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차 방앗간의 편지
알퐁스 도데 지음, 이원복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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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퐁스 도데'

그의 작품인 『별』에서 보여주었던 따스한 문체와 애잔했던 그들의 이야기는 쉬이 접을 수 없었는데...

또다시 그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이번 책에서는 희곡으로 발표되어 작곡가 조르주 비제의 부수음악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각본 <아를의 여인>, 도데의 따스한 애정이 잘 드러나는 사랑스러운 분위기의 <노인들>, 풍자와 해학으로 유쾌한 웃음을 끌어내는 <세 번의 독송 미사>, 자연에 대한 아름다운 정감이 녹아든 <오렌지> 등, 도데만의 색채가 가득 담긴 독자적인 소설들을 선물처럼 만나볼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그동안 만나보지 못했던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니!

또다시 그가 전해줄 그 따스함이, 동화 같은 느낌이 벌써부터 느껴져 입가에 미소가 번졌습니다.



따스한 애정과 공감, 유쾌한 풍자

프로방스에서 전해 온 알퐁스 도데의 아름다운 이야기


풍차 방앗간의 편지



알퐁스 도데의 고향인 남프랑스 프로방스.

이곳의 주민들의 순수하고 인간적인 면모를 정겨운 풍경과 함께 그려내고 있었습니다.

웃음과 기쁨, 슬픔과 애환, 우수와 낭만 등.

그가 바라본 세상의 모습은 또다시 독자인 우리들에게 아련하게 남았다고 할까...

한 편을 읽고 나면 긴 여운으로 잠시 숨을 고르면서 읊조리게 된다고 할까...

다 읽고 나서는 그 평화로운 프로방스에서 쉬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양치기의 순수한 사랑을 이야기한 <별>을 또다시 만나게 되니 반가웠습니다.

역시나 이 소설의 마지막 문장은...


우리 주위에서 별들은 양 떼처럼 온순하게 말없이 운행을 계속하고 있었다. 가끔 나는 이 수많은 별 중에서 가장 곱고 가장 빛나는 별 하나가 길을 잃고 헤매던 중 내 어깨 위에 내려앉아 잠이 든 것이라고 상상했다. - page 59


또다시 내 가슴을 울리곤 하였습니다.


그리고 작곡가 조르주 비제의 부수음악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각본 <아를의 여인>.

아가씨처럼 온순하면서도 건실하며 솔직한 스무 살의 훌륭한 농부였던 젊은이 '장'.

하필 바람둥이 여인을, 다른 남자의 여자인 그녀를 사랑하였던 그의 안타까운 죽음.


'난 그녀를 너무도 사랑해...... 차라리 죽어야지......'

아아! 우리 인간의 마음은 얼마나 가련한가! 그렇지만 모멸감도 사랑을 이길 수 없다니, 이건 좀 지나치지 않은가! - page 67


소리 없는 슬픔을...

검은 상복을 입은 어미의 심정이 고스란히 느껴지곤 하였습니다.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건 <코르니유 영감의 비밀>이었습니다.

증기 제분 공장이 들어서면서 주변의 방앗간 주인들이 일거리를 잃게 됩니다.

그럼에도 꿋꿋이 방앗간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힘차게 풍차를 돌렸던 코르니유 영감.

하지만 진실은...



방앗간의 사정을 알게 된 마을 사람들은 밀 자루를 들고 코르니유 영감의 방앗간 앞에 나타나고.


"밀이구나! 이게 어찌 된 영문인가? 이렇게 좋은 밀이 있다니! 어디 좀 보세."

그러고는 우리를 돌아보며 말했지.

"자네들이 내게 돌아올 거라고 믿고 있었네. 암, 그렇고말고. 저 제분업자들은 모두 도둑놈들이지." - page 35


가엾은 영감이 포대를 열고 방아를 살피는 모습.

밀알이 빻아지면서 고운 밀가루가 천장으로 날아오르는 모습.

이 모습들은 그가 세상을 떠나자 마지막 풍경으로 남게 되고...


영감이 죽자 그 뒤를 이을 사람이 아무도 없었거든. 어찌하겠는가, 이 세상의 모든 것에는 끝이 있는 법이니...... 론간의 거룻배 시대, 옛 프로방스 의회 시절, 커다란 꽃무늬 재킷 시대가 지난 것처럼 풍차 방앗간의 시절도 한물갔다는 걸 인정해야지. - page 35 ~ 36


참 씁쓸하게도 진한 여운으로 남았던 이야기였습니다.


그야말로 한 폭의 수채화처럼 펼쳐졌던 단편들.

그 섬세함이 고스란히 우리의 감수성을 자극하였고 가슴을 물들이고 있었습니다.

복잡하고 위로를 받고 싶을 때 알퐁스 도데가 전하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보는 건 어떨지.

그럼 어느 순간 평화로움이 따스함이 물들고 있음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잠들기 전 머리맡에 이 소설을 두고 언제든 손을 뻗어보려 합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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