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가 쉬워지는 초등 어휘력 사전 교과서가 쉬워지는 시리즈 2
이미선 지음, 마이신(유남영) 그림 / 미래주니어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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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을 하고 받아쓰기와 일기 숙제를 하면서 '글쓰기'에 스스로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에게 도움의 손길을 구하지만...

저 역시도 어떻게 가르쳐주는 게 좋을지도 모르겠고 사실 저도 알고는 있지만 막상 이게 맞나 싶기도 하고...

이번 기회에 아이와 함께 저도 배우고자 책을 찾아보던 차에 이 책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책이 매력적이었던 건 자주 쓰이는 관용어, 속담, 고사성어 700여 개의 주요 어휘를 이 한 권에 담았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리고 생활 속 예문으로 어휘의 쓰임을 쉽게 익힐 수 있기에 굳이 힘들게 외우지 않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다는 점이 저에게도 좋았습니다.

필요할 때마다 바로 찾아서 활용할 수 있는 이 책.

이제 의기소침해 있는 어휘력에 자신감을 더할 차례였습니다.

말하기와 글쓰기가 만만해지고

문해력과 독해력을 키우는 초등 어휘력 사전

국어쉬워지는 초등 어휘력 사전



책의 구성은 관용어, 속담, 고사성어 순으로 ㄱ~ㅎ순으로 정리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지루해하지 않게 어휘에 대한 사전적인 설명은 최대한 간략하게 정리하고, 각각의 어휘마다 생활 속 예문을 2개씩 강조해서 실려있었습니다.

그리고 본문에 들어가기 전 퀴즈!

자신의 실력을 우선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의 표기법은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을 기준으로 삼았고 상황별 만화로 이해를 도와주었으며 비슷한 표현과 반대되는 표현도 함께 익힐 수 있게 표기되어 있어서 그야말로 일석삼조 그 이상이었습니다.

만족도 최고!!!



처음에 아이가 빈칸들을 보더니 작은 소리로 한숨을 내쉬면서 너무 모르는 게 많다고 속상해했습니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알아가는 재미가 있는지 하나를 읽고 나면 꼭 저에게 와서 배운 말을 내뱉고 그렇게 자신의 어휘력을 쌓아가는 모습이 부모로서 뿌듯했다고 할까.

진작에 이 책을 읽게 해줄걸! 이란 생각이 들면서 <교과서가 쉬워지는 시리즈>의 다른 편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요즘 아이들은 긴 글을 피하고 책 읽기의 중요성을 느끼지 못해 문해력이 많이 떨어져 있다고 하는데 이를 위해선 무엇보다 소리 내어 읽고 쓰고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기에.

이 책을 따라 읽는 것만으로도, 그리고 부모와 함께 놀이하듯 서로 대화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문해력을 기를 수 있기에.

하루에 하나씩 아이와 함께 배워나가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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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어드 - 인류의 역사와 뇌 구조까지 바꿔놓은 문화적 진화의 힘
조지프 헨릭 지음, 유강은 옮김 / 21세기북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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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균, 쇠》보다 재미있고,

《사피엔스》보다 구체적인 역작의 탄생!

꾸준히 사랑받는 책들인 『사피엔스』와 『총, 균, 쇠』의 발자취를 잇는 책이라는데!

당연히 관심이 갔고 읽어봐야 하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역시나 방대한 정보가 담겨있었습니다.

가설과 실험 데이터와 결과들, 이론 등으로 참고문헌만으로도 조금은 기가 눌리는 느낌이 들었고 쉽게 접근하는 데에는 무리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읽으면서도 저자가 이야기하는 바가 이게 맞을까? 자문하게 되었지만 그래도 뭔가 사고가 확장되는 부분이 생기는 것 같다고 할까...

저자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윤곽은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었기에 한 번으로 끝나지 않고 재독을 하면서, 『총, 균, 쇠』와 『사피엔스』와 함께 비교하면서 읽어가면 그제야 퍼즐 조각들이 완성될 것 같았습니다.

아무튼!

너무 주저리주저리 넋두리를 한 것 같으니 본격적으로 이 책에 대해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서구의 독특한 심리, 문화, 제도는

어떻게 세상을 지배하게 되었을까?"

