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년째 농담 중인 고가티 할머니
레베카 하디먼 지음, 김지선 옮김 / 북로드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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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할아버지'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소설은 왠지 모르게 믿고 읽게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너무나도 유명하신 창문넘어 도망치셨던 100세 할아버지, 아니 핵 들고 도망치신 101세 노인 '알란 칼손'의 이야기는 저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주었습니다.

그래서 이 소설에 눈길이 갔었나 봅니다.


그보다 이 소설이 나의 궁금증을 자아냈던 건 바로!

이런 책은 처음이다! 입소문 무성한 화제의 소설

이라는 점이었습니다.

그 어떤 수식어도 필요 없는 것이 아닐까!

당연 읽어야 함을!


"누가 우리 할머니 좀 말려주세요!"


83년째 농담 중인 고가티 할머니



'밀리 고가티' 할머니.

좀 독특한 취미(?)를 가지고 계셨습니다.

동네 상점에서 대단치도 않은 물건을 어설프게 훔치며 잊을 만하면 자동차 접촉사고를 내는 등 엉뚱한 이 할머니는 마치 제멋대로 늙어버린 사람처럼 보이곤 합니다.

그런 할머니, 아니 엄마로 인해 골머리가 아픈 아들 '케빈'.

그의 상황도 썩 좋지만은 않았습니다.

실직 후 가정주부로 살면서 집안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를 하지만 아내와의 신뢰를 스스로 깨버린 뒤 자괴감과 권태감에 시름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의 쌍둥이 딸들도 하루가 멀다 하고 싸움을 벌이는 그야말로 버라이어티한 고가티 가족 삼대.

그들의 이야기 시작은 고가티 여사가 좀도둑질로 경찰에 잡히면서 케빈이 미국인 가정부 '실비아'를 고용하면서부터였습니다.


실비아의 시원한 웃음과 애교 있는 말솜씨는 고가티 여사의 삶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게 되면서 조금씩 변화를 일으키기 시작합니다.

그사이 케빈은 딸 에이딘이 다니는 기숙학교의 교무직원 로즈에게 아찔한 감각을 느끼며 위험한 밀당을 시작하게 되고...

케빈의 딸 '에이딘'은 자신의 언니와 비교당하는 것이 싫은 한창의 사춘기 소녀의 모습을 보이고...

정말이지 이들은


"여기, 더블린의 평균 행복도를 수직 낙하시킨

파멸의 가족을 소개합니다!"


였습니다.


그러다 부엌에 화재 사고가 일어나 그렇게나 원치 않았던 요양원에 가게 된 고가티 여사.

그곳에서 탈출을 감행하고 다시금 돌아왔더니...


그때 문고리가 천천히 아래로 내려가고, 밀리는 비명을 지른다.

"할머니?"

"에이딘?"

"저예요."

문이 휭하니 열리는 순간, 밀리는 무기를 떨어뜨린다. 어찌 된 일인지, 밀리 앞에 서 있는 것은 여행 가방을 든 손녀딸이다.

"여기서 뭐 하는 거니? 왜 밀번에 있지 않고?"

"할머니는 왜 로스데일에 안 계신데요?"

눈을 가늘게 뜨고 손녀를 바라보던 밀리는 이윽고 완전히 넑이 나갈 눈초리로 여행 가방을 응시한다. 기억의 한 장면이 밀리의 머릿속을 번뜩 스친다. 할렐루야다.

에이딘이 말한다. "끔찍한 일이 일어났어요."

"여행 가방 꼬리표!" 밀리는 그렇게 외치고 손녀딸을 밀치고 복도로 나간다. - page 330 ~ 331


에이든과 할머니는 비행기를 타고 누군가를 만나러 떠나게 되는데...

어디로 튈지 모르는 이들.

정말 이대로 괜찮은 것일까...?

엉뚱발랄 좌충우돌한 그들을 쫓다 보니 어느새 잔잔한 미소를 머금게 되는데...


고가티 할머니를 바라보면서 조금은 안쓰럽다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그녀 역시도 자신이 그렇게 행동하는 것에 나름의 이유가 있었음을...


