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다 칼로, 붓으로 전하는 위로
서정욱 지음 / 온더페이지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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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화가 중 한 명, 프리다 칼로.

비극적인 사고로 평생을 육체적, 정신적 고통에 시달렸지만 그럼에도 주저앉지 않고 그림으로 승화시킨 그녀.

솔직히 처음에 그녀의 작품을 접했을 땐 온몸이 찌릿찌릿하였습니다.

그 고통이 고스란히 전해지면서 작품을 보는 것이 불편했던 게 사실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녀의 생애를 알게 되고...

그 어떤 작품도 허투루 볼 수 없었고 이제는 작품에서 그녀의 의지가, 희망이, 나아가 우리에게 건넨 위로까지.

이젠 그녀의 모든 걸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프리다 칼로의 47편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고 하였습니다.

시중에서도 쉽게 그녀의 작품을 만날 수 있겠지만 이 책에선 그림과 함께 그 안에 담긴 그녀의 이야기를 소개함으로써 생생한 작품 감상을 할 수 있도록 했다고 하였습니다.

대표작 외 잘 알려지지 않았던 그림도 있다고 하니 그 어떤 것도 놓치지 않았던 이 책.

매력적이었기에 그녀를 좋아한다면 분명 읽어야 했습니다.

고통을 묻고 희망을 담다,

위로받고 싶은 당신에게 바치는

프리다 칼로의 47편의 그림 편지

프리다 칼로, 붓으로 전하는 위로



1907년 7월 6일 멕시코시티 교외 코요아칸에서 태어난 프리다 칼로.

예쁘고 똑똑했으며, 인기도 많았던 프리다 칼로는 행복한 학창 시절을 보내며 졸업 후 자기가 원하던 유능한 의사가 되면 되었습니다.

이 사건이 벌어지기 전까지는 말입니다.

1925년 9월 17일.

프리다 칼로는 남자 친구 알레한드로와 함께 버스를 타고 하교 중이었습니다.

그때 그녀가 탄 버스가 마주 오던 전차와 충돌하는 사고가 났고 그녀는 전차의 손잡이 봉이 그녀의 왼쪽 옆구리에서 질까지 통과해 반대편으로 뚫고 나오는 큰 부상을 입게 됩니다.

너무나도 처참한 부상으로부터 기적적으로 살아납니다.

그리고 이 사고가 그녀의 고통 시작점 중 하나가 됩니다.



35번 이상의 수술을 받아야 했고 하루도 안 아픈 날이 없었던 그녀.

결국 의사의 꿈은 접어야 했고 침대에서 할 수 있는 '그림'을 시작하게 됩니다.

꿈 많은 18살 소녀에게는 가호한 운명이고 쓰라린 결정이었지만, 이 사건은 후에 대단한 화가 프리다 칼로를 탄생시켰고, 미술계에 적지 않은 충격을 주는 작품의 시작이 되었습니다. - page 23

화가가 되기로 결심한 다음, 당시 멕시코 최고의 화가였던 디에고 리베라를 찾아갑니다.

그리고 서로에게 사랑이 싹터 결혼을 하게 되는데 그녀에게 이 결혼이란...

그녀에게는 결혼이 모든 것을 해결하는 방법이었습니다. 디에고 리베라는 세 번째 결혼인 데다 프리다 칼로와 나이 차이가 많았지만, 그녀는 그를 사랑했고, 결혼한다면 더 이상 병원비 걱정은 안 해도 되었습니다. 그리고 화가의 꿈을 키우고 있던 그녀에게 유명 화가 디에고 리베라가 큰 힘이 될 수 있었죠. - page 56

1년이 흐르고...



하지만 얼굴 표정은 독특합니다. 1년 전에 그렸던 자화상처럼 의지를 다지는 눈빛도 아니고, 평소의 그녀처럼 자신감 넘치는 표정도 아닙니다. 그녀는 어리둥절해 보입니다. 막상 닥친 현실에 약간 당황한 듯 보이기도 합니다.

...

