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오븐을 켤게요 - 빵과 베이킹, 그리고 을지로 이야기
문현준 지음 / 이소노미아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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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하루의 시작을...

갓 내린 커피와 함께 갓 구워진 빵이라면...

상상만으로도 그 향이 느껴지고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곤 하는데...

저는 빵과 함께 시작해서 밥보다는 빵을 찾는,

빵을 좋아하기에 이 책을 선뜻 집어 들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더 정감이 갔던 건...

요리를 전혀 못 하는 사람도 아니지만, 전문 셰프도 아닌 평범한 사람인 그가

처음에는 단순히 베이킹에 대한 고민을 나누고 사람들과 함께하고 싶어서 시작한 베이킹이

어느새 그의 일상이 되었고

빵을 만드는 시간 속에서 일상의 작은 기쁨을 발견해

이번엔 빵이 아닌 책으로 이야기를 나누고자 한다니...!

따뜻하고도 맛있는 이야기가 펼쳐지지 않을까!

기대가 되었습니다.

빵과 함께한 삶

그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문토(MUNTO)셀렉티드 호스트, 그리고 500번의 소셜링

"작지만 확실한 성취를 굽는 시간, 오늘도 함께해요."

이제 오븐을 켤게요

베이킹을 좋아하는 그.

우연히 활동하던 취미 플랫폼에 베이킹 관련 커뮤니티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됐고

아예 직접 베이킹 커뮤니티를 시작하게 됩니다.

베이킹을 하는 사람들과 함께 처음 커뮤니티 활동을 시작하면서

혼자서 홈베이킹을 하다 보면 잘 안되는 것들이 많고 자연스럽게 생기는 궁금증들을 해결할 수 있을 거란 기대를 하게 됩니다.

그런데 막상!

베이킹 커뮤니티 활동을 해보니 베이킹을 많이 해 본 사람들을 찾기가 의외로 힘들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마음속에 품었던 소박한 기대는 끝내 기대로만 남겼다는...

아무튼!

공유 주방을 예약하고 재료를 준비하여 원활한 베이킹이 될 수 있도록 하였지만...

열악한 화장실이나 내부 공간 구성 등 신경 쓰이는 점 이외에도, 가장 아쉽다고 느꼈던 점이 사람들이 많이 찾아 주지 않으면 공간 이용 요금과 환불 규정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일정을 취소해야만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인원이 많거나 적거나 상관없이 꾸준히 진행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그!

을지로에 오븐을 열어

사람들과 베이킹을 하게 됩니다.

요리나 베이킹에 대한 경험이 없다고 해도 항상 어느 정도는 안정적인 결과물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준비를 해야 하는데, 의외로 이 점이 진행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오히려 요리나 베이킹 등에 대한 경험이 전무한 사람들과 일정을 진행할 때 나는 좀 더 재미있다고 느끼는 편인데, 누군가가 해 본 적 없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옆에서 도와주는 게 꽤 큰 만족감을 주기 때문이다. 쿠키나 빵을 만든 후 직접 만든 것을 신기해하며 사진을 찍는 것을 볼 때, 그 성취감이 내게 특별한 의미로 다가오는 것이다. 비록 만든 디저트를 주위 사람들과 나누는 장면까지 내가 직접 볼 수는 없겠지만.

다음 베이킹 일정을 고민하는 누군가가 이 글을 본다면 그냥 왔으면 좋겠다.

누구든 망설이지 말고 왔으면 좋겠다. - page 95 ~ 97

이렇듯 책은 저자가

베이킹 공간을 만든다_오븐을 둘 곳을 찾는 여정

을 비롯해

베이킹 공간과 그곳을 찾는 사람들_을지로에서 오븐을 여는 이유

빵과 베이킹 이야기_반죽과 함께한 시간들

빵과 함께한 삶_베이킹이 바꾼 일상들

공간과 빵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한 권에 담고 있었습니다.

빵을 먹는 것만 좋아했지...

베이킹을 한다는 것에는 엄두를 못 냈었는데 저자의 이야기를 듣고 나니

그리고

'망설이지 말고 왔으면 좋겠다'

는 말이 자꾸만 제 가슴을 두드려 요리치가 급 베이킹에 관심을 갖게 되고...

