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해낼 수 있다
보도 섀퍼 지음, 박성원 옮김 / ㈜소미미디어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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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 올해 마음가짐이 다른 건...

나이의 앞자리가 바뀐 것도 있지만 이제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기에 보다 나은 삶을 계획하고 싶었습니다.

어떤 책으로부터 배워볼까...

하다가 이 책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돈》, 《멘탈의 연금술》, 《보도 섀퍼의 이기는 습관》 등으로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는, 세계 최고의 머니 코치이자 경영 컨설턴트로 손꼽히는 '보도 섀퍼'.

이번엔 그가 자신의 인생을 토대로 썼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솔직히 더 관심이 갔습니다.

그의 인생과 성공으로부터 배울 수 있는 교훈.

저도 이를 토대로 터닝포인트를 만들어볼까 합니다.

"이 책에는 이 땅에서 성공을 거두고

행복하게 사는 모든 이들의 삶이 녹아 있다"

세계 최고 머니 코치 보도 섀퍼가 자신의 삶을 통해

깨우친 행복과 성공으로 가는 지름길!

나는 해낼 수 있다



"오늘은 당신에게 아주 특별한 날이 될 것입니다."

아침 먹으면서 읽었던 '오늘의 운세'를 떠올리던 사이.

차 사고를 내버린 '카를'.

매우 고급스러워 보이는 앞차의 문이 열렸고, 한 남자가 내리게 됩니다.

전혀 화난 기색이 없는 그.

"나도 딴생각을 자주 합니다. 그리고 다치지 않았다니 다행입니다. 다른 곳에서 다른 인연으로 만났더라면 더 좋았겠지만, 만나서 반갑습니다. 난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 새로운 기회가 주어진다고 생각합니다." - page 18

친절할뿐더러 매우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듯해 보이는 그.

"내 이름은 마크입니다."

바로 '세계적인 자의식 전문가' 마크였습니다.

그는 부정적인 생각을 계속하는 카를에게 '자의식'에 대해 설명해 줍니다.

"자신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남을 사랑할 수 없는 법이지. 자신을 신뢰하지 않으면 친구와 우정을 쌓을 수도 없고. 자신이 무엇을 잘하는지 알지 못하면 직업적으로 성공하기도 힘들 거야. 자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이걸세. 모든 것, 정말로 모든 것은 각자의 자의식에서 출발한다는 거야. 건강한 자의식을 지녀야만 충만하고, 성공적이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어.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걸 모르지. 자의식이 뭔지도 정확히 모르니까." - page 28 ~ 29

사실 카를은 자신이 결코 좋은 변호사가 되지 못하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좋은 변호사가 되어야만 했습니다.

그의 부모님이 그를 위해 많은 일을 하며 카를이 자신들처럼 변호사가 되길 기대했기에...

난 해야 돼. 하지만 난 할 수 없어.

이 딜레마는 마크와의 만남을 계기로부터 우리 인생에서 자의식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배우고, 자신의 인생을 바꾸어나가기 시작합니다.

'나는 소중한 존재다. 나는 환영받는 존재다. 나는 내적인 가치가 있다'라는 것을 감지하는 것. '나는 삶이라는 선물을 받았기 때문에 이 세상에 존재한다. 이제 나는 나에게 어울리는 일을 하기 위해 이 선물을 사용한다. 나는 스스로가 가장 잘할 수 있고 가장 좋아하는 일을 한다. 내게는 이 세상을 좀 더 아름다운 곳으로 만들 기회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 이것이 바로 자기 존중, 즉 자존감이라네." - page 116

그렇게 해서 카롤이 자신의 진정한 꿈이었던 '배우'로 다가가는 여정이 그려진 이 책.

"난 해낼 수 있어."

그의 모습은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과도 닮아있기에 공감하면서 읽어내려갈 수 있었습니다.

나는 어떤 사람인가?

나는 사랑받을 만한 사람인가?

내가 해낼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해 어떤 답을 내리는가에 따라 자신의 삶이 결정된다는 것.

저는 아직도 답을 해내지 못했지만...

이 답을 내리는 것으로부터 자신에 대해 생각하는 것을 받아들이게 되고 정서적 행복이 만들어지기에 '건강한 자의식'의 중요성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나는 해낼 수 있어. 나는 아주 잘 해낼 수 있어'라는 확신.

이 내적 확신을 갖기 위해 저도 제 자의식을 강화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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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 개정판 잭 매커보이 시리즈
마이클 코넬리 지음, 김승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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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하지 않은 2월의 벽돌책, 그 두 번째.