자화상 속 그녀의 눈에는 자신감이 보이지 않습니다. 눈은 똑바로 뜨고 있지만 허공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고, 입매에서는 특유의 당참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해 불안해하는 모습만 있습니다. - page 72 ~ 73

거듭된 임신 실패.

남편의 바람기는 심지어 가장 친하게 지냈던 바로 아래 여동생과 남편이 부적절한 관계를 가지게 되고 이는 그녀에게 엄청난 고통을 선사합니다.

보통 사람이라면 쉽게 경험하지 못할 고통을 겪은 프리다 칼로.

그런 그녀는 '그림'을 통해 위로를 받고자 하였습니다.

특히나 평생 수많은 자화상을 그리게 되는데 이는 다 자기를 위로하기 위함이었다는 것이라는 점이 안타깝지만 당당함에 그녀를 우러러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견딜 수 있답니다."

죽기 8일 전 프리다 칼로는 <인생이여 만세>라는 7개의 수박이 그려져 있는 정물화를 완성하면서 이런 말을 남겼다고 하였습니다.

제일 앞의 수박에 '인생이여 만세'라고 써놓았죠. 그리고 아래에는 자기 이름과 '코요아칸 1954 멕시코'라고 적어놓습니다. 이곳이 자기가 살았던 마지막 장소라고 기록한 것입니다. 그렇게 통증에 시달렸으면서도 '인생이여 만세'라고 쓴 걸 보면, 그녀는 행복한 화가였나 봅니다. - page 346

참으로 가혹한 삶을 살았던 그녀.

그럼에도 화가로써 행복했던(?) 그녀.

날고 싶었던 소망만큼 훨훨 날아 모든 이들의 가슴속에서 살아가는 그녀.

당신으로부터 받은 희망과 위로로 저 역시도 두고두고 새겨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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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더스트 패밀리 안전가옥 오리지널 21
안세화 지음 / 안전가옥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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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부터가 재미날 것 같았습니다.

망상장애?

스파이?

국정원 요원으로 활약하던 초능력자 가족의 좌충우돌 난리법석 우당탕탕 정신병원 탈출기가 펼쳐진다는데...

과연 이들은 무사히 탈출할 수 있을까?

그보다 이들은 진짜 초능력자 스파이였을까?

한꺼번에 초능력자가 되어 스파이로 활약하던 다섯 식구!

난데없이 정신병원에 갇혔다!

특별한 능력을 갖는 바람에 휘말리게 된 갖가지 사건과 소동

스타더스트 패밀리



"언제부터 온 가족이 스파이가 되길 꿈꿨나요?" - page 17

첫 번째 상담에서 원장은 배씨 가족 모두에게 같은 질문을 던졌습니다.

모두에게서 다른 대답을 들었던 노 원장.

노 원장은 협업 시 반드시 충돌이 일어날 것 같은 다섯 사람의 성격을 체크한 뒤, 이들이 과연 얼마나 구체적으로 망상을 공유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또 다른 질문을 던졌습니다.

"언제부터 온 가족이 스파이가 되었나요?"

불행인지 다행인지, 그 질문에는 모두 같은 대답을 했다.

"2년 전이요." - page 19

이야기는 언제나 이렇게 시작되었습니다.

할아버지 배원기, 아버지 배순동, 어머니 양희라, 오빠 배하준, 그리고 배하늬.

배씨 가족은 3대가 한꺼번에 초능력자가 되어 국정원 5과 비정규 요원으로 활약했다는 망상장애를 앓고 있다는 진달을 받고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을 당하게 됩니다.

하지만 앞서 보았듯이 자신들은 '진짜' 초능력자였고 '진짜' 스파이였다고 생각하는 이들.

그래서 병원에 감금되었다는 이 사실이 너무나 황당하고 억울하였습니다.

사실 이 다섯 사람은 외출했다가 길을 잃는 바람에 깊은 산속에 들어가게 되었는데 그곳에서 털이 파랗고 머리에 꽃 달린 짐승을 마주친 뒤 갑자기 초능력이 생기게 된 것이었습니다.