(그래도 아직은 너무 섣부른 듯합니다만...)

그러다 '베이커즈'를 검색해 보니 많은 사람들이 수업에 참가하고 호평의 글들이 많은 걸 보니 언젠가 저도 참여해 보고 싶었습니다.


여러 빵들이 나왔습니다.

제일 어려운 빵으로 꼽았던 '소금빵'

여간 까다로운 것이 아니어서 함께 베이킹 하는 경험이 돈 내고 고생하는 것으로 기억될 수 있는 '에그타르트'

많은 사람들이 좋아해 지금까지 안정적으로 꾸준히 진행하는 '르뱅 쿠키'

설탕을 아주 많이 넣은 '파운드 케이크'

등 다양한 빵들이 등장하면서 이야기를 해 주었는데...


그중에서 몇 가지 빵을 꼽아보자면

<흑백요리사>로 핫했던 '밤 티라미수'는

밤잼과 마스카포네 크림, 데코용 밤으로 올라가는 보늬밤이 비싸 사치스러운 재료들로만 구성된 베이킹이라 합니다.

하지만


베이킹을 나 혼자 했다면 내가 과연 밤 티라미수를 만들 수 있었을까? 요리 예능을 보지도 않을 뿐더러 밤 티라미수가 유행이라고 해도 '그런가 보다' 할 뿐, 그것으로 일정을 진행해 볼 생각도 않던 나였다. 그런데 사람들과 함께 하니 어느 순간부터 이런저런 아이디어와 계기를 얻고 있다. 그렇게 별 기대 없이 던졌던 밤 티라미수 질문에 바로 냉장고에서 티라미수를 꺼내 보여줄 수 있었을 것이다. 극적인 등장도 해볼 수 있었고. - page 40


처럼


그리고 초콜릿이 들어가는 호랑이 과자 '티그레'에서는


맛에서도 티그레는 휘낭시에와 비슷한 점이 있지만, 초코칩이 들어가고 가운데에 녹인 초콜릿을 채워 넣어 초콜릿 풍미가 강하다는 특징이 있다. 게다가 가운데에 짙은 색의 초콜릿이 채워진 모습이 특별해 보여서 그런지, 티그레 베이킹을 한 이후에는 특히나 주위에 나눠 주며 좋은 시간을 보냈다는 이야기가 많이 들린다. 그렇게 티그레는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베이킹에 가까운 메뉴가 되었다. 즐겁게 만들어서 주위에 나눠 주며, 다른 사람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그런 베이킹. - page 52


사람들과 함께 했기에 가능할 수 있었던

만든 사람도, 받는 사람도 기분이 좋은

이 매력 때문 그의 베이킹 이야기는 계속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여느 취미보다는 효율적이지도 않고 돈도 들어가기에

'직접 만드는 고생과 비용이면 차라리 사먹는게 낫지 않아?'

라고들 할 것입니다.

사실 저 역시도 이 책을 읽기 전에 굳이... 라 생각을 했었는데

책을 읽어보니 왜 베이킹을 하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취미 베이킹에는 단순히 맛있는 빵이나 쿠키를 저렴하게 만드는 것과는 다른 재미가 있다. 바로 만든 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가볍게 나눠줄 수 있다는 것. 이건 다른 요리와 비교했을 때에도 차별점이 되는데, 만약 내가 스테이크를 좋아해서 만들었다면, 그래서 다른 사람들에게 스테이크를 나눠 주거나 혹은 만들어 주겠다고 하면 받는 사람은 순간적으로 의심할 수 있다. '혹시 이 사람이 보험이나 돌장판을 권유하려는 것 아닐까?'


하지만 베이킹으로 만든 것은 잘 모르는 사람에게도, 잘 아는 사람에게도 가볍게 주기 좋다. '이거 제가 만든 거니까 한번 드셔 보세요;하며 주면 곧바로 선물이 된다. 주는 사람도 바든 사람도 부담 없는 작은 선물. - page 233


옹기종기 사람들이 모여

자신의 정성을 담아 완성된 쿠키나 빵으로부터 만족감을 얻고

사람들에게 선물을 하며 오가는 정

이곳에 모인 모든 이들에겐 그렇게 행복이 물들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그는 베이킹을 준비하고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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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수 의복 경연 대회
무모한 스튜디오 지음, 김동환 그림, 김진희 글 / 하빌리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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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독자들이 먼저 알아본 <텀블벅> 펀딩 화제의 도서


왜 화제일까 했더니...