어쩌면 밀리가 사기꾼의 표적이 된 건 놀라운 일도 아니리라. 밀리는 대다수 더블린 사람들보다 나이가 훨씬 많고 혼자 산다. 손님이 찾아오는 건 어쩌다 한 번뿐이고, 동년배는 거의 전부 오래전에 무덤에 들어가 있으며, 이제는 그 우울한 목록에 제임슨 부인의 이름까지 더해졌다. 그렇다고 밀리가 외로운 건 아니다. 그저 버려져서 양피지처럼 바짝 말랐을 뿐. 마르게이트가 조용한 건 아니다. 그냥, 창턱에서 밀리를 향해 다가왔다 다시 멀어져 가는 파도를 구경하는 걸 제외하면 아무런 생명의 흔적도 보여주지 않을 뿐. 밀리는 '우리 피터'가 문간으로 들어서서 복도 탁자 위에 모자를 벗어던지거나, 케빈이 정원에서 숫자를 세며 팔굽혀펴기를 하거나, 매주 브리지 게임을 같이 하던 친구들이 레몬케이크와 진을 들고 진입로를 걸어오는 광경을 마치 어제 일인 양 선하게 떠올릴 수 있다. 실비아는 마르게이트를 다시금 그때와 뭔가 비슷하게 만들어 주었더랬다. 마치 다시금 좋은 일들이 일어날 것 같은 희망을 품게 했다. - page 320 ~ 321


동반자가 필요했음을.

단지 그 절실함을 표현하는 방식이 허세 가득한 자의식, 무슨 수를 써서든 손님을 붙잡아 놓아야 한다는 위기감이 불러온 커다란 대가들이 오히려 자신을 초라하게 만들었음을.


아무리 지지고 볶고 싸우더라도 결국은 '가족'이라는 것을, 가족의 '사랑'이 그 모든 것은 덮어줄 수 있음을, 그래서 '가족'이라는 이 단어가 참으로 와닿았던 소설이었습니다.

특히나 이 소설은 거침없었던 욕설이 그 솔직함을 대변해주었기에 조금은 더 화끈하게 통쾌하게 읽어내려갈 수 있었습니다.

왜 입소문이 무성했는지 읽으면서 느낄 수 있었던 이 소설.

재미나게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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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둘리지 않는 말투, 거리감 두는 말씨 - 나를 휘두르는 타인으로부터 자신을 지키는 책
Joe 지음, 이선영 옮김 / 리텍콘텐츠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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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그만 상대방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였습니다.

내 일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또 이렇게 휘둘리는 나 자신이 참...

어떻게 해야 남에게 휘둘리지 않고 내 의사대로 할 수 있을까...?


이 책이 '마음 컨트롤을 위해'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인 기술 43가지를 소개해준다고 하였습니다.

책에서 소개하는 다양한 기술을 습득하여


더 이상은 휘둘리지 않아!


당당해진 나 자신을 발견해보는 것은 어떨까!


가스라이팅에 현혹되지 않고

자존감을 지키는 방법


휘둘리지 않는 말투 거리감 두는 말씨



부탁을 거절하지 못한다.

인간관계에서는 언제나 상대방에게 주도권을 빼앗긴다.

항상 왠지 모르게 이용당하고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사람을 만나고 오면 마음이 개운하지 않다.


이 중에 몇 가지가 아닌 전부 내 얘기와도 같았습니다.

왜 나는 상대가 원하는 대로 모두 맞춰주거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는 것일까...


타인에게 휘둘리기 쉬운 사람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고 하였습니다.

바로

'항상 상대방에게 자신의 마음을 너무 활짝 열어놓고 있다는 것'

이었습니다.

그러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면 남에게 휘둘리지 않고 자신의 의사대로 마음의 문을 열고 닫을 수 있을까?