원기는 괴력을, 순동은 다른 종과의 소통을, 희라는 수분을, 하준은 치유를, 하늬는 달리기 능력이 생기게 되었고 가족들은 만장일치로

"이 능력은 비밀에 부치도록 하자."

...

"이 능력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비밀로 하자." - page 56

라 했지만 어찌 알았는지 국정원 5과 팀장이라는 사람이 나타나 국정원 5과 비정규 요원이 되어 달라는 정중하고도 위협적인 제안(?)을 받게 되고 1년 남짓 활동을 하게 됩니다.

그리곤 국정원 요원으로 활약한 지 1년 만에 아무도 모르는 정신병원에 감금되고, 게다가 미친 범죄자 취급까지 받게 됩니다.

과연 이 가족은 무사히 병원에서 탈출할 수 있을까?

어쩌면 우리 주변에 있을 듯한 평범하고도 친근한 배씨 가족.

히어로들처럼 대단한 능력이 탑재된 건 아니지만 그렇기에 더 정감 가면서 그들의 활약에 응원을 하게 되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들의 활약만큼이나 이야기의 속도감도 빨랐고 반전에 반전이 더해지면서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었던 이야기.

그 활약극에 잠시나마 유쾌 통쾌 상쾌를 느꼈었습니다.

인상적이었던 이야기들.

"나 참. 가족들 안위를 지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데. 만일 모든 사람들이 자기 가족에게만이라도 잘하고 떳떳하려 한다면 세상은 절로 평화로워질걸." - page 237

"그건 모를 일이지. 나보다 잘 쓸 사람이 당첨됐을 수도 있으니까. 누가 알겠냐. 어느 평범한 인간이 일확천금을 얻고서 남은 인생을 쫄딱 말아먹을지 남의 인생까지 활짝 펴 줄지."

원숙은 집안의 자랑인 건치로 바사삭 과자를 깨부수며 말했다.

"다 자기 마음먹기 달린 거야." - page 261 ~ 262

배씨 가족이 보여주었던, 어쩌다 얻은 초능력으로 뜻하지 않게 권력자들의 싸움에 휘말리고 악의를 선의로 둔갑한 악당을 물리치면서 '진짜' 슈퍼 히어로로 거듭났던 그들.

보이지 않는 곳에서 활약한 배씨 가족이나 모든 이들에게 덕분에 우리들이 살아감에 감사하다는 말을 남기며 만약 나에게도 초능력이 생긴다면... 이란 상상의 나래도 펼쳐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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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편의점 2 (단풍 에디션) 불편한 편의점 2
김호연 지음 / 나무옆의자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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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만 독자들은 1편을 읽고 기다렸겠지만...

저는 이번엔 바로 읽게 되었습니다.

바로 책장에 묵...혀?! 아니 소중히 간직하고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

하하핫;;;

아무튼 또다시 열린 편의점.

이번 알바생은 과연 누구일지 기대뿜뿜!!

한층 진득해진 이야기와 궁금증 가득한 캐릭터

고난의 시간을 통과하는 사람들이 다시 편의점에 모여든다!

의점 2



1편의 시간으로부터 1년 반이 흐른 여름날.

우리의 불편한 편의점인 청파동의 ALWAYS편의점도 바뀌었습니다.

아들과의 불화로 답답해하던 선숙이 점장이 되었고 편의점을 팔자고 조르던 염 여사의 말썽꾼 아들 민식이 사장이 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독고 씨의 자리를 채워주었던 곽 씨가

"점장님. 잠깐 이야기 나눌 수 있을까요?"

...

"예. 말씀해보세요."

"죄송하지만...... 제가, 일주일 뒤 그러니까 다음 주 목요일까지만 일하고 그만두어야 할 것 같습니다." - page 10

지난 1년 하고 수개월간 편의점의 밤을 지켜주었던 곽 선생.

그가 자신의 고향에 건물 경비 자리가 생겨 그리로 가게 되었다고 하였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말이 사장인 민식은 경영엔 관심 없고 수익 운운하며 주휴수당 같은 비용 줄이기에만 열을 올리기만 하는데 누가 이 편의점에, 그것도 밤 시간에 하겠다고 오겠는가!