목표 달성률이 2,618%?

이게... 가... 능한가요...?


그런데...

옷을 입은 이가 사람이 아니었네요?!


이 소설은 

금수를 위한 의복 가이드》 에서 출발해,

19세기 말 런던을 배경으로 인간 재단사 W가 수인 손님들의 맞춤옷을 만드는 과정을 섬세한 펜화 스타일 일러스트와 함께 그려낸 독창적인 의복 가이드북

이라 하였습니다.

텀블벅 펀딩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고

수많은 독자들이

"이 세계의 이야기를 더 보고 싶다"

는 요청에 답해 확장되었다는데...

얼마나 재미있기에 독자들을 사로잡았는지...!

저도 그 매력에 빠져보려 합니다.


"다시 옷을 입고 거리로" vs. "인간 문명의 굴레를 벗어던져라"

인간과 금수 그리고 양복으로 엮인

특별한 이야기 속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금수 의복 경연 대회


아주아주 옛날, 비가 내리는 날.

인간의 욕심으로 물든 세상을 본 신은 눈물을 흘렸습니다.

한 방울

두 방울

그 눈물은 곧 거대한 심판의 비가 되었고

점점 세상은 물에 잠기고 있었는데 그 속에 하나의 순수한 빛 N이라는 인물을 발견하게 된 신은


"N이여. 방주를 지어 모든 생명을 한 쌍씩 그 안에 싣거라."


비가 그치고, 햇살이 새 땅을 비춘 그 순간, 기적이 일어납니다.

동물들의 털과 깃이 반짝이며 빛나더니, 팔다리가 인간의 형상을 띠기 시작한 축복받은 존재, 인간과 동물의 경계를 넘어선 '수인'이라는 존재가

옷을 입는 동물이라는 의미의 '금수'로 불리기도 한 이들이 등장하게 되고...


그로부터 4천 년 후,

인간의 후손들은 수인들보다 그 수가 적었지만, 지혜와 기술로 세상을 바꾸어갔습니다.

그리고 이야기는 영국으로 넘어가게 됩니다.


산업혁명의 심장, 영국 런던 리틀페어 가의 낡은 골목 한켠에 양복점 '토퍼스'에 재단사 'W'가 살았습니다.

이 거리 유일한 N의 후손, 인간인 그는 한 번 본 수인의 몸을 완벽하게 기억하는 '체상기억능력'을 활용해 수인들의 옷을 만들어내는 솜씨에 늘 북적였습니다.


하지만 변덕스러운 신은 찬란한 문명 위에 또다시 새로운 심판을 내리게 됩니다.

이번엔 폭풍우가 아닌, 뼛속까지 파고드는 한기의 모습으로, 동물들은 이 추위를 '빅 슬립'이라 불렀는데 이로 도시 전체가 마치 깊은 겨울잠에 빠진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이 심판에서, 일개 인간 재단사는 무얼 할 수 있을까요?


계절은 어느덧 봄 문턱에 다다랐건만, 여전히 소빙하기에 걸쳐 떨어진 기온은 템스 강뿐만이 아닌 런던 사람들의 생활도 얼어붙게 만들었고, 플랜시를 비롯한 런던 전역에 '빅 슬립'이라는 증후군까지 남겼습니다.

그런 추위와 무기력에 빠진 수인들을 다시 일으키기 위해 전대미문의 <의복 경연 대회>가 개최된다고 합니다.

이 도시의 유일한 인간 재단사 W에게도 초대장이 도착하고

그는 고양이 햇메이커 '올리버', 곰 슈메이커 '제이콥'과 함께 팀 '토퍼스'로 경연에 참가하게 됩니다.


이들을 기다린 건 예민한 피부의 하마, 화려함만을 추구하는 리트리버 소녀, 다리 콤플렉스를 가진 치타, 속을 알 수 없는 검은 새,

종도 취향도 제각각인 모델들과 난해한 주제였습니다.

