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지도 모르고 주문한 게 재미있어서 자꾸만 키득거렸던 우리. 뭘 먹었는지 기억이 흐릿하지만, 뭔가를 기다리던그 두근거림은 여전히 남아 있다. - P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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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손이 닿을 때까지
강민서 지음 / 씨엘비북스(CLB BOOKS)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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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 봄이 되면 '로맨스'를 찾아 읽곤 합니다.

핑크빛 사랑 이야기를 읽고 나면 어느새 제 주변도 핑크빛으로 물드는 것이...

'사랑이 이래서 좋은 거였지...'

하며 가슴속에 묻어두었던 그 감정을 다시금 일깨우게 되는데...

이번에 읽게 된 이 소설.

풋풋한 연애를 시작한 새내기 커플, 가슴 절절한 짝사랑 중인 이들, 이미 지나온 첫사랑을 기억 저편에 조용히 묻어두고 살아가는 이들까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독자들의 사랑 본능을 자극한다고 하니 소설 속 이들의 사랑의 모습...

짐작하기보단 읽는 것이 답이 아닐까!

벌써부터 설레는 마음...

두근거리며 읽어보았습니다.

직진밖에 모르는 여자와

예기치 못한 사랑에 빠진 남자

봄, 여름, 가을, 그리고 또다시 봄이 찾아온다.

두 손이 닿을 때까지



스물세 해. 이때까지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껴 본 적이 없다면 그건 거짓말일 것이다. 그렇지만 그레타는 단언할 수 있었다. 여태까지의 삶에서 이렇게 강렬한 사랑을 느껴 본 적은 없다고, 이것이야말로 진짜 사랑이라고. - page 9

리에보 백작가의 다섯 째 막내인 '그레타'.

재능을 뽐내며 각자의 자리를 잡고 살아가고 있는 언니 오빠들과는 달리 이제 막 아카데미를 졸업하고 특별히 하고 싶은 일도 없고 가문을 이을 필요도 없고 결혼도 하지 않아 아직 집에서 여유롭게 생활하고 있는 그녀.

그런 그녀에게 번개처럼 사랑이 내리꽂히게 되는 사건이 일어나는데...

초대 황제의 절친한 친구였던 신궁 리에보의 혈통을 이은 리에보 백작가의 사람들은 모두 활을 잘 쏩니다.

그 덕에 그레타가 가장 즐기는 취미 중 하나가 바로 활쏘기였습니다.

그레타가 아카데미에서 집으로 돌아온 뒤 처음으로 열린 황실 주최의 메추리 사냥대회에 참여하게 됩니다.

무난하게 흘러가는 것만 같았던 사냥대회에서 하필, 아니 무슨 운명의 장난처럼 곰이 그레타 눈앞에 나타나게 됩니다.

강철 같은 정신력을 가진 리에보 백작 가문의 막내답게 침착하게 행동하며 곰을 향해 화살을 쏘았고 곰의 왼쪽 눈에 명중을 하였지만 화살 한 대로는 거대한 곰을 쫓아낼 수 없기에 몹시도 화가 난 곰으로부터 두 번째 행운을 바라던 찰나.

혜성처럼 빠르게 누군가가 그레타와 곰 사이로 끼어들고 거대한 검으로 상대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목표만을 바라보는 흔들림없는 시선.

잔잔한 호수 같은 침착함.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유려하게 움직이는 그의 몸짓.

그는 바로

외팔의 검사.

황태자의 측근.

평민이었으나 대 마물 전쟁에서 어마어마한 전공을 세우며 황태자의 목숨을 여러 번 살린 구국의 영웅.

가장 영예로우나 단지 그 이름이 가진 명예뿐인 아단티에 공작위를 이어받은 남자.

대 마물 전쟁의 마지막 전장에서 검사로서 가장 중요한 오른팔을 잃은 비운의 영웅.

'리가헨 솔 아단티에' 였습니다.

"어디 다친 곳은 없으십니까?"