그러던 중 하나의 이력서를 보게 됩니다.

이건 무슨 인간 알바몬도 아니고, 이력서 네 장이 꼬박 알바 경력으로만 채워져 있는 40대 사내 '황근배'.

"사실 한 명 지원하긴 했는데, 영 못 미더워서......"

"아잇! 한 명이면 이틀 사흘 못 끊잖아요. 5일 다 시키면 주휴수당 줘야 돼서 안 된다니까."

"그럼 누가 해?"

"가만, 그 지원자는 뭐가 별론데? 사람이 맹해요? 아님 삥땅 칠 거 같애?"

"그냥 좀 어리숙한 거 같아. 근데 말은 많고......"

"아. 착한 놈이네. 걔를 일단 써요. 주 5일로." - page 42

그렇게 커다란 덩치와 수다쟁이에 오지랖은 못 말릴 지경인 그가 황근배라는 이름 대신 홍금보라는 별명이 적힌 명찰을 가슴에 달고 편의점의 밤을 지키게 되었습니다.

놀라운 친화력으로 편의점을 찾는 손님과 동료들에게 다가가 그들의 사연에 귀를 기울이는 그.

마음이 머물고,

사연이 오가고,

눈물과 웃음이 터지는 이곳, ALWAYS편의점.

또다시 따스함 가득한 이야기가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1년 6개월 전 이곳의 새벽을 지키며 기억을 회복해 나간 그 사내는 지금 어디에 있을까? 추운 겨울을 이곳에서 따뜻하게 보냈다고 했는데, 이 열대야의 여름에는 어디에 머물고 있을까? 시원하다 못해 썰렁한 이 냉장고 같은 편의점이, 그 사람이 있던 겨울엔 따뜻한 난로 같은 공간이었다는데...... 정말 그랬을까? - page 164

독고와 근배.

이 둘은 어떤 관계가 있었던 걸까?

1편에서의 이야기의 속사정도 그려졌던 이번 이야기들.

"24시간 내내 불 켜진 그곳이 방범 초소인 양 내 삶을 호위하길 원했다"

는 염 여사의 말처럼 희망 가득했던 편의점.

다시 그곳에 모두가 모여들고 있었습니다.

짧은 탄식.

재미와 감동 가득히 받고 나서는 발걸음이 아쉬움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불편했지만 마음만은 위로받았던 이곳.

이곳으로부터 배웠던...

변화. 누가 시켜서 되는 게 아닌 스스로의 변화 말이다. 사람은 변화를 싫어하는 게 아니라 누군가에 의해 변화를 요구받는 게 싫은 거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래서 바뀔 것을 요구하기보다는 기다려주며 넌지시 도와야 했다. - page 281

가만히 귀 기울여주고 기다려주고 넌지시 도와주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편의점이 있다면...

아니 이렇게 마음 놓을 곳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란 생각도 끄적여보며...

훈훈한 감동 그대로 내년을 맞이해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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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는 바빠
하이디 매키넌 지음, 홍명지 옮김 / 작가와비평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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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고양이 그림책이 있었습니다.

저 동글란 검은 눈동자가 마치 나를 바라보는 것 같고...

알 수 없는 이끌림으로 읽으려던 찰나!

"엄마!

이 고양이 너무 귀엽다!

내꺼지?

나 볼래!"

음...?!

관심을 보이는 아이에게 솔직히 내가 보고 싶어서 읽으려던 거야! 라 할 수 없고 그래도 아이가 그림책에 먼저 관심을 보이니 부모로서 기쁜 마음에 선뜻 내어주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옆자리에 살며시 앉으며

"엄마랑 같이 읽자!"

그렇게 우리의 그림책 읽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아기 고양이 포포의 포근포근한 회색 털은 세상에서 가장 부드러울걸요!

포포는 바빠



부드러운 털을 가지고 있는,

그것도 포근포근한 엄~청 부드러운 회색 털을 가진

귀여운 아기 고양이 포포.

