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는 것을 보기만 하고, 들리는 것을 듣기만 하고, 느끼는 것을 느끼기만 하고, 아는 것을 알기만 할 뿐 거기에 ‘나‘는 없다. 그러므로 바로 지금 여기에서 완전 연소할 뿐, 밥 먹을 땐 밥 먹을 뿐, 잠잘땐 잠잘 뿐, 늙어 갈 땐 늙어갈 뿐 아플 땐 아플 뿐, 죽을 땐 죽을뿐이다. - P203

나는 내가 창조합니다.
지금이 모습도 나의 작품일 뿐!
부처의 행!
그것은 머무르지 않는 삶이며바로지금 여기에서 더불어 생동하는 삶입니다. - P204

지금 이 순간 행복하기로 선택한다면 얼마든지 행복할 수 있건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행복을 목표로 삼으면서 지금 이 순간 행복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는다는 것이다. 그것은 가난함이나 부유함, 과거나 미래의 일들과는 상관없다. 그 누구라도 지금 이 순간, 생각에서 벗어나 눈을 뜨고 바라보기만 하면 발견할 수 있는 행복이었던것이다. - P205

세존께서 도솔천을 떠나시기 전에
이미 왕궁에 강림하셨으며,
어머니 태에서 나오시기 전에
이미 사람들을 다 제도하셨다. - P207

샛별을 한번 보자 꿈에서 깨어나니
천년 묵은 복숭아씨에 푸른 매실이 돋는구나.
비록 국맛을 돋우지는 못해도
일찍이 장병들의 갈증을 덜어 줬네. - P208

영취산에서 꽃을 들어 상근기에게 보이시니
눈먼 거북이 떠다니는 나무토막만난듯
가섭이 빙그레 웃지 않았더라면
끝없이 맑은 향기 누구에게 전했으랴? - P209

고정된 실체로서의 나는 없다.
그러므로 어떠한나도 만들수 있다.
바로지금 여기에서
몸가짐과 마음가짐이 나다. - P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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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친구님은 대학에 가지 않고 조금 멀어도 상관없으니 고졸을 모집하는 시청에 취직하고 싶다고 한다. 공부는여유가 있는 것 같다. - P207

8월 12일, 아쿠타가와상과 나오키상의 상반기 수상작이 발표되는 날이다. 1715나는 아침부터 안절부절못했다.
아버지도 그런지 아침부터 신경이 예민한 것 같았다.
니시카와 게이코가 누나라는 사실을 아버지는 모른다. - P213

"뭔데? 이 상황에서 진짜로 이상한 질문은 하지 말아줘."
"혹시나 좋아해?"
"?"
순간 온갖 감정의 움직임을 잊어버리고 말았다.
침묵 속에서 시곗바늘 소리만이 묘하게 크게 들렸다. - P224

서랍 안에는 종이 몇 장과 함께 수첩과 노트가 들어 있었다.
종이에 히노의 글씨로 이렇게 쓰여 있었다.
‘나는 사고로 기억장애를 갖고 있어요. 책상 위에 있는수첩과서둘러 서랍을 닫았다. 종이가 삐져나온 것을 깨닫고접힌 자국이 나거나 구겨지지 않도록 허둥지둥 매만졌다.
심장이 빠르게 뛰고 손이 떨렸다. - P227

니시카와 게이코

<잔재>

곧바로 기자들이 바삐 움직이기 시작하고 해설자가 홍분했다.

회장에서 안내 방송이 나왔다.
"이번 아쿠타가와상은 니시카와 게이코 씨의 <잔재가수상했습니다. 곧 수상작이 수록된 책을 내오겠습니다. 니시카와 게이코 씨의 기자회견은…………." - P230

"야, 도루, 니시카와 게이코가…." "
나는 눈을 깜박이는 것도 잊고 아버지를 쳐다봤다.
"사나에・・・・・・ 아니냐?" - P233

아버지가 나를 노려봤다. 키는 이미 내가 더 컸다.
"그럼 피하지 말고 상처 입어. 실패해봐. 그래서 거기서배워봐.‘
"무슨소리냐. 난 상처 입고 있는데."
"자기도취는 이제 그만 좀 해. 그러고 있으면 편하겠지.
자기를 비극의 주인공으로 삼아서 그걸 응모도 안 할 신인상 원고랍시고 쓰고 있으면."
그 말에 아버지의 표정에서 온갖 감정이 사라졌다.
나는 알고 있었다.
아버지는 말로는 소설가가 되겠다고 하면서도 사실이미 포기했다는 것을, - P239