사실 이 작가분...

저는 잘 몰랐습니다.

그런데

크라임 스릴러의 대가 '마이클 코넬리'

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 소설에 대해

"나는 소설을 보고 좀처럼 놀라는 일이 없다.

하지만 《시인》 의 마지막 장면은 정말 충격이었다." - 스티븐 킹

이라며 마이클 코넬리 최고의 역작이라 하니 기대감이 높아지기 시작하였습니다.

어떤 사건이 기다리고 있을지...

"내가 고른 사냥감은 처음부터 너였어, 잭."

잔인한 '미끼 살인' 뒤에 숨은 기이한 '위장 살인'

시인



나는 죽음 담당이다. 죽음이 내 생업의 기반이다. 내 직업적인 명성의 기반도 죽음이다. 나는 장의사처럼 정확하고 열정적으로 죽음을 다룬다. 상을 당한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는 슬픈 표정으로 연민의 감정을 표현하고, 혼자 있을 때는 노련한 장인이 된다. 나는 죽음과 어느 정도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죽음을 다루는 비결이라고 옛날부터 생각했다. 그것이 법칙이다. 죽음의 숨결이 얼굴에 닿을 만큼 죽음이 가까이 다가오게 하면 안 된다. - page 12

이 소설을 읽기 시작하면서, 그리고 다 읽고 나서도 이 문장이 너무나도 매력적이었습니다.

오랫동안 남았던...

아무튼!

지방 신문사 <로키 마운틴 뉴스>의 살인사건 전문기사 '잭 매커보이'.

어느 날 갑자기 쌍둥이 형이자 베테랑 형사 '션'의 자살 소식을 듣게 됩니다.

유서 한 줄만을 남긴 채...

공간을 넘고, 시간을 넘어

살인사건 전문기자인 잭은 형의 죽음을 받아들일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회사에선 형 얘기를 기삿거리로 점찍고 있었기에 경찰관 자살에 관한 기획기사를 준비하기 시작합니다.

어쨌든 나는 그 미끼를 물었다. 그리고 그 뒤로 내 삶의 모든 것이 변했다. 누구의 삶이든 세월이 흐른 뒤 회고를 해보면 삶의 지도를 분명히 그릴 수 있듯이, 내 삶은 그 한 문장과 함께, 내가 슬렌에게 형 이야기를 쓰겠다고 말한 그 순간에 변해버렸다. 그때 나는 죽음에 대해 조금은 안다고 생각했다. 악마에 대해서도 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사실 나는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 - page 42

션은 놀이방에서 아르바이트하던 대학생 테레사 로프턴의 살인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밤낮 애썼지만 범인을 찾을 길이 없자 좌절 끝에 자살을 했다는데 뭔가 석연히 않았던 찰나.

그의 유서 한 줄이 '에드거 앨런 포의 시'에 등장한 것임을 밝히게 됩니다.

그리고 전국의 경찰관 자살사건을 조사하면서도 포의 시가 발견되면서 이는 자살을 가장한 연쇄살인범의 소행이라는 사실을 눈치채게 됩니다.

'엽기적인 성범죄 살인사건 담당 경찰관의 스트레스성 자살'이라는 특징.

이 사실을 토대로 FBI와 함께 파헤치기 시작하는데...

"시인."

"뭐라고요?"

"우리가 범인을 부르는 이름이에요. 특별수사팀이 가동되면 항상 암호명이 붙거든요." - page 279

시인이라 불리게 된 범인.

범인은 조금씩 과감히 이들 앞에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었던, 호흡조차 가빠질 만큼 짜릿한 공포와 반전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 소설이 매력적이었던 점은 포의 시를 토대로 연쇄살인범의 심리이자 잭의 마음이 그려졌다는 점이었습니다.

에드거 앨런 포는 워낙 유명하지만 아직 접하지 못한 1인이기에 이 소설을 읽으면서 왜 그의 시가 회자되는지 이유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범인의 정체는 소설 초반에 등장하기에 뭐... 이 정도는? 이란 생각으로 읽었지만 오히려 사건의 전모를 쫓다 보면 더 충격적인 진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됩니다.

와아...

"다른 사람들 모두에게 해준 일을 너한테도 해줄 거야. 시인에 대해 알고 싶다고 그랬지? 이제 곧 모든 걸 알게 될 거야. 전부. 직접 경험으로. 내가 선택한 사냥감이 바로 너였어. 그 팩스 내용 기억 나? 내가 이미 사냥감을 선택했고, 사냥감이 내 시야에 들어와 있다고. 그게 너였어, 잭. 처음부터 죽." - page 666

이 소설은 마이클 코넬리의 크라임 스릴러 '시인' 3부작 중 하나라고 하니...