다 같이 인사해 볼까요?

안녕, 포포!



오늘 포포는 바쁜 하루를 보낼 거라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제 기준으로 따지면 포포는 장난꾸러기에다 말썽꾸러기였습니다.

낮잠을 즐기다가도 갑자기 돌아다니며 사고를 치는 포포.

하지만 포포는 이를 말썽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오히려 마땅히 자기가 해야 하는 일인마냥 사고를 치는 모습을 보면 마냥 미워할 수 없는 앙증맞고도 귀여운 우리 아기 고양이 포포.



포포를 보면서 포포 일상의 모습에서 소소한 행복이 느껴졌습니다.

아니, 뭔가 위안을 받는다는 느낌까지...

왜 일까...!

아무튼 그렇게 하루를 보내고 잠이 들 시간이 찾아왔습니다.



내일도 바쁜 하루가 기다리고 있겠지요?

아이도 포포를 보면서

"이러면 안 돼, 포포야!"

걱정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 아이에게

"걱정하지 않아도 돼.

포포는 이렇게 지내는 게 일상이고 행복인 거야."

"그럼 우리는요?"

"우리도 우리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지내면 좋겠지!"

이 말을 하자마자 자신이 하고 싶은 놀이를 시작하는데...

음... 이 텐션...

그동안 제가 너무 제 기준으로 못하게 했던 게 아닌가 반성도 하게 되고 포포 덕분에 어떤 삶을 살아가야 하는지를 되짚어 보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원하는 대로 즐기는 삶.

그럼 난 무엇을 해 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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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 홍련 - 철산사건일 한국추리문학선 14
이수아 지음 / 책과나무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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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련은 죽지 않았다, 다만 탐정이 됐을 뿐!

우리가 아는 『장화 홍련전』을 새로운 시각으로 파헤쳤다고 하였습니다.

아는 맛이 더 무섭다고 아는 이야기이기에 더 흥미로울 것 같은 이 느낌.

읽고 난 뒤 이 신선한 맛에 흠뻑 빠져들었다고 할까!

순식간에 읽어내려갔던 이 소설.

그 매력적인 이야기를 해 보려 합니다.

"귀신 보는 사또와 귀신보다 무서운 추리력의 홍련이 만나다!

조선 시대, 인간과 귀신의 아주 특별한 공조 수사를 그린 추리 로코물"

탐정 홍련



그녀는 검지로 서안을 두드렸다. 일정하게 울리는 소리때문에 잠시 깨었던 전령이 다시 잠들 뻔했다. 펼쳐 놓은 검안서들에 해답이 있는 것일까? 시선은 줄곧 서책에 머물러 있었다.

...

"어찌 아셨습니까? 역시 추리 마님이십니다." - page 7 ~ 8

방 안에 앉아 있으면서도 천리경으로 본 듯 죽은 이의 사인을 밝혀내는 신통한 솜씨를 지닌 그녀.

그래서 봄날 나리꽃처럼 노랗게 피는 꽃인 원추리가 제 이름이지만, 그것보단 추리 마님으로 더 알려져 있었습니다.

그렇게 추리 마님이 되었는데...

"아무튼 귀신이라면 장화 홍련, 고것들 아닙니까." - page 10

처녀 귀신으로 죽은 자들이 손각시가 되어 철산에 부임하는 사또를 잡아먹는 소문은 이미 사실화가 되어 있었고 그 소문은 계속 소문을 키워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새로 관을 짤 새도 없이 죽어 나가니까 아예 대량 구매를 한 겁니다. 아무튼 철산이 폐읍되는 건 시간문젭니다."

"폐읍이라..."

"삼 년째 흉년이지. 원님들은 죽어 나가지. 백성들이 무슨 수로 먹고산답니까." - page 12

정말 장화 홍련 귀신 때문에 원님들이 죽어 나가는지 제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던 그녀.

추리 마님은 며칠을 고민하다 남편인 황 대감에게 어렵게 말을 꺼냅니다.

