신화에서 대중문화까지
원종훈.김영휴 지음 / 아마존북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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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어느 시선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참으로 흥미로운 것 같습니다.

이번에 읽게 된 이 책은 인간의 '머리카락'에 포커스를 맞추었습니다.


머리카락은 우리와 떼려야 뗄 수 없긴 하지만 이와 관련된 이야기가 많을까? 란 의문이 들었던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그런데...

읽으면서 와! 이럴 수가! 하며 감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무수한 이야기들이 신화와 전설, 종교, 혁명, 예술, 대중문화 그 모든 곳에 '머리카락'이 담겨 있었습니다.

그럼 왜 그동안 몰랐던 것일까...

역시나 '관심'이 없었기에 스쳐 지나갔음을 그렇기에 또다시 깨닫게 되었습니다.

'관심'을 갖는 태도.


본격적으로 머리카락과 인간사의 관계를 넘나드는 흥미로운 이야기의 향연 속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머리카락에서 헤어웨어까지, 욕망의 역사를 훑어본다


인류 역사는 머리카락의 시간,

머리카락은 인류의 시간을 연결한다


세계 헤어웨어 이야기



총 3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먼저 만나게 된 파트 1에서는 '신화와 전설' 속에 등장하는 머리카락의 이야기였습니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제국, 중국과 몽골, 고대 이집트, 중세 북유럽, 한국의 삼국시대까지.

신화라 하면 이 분을 떠올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신의 저주를 받은 '메두사'.

그녀의 아름다운 머리카락만 아니었어도 신이 품은 탐욕의 대상이 되지 않았거나, 신 앞에서 자신을 지나치게 드러내지 않았을 것을...

결국 기괴함과 추함으로 뒤엉킨 괴물의 대명사가 된 그녀.

하지만 탐미주의자들에게 메두사는 더없이 매력적인 존재로 탐닉했는데...


베르사체의 메두사에서 뱀의 머리카락은 사라지고 모호한 이미지로 남는다. 그러나 표정을 알 수 없는 시선에서는 어떤 권위가 엿보인다. 베르사체가 메두사를 상징으로 정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메두사는 자신을 바라보는 모든 존재를 단단한 돌로 만드는 괴력의 소유자였다. 이처럼 "황금빛 메두사의 베르사체 패션은 보는 사람을 압도할만큼 아름다운 힘을 가지고 있음"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도발적인 상징이었다. 메두사를 향한 찬미와 애정은 끊이지 않는다. 어느 프랑스 학자는 메두사의 매력을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메두사를 보기 위해서는 정면에서 그녀를 바라보는 것으로 충분하다. 메두사, 그녀는 치명적인 존재가 아니다. 그녀는 아름답다. 그리고 그녀는 웃고 있다. - page 97 ~ 98


뿐만 아니라 251년, 고구려 12대 중천왕 4년 궁중에서 한 편의 치정극이 벌어졌다는 사실.


3세기 고구려, 그 시대 미인의 선결조건이 있었다면 길고 탐스런 여인의 머릿결이었을 것이다. 중천왕이 관나부인에게 한껏 매료되었던 것도 구척이나 되는 머리길이에 있었던 것은 아닐까. 권좌에 앉은 중천왕의 속뜻을 알 길은 없으나 관나부인을 가차 없이 버렸다. 그는 오로지 전지전능한 심판관으로 등장하여 궁중에 갇힌 여인들의 괴로운 심정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이 판결을 내렸다. 관나부인의 미모와 긴 머리카락은 유혹과 과시를 한껏 뽐냈으나 그로 인해 저주의 도화선이 되었다. 늘 그렇듯이, 치정극의 결말은 차가운 핏빛으로 끝이 난다. 그러나 두 여인을 비극으로 몰아간 원인이 궁중이라는 거대한 질서에서 왔다는 의심을 거두기 힘들다. - page 111 ~ 112


궁중에서 생긴 질투와 음모.

결국 장발미인의 끔찍한 죽음으로 끝남이 그 무엇보다 섬뜩하였습니다.


파트 2에서는 '혁명과 연애'를 주제 삼아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중세 유럽의 수도원에서 17, 18세기 유럽에서 소용돌이 친 혁명, 비슷한 시기의 중국 청나라, 조선 후기까지 열정과 자유와 영원불멸을 꿈꾼 이들의 이야기.

18세기 프랑스 왕족과 귀족들의 호사스러움의 상징이었던 화려한 헤어패션.

거울 앞에서 가발을 쓰고 밀가루를 뿌려 치장할 때, 프랑스 민중들은 배고픔에 허덕이고 있었고 그들 사이에서는 왕족과 귀족에 대한 분노가 들끓어 오르고 있었음을.

'가발'이란 헤어패션이 프랑스 대혁명을 알리는 하나의 암시였음을.