나머지 작품들도 시간이 된다면 읽어보아야겠습니다.

꼭!

하지만 아직은 읽어야 할 책들이 많기에 잠시 보류를...

아무튼 개인적으로 두 권의 책 『그래서 그들은 바다로 갔다』 와 『시인』 중 어떤 책을 더 추천하고 싶냐고 묻는다면 『시인』이라 하겠습니다.

짜임새로 좋았고 책을 덮고도 짜릿함에 재미나게 읽었습니다.

다음엔 어떤 책을 읽어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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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 마그리트의 연인 2
유지나 지음 / 팩토리나인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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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에게 마음을 열게 된 수현과 희주.

하지만 그들 앞엔 '괴물'이 될 수밖에 없는 진실이 기다리고 있는데...

수현의 내면에 살고 있던 괴물의 정체는 무엇일까?

희주는 그 괴물을 감당할 수 있을까?

선택의 갈림길에 선 그들의 이야기, 그 마지막을 향해 달려보려 합니다.

기꺼이 괴물이 되려는 여자와 괴물이 되어 버린 것을 후회하는 남자.

선택의 갈림길에 선 그들의 죽음을 향한 균열

르네 마그리트의 연인 2



오누이를 무참하게 짓밟아버린 이 세상에 화풀이라도 하듯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가던 나날들의 연속이었던 수현.

그러다 희주를 처음 본 바로 그 순간, 수현의 자의식에 눌려 자각하지 못했던 그 소리를 듣게 됩니다.

'...... 살자.'

그가 살아도 되는 이유를, 그녀라면 그를 구원해 줄 수 있을 것 같았기에 조금씩 용기를 내기 시작합니다.

사실 수현은 15살 처음으로 살인을 저질렀을 때의 기억이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누구한테 어떻게 복수를 했는지...

이 이야기를 하는 수현의 흔들리는 눈빛이에 희주는 처음부터 그가 끌렸던 이유를 찾게 됩니다.

"경찰은 쉬쉬하며 사건을 덮으려고만 했습니다. 그들은 원래......"

수현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 희주의 마음이 그의 문장을 마무리해 주었다. '그런 집단이니까......'

"그런 집단이니까."

그리고 그 말은, 메아리처럼 수현의 목소리를 통해 똑같이 반복되었다.

"...... 어머님을 그렇게 만든 사람을 가만히 둘 수는 없었습니다. 복수해야 했습니다. 안 그러면."

다시 한번, 수현이 말을 채 끝내기도 전, 희주의 마음이 그의 문장을 마무리해 주었다. '숨 쉬고 살 수 없을 것 같으니까......'

"도무지 숨 쉬면서 살 수 없을 것 같아서."

그리고 그 말은, 다시 한번 수현의 목소리를 통해 똑같이 반복되고 있었다. - page 20 ~ 21

그들 안에 깊숙이 잠재되어 있던 분노.

수현이 저지른 복수의 순간이 엄마를 죽인 그 괴물에게 복수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이 투영되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어쩌면 그래서 제가 이수현 씨를 처음 만났을 때부터, 운명같이 더 끌렸는지도 모르겠어요. 저와 샅은 상처가 있는 사람이어서." - page 104

드디어 첫 살인을 저질렀던 날의 기억을 되찾게 되는데 바로 강희주의 어머니인 유혜경 화백을 죽였던 것이었습니다.

수현의 심장이 그가 25년 전에 죽인 그 여자가 누구였는지 먼저 알아차렸다. 심장이 터질 듯이 뛰기 시작했다. 자신이 찌른 그 여자가 누구였는지 수현의 지각이 마침내 감지한 순간, 그의 속에 있던 일말의 죄책감이 외치고 있었다. 저 여자를 사랑한다면, 지금 당장 여기서 도망치라고. 그녀가 감당할 수 없는 그 잔혹한 진실을 절대로 그녀가 알게 해선 안 된다고. - page 106

아직 그 진실을 모르는 희주는

"엄마를 죽인 사람이 지금 내 눈앞에 있다면, 그리고 내 손안에 칼이 한 자루 있다면...... 나라도, 나였더라도, 당연히 그 사람을 찔렀을 거예요. 나라도 그 피의 냄새가 향기로웠을 것 같아요. 그 사람을 죽일 수만 있다면...... 그 사람을 내 손으로 죽일 수만 있다면......" - page 104

절대로 듣고 싶지 않았던 이 말을 하는 희주.