그 순간부터 그레타의 세상이 라가헨이라는 한 남자로 가득 차기 시작합니다.

"아닌 건 아닌 거야! 아무리 많은 걸 보고 듣고 해도 사람이 살면서 겪는 모든 사건, 모든 경험은 그 순간 단 한 번이란다. 그래서 사람들은 자기에게 일어난 일들을 특별하고 운명적인 무언가라고 생각하고는 해. 사실 돌아보면 기사에게 도움을 받는 일 따윈 평범하기 짝이 없는 건데, 넌 그저 그게 너한테 일어났다고 운명적인 것으로 착각하는 것뿐이고. 아휴, 이 가엾은 것아. 쯧쯧."

"리차드 리에보, 이 모순덩어리야! 네 말대로라면 모든 사람들에게는 모든 일이 특별하고 운명적인 거잖아! 나는 내 운명적인 만남을 운명적인 사랑으로 만들 거야!"

"운명적인 사랑은 무슨 말 같지도 않은 소리! 그리고 운명적 사랑 타령하면서 남의 뒤를 캐는 건 무슨 계략과 음모냐! 이 ㅇ악마도 울고 갈 녀석!"

"시작은 운명일지 몰라도 끝까지 운명일지는 모르니까 차곡차곡 준비해서 만들어야지! 아악! 됐어! 안 해 주면 네 침대 밑에 있는 것들 죄다 아빠한테 이를 거야!" - page 27 ~ 28

살면서 아직 제대로 된 사랑을 경험해 보지 못한 서툰 그레타는 그렇게 리가헨과의 사랑을 시작해 보려 하지만...

리가헨 역시도 연애 경력이 전무하고 무엇보다 아버지에게 버림받고 아픈 유년기를 보내며 남녀 관계를 믿지 못하기에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그레타를

"아무래도 영애께서는 내 팬이 되신 것 같다."

"네?"

"황태자 전하께서 말씀하신 적이 있어. 젊은 귀족 여성 팬들에 대한 이야기 말이야. 리에보 영애께서는 전하께서 말씀하신 여성팬의 조건을 모두 충족하고 계셨지. 여태 기사들이 팬이라며 대련해 달라고 덤비던 것과는 기분이 무척 다르더군." - page 67

이 순진한 건지 눈치가 없는 건지...

아무튼 그레타가 리가헨에게 편지를 주고받자는 제안을 하고 이를 받아들이며 이들의 감정은 조금씩 커지게 되는데...

봄, 여름, 가을, 그리고 봄...

이들의 두 손이 닿아가는 모습을 바라볼 수 있는, 설렘 가득한 사랑 이야기였습니다.

무엇보다 살면서 행복하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하던 라가헨을 바라보던 그레타의 심정.

사랑하는 사람이 행복하지 않다는 말을 들었을 때 이렇게 슬퍼진다고 왜 누구도 말해 주지 않은 걸까. 하물며 서로 오가는 마음도 되지 못한 반쪽짜리 사랑인데도 이렇게까지 아플 수 있다는 걸 왜 누구도 가르쳐 주지 않은 걸까. 사랑이라는 마음을 알기 전보다 슬퍼할 일이 하나 더 늘어날 수도 있다는 걸 왜 누구도 알려 주지 않은 걸까. 눈물이 날 것 같았다. - page 167

그에게 진짜 행복을, 사랑을 통해 알아가는 모습에서 절로 미소가 나왔었습니다.

"저는 지금 행복한 것 같습니다. 내 행복의 이름이, 그레타 당신인 것 같아요." - page 443

읽고 난 뒤 가슴이 몰캉몰캉해졌습니다.

아~너무 좋다!!

봄바람 타고 적셔준 로맨스에 잠시만 흠뻑 빠져있고자 합니다.