그들은 알고 있었을까...


전설의 화원 혜원 신윤복의 《계변가화》를 통해서 조선 후기 여인들 사이에서 유행했던 머리 모양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조선시대에는 얹은머리의 크기가 아름다움의 척도여서 본인의 머리카락으로 만족하지 않고 돈을 주고 다른 여인의 머리카락을 사서 더 크게 했으며, 여인들은 혼례나 명절에 맞춰 좋은 다리로 얹은머리를 장식하는 것을 큰 낙으로 여겼다고 전해진다.

...

이렇듯 조선 중기를 넘어서면서 다리를 이용하는 것은 하나의 풍조를 이루어 당시 부녀자들 사이에서 매우 성행했다. 특히 얹은머리는 양반가와 상민, 기생의 구분 없이 널리 유행했으나 크기가 클수록 비쌌기 때문에 신분과 부에 따라 크기에 있어 차이가 컸다. 이러한 이유로 18세기 들어 정조가 '가체신금사목'을 내렸으나 그 이후에도 얹은머리의 성행은 계속 이어졌다. 정조를 이은 순조 즉위 이후에야 쪽머리, 낭자머리가 앉은머리를 대신했다. - page 220


그 시대 여인들을 통해 무엇을 좋아했는지, 어떻게 살았는지 인간사의 풍습과 사람들 내면의 풍경을 엿볼 수 있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마지막 파트 3에서는 '전통과 자유'를 표현하는 머리카락의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조선의 신여성에서 출발하여 현대 대중문화까지 스타일, 금지, 아이콘에 관한 이야기는 마지막 우리에게 질문을 던져주었습니다.


머리카락을 향한 인간의 욕망은 미래에 어떻게 흘러갈까?


머리카락에 얽히고설킨 이야기.

때로는 절대자만이 소유한 신성불가침의 영역을 상징하였고 혁명과 열정을 표현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현대에 들어서면서 머리카락은 완전한 헤어스타일로 변신하면서 저항과 반항이라는 시대정신을 대변하기도 하였습니다.

이처럼 시대의 흐름 속에서 커다란 변모를 거듭하지만 빛을 잃지 않는 속성이 있다고 하였습니다.

바로 '타인의 은밀한 시선을 강탈하는 치명적인 유혹'.

여성과 남성의 경계를 넘어 특정한 직업과 문화의 전유물이 아닌 인간 공통의 소유물로 자리잡은 헤어스타일은 이제 옷의 형태로 한 차원 더 진화하는 '헤어웨어'로 우리에게 존재할 것이라 하였습니다.

앞으로 펼쳐질 헤어웨어의 이야기는 우리의 어떤 이야기를 어떤 의미를 담을지 기대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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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차 방앗간의 편지
알퐁스 도데 지음, 이원복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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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퐁스 도데'

그의 작품인 『별』에서 보여주었던 따스한 문체와 애잔했던 그들의 이야기는 쉬이 접을 수 없었는데...

또다시 그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이번 책에서는 희곡으로 발표되어 작곡가 조르주 비제의 부수음악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각본 <아를의 여인>, 도데의 따스한 애정이 잘 드러나는 사랑스러운 분위기의 <노인들>, 풍자와 해학으로 유쾌한 웃음을 끌어내는 <세 번의 독송 미사>, 자연에 대한 아름다운 정감이 녹아든 <오렌지> 등, 도데만의 색채가 가득 담긴 독자적인 소설들을 선물처럼 만나볼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그동안 만나보지 못했던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니!

또다시 그가 전해줄 그 따스함이, 동화 같은 느낌이 벌써부터 느껴져 입가에 미소가 번졌습니다.



따스한 애정과 공감, 유쾌한 풍자

프로방스에서 전해 온 알퐁스 도데의 아름다운 이야기


풍차 방앗간의 편지



알퐁스 도데의 고향인 남프랑스 프로방스.

이곳의 주민들의 순수하고 인간적인 면모를 정겨운 풍경과 함께 그려내고 있었습니다.

웃음과 기쁨, 슬픔과 애환, 우수와 낭만 등.

그가 바라본 세상의 모습은 또다시 독자인 우리들에게 아련하게 남았다고 할까...

한 편을 읽고 나면 긴 여운으로 잠시 숨을 고르면서 읊조리게 된다고 할까...

다 읽고 나서는 그 평화로운 프로방스에서 쉬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양치기의 순수한 사랑을 이야기한 <별>을 또다시 만나게 되니 반가웠습니다.

역시나 이 소설의 마지막 문장은...


우리 주위에서 별들은 양 떼처럼 온순하게 말없이 운행을 계속하고 있었다. 가끔 나는 이 수많은 별 중에서 가장 곱고 가장 빛나는 별 하나가 길을 잃고 헤매던 중 내 어깨 위에 내려앉아 잠이 든 것이라고 상상했다. - page 59


또다시 내 가슴을 울리곤 하였습니다.