기억을 되찾고는 죽을 만큼 괴로워하는 수현.

결국 강희주에게 모든 것을 털어놓고 용서를 구하게 되는데...

이들의 끝은 어떻게 될까...

복수는 돌고 돌아왔었고 결국 용서와 화해로 서로를 구원할 수 있었던 이들의 이야기.

가슴 시리도록 아프고도 아름다웠습니다.

사실 책표지의 그림은 르네 마그리트의 <연인들>이란 작품이었습니다.

면사포 같은 헝겊으로 얼굴을 가린 남녀가 키스를 하고 있는 모습.

미스터리한 이 그림에 대한 완벽한 해석이 없다고 하는데...

이 연인들이 전하고자 한 이야기는 소설 속 그들의 이야기가 아니었을까.

그래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도,

괜찮다.

괜찮아질 것이다.

생명은 생명 자체로 희망이니까.

생명은 생명 자체로 기적이니까. - page 330

이제 서로를 바라보며 진정한 키스를 나눌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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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 마그리트의 연인 1
유지나 지음 / 팩토리나인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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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표지를 보자마자 알 수 없는 이끌림...

왜 저 연인들은 얼굴을 가리고 있을까...?!

이미 이 소설은 네이버 웹소설 최초로 미스터리 분야에서 첫 정식 연재작으로 발탁된 후, 'BIFF 부산스토리마켓 IP 선정작'이 되는 등 종이책 출간 전부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고 했습니다.

(역시나 저는 뒤처지게도 몰랐지만 말입니다...)

특히나 이 소설을 먼저 읽은 독자 중

"영화 <헤어질 결심> 이 생각날 만큼 여운이 남고, 그들의 사랑과 치밀한 서사가 돋보입니다." - 독자 4ver****

란 평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들의 사정은 무엇인지...

그 속 사정을 좇아가보고자 합니다.

살인자가 될 수밖에 없었던

소년은 결국, 용서받을 수 있을까?

당신은 인간 내면의 감출 수 없는 본성을 피할 것인가, 마주할 것인가

르네 마그리트의 연인 1



18세기 독일의 사형 집행인들은 자비에 가까운 방법으로 사형을 집행하기 위해 나름대로 노력했다고 한다. 거열형 순간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형이 집행되기 직전 목을 졸라 미리 죽이기도 했고, 화형을 선고받은 자들이 최대한 빠르게 질식할 수 있도록 장작더미에 황을 넣어두기도 했다. 사형수들에게 짧은 고통과 편안한 죽음을 주기 위한 나름의 고민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은 그들을 어떻게 기억할까? 그들의 가상한 노력에도, 어쨌든 세상은 그들을 살인자로 기억할 것이다. 여전히 그들을 괴물이라 손가락질하고, 죽음을 가지고 오는 불길한 존재라고 멸시할 것이다. 사형 집행인들 역시 세상의 인정을 받으려고 그런 가상한 노력을 했던 것은 물론 아닐 것이라고 수현은 생각했다. 그 역시 세상의 인정을 받으려고 '자비의 사신'이 된 것은 아니었다. - page 13 ~ 14

자비의 사신이 된 '이수현'.

이 더럽고 끔찍한 일을 시작한 지도 어느덧 20년이 지났습니다.

그의 우주였던 누나가 한 인간의 잔악한 욕망에 짓밟혀 죽었었습니다.

누나의 복수를 위해 첫 살인을 감행했고 그때부터 '괴물'이 되어버린 그.

수현 역시 그 희열을 알아버려 괴물이 된 것이다. 그런 자들은 돌아갈 수가 없다. 아니, 돌아갈 곳이 없다. 그 순간의 희열은 수현 속에 잠재되어 있던 괴물을 깨워냈다. 그 괴물은 이제 수현의 자아를 먹어치우려고 하고 있다. "내가 괴물이 되었나, 아니면 괴물이 내가 되었나?"의 구분은 더 이상 명확하지 않을뿐더러 의미도 없다. - page 117

그런 그가 만성 골수성 백혈병으로 항암 치료를 하면 살 수 있는 확률이 높지만 치료를 거부합니다.

수현의 항암 치료 거부가 마음에 걸렸던 박사가 후배 정신과 의사를 불러 상담하게 하였고 그 의사가 건넨 명함 하나.