이 봄이 가기 전 그레타와 리가헨의 알콩달콩한 로맨스에 한 번 빠져보시는 건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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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요정 2023-04-16 0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옷 로맨스 좋지요. 저번에 추천해주신 탐정 홍련 이야기도 재밌게 봤습니다. 이 책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오늘이 꿈꾸던 그날인가 - 98편의 짧은 소설 같은 이향아 에세이
이향아 지음 / 스타북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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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이자 수필가인 '이향아' 작가.

사실 그녀의 작품을 읽어보지 않았기에 어떨지 기대가 되어서 읽어보게 된 이 책.

솔직히 책 소개글로부터 이 책이 끌렸었습니다.

이향아의 문장에서는 진솔하고 따뜻한 사람의 냄새가 난다.

이향아는 정확하고 섬세한 어휘로 비단을 짜듯이 아름다운 문장을 직조한다.

융숭한 삶에서 얻은 아름다운 지혜가 보석처럼 빛나는 이향아의 글.

그 글을 통해 오늘의 제 삶에서 빛을 발견하길 바라며 첫 장을 펼쳤습니다.

98편의 짧은 소설 같은 이향아 에세이!

융숭한 삶에서 얻은 아름다운 지혜가 보석처럼 빛나는 글

간결한 문장과 아름다운 문체에 배어있는 따스함과 감미로움

오늘이 꿈꾸던 그날인가



나에게는 그저 지나쳤던 '오늘'이 시인의 눈으로 바라보았을 때 이렇게나 '의미'가 있었다는 사실에 그동안의 나의 '오늘'이 아쉽기만 하였습니다.

그래!

마냥 아름답고 의미가 있을 순 없겠지만..

'오늘'이란 원석이 오랜 시간 깎고 다듬어지면서 비로소 '오늘'이란 다이아몬드가 만들어진다는 것을,

무심히 지나가지 않도록 최고의 의미를 찾으며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덕분에 '오늘'의 의미를 새기게 되었습니다.

짧았기에 더 울림이 있었던 게 아닐까!

아니, 담백한 문장이었기에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더 와닿았다고 표현하는 게 맞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노래하듯이 담담하게, 혹은 절규하듯이 다급하게, 혹은 흐느끼듯이 절절하게.

큰 뜻을 피력하려고 하지는 않았지만, 그것은 살아있는 숨소리처럼 담겨 있었던 이야기.

그 이야기는 결국 내 이야기로 스며들고 있었습니다.

좋은 책을 읽는 일은 맛있는 음식을 음미하는 것과 같다. 음식을 잘 씹어서 고단위의 양분을 흡수하듯이 독자는 책을 읽으며 문장과 어휘를 빨아들인다. 나는 책을 읽다가 감동이 커지면 일어서서 방안을 어정거린다. 어떤 작가의 책은 도저히 앉아서 ㅇ릭을 수 없도록 나를 일으켜 세운다. 그럴 때면 어떤 감탄사를 외쳐야 할까? 나는 감탄사를 외치는 대신 큰 소리를 내어 읽는다. 특히 에세이는 자기 내면을 고해성사하듯이 표백하는 것이어서 작자를 직접 대하는 것보다 가까워지게 한다. 작자의 내면에 아무것도 감추어 두지 않고 투명하게 드러내어 독자가 드디어 손을 들고 항복하는 것이라고 할까. - page 300 ~ 301

요즘 밖을 거닐다 보면 여기저기 피어나 있는 꽃들.

그저 '예쁘다'라는 생각만 했지...

오늘이 닷새째인데 날마다 잎이 새로 솟는다. 나는 그를 볼 때마다 아이 낳고 몸조리도 못 하는 산모를 보는 기분이다. 그를 어떻게 해서라도 보살펴 주고 싶은 마음이지만 나는 겨우 볕 좋은 베란다에 내놓을 뿐이다.

금년에는 수선화 꽃피는 건 포기해야 할 것이라고, 살아있는 푸른 잎만 보여주는 것도 고맙다고 생각했는데, 꽃까지 보여주다니 생명이란 얼마나 위대하고 엄숙한 것인지, 그리고 경이롭고도 아름다운 것인지. 아, 꽃을 피워낸 수선화 마른 뿌리. 날마다 아침에 눈을 떴다 하면 수선화 안부부터 묻는다. - page 24

생명의 위대함에 마음이 경건해졌습니다.

