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방 초기, 손님이 오지 않는 날이면 혼자 춤이라도 추면서 책방을 지켜내던 '덜 익은' 책방지기는 손님이 오면 반갑지만 어쩔 줄 몰라 했습니다.
그러다 차츰 저자 특유의 친화력이 빛을 발하며 '유쾌하고 재밌는' 책방지기가 된 그녀의 성장기가 그려진 이 책.
그리고 그녀가 전한 '동네책방'의 진정한 매력
아직 세상이 살 만하다
참 찡하게도 다가왔었습니다.
책방을 하면서 만난 이들과 그들의 모습을 보니 '책방'이란 공간의 매력을 한없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를 전주의 책방지기답게 노래 한 곡조로 뽑았었는데
<얼쑤, 책방뎐>
밥 한 그릇만큼 든든한 책 한 권 납시오
살로 가고 피로 가는 책 한 그릇 잡숫고
당당한 걸음으로 씩씩하게 세상과 맞서보오
호랑이 등줄기만큼 힘센 책 한 권 납시오
무릎 힘 풀리는 날에도 짱짱하게 버티는 힘이라
보약보다 더 좋은 것을 어찌 우리만 누리겠소
그라니 이리 오소 다 같이 놀아보오
책 손님으로 만났으나 '어머나'로 통했으니
이보다 더 좋은 것이 어디 있겠소
손님들은 책을 사러 와서 추억을 만들고, 인연을 만들고, 아이디어를 얻어 가는 공간.
책방 안에서 벌어지는 소소한 기적들.
책은 어디서나 살 수 있지만 사람은 어디서나 만날 수 없기에 더없이 소중한 이 공간인 '책방'에 가야 하는 건 당연한 것이 아닐까.
그녀의 마지막 이야기가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흥겨운 노래가 나오면 함께 춤을 추고, 그러다 슬픈 이야기를 들으면 같이 울어주고, 동네에서 아는 얼굴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
인공지능이 발달하여 고객 맞춤형 북큐레이션이 완벽한 세상이 올지라도 나는 사람 냄새 나는 오류투성이 책방의 오래된 주인이고 싶다.
이것이 절대 책방이 망하지 말아야 할 이유이자, 내가 지키고 싶은 야망이라면 야망일까. - page 254
오늘도 팔을 걷어붙이고 책 생자를 들어 나를 그녀에게.
날마다 동네책방의 존재 이유를 온몸으로 증명하는 그녀에게.
부디 오래도록 그 자리를 지켜달라는 부탁을 드리고 싶었고 응원하고 싶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