평상시 기본적인 행동의 측면에서 '어떻게 말을 하면 좋은가.', '어떤 태도로 행동하면 좋은가.' 등의 기초적인 부분부터 시작하여 구체적으로 거절하는 방법, 보이지 않는 무게감으로 상대를 사로잡는 43가지의 인간관계 기술을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거절'이라는 행위에 대해 대화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 일방적인 '통보'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사실.

그리고 거절한 이후의 대처가 중요하다는 것을.


애초에 상대방이 무언가를 부탁하거나, 권유하는 것은 상대방의 마음이고, 그것을 거절하는 것 또한 당신의 권리입니다.

그런데 만약 당신이 거절한 것에 대해 계속 죄책감을 가지며 상대의 눈치를 보게 되면, 상대방은 뭔가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한 것 같은 기분이 들것입니다. 실제로는 그렇지도 않은데 말이지요.

그래서 상대의 일방적인 부탁을 거절한 이후에는 별일 아닌 것처럼 대처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입니다. - page 140


또한 끌려다니는 성격을 바꾸기 위해 '보이지 않는 무게감'을 자아내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었는데 이는 대면으로 하는 대화뿐만 아니라 메신저 앱을 사용할 때의 대처법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진지하게 듣는 척하기, 집중하는 척하기, 눈으로 의사소통하기, 바쁜 척하기, 상대의 대답에 연연하지 않고 인사하기, 자책감을 앞세워 사과하기, 지병 핑계 대기, 바쁜 상황 연출하기, 나를 시험하는 상대에게 단호하게 대처하기, 상대의 한쪽 눈만 쳐다보며 대화하기, 개인영역 침해하기, 침묵하기, 정색하기, 둔한 척하기, 의경이 없음을 강력하게 말하기.


결론은 이 한 줄이었습니다.


"사실, 당신의 마음속은 아무도 알지 못합니다"


나의 감정, 사고방식, 성격 등 자기 자신 외의 누구에게도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

혹시나 상대방이 마음속을 꿰뚫어 보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면 그건 착각이라는 것을.

그렇기에


'마음대로'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위해' 행동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마음과 행동을 분리하고, 그것들을 자유자재로 활용하여 보다 인간관계를 편안하고 풍부하게 만들 것을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소개해주고 있었습니다.


참으로 복잡 미묘한 인간관계.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내'가 중심을 잘 잡는 것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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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순간을 놓치지 마 - 꿈과 삶을 그린 우리 그림 보물 상자
이종수 지음 / 학고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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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라 하면 딱 떠오르는 것이 서양화가들의 작품이었습니다.

우리의 멋지고도 좋은 작품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순간 제 자신이 부끄러웠습니다.


그러다 이 책을 보자마자 읽어야겠다 다짐을 하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의 귀하고 값지고 소중한, 그래서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은 '우리 그림' 이야기라는 점에서.

그야말로 이 순간을 놓치면 다시는 없을 것 같기에 옛 그림들이 전하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우리 국보 · 보물 그림에 담긴 깊은 뜻, 귀한 의미


이 순간을 놓치지 마



삼국시대 석탑과 불상부터 고려시대 건축과 도자기, 그리고 조선시대 실록과 회화에 이르기까지 우리에게 문화재의 종류는 다양하다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2,643점이나 되는 국보 · 보물 가운데 그림은 303점이 전부라는 사실은 조금 놀랍기만 하였습니다.

그런 그림들 사이에 추리고 추려 자신의 보물을 들려준 그.

세 가지 주제로 그림들을 이야기하였습니다.


첫 장은 이상, 꿈을 보여준 그림들이었습니다.

이상향을 그려낸 산수화나 시정을 담아낸 시의도, 군자의 지조를 상징하는 사군자 등 꿈을 그린 그림, 꿈처럼 아름다운 것들을 담아낸 그림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중에서도 첫 장에 등장하였던 김홍도의 <마상청앵도>.




긴 겨울이 지나가고 봄꽃이 하나둘 피는 요즘.

꽃향기와 새들의 지저귐으로 오감이 깨워지고 있는데 이 그림 속 선비에게도 그의 걸음을 멈추게하는 무언가가 있었습니다.