"우울증 때문에 치료를 거부하는 분들이 가끔 계십니다. 미술치료가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 page 25

그렇게 해서 찾아가게 된 곳이 바로 '하늘공방'이라는 미술 치료실을 열어 운영하는 '강희주'.

처음엔 서로 조심스럽게 미술치료를 했었지만 조금씩 수현의 마음도 열리고 희주는 수현의 상황을 알게 되면서 이 말을 건네게 되는데...

"전 이수현 씨가...... 살았으면 좋겠는데요." - page 127

살면서 처음으로 들어본 말.... 당신이 살았으면 좋겠다는 말에 수현 역시도 가까스로 참았던 울부짖음을 합니다.

"나를...... 나를 자꾸 살고 싶게 만들지...... 말란 말이야! 그러는 당신도......" - page 245

사실 이 둘은 만나서는 안 될 인연이었습니다.

자신의 엄마를 죽인 살인자를 찾아 죽여달라는 희주, 그 희주의 복수 상대가 바로 수현이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운명의 장난처럼 이 둘은 만나게 되었고 조금씩 서로의 정체를 알게 될수록 잔인한 운명 앞에 절망하게 되는데...

폭풍처럼 몰아치는 이 둘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수현과 희주는 '고독'이란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고독은 서서히 다가오는 감정이라고 생각한다. 마치 느릿느릿 해가 점점 더 짧아지고 계절이 바뀌듯이,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어느새 우리의 주위에 맴돌고 있는 것처럼 고독을 낭만적으로 표현하지만 그건 고독을 제대로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들이 아무렇게나 지껄이는 것이다. 고독은 폭풍처럼 순식간에 들이닥치는 것이다. 미미하기만 한 인간의 힘으로는 절대로 막아볼 수도 없는 자연재해같이...... - page 230

고통스럽게 닥쳐왔던 '고독'.

이로 인해 괴물이 '될 수밖에 없었던' 남자가 있었고 괴물이 '되고자 하는' 여자가 있었으니 말입니다.

이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울컥하고 뜨거운 무언가가 가슴에서 차오르곤 하였는데...

다음권에서 부디 상처 속 고독이 치유되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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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드
니타 프로스 지음, 노진선 옮김 / 마시멜로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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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글을 읽으면서 솔직히 짜릿했습니다.

'메이드'라는 직업.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았기에 더 궁금했던 이 소설.

빠르게 읽어보았습니다.

당신은 그녀를 볼 수 없지만, 그녀는 당신을 봅니다.

당신의 비밀, 더러운 치부까지도... 그녀는 호텔 메이드입니다.

"사회적 약자가 빛나는 순간을 매력적으로 그려낸 경쾌하고 위트 있는 소설"

메이드



책장을 펼치면 우선 만날 수 있는 <프롤로그>.

나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있는 메이드.

하지만 나는...?!



오성급 리전시 그랜드 호텔에서 메이드로 일하는 스물다섯 살의 '몰리 그레이'.

그녀는 소통 장애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학창 시절엔 따돌림당하기 일쑤였고 그런 그녀를 따뜻하게 감싸주고 세상을 잘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준 이가 바로 '할머니'였습니다.

상대의 행동에 담긴 뜻을 읽어내는 능력이 매일, 모든 면에서 좋아지고 있다고 입버릇처럼 말해주시던 할머니.

할머니는 "남의 생각은 신경 쓰지 마라. 중요한 건 네 생각이야"라고 말씀하시곤 했는데 나도 동의한다. 사람은 자신의 도덕률에 따라 살아야지 맹목적으로 다른 사람의 생각을 따라서는 안 된다. - page 16

하지만 몇 개월 전 할머니마저 세상을 떠나면서 혼자가 된 몰리.

이젠 혼자서 이 복잡하고도 고단한 삶의 여정을 헤쳐 나가야 합니다.

몰리는 메이드로서의 일을 사랑합니다.

할머니가 늘 말씀하시듯

"네가 하는 일을 사랑하면 넌 평생 하루도 일하는 게 아니야." - page 13

처럼 남들에겐 하찮은, 눈에도 띄지 않겠지만 매일의 일이 자신에게는 즐거움이었고 이 일은 천직이었습니다.

여느 날과 다름없이 일을 하던 어느 날.

충격적인 사건이 일어나게 됩니다.

유명한 기획자이자 재계의 거물, 재력가인 '찰스 블랙' 회장.

찰스 블랙 씨와 그의 두 번째 부인인 지젤 블랙은 리전시 그랜드의 오랜 단골이었습니다.