그리고 작곡가 조르주 비제의 부수음악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각본 <아를의 여인>.

아가씨처럼 온순하면서도 건실하며 솔직한 스무 살의 훌륭한 농부였던 젊은이 '장'.

하필 바람둥이 여인을, 다른 남자의 여자인 그녀를 사랑하였던 그의 안타까운 죽음.


'난 그녀를 너무도 사랑해...... 차라리 죽어야지......'

아아! 우리 인간의 마음은 얼마나 가련한가! 그렇지만 모멸감도 사랑을 이길 수 없다니, 이건 좀 지나치지 않은가! - page 67


소리 없는 슬픔을...

검은 상복을 입은 어미의 심정이 고스란히 느껴지곤 하였습니다.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건 <코르니유 영감의 비밀>이었습니다.

증기 제분 공장이 들어서면서 주변의 방앗간 주인들이 일거리를 잃게 됩니다.

그럼에도 꿋꿋이 방앗간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힘차게 풍차를 돌렸던 코르니유 영감.

하지만 진실은...



방앗간의 사정을 알게 된 마을 사람들은 밀 자루를 들고 코르니유 영감의 방앗간 앞에 나타나고.


"밀이구나! 이게 어찌 된 영문인가? 이렇게 좋은 밀이 있다니! 어디 좀 보세."

그러고는 우리를 돌아보며 말했지.

"자네들이 내게 돌아올 거라고 믿고 있었네. 암, 그렇고말고. 저 제분업자들은 모두 도둑놈들이지." - page 35


가엾은 영감이 포대를 열고 방아를 살피는 모습.

밀알이 빻아지면서 고운 밀가루가 천장으로 날아오르는 모습.

이 모습들은 그가 세상을 떠나자 마지막 풍경으로 남게 되고...


영감이 죽자 그 뒤를 이을 사람이 아무도 없었거든. 어찌하겠는가, 이 세상의 모든 것에는 끝이 있는 법이니...... 론간의 거룻배 시대, 옛 프로방스 의회 시절, 커다란 꽃무늬 재킷 시대가 지난 것처럼 풍차 방앗간의 시절도 한물갔다는 걸 인정해야지. - page 35 ~ 36


참 씁쓸하게도 진한 여운으로 남았던 이야기였습니다.


그야말로 한 폭의 수채화처럼 펼쳐졌던 단편들.

그 섬세함이 고스란히 우리의 감수성을 자극하였고 가슴을 물들이고 있었습니다.

복잡하고 위로를 받고 싶을 때 알퐁스 도데가 전하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보는 건 어떨지.

그럼 어느 순간 평화로움이 따스함이 물들고 있음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잠들기 전 머리맡에 이 소설을 두고 언제든 손을 뻗어보려 합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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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차 방앗간의 편지
알퐁스 도데 지음, 이원복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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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방스에서 전해 온 알퐁스 도데의 따스함에 흠뻑 취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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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다른 방구석, 엄마의 새벽4시 - 나는 오늘도 책상으로 출근한다
지에스더 지음 / 책장속북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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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라클 모닝'

이른 아침 일어나 운동·공부 등 자기계발하는 '기적의 아침'으로 특히나 코로나19로 사회적 만남과 소통이 끊겨 무기력감이 심해지는 요즘에 많은 이들이 실천하고 있습니다.


특히나 새해를 맞이하면서 주변 지인들도 미라클 모닝을 실천하는 모습을 보니 저도 궁금하기도 하고 뭔가 제 삶의 변화를 주고 싶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미라클 모닝과 관련된 서적도 시중에 많이 나와있기에 쉽세 찾아볼 수 있었는데...

그중에서도 이 책이 제 마음을 이끌었습니다.

아무래도 저도 '엄마'이기에, '독박 육아' 중이기에 공감하면서 읽을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저자가 건넨 질문.


엄마가 된 당신,

오늘 하루는 어떻게 보내셨나요?


아...

스스로에게 묻다가 그만 울컥해졌습니다.

뭔가 정신없이 보내긴 했는데 되돌아보니 아무것도...

이젠 바뀌고 싶었습니다.


꿈을 이루는 미라클 타임!

아주 작은 습관이 기적으로 바뀌는 순간


남다른 방구석, 엄마의 새벽 4시



한치도 예상할 수 없는 '육아'.

그것도 독박 육아라면... 말로 형언할 수 있을까...

저자의 말처럼 지하 100층 땅굴을 파고 파고 계속 내려가는 자책, 우울함...

도대체 끝이 있기는 한 걸까?

 

그러나 그녀는 더 이상 '남 탓하기', '환경 탓하기', '나를 피해자로 바라보기'를 그만하기로 하였습니다.