인간이라는 이유로 차가운 시선을 받는 W.

4개의 팀

4개의 라운드

경쟁은 점점 치열해지고

무대 뒤에서는 반인간주의 조직 '리그레서'가 인간이 만든 옷을 거부하며 경연을 방해하는데...

W와 동료들의 고군분투 속 이들의 옷은 얼어붙은 세상을 녹이고 웃음을 되찾아 줄 수 있을까?


"자신을 잃어버린 채, 규정된 행복만을 좇지 마십시오. 수인과 인간이라는 경계를 넘어서, 우리의 진정한 근본은 스스로를 사랑하고,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데 있습니다. 멋진 옷을 입고, 당당히 거리로 나아가십시오. 여러분의 길을 걸으십시오! 그리고 여러분 자신의 이야기를 등에 새기십시오. 그것이야말로 '근본으로' 돌아가는 길이며, 우리가 이 무대를 통해 말하고자 했던 진정한 메시지입니다." - page 400 


사람과 동물이 그려낸 따뜻한 패션 판타지.

간만에 어른 '동화'같은 이야기에 흠뻑 빠져들어 읽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었습니다.

아무래도 감동을 선사하는 디테일들이 곳곳에 있었기 때문에 화려하면서도 따뜻함이 묻어있었던...

읽고 나서도 한동안 헤어 나오지 못했습니다.


무엇보다 '근본'에 대해 생각을 하게 해 주었는데...


"근본이란 무엇입니까? 우리가 가장 제일 잘하는 것입니까? 아니면 전통과 책임? 대중성? 혹은 잃어버린 것들을 되찾고자 하는 노스탤지어일까요? 여러분, 제 대답은 다릅니다. 진정한 근본이란, '우리가 누구인지 선택하는 자유'에 있습니다.

오늘 이 무대에서 여러분이 보신 경연 대회의 옷은 단지 몸을 감싸는 천이 아니라, 우리의 내면을 드러내는 도구입니다. 멋진 옷을 입고 나와, 그 길 위를 걷는 자신을 사랑하는 것. 그것이 진정한 행복이고, 그것이 진정한 근본입니다." - page 399


우리가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각자의 자유를 재발견하는 것이 '근본으로' 돌아간다는 것이라고 이야기했는데...

툭하면 우리 역시도 '근본'을 외쳐대는데...

그 근본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가 필요하지 않나 싶었습니다.


많은 독자들이 좋아했던 이유를 알 수 있었던 이 소설.

그들 덕분에 저도 이 소설을 만날 수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이 소설을 영상화해도 멋질 것 같은...!

이제는 19세기 유럽으로부터 빠져나와 다시 현실과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오늘의 제 의상...!

새삼스레 느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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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침 축복처럼 꽃비가 - 장영희가 남긴 문학의 향기
장영희 지음 / 샘터사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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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첫 돌이 지나 소아마비를 앓아 평생 목발을 짚었으나 신체적 한계에 굴하지 않고 문학의 아름다움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던

'장영희' 작가

그녀의 이야기는 여전히 우리에게 울림을 선사하고 있었는데...

2009년 세상을 떠난 그녀의 마지막 산문집으로

1주기를 추모해 미출간 원고들을 묶어냈던 이 책이 개정판으로 또다시 우리 앞에 나타났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저도 개인적으로 몸과 마음이 아팠던 터라 많이 지쳐있었는데...

그런 저에게도 또다시 꽃비가 내렸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 책을 읽어보려 합니다.

해마다 피어나는 봄꽃처럼 끝나지 않는 이야기

여전히 사랑하고, 기억하고, 희망을 노래한다.

"나를 살게 하는 근본적 힘은 문학이다.

문학은 삶의 용기를, 사랑을, 인간다운 삶을 가르쳐준다.

나는 기동력이 부족한 사람이라

문학을 위해 삶의 많은 부분을 채워왔다.

그러다 보니 이제는 내 스스로가

문학의 한 부분이 된 듯하다."