흘러내린 버들가지를 거슬러 오른 시선 끝, 갈라진 가지 사이로의 꾀꼬리 노랫소리.

그리고...


화가는 제 봄을 주인공에게 깊이 투영했다. 가던 길 멈추고 꾀꼬리 소리에 귀 기울이는 이 누구일까. 계절의 오고감이 새로울 것도 없는 젊음의 시선은 아니다. 파릇한 새싹마냥 근심없던 어린 시절을 지나 환한 햇살처럼 눈부신 젊음을 건넌 뒤, 비로소 깨닫게 되었을 거다. 해마다 봄은 또 오겠지만 같은 빛깔로 다가오는 계절은 없다.

기쁨과 상실 사이를 오가는, 그런 봄을 꽤나 여러 차례 흘려보낸 마음이리라. 햇살과 함께 반짝이는 계절이라고, 기쁨으로 들뜬 시간이라고 이야기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속마음까지 꽃밭일까. 언 땅을 뚫고 나오는 새싹이 있을진대, 굳은 가지 속에서 긴 겨울 견뎌낸 새잎이 있을진대. 그저 무해하고 평온한 계절일 리 만무하다. 그러니 이 그림에 눈길이 사로잡혔다면, 화면 속 선비마냥 걸음을 멈추었다면 우리의 봄도 편히 지나가주기는 어렵겠다. - page 22 ~23


문득 저도 이 그림을 보며 잠시 멈추고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나의 봄은 어떤지...

무탈한지...


둘째 장은 현실, 삶 속에서 만난 장면들이 있었습니다.

우리 강산을 새롭게 바라본 진경산수화, 생활 현장을 생생히 살려낸 풍속화, 실사의 정신으로 탐구한 자화상 등 다른 장보다는 친숙한 그림들을 마주하게 되어 반가웠고 그 속에 담긴 이야기를 들으니 더 이 그림들과 친해진 느낌이랄까.

그렇게 내 마음속에 간직할 우리의 그림들이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셋째 장은 역사, 기록으로서의 의미가 남다른 그림들이 우리에게 역사 속 그날을 간접 체험할 수 있게 해 주었습니다.

국가 행사를 그린 기록화와 전신사조 정신으로 무장한 초상화, 선현에 대한 추숭을 담아낸 기념화 등 앞서의 그림과는 색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특히나 작자 미상의 <독서당계회도>를 통해 전한 저자의 이야기가 인상적으로 남곤 하였습니다.


계회가 열린 그날의 풍광을 떠올려본다. 부드러운 강바람 숲사이로 떠돌고 뒷산에선 간간이 새가 울었으리라. 한 잔 술에 시 한 수를 더하거나, 혹은 이 분위기에 깊이 빠져드는 이도 있었으리니. 그림 하단에 또박또박 적힌 인물들의 기억 속에, 독서당의 한 시절은 자랑으로 새겨졌을 것이다.

그 가운데 누구의 기억이 기록으로 남았을까. 정작 우리에게 이 장면을 남겨준 것은 그 유명 인물들의 회고가 아니다. 한 무명 화가의 고민과 붓이 이루어낸 이야기다. 이름을 남기지 못했으면 어떤가. 그의 기억만이 기록으로 남아 역사 속 그날이 되었다. - page 209


그리고 부록 아닌 부록으로 넷째 장이 더해져 있었습니다.

바로 보물로 뽑히지는 않았지만 그 아름다움이 덜하지 않은 그림들.

왜 아직 보물로 지정되지 못했을까란 아쉬움과 언젠가 보물 지정 소식이 들려오겠지란 기대를 가지고 여느 작품보다 더 오래 들여다보곤 하였습니다.

그 마지막을 장식한 '나도 원'이라고 당당히 말했던 화가 장승업의 <호취도>.




화면 가득한 생동감으로 제법 화려하게 느껴지건만, 실상 주인공인 매와 구도의 중심을 잡아준 나무줄기는 먹으로만 그렸다. 색이라고 해봐야 엷게 채색한 나뭇잎과 바위 주변의 태점과 꽃. 그림의 화려함은 색채가 아닌, 먹과 붓의 쓰임에서 나온 것이다. 현란한 필묵이라는 표현 그대로다.

