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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 보기 좋은 날 - 내 가방 속 아주 특별한 미술관
이소영 지음 / 슬로래빗 / 2015년 11월
평점 :
절판
바쁘게만 돌아가는 일상 속에서 나에게 주는 휴식이란 거의 없었습니다.
지속적으로 자기계발해야 한다는 생각에 시계 속 톱니바퀴처럼 살아가다가 어느 날 고장이 나 버렸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잦은 병치례.
저의 처방은 마음의 휴식을 줄 수 있는 책을 읽고자 하였습니다.
미술관을 찾아 다니기는 이제 할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아기가 태어나고 지금은 엄마의 손길이 필요하기에 나만의 시간을 갖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한때는 미술작품에 흠뻑 취해서 미술관을 찾아다니던 제 모습을 책을 통해 대체하고자 이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명화'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합니다.
그저 몇가지 유명한 이름세를 알리는 작품 외에는 문외하였습니다.
이 책에서 소개된 명화들은 솔직히 모르는 작품들도 많았습니다.
아니, 생소한 작품들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왜 알지 못했는지 이제는 후회스러울 정도로 명작들이 가득하였습니다.
책의 목차에서도 알 수 있듯이 명화를 소개할 때 각각의 테마가 있었습니다.
마음이 피곤한 날에
열정을 찾고 싶은 날에
누군가 그리운 날에
혼자 있고 싶은 날에 등등
한결같이 저를 위로해주고자 이 책이 나온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아무래도 저에게는 <마음이 피곤한 날에>와 <혼자 있고 싶은 날에>의 테마가 제 마음을 다독여주었습니다.
조르주 피에르 쇠라의 작품 중 <그랑드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라는 명화.
이 작품은 저자가 말한 것처럼 저 역시도 실제로 꼭 보고 싶었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있지만 왠지 평온해보이고 마치 자연의 일부처럼 느껴지는 이 작품.
색채 역시도 부드럽게 처리되어 있어서 더 그러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작품에서 저자의 말이 다음과 같았습니다.
잘하는 사람은 많지만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은 드물다. '유니크'한 생각은 돈보다 더한 가치를 지닌다. 그가 공들여 찍은 점들은 땅에
내려앉은 별이다. 캔버스 위에서 총총 빛나는 별들이 말한다.
우리네 삶도 이렇게 숱한 순간들이 모여 합을 이룬다고. 그 합의 움직임이 일상을 바꾸고, 세상의 흐름을 바꿔나간다. -
page 36
아마 '나'라는 존재도 하나의 점으로써 그 점들의 모임에 조화를 이루고자 하는 제 모습이 느껴졌습니다.
또한 주세페 아르침볼도의 작품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식물들이 모여, 물건들이 모여 사람이 된 작품.
이 작품을 보면서 나는 과연 어떠한 것들이 모여서 이루어졌을지가 궁금하였습니다.
그런 내 모습을 보고 진정으로 알아봐줄 사람은 과연 있는것인지.
나 역시도 다른 이들을 어떤 시선으로 보는지.
내가 만든 기준으로만 다른 이를 평가하지는 않는지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 책의 뒷표지에 너무나도 와 닿는 문구가 있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 날들이 명화 보기 좋은 날이다.
책을 읽으면서 화가들의 작품이 제 마음을 다독여주어서 책장을 덮어도 그 여운이 오랫동안 남았습니다.
그들이 자신들의 작품을 통해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제대로 전달 받은지는 사실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제 나름의 해석이 첨부되었기에 더욱 그 작품에 애착을 갖게 되는건 아닌지 생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