시내에서 부동산 관련 업무를 처리할 때마다 매달 적어도 일주일은 호텔에 머물던 그.

아침에 블랙 씨의 펜트하우스에 들어가 구석구석을 청소했습니다.

지젤이 들어가 있는 욕실만 제외하고.

오후가 되어 다시 블랙 씨의 욕실을 청소하러 들어갔습니다.

몇 시간 전 자신이 떠났을 때와 달리 깔끔하지도 깨끗하지도 않은 방.

메이드의 일은 끝이 없구나. - page 23

아무래도 스위트룸 전체를 처음부터 다시 청소해야 할 듯해 뒤쪽에 있는 침실로 다가가 보았습니다.

호텔에서 제공하는 흰색 플러시 가운이 문지방 바로 앞에 떨어져 있고 블랙 씨가 침대에 등을 댄 채 누워 있었습니다.

가슴 포켓에 꽂았던 종이가 사라져있고

침대는 오랫동안 뒤척인 듯 헝클어져 있으며

네 번째 베개가 사라지고

신발 두 짝이 서로 다른 방향을 가리킨...

그리고

"안녕하세요. 전 손님이 아니에요. 원래 도움을 청하는 전화는 잘 하지 않아요. 전 메이드 몰리예요. 지금 스위트룸 401호에 있는데 좀 특이한 상황에 처했어요. 여기 아주 엉망이에요."

"왜 여기로 전화했죠? 방이 어질러졌으면 하우스 키핑 부서로 연락하세요."

"제가 메이드라니까요." 나는 언성을 높였다. "스노우 씨한테 연락해서 이 스위트룸에...... 영원히 일어날 수 없는 손님이 있다고 전해주세요."

"영원히 일어날 수 없다고요?" - page 26 ~ 27

찰스 블랙의 죽음으로부터 몰리는 목격자가 아닌 용의자로 의심을 받게 되고 사회성이 부족해 늘 투명인간 취급을 당하던 몰리는 그저 메이드일 뿐이었는데 그녀가 무엇을 알겠는가?

다행히 그녀 주변 지인들이 블랙 씨의 사인을 밝혀줄 단서들을 찾아주면서 진범을 찾아내기 시작하는데...

'때가 됐다.'

사회적 약자였던 몰리에 대한 편견과 차별.

그런 그녀에게 응원해 주셨던 할머니가 있었기에, 자신의 일처럼 도와주었던 주변 사람들이 있었기에 사건에서 빠져나오는 모습을 보니 지금의 우리가, 아니 내가 가지고 있던 색안경, 시선에 대해 되짚어보는 계기가 되곤 하였습니다.

"준비됐어요."

"할 수 있어요, 몰리." 샬럿이 말한다.

"우린 널 믿는다." 프레스턴 씨가 덧붙인다.

후안 마누엘은 내게 엄지를 들어 보인다.

모두 나를 신뢰한다. 나를 믿고 있다. 확신이 없는 사람은 나뿐이다.

'마음만 먹으면 너도 할 수 있어.' - page 310

"아마 형사님은 저에 대해 속단하셨을 거예요. 저에게서 형사님이 정상이라고 생각하는 특정한 반응이 나올 거라고 예상했고, 그 반응이 나오지 않자 절 유죄라고 짐작하셨어요(assume). 형사님과 절 바보로 만드셨죠(ASS out U and Me)."

"그렇게 표현할 수도 있겠네요." 그녀가 말한다.

"할머니는 늘 살다 보면 배우게 된다고 하셨어요. 다음번에는 형사님도 함부로 짐작하지 않으실지도 모르죠." - page 369

이렇게 끝났다면 조금은 밋밋하다고 느꼈을 텐데 마지막 반전은!

소름보단 시원한 사이다처럼 짜릿함이 느껴졌었습니다.

강자와 약자.

영원한 강자도 약자도 없음을 보여주었던 이 소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도 일러주었던 편견과 차별 속 현실을 극복하고 상대적 평등을 보여주었던 그 희망의 메시지를 떠올리며 우영우 변호사가 첫 재판 진술 전 외쳤던 그 대사를 적어볼까 합니다.

모든 진술에 앞서 양해 말씀드립니다.

저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지고 있어 여러분이 보시기에 말이 어눌하고 행동이 어색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법을 사랑하고 피고인을 존중하는 마음만은 여느 변호사와 다르지 않습니다.

변호인으로서 피고인을 도와 사건의 진실을 밝힐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대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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