바깥으로 바라보았던 그 시선을 자신에게 온전히 집중하기 시작하면서 지하 바닥에서 천천히 올라가기 시작하였습니다.


무엇을 하면 내가 기쁘고 즐겁고 행복한지와 연결해서 생각해본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 자신에게 집중하여 충분히 탐색하며 알아가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리고 끌리는 게 있다면 작게라도 시작해야 한다. 정해지지 않은 미래를 생각하며 불안해하는 것보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아 하나씩 해보는 시간이 더 즐겁고 행복할 수 있다.


"왜 밖에서 일어나는 일에 이리저리 끌려다니는가? 그럴 시간에 너 자신을 위하여 좋은 것을 배우고 우왕좌왕하기를 멈추어라."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가 쓴 《명상록》에 나오는 말이다. 내가 무엇을 하면 즐거운지, 재미있는지, 행복한지를 알려면 나에게 물어봐야 한다. '퇴직하면 뭐 하지?'를 고민하고 있다면, '나는 뭐 할 때 즐겁고 행복하지?'로 바꿔서 물어보면 어떨까? 답은 바로 내 안에 있다. 나에게 필요한 건 나에게 물어봐야 알 수 있다. 그런 다음 해야 할 일은 실천이다. 갑자기 떠오른 생각이 있다면 아주 작은 것부터 시작해보자. - page 44


이전의 습관, 태도, 인생을 바라보는 시선을 완전히 리셋합니다.

그리고는 자신만의 시스템을 만들어가기 시작하였습니다.




고전을 읽고 필사를 하고 이는 글쓰기로 이어지면서 곧 2년 동안 책 3권을 출간하는 기염을 내뿜었습니다.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지는 24시간을.

24시간 동안 육아만 하면서 보낼 것인지, 아이를 키우지만 내 안에 있는 나를 키우는 시간으로 만들 것인지.

이것을 결정하는 건 바로 '자신'이었습니다.


저자가 말한 '미라클 타임'.


우선 육아할 때 지쳐있는 나에게 어떤 행동이 좋을지부터 생각한다. 그리고 하루로 늘려서 내가 할 수 있는 시간대를 찾는다. 시간은 언제든 괜찮다. 나는 이 시간대를 '미라클 타임'이라 부르기로 했다.

미라클 타임에서는 내가 하고 싶은 행동을 먼저 결정한다. 언제할지부터 정하지 않는다. 습관으로 만들 핵심 행동 하나를 결정하고, 그것을 일정 기간(3~4주정도)에 반복한다.

미라클 타임의 핵심은 두 가지다. 첫째, 아주 작은 행동을 습관으로 만든다. 둘째, 일정한 때에 장소에서 반복한다. 이 두 가지를 지속하다 보면 행동 하나를 꾸준하게 하게 되고 습관이 된다. 그러면 거기에 다른 행동을 얹어서 새로운 나만의 루틴으로 만들 수 있다. - page 94


굳이 '새벽'이란 시간에 얽매일 필요는 없었습니다.

언제든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꾸준히 행하는 것.

그럼 기적처럼 자신의 삶을 송두리째 변화시켜줄 것임을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이야기해주어서 여느 책보다 더 와닿았습니다.


그리고 무슨 행동을 목표로 할 것인지에 대해 이 목표 문장으로 바꾸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였습니다.


'나는 하루에 (  )분 동안 (      )한다.'

 

'책 읽기, 필사하기'처럼 정확한 목표가 아니면 자신이 제대로 하고 있는지 측정할 수 없기에 보다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는 것.

이 차이가 그냥 '타임'을 보내는지 '미라클 타임'을 보내는지를 결정한다는 점을 각인시켜주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행동'하는 것.


"모든 것의 시작은 위험하다. 그러나 무엇을 막론하고 시작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시작되지 않는다."


니체는 말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시작하는 것뿐이다. 이건 당신에게 달렸다. 책을 읽고 그냥 덮을 것인가. 아니면 나에게 질문하고 하나씩 만들 것인가. - page 162


책을 읽고 난 뒤 제 안에서도 '씨앗'이 꿈틀거림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자 덕분에 '어?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란 자신감까지 가지게 되었습니다.

딱 5분!

이 시작만으로도 내 삶의 변화가 일어난다는 그 '기적'을 몸소 체험하고 싶었습니다.


오늘 하루는 나에게 어떤 선물이 줄까? 돌아보면 똑같은 날이 없었다. 날마다 다른 사건이 일어났다. 내가 눈을 감고 있어서 보이지 않았다. 이제는 눈을 뜨고 나를 관찰한다. 어떤 일이 배움이 될지 발견한다. 알 수 없는 오늘에 두근거린다. - page 311


'목표한 바를 해낸 나'를 만나는 뿌듯한 하루.

그러기 위해 저도 저만의 공간으로 출근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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