마음 한편이 간질거릴 만큼 장승업의 붓에는 아슬아슬한 대목이 있다. 옛 그림에서 좀처럼 느끼기 어려운 날것의 생생함. 배운다고 되는 건 아니다 싶은, 그런 필력이다. - page 345 ~ 347


전통과 근대 사이에서 최선을 다했던 아름다움.

조선 회화의 마지막을 장식한 오원의 그림이 강렬한 여운으로 남곤 하였습니다.


너무나도 소중한 우리의 보물, 그림 한 점마다 지닌 이야기가 이토록 반짝거릴 줄 몰랐습니다.

이제라도 그 반짝임을 오래도록 간직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모르고 지나쳤을 옛 그림들 속의 반짝임도 관심 있게 들여다보아야겠다는 다짐 역시도 해 보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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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른 뇌에 행동 스위치를 켜라
오히라 노부타카 지음, 오정화 옮김 / 밀리언서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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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한이 아슬아슬해질 때까지 움직이지 않는다.

· '그때 행동했다면 좋았을 텐데'라며 후회만 한다.

· 자신도 모르게 스마트폰으로 손이 가서 도저히 집중할 수 없다.

· '나에게는 무리'라는 생각에 바로 포기해버린다.

· 하고 싶은 일이 있는데도 계속 미루기만 한다.


하나같이 내 얘기를 하는 것 같았습니다.

이 게으르고도 의지가 약한...

부끄러웠습니다.


솔직히 그전까지만 하더라도 나의 '의지' 탓에, '성격' 탓에 바로 행동하지 않는다고 생각했었는데 이 책을 만나자마자

어멋! 

진짜?!

더 이상 나 자신을 비난하고 있지 않아도 됨에 살짝 안도를 했다고 할까!


그러고 나니 조금 더 심각한 문제가 아닐까란 생각도 들었습니다.

다름 아닌 '뇌'가 귀찮아하고 있다는 건...

어떻게 컨트롤해야 하는 것일지...

이런 고민을 해결해주기 위해 저자는 37가지 행동 패턴을 알려주었습니다.


집중력이 떨어지지 않는다!

모티베이션에 좌우되지 않는다!

자기긍정감이 향상된다!

누구나 바로 가능하다!


게으른 뇌에 행동 스위치를 켜라



행동 스위치는 누구에게나 존재하였습니다.

'무심코 미루고 마는 사람'은 단지 스위치 켜는 방법을 잊어버렸을 뿐.

이 책의 저자는 '바로 행동하는 스위치'를 되찾기 위한 방법을, 일단 움직여보고 행동하는 습관을 가질 수 있도록 바로 실행할 수 있는 37가지 행동 패턴을 알려주고 있었습니다.




벅차다.

귀찮다.

다시 미룬다......

오늘도 그다지 좋지 않다.

하루하루를 바쁘게 보내고 있지만 무언가 쌓아 올리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지쳤다.

그 무엇도 하고 싶은 마음이 도저히 생기지 않는다.


내 머릿속에도 가득 차 있는 이 생각들.

그러면서도

이렇게 되고 싶다

이렇게 되면 좋겠다

라는 희망을 품지만 그 어떠한 행동을 하지 않는 나.

이건 바로 나의 '뇌'로 인한 것이었습니다.


사실 우리의 뇌는 엄청난 귀차니스트라고 하였습니다.

새로운 일에 도전하거나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면 생명을 지키려고 하는 편향이 작용하여 현재 상태를 유지하려고 하는 우리의 뇌.

이런 뇌를 움직일 마음이 생기도록 행동을 위한 첫발을 내딛는 '행동하는 스위치를 ON'으로 바꾸는 것이 포인트였습니다.


· 등을 쭉 편다.

· 바르게 고쳐 앉고 자세를 똑바로 한다.

· 어깨를 돌린다.

· 까치발을 한다.

· 제자리에서 가볍게 점프한다.