이 아침 축복처럼 꽃비가


책은 3부로

1부 '삶은 작은 것들로 이루어졌네'는 장영희가 생전 각종 매체에 연재했던 칼럼 중에서 일상과 주변 사람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드러난 이야기들을

2부 '이 아침, 축복처럼 꽃비가'는 장영희가 평생 열정적으로 연구하고 가르쳤던 영미문학에 대한 애정이 듬뿍 담긴 문학 칼럼들을

3부는 시와 소설은 물론이고 연설문과 동화, 가사까지 본문에 언급된 작품들을 모두 정리해 부록으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역시나 그녀의 이야기는 각박한 세상 속에서

너무 멀리 서 있다면 조금 더 가까이,

등 맞대고 서 있으면 조금 멀리,

함께 넘어지고 일어나며

운명을 같이하는 한 걸음의 거리를 유지하며

손길을 내밀며

그렇게 같이 행복해지자며 속삭이듯 말을 건네주었습니다.

그래서 책을 읽는 내내 행복의, 사랑의 꽃비가 제 마음을 적시고 있었습니다.

<신문에 없는 말들>에서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멈칫했었습니다.

어느 할머니가 <보스턴 글로브 Boston Globe> 한 면을 접어들고

오늘 이 신문에 '사랑'이라는 단어가 나왔다고,

신문에 그런 말이 나온 게 참 이상해 보이지 않느냐고

물었다는 겁니다.

그러고 보니 신문에 자주 등장하는 단어들은 '권력' '부' '재테크' '대권' '사건' '사고' 들 뿐이니...

서강대학교에 계시다가 모국인 필리핀으로 돌아가신 페페 신부님이 가끔씩 좋은 글을 보낸다고 했는데...

'내가 이제야 깨닫는 것은...'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깨달을 수 있듯이


진정한 삶의 해답이란...

신문에 나오는 단어가 아님을...!

그래서 그녀는 자신의 마지막 문화칼럼을 신문에서는 획기적인 일,

즉 '사랑'이라는 말이 많이 나오는 짧은 메시지를 독자와 함께 나누며 마무리하고 싶다고 하였습니다.

그 바람의 홀씨가 이제는 책을 통해 모두의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자신을 살게 한 근본적 힘은 '문학'이라 하였는데...

그중에서도 하나를 꼽자면

메리 하트만의 <삶은 작은 것들로 이루어졌네>


별것 아닌 작은 것들이야말로 삶을 아름답게 채울 수 있다고 전한 시인의 이 말로부터

'작은 것들'에서 위대함을 찾을 수 있기를

아마 장영희 교수님도 자신의 글을 통해 우리에게 세상을 섬세히 바라보며 행복을 찾길 바랐던 건 아닐까 싶었습니다.


어느 문장도 허투루 넘어갈 수 없었습니다.

세상에 사랑과 희망을 전해주었던 그녀.

문학의 힘과 아름다움을 통해 메시지를 전해주었던 그녀.

그녀의 이야기가 모여 제 삶이 풍만해짐에

오늘도 덕분에 감사히 잘 살아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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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의뢰: 너만 아는 비밀 창비교육 성장소설 14
김성민 지음 / 창비교육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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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누구나...

한 번쯤...?!

꿈꿔보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혼자 해결하기 어려운 일을 누군가 대신해 줬으면......


여기 이곳은 당신이 가진 문제를 해결해 준다고 합니다.

뭔가 다분히 의도가 느껴지는데...

과연 어떤 이야기일지...!

남들보다 먼저 만나게 된 이 책!

읽어보겠습니다.


힘들고 괴로운가요?

누군가 해결사처럼 짠 나타나 문제를 해결해 줬으면 하고 바라시죠?

그럼 이곳으로 들어오세요.

당신의 문제를 해결해 드립니다.


오늘의 의뢰: 너만 아는 비밀





밤 12시가 되자 해결 사이트 공지란이 깜박거렸다. '오늘의 의뢰'라는 글이 올라옴과 동시에 채팅방은 활기를 띠었다. - page 7


이 '해결 사이트'는

내가 누군가의 부탁을 들어주면 다른 누구도 자신의 부탁을 들어주는 식

으로 되어 있었습니다.

단, 내가 돕는 사람과 나를 돕는 사람이 다르다는 점.