저도 오늘은 꽃들을 바라보며 저자가 했듯이 서정주 시인의 시 <봄에 꽃피는 것 기특해라>를 읊어보려 합니다.

봄이 와 햇볕 속에 꽃 피는 것 기특해라

꽃나무에 붉고 흰 꽃 피는 것 기특해라

눈에 삼삼 어리어 물가로 가면은

가슴에도 수부룩이 드리우노니

봄날에 꽃 피는 것 기특하여라

저는 유독 이 이야기가 남았습니다.

우연히 어쩌다가 시작한 것이 아니라, 알맞은 때가 나를 불러서 시작했다고. 누구에게 일어나는 무슨 일이나 지금 시작한 것은 바로 지금 일어나기로 예정된 일이라고.

우리는 알맞은 때에 태어나서 알맞은 때에 알맞은 일을 하다가 알맞은 때에 돌아간다. 나는 낙천적인 사람인가? 이 낙천적인 시각이 나를 지금껏 이만큼이라도 건강하게 살도록 안내했을 것이다. 오늘 나는 설금, 설레는 금요일이다. - page 207

나이가 들수록 조급증이 생겨버린 나.

늦었다고 아쉬워하는 저에게 전한 위로 아닌 위로로 다가왔었습니다.

저자는 책머리에 이렇게 썼습니다.

돌아다보니 나는 늘 '이다음 어느 날'로 기쁨을 미루면서 살아왔습니다.

내가 그리는 아름다운 백조가 지금 어느 하늘을 날아오고 있는지 궁금해도 그냥 참고 견디었습니다. 자욱하던 강 언덕에 안개가 걷힐 때, 소나기 그치고 무지개가 뜰 때, 나는 문득 생각하곤 합니다.

혹시 오늘이 내가 꿈꾸던 바로 그날이 아닐까.

나는 오랫동안 이날을 기다리며 살아오지 않았을까.

무심히 지나가지 않도록 최고의 의미를 찾으면서 오늘 하루를 살겠습니다. - page 5 ~ 6

평범할 것 같은 오늘.

하지만 이 오늘도 어제엔 그토록 꿈꾸던 그날이었을 것이기에 나에게 주어진 오늘 허투루 살지 않겠습니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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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저 인간이 싫을까? - 인간관계가 불편한 사람들의 관계 심리학, 7주년 기념 개정판
오카다 다카시 지음, 김해용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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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딜 가나 이런 사람들이 있지 않을까!

절대 용서할 수 없는 사람,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는 사람, 자꾸만 반발심이 들게 만드는 사람, 아무리 노력해도 도저히 좋아할 수 없는 사람, 별 이유 없이 그냥 싫은 사람...

자신과는 안 맞는다고 해야 할까...

제 개인적인 이야기를 해보자면 회사 생활을 할 때 유독 불편했던 사람이 있었고 그래서 회사 다니는 게 일로써도 그렇지만 인간관계로 스트레스 아닌 스트레스를 받곤 하였었습니다.

그때 이 책을 만났다면... 내 태도가 바뀌었을까...?!

사람은 쉽게 변하지는 않겠지만 조금은 변화가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뭐!

이제 와서 만났기에 앞으로의 인간관계를 좋게 하기 위해 한 수 배워보도록 하겠습니다.

왜 사랑하는 사람보다

거슬리는 사람을 더 많이 생각할까?

생텍쥐베리, 니체, 쇼펜하우어, 나쓰메 소세키, 서머싯 몸......

인간 알레르기인 그들의 인간관계를 분석하다!

나는 저 인간이 싫을까?



타인과 함께 있는 것보다 혼자 있는 편이 마음 편한 사람.

사람을 진심으로 믿지 못하는 사람.