현대 서구 문명의 번영을 가져온 5가지 키워드

워어드



이 책의 시작은

왜 나라마다 번영하는 정도가 다르고,

왜 유럽에서만 산업혁명이 일어났는지

에 관해 연구하다가 세 가지 인상적인 결론에 도달하게 됩니다.

1. 심각하게 편향된 표본 : 우리가 알고 있는 인간 심리 실험의 결과들은 서구 사회의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연구를 기반으로 한 것이다. 당시에 실험 참가자의 96퍼센트가 북유럽이나 북아메리카, 오스트레일리아 출신이었고, 이 가운데 70퍼센트 정도가 미국의 대학생이었다.

2. 심리학적 다양성 : 여러 중요한 영역에서 나타나는 인구 집단 사이의 심리학적 차이는 심리학이나 행동경제학 분야의 교과서나 주요 저널을 바탕으로 기대할 법한 것보다 훨씬 큰 변이를 보여준다.

3. 심리학적 독특성 : 여러 인구 집단에서 뽑아낼 수 있는 비교문화 데이터를 보면, 서구의 표본은 대체로 전체 분포에서 한쪽 극단에 고정되어 있다. 서구의 표본은 심리학적으로 이상하다(weird).

그래서 그(와 아라와 스티브)는 심리와 행동 실험에서 가장 흔히 활용되는 이 집단에 'W.E.I.R.D'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서구의 Western

교육 수준이 높고 Educated

산업화된 Industrialized

부유하고 Rich

민주적인 Democratic

사회에서 자란 사람들.

오늘날 국제 사회의 주류라고 여겨지는 인구통계학적 특성을 가진 이 집단.

역사 속에서 등장한 세계의 많은 지역, 그리고 지금까지 살았던 대다수 사람과 달리 대단히 개인주의적이고, 자기에 집착하고, 통제 지향적이며, 남들 하는 대로 따라 하지 않고, 분석적인 동시에 낯선 사람을 신뢰하는 이 집단.

이 집단은 어떻게 이렇게 독특한 심리를 갖게 된 것인지.

또 이런 심리적 차이는 지난 몇 세기에 걸친 산업혁명과 유럽의 전 지구적 팽창에서 어떤 역할을 했을지.

이에 대한 해답을 인류학과 심리학, 경제학과 진화생물학의 첨단 연구를 하나로 엮은 것이 바로 이 책이었습니다.

저자는 고대 후기까지 거슬러 올라가면서 기독교의 한 교파가 특정한 묶음의 사회 규범과 믿음을 확신시켰음을, 이런 사회 규범과 믿음은 수 세기에 걸쳐 유럽의 여러 지역에서 결혼과 가족, 유산, 소유의 개념을 극적으로 바꿔놓았다고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그야말로 WEIRD에 대한 고찰.

인간의 본성과 사회 진화에 대한 이야기.

솔직히 이 내용들이 정리된 것이 아니라 벙 뜬 느낌이라 이 글 역시도 갈피를 잡을 수 없었습니다.

아직은 부족한 나의 소양으로 인해서 그러한 것이니...

그럼에도 현대 사회의 뿌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한 번쯤 읽고 생각해 봄이 좋을 것 같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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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어드 - 인류의 역사와 뇌 구조까지 바꿔놓은 문화적 진화의 힘
조지프 헨릭 지음, 유강은 옮김 / 21세기북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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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지만 현대 사회의 뿌리를 이해하기 위해선 한 번은 읽어봐야할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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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적을 지워드립니다 - 특수청소 전문회사 데드모닝
마에카와 호마레 지음, 이수은 옮김 / 라곰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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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모임을 통해서 읽게 되었던 김완의 『죽은 자의 집 청소』.

그전까지는 이 직업에 대해서 알지도 못했을뿐더러 책을 읽고는 적잖은 충격을 받았던 터라...

그의 강력추천이라는 책에 바로 손을 뻗게 되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하나의 장이 끝날 때마다 가슴이 참... 찡했고 쉽게 마침표가 찍혀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자꾸만 손은 다음 이야기를 향해갔고 마지막 이야기를 만난 뒤엔 그 감동에 헤어나오지 못했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다시금 되짚어보면서도 느껴지는 따스함 속 위로와 용기.

그렇게 오늘을 살아갈 힘을 얻어봅니다.

"안녕하세요,

특수청소 전문회사 데드모닝에서 나왔습니다."

