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러 신문에서 떠들어 댔던 바로 그 섬!
온갖 종류의 암시와 흥미진진한 소문이 나도는 그곳.
'병정 섬'
그곳으로부터 열 명-워그레이브 판사, 베라 클레이슨, 필립 롬바드 대위, 에밀리 브렌트, 맥아더 장군, 암스트롱 박사, 앤터니 매스턴, 블로어, 로저스 부부-이 초대를 받게 됩니다.
자신이 왜 초대받게 되었는지 모른 채...
'병점 섬이라? 뭐가 뭔지 알 수 없는 섬이군.' - page 48
다들 한자리에 모여 저녁 식사를 한 뒤 자유롭고 친밀하게 서로 대화를 나누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다 앤터니 매스턴이 갑자기 입을 열었습니다.
"이상하군요, 저거 말이에요. 그렇지 않아요?" - page 53
둥근 식탁 한가운데에 놓인 회전 유리판 위에 도기로 된 꼬마 인형들.
토니가 말을 이었다.
"병정 인형들이네, 병정 섬이니까. 그래서 놓아둔 것 같은데요."
베라가 앞으로 몸을 기울였다.
"그런 것 같군요. 모두 몇 개죠? 열 개?"
베라는 감탄했다.
"정말 재미있군요! 쟤네들은 자장가에 나오는 열 꼬마 병정 같아요. 제 방 벽난로 선반 위에는 그 노래의 가사가 쓰여 있는 양피지가 액자에 들어 있어요." - page 53
모두들 입을 모아 자신의 방에도 노래 가사가 쓰여 있는 양피지 액자가 있다며 유치한 것 같다고 떠들어대던 중 아무런 경고도 없이 폐부를 찌르는 비인간적인 '목소리'가 울려퍼지게 되는데...
"신사 숙녀 여러분! 조용히 해 주십시오!"
...
"여러분은 다음과 같은 죄목으로 기소된 죄인들입니다." - page 56
이 무슨 기괴하고도 황당한 일인가!
"바로 그렇소. 우리를 이곳에 초대한 사람은 미치광이인 게 분명하오. 어쩌면 위험하기 짝이 없는 살인광일지도 모르지." - page 72
여기로부터 떠날 것을 다짐하지만 지금은 배가 없는 상황.
내일 아침까지 기다려야 하는 찰나.
앤터니 매스턴이 술잔을 들어 올려 한 모금 마시다 그만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맥아더 장군이 말했다.
"사람이 이렇게 죽을 수 있다는 얘기는 들어 본 적이 없소. 그저 사레들린 것뿐이잖소!"
에밀리 브렌트가 또렷한 목소리로 말했다.
"죽음은 우리의 삶 한가운데 있어요."
암스트롱 박사가 일어섰다. 그가 불쑥 말했다.
"그렇습니다, 사레들린 것만으로 사람이 죽을 순 없어요. 매스턴의 죽음은 이른바 자연사가 아닙니다." - page 88
그리곤 응접실로 들어간 로저스는 뭔가를 발견하게 됩니다.
"정말 이상한 일이야! 틀림없이 열 개가 있었는데." - page 94
탁자 한가운데 놓인 도기 인형이 하나 사라진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이들은 인디언 병정 시처럼 한 명씩 차례로 죽음을 맞이하게 되고 마지막에 밝혀지는 범인은...
반전을 더한 짜릿함을 선사해 준 이 소설.
또다시 그녀의 명성을 몸소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누가 그들을 죽였을까?" - page 311
이 소설을 통해 뭔가를 배웠다기보단 추리소설의 매력을 한껏 받았다고 할까.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일까... <작품 해설>을 살펴보니 그 답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이른바 희생자들의 이름이 나오는데, 모든 경우 범죄가 명백하지 않다. 외딴 곳에서 자행되어 목격자가 없거나, 실제로 죽이려고 한 것은 아니지만 불가피하게 죽음을 야기할 부주의를 저질렀거나, 엄격한 도덕적 태도로 사람을 비참하게 만들어 자살로 몰아갔다거나 하는 식이다. 다시 말해서 영영 드러나지 않고, 사실상 살인이라고 하기 어려운 종류의 살인들이다. 하지만 정의라는 순수한 관점에서 보자면 그것들은 대낮에 토기에 대로에서 사람을 총으로 쏜 것만큼이나 확실하게 희생자의 목숨을 앗아 갔다. 말하자면 이것이 이 이야기의 도덕적 동기다. 어느 광신적인 도덕주의자가 과거에 저질러진 여러 불의들을 한꺼번에 바로잡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 page 329
아하, 이야기의 동기가 이러했군!
아무튼 너무나도 흥미로웠던 이 소설.
다음엔 어떤 작품을 골라 읽어볼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