이렇듯 인간이 인간을 과도한 이물질로 인식하고 심리적으로 거부 반응을 보이는 증상에 대해 저자는

'인간 알레르기'

가 명명하였습니다.

상대를 아무리 바꿔도, 회사를 아무리 옮겨도 또다시 똑같은 일이 벌어지는, 정말로 개선해야 하는 것은 그 사람 자신이 품고 있는 인간 알레르기 때문이기에 '애착 이론'을 통해 인간 알레르기의 원인을 분석하고 수많은 사례 그리고 유명인의 사례로부터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 있었습니다.

특히나 유명인은 너무나 유명한 생텍쥐페리, 니체, 쇼펜하우어, 나쓰메 소세키, 서머싯 몸이 등장하기에 보다 친숙하게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몸의 알레르기 반응처럼 사람의 마음에도 면역에 해당하는 시스템이 있다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인간 알레르기가 발현되면 그리 유해하지 않은 사람에게도 면역 체계가 작동해 이전까지는 두려워하고 거부할 필요가 없었던 존재일지라도 회피하거나 공격, 제거하려 한다고 합니다.

일단 인간 알레르기가 생기면 동료나 배우자, 가족조차도 이물질로 인식하므로, 그들도 회피나 공격, 제거 대상이 된다는 사실.

조금은 무섭지 않나요!

예를 들어,

단편 소설의 대가이자, 『인간의 굴레』나 『달과 6펜스』 같은 인간성에 대한 깊은 통찰로 가득한 장편 소설을 남긴 작가 '서머싯 몸'.

어린 나이에 부모를 여의고 숙부 밑에서 자라나게 되는데 그의 숙부는 공감 능력이 부족한 인물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를 더욱 괴롭게 만든 건 기숙사 생활을 했던 공립학교에서 집단 왕따를 당한 사건이었습니다.

심한 말더듬이로 늘 자신을 바보 취급하는 아이들 때문에 인간 알레르기를 갖게 되고 쇼펜하우어의 염세철학에 매료되면서

무엇을 하든 무의미하다면 무엇을 해도 좋은 게 아닐까

하는 깨달음으로 타인과 교류하는 것에 거부감을 느낀 몸은 의사 되기를 포기하고 작가의 길로 평생 고독하게 살았음을.

철학자 '쇼펜하우어'는 어머니를 평생 동안 증오했던 인물로 유명합니다.

그의 어머니는 사교와 예술에는 관심이 있어도 양육에는 무관심하여 자주 아들을 방치했었습니다.

쇼펜하우어가 어린 시절부터 늘 우울하고 신경질적인 성격을 보였던 건 너무도 당연한 사실.

아들과 나이 차이가 얼마 나지 않는 애인과의 관계 때문에 우울해하는 어머니에게

"아버지가 자살한 건 모두 당신 때문이야!"

외치며 그 후 다시 만난 적이 없었다는 그.

이들을 바라보면 인간 알레르기인 사람들 중에서 '애착 장애'를 갖고 있음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어린 시절 양육자와 안정된 애착 관계를 형성한 사람은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일 뿐만 아니라 버팀목이 돼주는 동료를 가족으로 받아들이며 자신한테 해를 끼치는 두려운 존재에게는 적절한 거리를 두거나 공격을 가합니다.

하지만 불안정한 애착 성향을 가진 사람은 자신에게 필요한 사람이나 도움을 주는 사람에게도 다가가는 것을 거부하거나 공격을 가하고 마는가 하면 위험한 존재에게 선뜻 다가가거나 의지해버리는 경우도 있고 자신을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자신에게 위화감을 느끼며 때로는 스스로를 공격하여 파괴하려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인간 알레르기를 예방하고 또 극복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열쇠가 필요하다고 하였습니다.

하나는 '공감 능력'.

또 하나는 '자기 성찰'.

자신을 돌아보는 동시에 상대방의 사정이나 마음을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습관을 들임으로써 인간 알레르기를 극복해 나가야 한다고 전해주었습니다.

마지막에 저자는 이런 이야기를 건네었습니다.