남들 눈엔 지워야 하는 흔적이더라도, 우리는 기억한다.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삶이 존재했었다는 것을.

흔적을 지워드립니다



입고 있는 상복에서 희미하게 향냄새가 났다. 옆자리에는 아무도 앉지 않는다. 남에게 민폐가 되는 정도는 아니지만, 결코 기분 좋은 냄새가 아니다. - page 11

삶의 목표 없이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던 20대 와타루는 할머니의 장례를 치르고 돌아오던 날, 얼마 전 우연히 본 분위기 좋은 일식집에서 맥주 한 잔을 하고자 들어갑니다.

그러다

"저기요, 그거 상복이에요?" - page 15

옆자리의 남자가 말을 건넸는데 그는 농담인지 진담인지 가늠이 되지 않게 항상 상복을 입고 다닌다고 말합니다.

"아까 매일 상복 입는다는 말, 정말이에요?"

"매일 입어. 그래야 익숙해지거든. 뭐든 습관이 되면 별일 아니고."

"사사가와 씨 혹시 장의사예요?"

"아니야. 난 청소일을 하고 있어." - page 18

넌지시 사사가와 씨는 와타루에게 청소 아르바이트를 해 보지 않겠냐고 권유했고 일회성 아르바이트로 시작하게 됩니다.

"그럼 어딜 청소하는데요?"

"돌아가신 분들이 살던 곳을 청소하는 거야. 유품 정리를 하기도 하고." - page 32

그저 단순한 '청소'라 생각하고 시작하였지만 벌레와 고약한 냄새가 가득한 첫 작업 현장에서 와타루는 구토를 하며 뛰쳐나가고 맙니다.

"힘들지? 이게 아무도 모르게 죽은 사람의 냄새야." - page 41

그럼에도 마지막 자존심을 끌어다 청소를 하다 사사가와가 손짓을 합니다.

가까이 가서 들여다보니 지렁이가 기어가는 듯한 글씨가 희미하게 적혀 있었습니다.

초밥이 먹고 싶다. 그래도 참자.

이 낙서를 보고만 있는데도 손가락 끝에 작은 상처가 난 것 같은 통증이 느껴진 와타루.

"청소가 끝나면, 이 방에 살던 누군가의 흔적은 사라지고 다른 누군가가 살게 되지."

"뭔가 허무하네요."

"그런가? 계속 반복되는 일이야. 난 이 사람이 어떤 인생을 살아왔는지 모라. 하지만 이 사람이 마지막으로 남긴 삶의 흔적과 죽음만은 기억할 수 있지." - page 66

그렇게 홀로 고립사한 노인, 스스로 목숨을 끊은 아들의 집을 청소하려는 엄마, 같은 집에 살지만 2주가 지나서야 동생의 죽음을 안 형, 남편이 죽고 1년이 지나도록 남편의 물건을 치우지 못하는 아내, 마지막으로 둘만의 파티를 하고 욕조에서 죽음을 맞은 모녀의 흔적을 지우는 등.

여러 의뢰인들을 만나며 다양한 죽음의 현장을 청소하면서 누군가의 삶을 마지막으로 기억하고 지워가는 이 직업으로부터 삶의 의미를 배우고 진정한 인간으로 성장해나가는 모습을 그려가고 있었습니다.

누군가와 관계를 맺는 것이 두려워 해파리처럼 떠도는 삶을 선택했던 와타루.

하지만 죽음의 현장 속 인물들의 사연을 통해 와타루가 진정한 관계를 맺음으로써 뼈가 있는 해파리가 되어가는 한 편의 성장 드라마.

"열심히 살면 해파리도 뼈를 만난대."

엄마는 갑자기 진지한 말투로 듣도 보도 못한 말을 꺼냈다.

"그게 뭐야?"

"몰라? 옛날 속담이야. 해파리의 몸은 거의 수분이잖아. 그래서 물컹물컹하거든. 하지만 해파리도 오래 살면 언젠가 뼈를 만나서 뼈가 있는 해파리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런 말인가봐. 오래 살면 큰 행운을 만날지도 모른다는 뜻."

"그런 말이 있구나."

"한마디로 살아 있으면 되는 거야. 살아가다 보면 너처럼 현재 막막한 사람도 언젠가 소중한 무언가를 만날 수 있을지 몰라." - page 264

인상 깊은 구절들이 너무나도 많았습니다.