사람들이 딱한 사정은 알겠지만 혹시라도 원추리가 위험에 빠질까 봐 그 일은 그만두라고 충고할 참이었던 그.

그런 그에게 맑게 웃으며

"누가 저를 기억하겠습니까, 이미 죽은 사람일 텐데요." - page 17

그랬습니다.

신분을 숨긴 채, 가짜 마님이 되어 문밖출입이 자유롭지 못한 여인들을 위한 탐정이 된 그녀는 다름 아닌 홍련이었습니다.

대감에게 호소를 하며 결국 자신이 이 사건들을 해결하기 위해 고향 철산으로 향하게 됩니다.

"언니가 죽던 날, 저도 죽었습니다. 그리워하다 견디지 못하고 죽었습니다. 계모 때문에 계곡에 몸을 던진 언니를 따라 죽었다지요? 장화 홍련 귀신을 봤다는 사람이 저리도 많은데, 누가 제가 살아 있을 거라고 생각하겠습니까? 저와 언니 때문에 철산이 폐읍이 되는 것만은 막아야겠습니다. 그 귀신의 정체를 제가 꼭 알아내겠습니다." - page 17 ~ 18

그리고 죽지 않고 살아난, 귀신 보는 사또 정동호.

이들의 아주 특별한 공조 수사가 펼쳐지게 되면서 언니 장화의 죽음에 얽힌 단서들을 찾기 시작하는데...

홍련은 언니의 억울함을 풀 수 있을까?

홍련과 정동호의 티키타카 환상의 콤비를 자랑했던 만큼 홍련의 몸종 방울이와 정동호의 몸종 쉰동이의 케미도 너무 예뻤습니다.

사건의 진실은 언제나 추악함으로 분노를 일으키지만 한편엔 풋풋한 로맨스가 그려져 '추리 로코몰'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던 이 소설.

무엇보다 가슴 아팠던 방울이의 사건에서도 엿볼 수 있었듯이...

"마님. 마님. 어쩌면 좋소. 이 죄를 어찌. 부모가 주신 몸을 더럽히고."

방울이의 그 말이 홍련의 가슴에 맺혔다. 죄라니, 이것이 죄란 말인가? 죄를 지은 자들은 다리 뻗고 옥사에서 끼니마다 밥을 챙겨 먹고 있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죄인은 따로 있다. 자책하지 마라."

하지만 방울이는 혼자 감당하기 힘든 사건 앞에서 자신을 몽땅 잃어버린 것 같았다.

"나는 이제 못 살겠소. 어쩌면 좋습니까, 마님." - page 490

처절한 울부짖음.

그런 그녀에게 전한 홍련의 이야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방울아. 꽃이 졌다고 아무도 흉보지 않는다. 명년에는 또 명년의 꽃이 핀단다. 지금은 힘든 계절이겠지. 겨울이 지나야 봄이 오는 것처럼, 너에게 지금은 겨울이다."

"겨울이 지나갈까요?"

"그럼. 겨울이 빨리 지나가게 하는 방법을 아느냐?"

방울이가 고개를 저었다.

"겨울잠을 자는 것이다. 피곤하다. 얼른 자자." - page 562

소설을 읽으면서 문뜩 떠오른 드라마가 있었습니다.

2012년에 방영하였던 <아랑 사또전>.

이 작품도 귀신 보는 능력을 갖고 있는 사또가 억울하게 죽고 기억실조증 처녀귀신 아랑의 죽음의 진실을 파헤쳐주곤 하는데 왠지 이 소설도 드라마화한다면 흥미로울 것 같았습니다.

탐욕의 모습을 직면하게 되었던 이 소설.

지나친 탐욕은 결국 자신도 파멸하게 된다는 것을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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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요정 2022-12-20 22: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소설 관심 가지고 있었는데요, 페넬로페님 리뷰를 보니 읽어보고 싶네요^^
저도 <아랑사또전> 참 재밌게 봤어요. 좋아하는 사극 중에 하나입니다. 비슷한 느낌인가 봅니다. 혹시 이 책으로 땡스투가 들어온다면 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