그렇게 누군가 의뢰를 하게 되면

그 의뢰를 해결해 주는 이가 등장.

의뢰가 해결되면 해결해 준 이의 의뢰가 시작되는데...!


"너, 2층에 반찬 좀 가져다드려라."


해민 모녀가 사는 집 2층에 새로운 가족이 이사 오게 됩니다.

같은 학교 남학생 '강도경'


"엄마랑 중학생 아들, 단둘이 산다더라. 아빠 이야기는 안하길래 나도 안 물어봤어. 그 집 아들이 너랑 동갑이고 학교도 같은 데로 전학 온다는 것 같더라? 네가 이것저것 좀 챙겨 주고그래라."


하지만 도경이 이곳에 오게 된 이유는 전학교에서 강제전학을 당했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하고

해민도 그런 도경의 속사정이 궁금했는데...


이사와 전학...

평범했던 도경의 삶이  짧은 시간에 엉망이 되어 모든 일에 의욕이 없어졌습니다.

새로운 생활에 적응하려고 굳이 애쓰지 않았고

누군가와 친해지려 하지도 않았지만

딱 하나, 예외가 있었으니...

바로 해민이라는, 엄마와 단둘이 살고 있는 아랫집 딸에게 관심이 가기 시작하였습니다.

자신과 나이도 학교도 같은 이 아이는 가족 사정마저도 비슷한 것이었습니다.

마침내 동아리 문집에서 '김해민'이라는 이름을 발견했을 때에는 그 글이 도경이를 끌어당겼고

도경도 문예동아리에 입부하게 되면서 해민과 속사정도 이야기할 만큼 친해지게 되는데...


해결 사이트에 공지들이 올라옵니다.

'중간고사에 ○○가 시험을 망치게 해 주세요.'

'짝사랑하는 여자아이 △△에 대해 알아봐 주세요.'

'자신을 도둑으로 몰았던 문구 센터 유리창 좀 깨주세요.'

등 의뢰가 올라오고 이는 일주일 내에 해결되었는데...

그러던 어느 날


오늘의 의뢰

의뢰자 : 유령신부


가림중학교 2학년 2반 김해민이라고, 이번에 학생 문예 대회에서 대상을 받았어요. 그런데 사실 걔가 쓴 글, 그거 표절이에요. 다들 아무것도 모르고 속고 있는 거라고요. 걔는 대상을 받을 만한 아이가 아니에요. 학교생활도 열심히 하지 않고 뭐든 노력을 안 해요.

...

그 글이 표절이라는 사실을 알려 주세요. 어디든 좋으니 최대한 많은 곳에 퍼트려 주세요. 교육청에도 올리고, 특히 가림 중학교 홈페이지나 학생들이 많이 들어가는 사이트에 올려 주세요.


표적이 된 해민이.

과연 누가 이 의뢰를 한 것일까?

그리고 이 의뢰는 어떻게 될까...?!


소설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현실적이었던!

익명이 보장된 채팅창에 

자신의 분노를 토로하고

이에 대해 선과 악, 정의와 불법 따위는 무시된 채 

의뢰를 해결한다는 것에서...

과연 이런 행위가 정당하다고 볼 수 있을까?

아이들의 본보기가 되어야 할 우리 어른들이, 이 사회부터 되돌아보며 반성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기댈 수 있는 어른이 되도록, 그런 사회가 되도록 지금부터라도 만들어야 했습니다.


소설은 학업, 교우관계, 가정환경 등 고민을 갖는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건네주었는데...


내가 어디에서 왔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다. - page 119


지금, 여기서 중요한 것은 어제의 김해민보다 오늘의 김해민이 더 마음에 든다는 거다. 더해서, 내일의 김해민이 다시 쭈글하고 못나게 굴어도 참고 기다려줄 마음이 있다는 거고. 그거면 됐다. - page 256


그러니 아이답게, 또래답게 마음껏 펼치면서 살아가길 

그리고 어른들에게 기대며 살아가길

저 역시도 아이에게 바라고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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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의뢰: 너만 아는 비밀 창비교육 성장소설 14
김성민 지음 / 창비교육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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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가진 고민. 잘 헤쳐나가는 모습에 어른으로써 고맙고도 미안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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