그중에서 굳이 손꼽아보자면

"이 일을 하다 보면 매년 얼굴을 보고 생일을 축하하는 게 아주 특별한 일이란 생각이 들거든. 생일은 참 멋지잖아. 한 해를 제대로 살았다는 증거니까." - page 87 ~88

"결국은 아무리 가까운 사람이라도 진짜 속마음은 평생 모르는 거야. 상대방은 내가 아니니까. 마음속까지 이해할 수는 없어. 머릿속도 들여다볼 수 없지. 그러니까 우리는 마음이 서로 엇갈리고, 때때로 슬픈 결말을 맞는 거야. 난 항상 그렇게 생각해. 그래서 오늘 같은 일이 있어도 이상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아. 우리는 원래 서로를 이해할 수 없는 안타까운 존재니까."

...

"확실히 우리는 다른 사람의 속마음 같은 건 들여다볼 수 없을지도 몰라. 하지만 사사가와의 말처럼 서로 이해하지 못한다는 건 거짓말이야. 사람은 서로 이해할 수 있어. 말이나 행동이 아니더라도 다른 무언가로 말이야."

"그게 뭔데?"

"좀 낯간지럽긴 하지만, 사랑이나 착한 마음 같은 게 아닐까? 난 우리 둘이 통하고 있다고, 서로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한 적이 있거든." - page 182 ~ 183

"나도 그렇게 생각해. 결국 죽음은 그냥 '점'인 거야. 반대로 이 세상에 탄생한 순간도 그냥 '점'인 거지. 중요한 건 그 '점'과 '점'을 묶은 '선'이야. 즉 살아 있는 순간을 하나하나 거듭했다는 사실이 중요한 거야. 하지만 나는 요코의 죽음에 뭔가 의미를 찾고 싶어서 그 작은 '점'을 계속 혼자 바라보고 있었어."

"...... 오늘 그게 변한 거예요?"

"응. 이제야 계속 쳐다보던 그 점에서 해방된 것 같아." - page 337 ~ 338

'죽음'을 마냥 무겁지 않게 슬프지 않게 그려져 있었기에 선뜻 다가가기 어려울 것 같은 이에게, 저 같은 사람에게는 이 소설이 너무나 좋았습니다.

간접적으로나마 느꼈지만 어떻게 살아야할지를, 어떤 죽음을 맞이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고...

그들이 존재하기에 마지막이 마냥 슬프지 않음에 참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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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숲 - 사람과 동물이 함께 살아가는 도시의 자연 순간들
피터 S. 알레고나 지음, 김지원 옮김 / 이케이북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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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의 제 관심사 중 하나인 '환경'.

정말 예전까지만 하더라도 굳이 내가....라고 했다면 이제는 아이가 있으니 예민해진 주제라고 할까.

아님 내가 성숙해진 걸까.

(그건 아니겠지...)

아무튼 이와 관련된 이야기가 있으면 최대한 읽어보려고 합니다.

이 책을 보자마자 어? 란 의문이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도시는 지구상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생태계 중 하나다. 더 이상하게도 이곳은 최근 수달과 박쥐, 코요테, 앵무새 등 놀라운 야생동물의 서식지가 되었다.

아! 하고 깨닫게 되었습니다.

어쩌다 생태계가 된 '도시'.

그 속에 살아가는 야생동물들.

이 위대한 이주에 대한 놀랍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저자는 이 책을 통해 풀어나가고 있었습니다.

도시는 어떻게 지구상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생태계가 되었을까?

독창적인 위트와 시기적절한 지혜로 빛나는 최고의 환경 책

환경사학자의 지적이고 흥미로운 도시 생태 탐구 보고서

어쩌다 숲



미국 도시뿐만 아니라 우리도 종종 접할 수 있는 일이었습니다.

최근에 접한 뉴스에 의하면 <서울이 야생동물의 낙원? 멸종 위기종만 41종 확인>(출처 : MBC 뉴스데스크, 2022.10.18)에서도 볼 수 있듯이,

[조은미/사회적협동조합 '한강' 공동대표]

지난해 기준으로 서울에서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된 멸종 위기 야생동물은 모두 41종에 달랍니다.

한강을 따라 31종, 북한산에 18종 그리고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 공원에도 13종이 확인됐습니다.