· 뺨, 어깨, 팔, 허벅지 등 자신의 신체 일부분을 두드린다.


왠지 모르게 할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면 무리하게 기합을 넣는 것이 아니라 몸을 조금씩 움직여보기 바란다. 이를 습관으로 만드는 것만으로도 행동력은 크게 달라질 것이다. - page 52 ~ 53


바로 행동하는 사람과 무심코 미루는 사람 사이에는 능력이나 성격의 차이는 그렇게 크지 않다고 하였습니다.

다만 상황과 사물에 대한 사고방식이나 자세, 인식 방법, 그리고 자신과의 관계 방식에 큰 차이가 있었습니다.


'바로 행동하는 사람'은 자연스럽게 '나는 할 수 있다. 해냈다!'라는 긍정적인 목표 이미지를 그리는 경우가 많고, 결과적으로 이미지의 힘을 잘 사용하고 있다.

반면 일을 미루는 사람은 '불가능하다', '어렵다', '실패하면 어떻게 하나'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그리는 경우가 많다. - page 125 ~ 126 


특히나 부정적인 이미지는 행동을 방해하는 큰 요인이 된다는 것.

그렇기에 사물과 상황을 바라보는 방법을 조금만 바꾸어도 자신의 의지로 행동하여 미래를 향한 희망의 문이 열린다는 것을 저자는 일러주고 있었습니다.


특히 '아침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하루 '시작하는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사실.

'미라클 모닝'

또다시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저에게 필요하다 싶었던 '포상 설정'.

자신에게 선물함으로써 보다 더 스스로 움직일 수 있게 행동 스위치를 켜는 것을.



'행동'으로 옮겨야 비로소 변화와 성과, 피드백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그렇기에 조금이라도 계기가 되는 행동을 해야 함을.

그리고 그 시작은 '지금 당장'이라는 것을.

조금씩 희망의 씨앗과 모종을 심어 꽃피우고 열매 맺을 그날을 기다리며 매일 아침 희망과 함께 눈을 뜨고 하루를 즐겁게 보낼 것을 저자로 인해 저도 다짐을 해 봅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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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애하는 문장들 - 지극히 사소한 밑줄로부터
이유미 지음 / 큐리어스(Qrious)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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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면 와닿는 문장들이 있습니다.

거기에 밑줄을 그으며 잠시 '나'를 대입하며 생각에 잠기곤 하는데...

나 말고 다른 이는 어떤 문장에 밑줄을 그으며 생각에 잠기는지 궁금하곤 합니다.

그래서 이 책에 관심이 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누군가의 

편애하는 문장들,

친애하는 문장들

은 어떤 것일까...?!


"우리는 단 한 줄의 문장으로 연결되어 있어."


위로하는 문장들, 일깨우는 문장들, 건너오는 문장들

관계에서 밑줄 긋기, 일상에서 밑줄 긋기, 책방에서 밑줄 긋기

일상을 읽는 시간, 나를 살게 하는 친애하는 문장들


편애하는 문장들



그녀가 자신의 편애한 문장들을 차곡차곡 모으게 된 건 자신의 책방 '밑줄서점'에서의 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책방을 연 지 3개월 정도 되었을 때.

어느 손님이 읽던 책을 덮고 계산을 요구했습니다.

새 책이 있었음에도 저자(가 읽은) 책을, 그것도 밑줄이 좍좍 그어져 있고 군데군데 접힌 손때 묻은 책을 말입니다.

이때 저자는 생각합니다.