산다는 것 자체에 기쁨보다 고통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우리를 불행하고 살기 어렵게 만드는 근본 요인은 인간인 우리가, 같은 인간에게 거부 반응을 갖기 때문이 아닐까? 그리고 그 문제의 뿌리에는 인간 알레르기로부터 우리를 지켜줘야 할 '애착 관계'라는 장치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현실이 있다. - page 253

애착 관계의 중요함이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입장에서 묵직한 한 방이었습니다.

그리고 어차피 우리는 관계 속에 살아가기에 자기 성찰과 공감으로부터 건강한 인간관계를 맺어야 함 역시도 배우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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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과 아침에 싸우면 밤에는 입맞출 겁니다
유래혁 지음 / 북로망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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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참 낭만적이지 않나요?!

저는 현실적으로도 이렇게 로맨틱하다면... 좋겠지만...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되는...)

아무튼 봄바람도 불어오고(황사가 같이 불어와서 문제지만...) 벚꽃잎도 흩날렸던 요즘.

'사랑'을 제대로 느껴보고파 이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지금, 가장 사랑받는 포토그래퍼 포스터샵의 첫 번째 러브레터

이 책의 모든 페이지는 사랑입니다.

빛나고 뜨겁고 애틋하고 아름다운 당신의 마음을 담았습니다.

당신과 아침에 싸우면 밤에는 입맞출 겁니다



포스터샵의 시선으로 포착한 50여 장의 사진과 함께 써 내려간 60여 편의 편지.

한동안 잊고 지냈던 '사랑'이 무엇인지, 왜 사랑을 해야 하는 건지, 그렇기에 사랑을 해야 함을 절실히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사랑을 해 본 사람이라면 이 감정, 너무나 잘 알지 않나요!

<고작 이런 마음>을 읽으면서 새싹처럼 제 마음속에 사랑이란 싹이 올라왔었습니다.



"사랑합니다."

그 어떤 수식어보다 더 아름답고도 빛이 나는 말.

그래서 자꾸만 외치고 싶은 이 말.

아끼지 말고 어떻게든 표현해야 하는 이 말.

오늘은 기필코 저도 외쳐보고자 합니다.

여러분. 사랑의 적은 침묵입니다. 사랑은 처음부터 말도 안 되는 것이니, 어떤 말이든 사랑이 될 수 있습니다. 내 마지막 사랑 고백은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여러분에게로 향하지만, 부디 이 글에서 사랑을 충분히 느끼시고 다시 솟아날 사랑은 가장 쉬운 말로 옮겨 적어주세요.

그렇게 함께 침묵을 몰아내고 사랑의 소란 속에 삽시다.

사랑의 포화 속에서 쓰러지는 침묵을 나는 보고 싶습니다. - page 144

책을 읽으면서 지난날의 내 모습을, 내 옆에 있는 그를 떠오르게 되었습니다.

'고백하는 사랑'이라는 감정이...

읽기 전까지만 해도 이제는 없을 거라 여겼었는데 여전히 남아있음을 느끼며

사랑은 아무런 무게가 없다지만 아주 단단한 것에도 깊은 발자국을 낸다. 그래. 부서지는 것은 사랑과 부딪히는 것들뿐이다. 닳는 것은 미움뿐이다. - page 138 ~ 139

가슴속에 남겨진 발자국에 다시 제 발자국을 대보았습니다.

편지 하나가 끝날 때마다 애간장이 녹는 건...

그 마음을 계속 마주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마지막 <자유낙하>에서 전한 이야기에 손을 차마 놓지 못하곤 하였습니다.



앞서 저자가 우리에게 전했던 이야기.

부디 사랑을 해주세요. 포근한 세상에서 있는 힘껏 뛰어내려주세요. 자질구레한 사랑의 소음과 애닳는 마음에 고통스럽겠지만, 당신은 어쩐지 환하게 웃고 있을 것만 같아요... - page 9

자, 우리 모두 사랑을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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