멸종 위기종만 이렇고 일반 야생동물은 더 많습니다.

[우동걸/국립생태원 포유류팀 선임연구원]

야생동물 서식을 위해서는 공간이 필요하거든요. 그래서 파편화된 산림들을 연결시켜주고 한강을 중심으로 한 하천 생태계를 연결시켜주는 그런 서식지 연결성의 확보가 중요할 것 같습니다.

_MBC 뉴스데스크, 2022.10.18

그러고는 뉴스 마지막에 이 말을 전해주었는데 이는 저자가 전하고자 했던 바와도 같았습니다.

"야생동물이 안전하게 공존할 수 있도록 생태통로를 확보하고 생태계를 고려해 도시를 설계하는 것.

야생동물이 살기 좋은 곳은 인간에게도 좋을 겁니다."

다시 책으로 돌아와서!

수십 년 동안, 어떤 경우에는 단 한 번도 도시에서 보이지 않았던 야생동물들이 요즘은 생각지도 못한 도심 환경에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세계의 대부분 지역에서 야생동물이 사라지고 있는 와중에 어째서 지구의 모든 생태계 중에서 가장 인공적이고 인간으로 가득한 도시에 야생동물이 늘어나는 것일까?

그리고 이 역설이 도시와 인간, 야생동물, 점점 도시화되어가는 우리 지구의 자연에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일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책 속에 펼쳐져 있었습니다.

솔직히 우리에게 친숙한 동물들에 대해 이야기할 줄 알았습니다.

다람쥐나 너구리 등 작고도 그나마 자주 접했던 동물들이 아닌 흰머리수리, 흑곰, 바다사자 같은 크고 카리스마 넘치는 동물종들이 등장하였습니다.

정말 예상 못 했기에 더 놀라웠고 그들에 관해서 아는 게 별로 없었기에 흥미롭고도 재미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저에게 일침으로 다가왔던 이야기.

도시가 다른 대부분의 생태계와 가장 확실하게 다른 것 중 하나는 하나의 핵심 생물종이 점령하고 있다는 것이다. 인간은 지구상에서 생태계를 변화시켰지만, 몇몇 산업 농장을 제외하면 도시만큼 인간의 행동이 큰 영향을 미치는 곳도 없을 것이다. 도시를 특별하게 만드는 두 번째 특징은 도시가 굉장히 새로운 존재라는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었고 현재까지 사람이 살고 있는 도시는 거의 모두 중동에 있는데, 역사가 겨우 7000년밖에 되지 않았다. 고고학적 기록이 1만 1000년을 거슬러 올라가서 세계에서 가장 오랫동안 사람이 살아온 정착지로 여겨지는 고대 예리코는 우리 지구의 45억 년이라는 역사에 비교하면 순식간일 뿐이다. 지구의 생명체는 기묘하고 새로운 도시라는 환경에 이제 막 적응하기 시작했다. - page 133

지구의 역사에 빗대어보니 인간이나 동물이 도시라는 생태계에 이제 막 적응한다는 점이, 그들과 우리는 같았구나란 생각에 팍! 들었습니다.

어쩌다 우리가 먼저 적응해서 살았고 조금의 시간 차로 그들이 적응하기 시작한 것임에 도시라고는 하지만 결국 또 하나의 생태계라는 것을 새삼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야생동물과의 공존.

사실 여기에는 시간과 돈, 노력, 조직, 지식, 인내심, 미래상, 꾸준함이 필요한 어쩌면 힘든 일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우리와 함께 사는 동물들은 많은 이점을 제공하기에-녀석들은 우리를 교육하고,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우리를 질병으로부터 보호할 뿐 아니라 새롭게 나타난 질병에 대해 경고하고, 우리의 서식지를 망가뜨리는 세력을 저지하도록 만들고, 우리가 더 유연하고 협조적이고 동정심 많은 사람이 되도록 이끈다.- 야생동물에게서 좋은 부분을 보는 것, 그리고 야생동물과 공존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인류에게서 좋은 면을 보는 것이자 더 공정하고 인도적이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향해서 노력하는 것이었습니다.

다양성과 공존으로 정의되는 사회.

그 사회야말로 더 깨끗하고 더 푸르고 더 건강하고 더 공정하고 더 지속 가능한 사회임을, 그 속에서야 비로소 모두가 살아갈 수 있음을 저자로부터 배우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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