대책을 세워야 했다. 손님이 없는 텅 빈 책방에 앉아 곰곰이 생각에 잠긴 나는 불현듯 글을 남기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독후감을 남기는 게 아니라 책을 읽다가 밑줄 그은 문장에서 시작된 나의 이야기를 하나씩 남겨놓는다면 훗날 그 책을 손님이 사가도 덜 서운할 것 같았다. 책과 나는 미리 이별의식을 거행한 거나 다름없으므로. 어떤 글은 한 권을 다 읽기도 전에 쓰였고, 어떤 글은 책을 다 읽고 난 뒤 한참이 지나 쓸 수 있었다. 어쨌든 가급적이면 뭔가 남겨놓고 싶었다. 그렇게 손님이 사갈 리 없는 책이라 할지라도 내가 편애한 문장에 곁들인 이야기를 차곡차곡 쌓기 시작했다. - page 5 ~ 6


그렇게 밑줄 그어진 문장들에 저자의 곁들인 이야기가 차곡차곡 쌓여

어떤 문장은 나에게 다정하게

어떤 문장은 나에게 시니컬하게

다가와 나의 일상의 한 부분에 '의미'를 부여해주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한꺼번에 읽어나가기보단 한 문장씩 곱씹으며 읽게 되었습니다.


같은 책을 읽었더라도 나에겐 무심히 지나쳤던 문장이 다른 이의 시선에선 이렇게 반짝였다는 점이 신기하면서도 재미났습니다.

다시 그 책을 읽게 된다면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이 설렘!

기분 좋음이란 이런 게 아닐까 싶었습니다.


《우리는 이렇게 사랑하고야 만다》에서의 이 문장이 전한 이야기.

 



내일이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 언제 그랬냐는 듯이 투닥거릴지도 모르지만 서로의 빈자리를 절실히 깨닫는 이때가 우리에게 '슬픔이 필요한 순간' 아닐까. 슬픔이 꼭 나쁜 건 아니다. 빈자리가 슬플수록 서로 더 애틋해진다. 아무 생각없이 지내다가 서로의 감정이 시들해졌다고 느낄 때 오래 전 슬픔을 떠올리면 눈앞에 있는 사람이 더 사랑스러워질지 모른다. 엄마의 여행을 슬퍼한 만큼 아이는 조금 더 성장했을 것 같다. 먼 훗날 서하도 삶에는 "슬픔이 필요한 순간"이 있다는 걸 자연스럽게 알게 되면 좋겠다. - page 100


'슬픔이 필요한 순간'

어쩌면 모르고 지나칠 순간, 아니 어쩌면 외면하려 했던 순간이었기에 의미 있게 다가왔었습니다.


그리고 《더 좋은 곳으로 가자》에서의 밑줄이 의미하는 바가 지금의 저에게도 저자님처럼 다가왔었습니다.




지금은 통장에 현금도 어느 정도 있고 먹고 싶은 것 사고 싶은 것 큰 고민 없이 살 수 있는 형편이 되었다. 그렇다고 갑자기 삶이 대단히 풍요로워진 건 아니지만 세 식구 오붓하게 살 수 있는 작은 집도 장만했으니 살 만해졌다,라고 할 수 있을 정도는 됐다. 9년이 걸렸다. 나도 지금 가진 돈을 과거의 나에게 좀 나눠주고 싶다. 그때 부족했기 때문에 더 열심히 살기로 다짐한 계기가 되었다. 사람들은 지금보다 젊은 시절도 다시 돌아가고 싶다고 말하지만 나는 그렇지 않다. 오늘이, 지금이 제일 행복하다. 그럴 수만 있다면 살림이 여의치 않던 신혼시절, 자주 막막한 기분으로 한숨짓던 나에게 "너무 걱정 마. 앞으로는 계속 좋아져."라고 귀띔해주고 싶다. 해결도 안 되는 근심으로 잠 못 이루던 나에게 걱정은 줄이고 좀 더 재미있게 하루를 보내도 된다고 말해주고 싶다. 진짜 그러고 싶다. - page 208 ~ 209


저자로 인해 읽고 싶은 책들도 생겼습니다.

책 목록이 늘어난다는 거...

그만큼 내 일상이, 내 삶이 풍성해질 수 있음에 너무나 행복했습니다.


그리고 저에게 다가온 문장들을 기록해보고 싶었습니다.

작지만 굉장히 빛날 그 문장들을...

써 내려간 문장들 속에서 건네질 위로들을...


밑줄 긋는 시간, 밑줄 그은 문장

"이별하기 아쉬운 문장들에 밑줄을 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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