"그 뭐냐.. 다음에 요리나 뭐나 가르쳐줘라."
나도 모르게 쳐다보자 겸연쩍게 미소 지었다.
"미안하지만 바로 단번에 사람이 바뀌지는 못해. 하지만나도 내내 기회를 찾고 있었거든. 그러니까……….
아버지가 또 애써 웃으려 했다.
누구나 그렇다. 좋은 사람이 되기 싫은 인간은 아무도없다. - P244

그 뒤 둘이 함께 상을 치웠다. 열시가 지나려 했을 때, 좀처럼 울리는 법이 없는 집 전화벨이 울렸다.
아버지는 의아하게 여기는 듯하다가 곧 뭔가 알아차린것처럼 나를 돌아봤다.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긴장한 표정으로 수화기를 들었다.
"여보세요……… 아, 그래, 사나에냐." - P245

"제가.....… 제가 소설을 쓰려고 한 건 아버지 영향이에요. 소설을 쓴다는 행위는 아버지 덕분에 가까이에 있었어요. 그렇지만.....… 처음엔 저도 그랬거든요. 지금의 자기자신한테서 도망치고 싶어서 썼어요. 그런데 언제부턴가그게 아니게 된 거예요. 자기를 확장해가기 위한 걸지도모르겠다, 자기 자신의 새로운 말, 새로운 생각을 만나는장소일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생각하게 됐어요."
누나의 말에 아버지는 입을 다물었다. 감격해서 울 것같은 표정이었다. - P247

나는 어떨까 생각하고 있으려니 시선이 느껴졌다.
"그렇지만 히노, 내가 아버지와 터놓고 대화할 수 있었던 건 네 덕분이야."
"뭐? 난 아무것도 한게 없는데."
이상하게 생각해 쳐다보니 남자친구님은 잠자코 웃었다. 빈말이나 거짓말이었을까. 하지만 그 애 성격을 생각하면 그건 아닐 것 같다. - P264

"사람은 원래 잊어버리게 마련이야. 하지만 괜찮아. 어떤 기억도 완전히 사라지는 건 아니니까. 난 그렇게 믿어."
눈물을 참으려고 애쓰며 곁에 있는 다정한 사람을 봤다. - P267

손에 힘을 주며 기도했다. 부탁이에요. 다른 사람들에게 되도록 친절하게 대할게요. 고집도 부리지 않을게요.
부모님께도 매일 감사드리면서 살게요. 그러니까 앞으로도 이 애 옆에 있을 수 있게 해주세요. 제발, 제발 부탁이에요. - P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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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쌀의 경우에서 잘 볼 수 있듯이(쌀 한톨에 70가지가 넘는 특허가 들어 있다니!) 맞물린 특허의 문제는 최근 들어 더 많은 종류의 지식, 심지어 유전자 수준까지 파고 들어가는 지식이 특허로 보호받게 되면서 더심각해지고 있다. 이제는 과학자가 중요한 기술적 진보를 일구어 내려면 변호사 부대가 선봉대로 나서서 특허덤불을 헤쳐 나가며 길을 더 주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다. 한때 기술 혁신의 강력한 촉매가 되었던 특허 제도가 이제는 큰 방해물이 되고 만 것이다. 우리는 이를 개선하지 않으면 안 된다.

현재의 특허 제도를 개선하는 방법 중 하나는 모든 특허에 대한 특허 기간을 단축하는 것이다. 18세기말 유럽에서 처음 도입되었을 때만 해도 특허는 14 년 동안 보장되었다(당시 도제 기간의 2배), 현재 특허 보호기간은 20년이고, 제약 부문은 임상 실험에 필요한 기간과 시험에 사용된 데이터 보호를 이유로 8년을 추가로 보호받는다. 20년 또는 28년이 최적의 기간이라는 경제 이론은 없다. 20년이 14년보다 또는 10년보다더 낫다는 것을 입증하는 이론 또한 없다. 특허 보호 기간을 줄이면 지식이 더 빨리 공공 영역으로 나오게 되어서 특허라는 양날의 칼 중 혁신을 방해하는 쪽의 날을 좀 더 무디게 할 수 있을 것이다.

모든 제도와 마찬가지로 특허 제도 또한 그 제도로 얻는 것이 잃는 것보다 많기 때문에 사용해 왔다. 하지만 얻는 것이 잃는 것보다 더 이상 많지 않게 되면 제도를 수정하는 것이 옳다. 수정한 형태가 처음에는 낮설고 이상해 보일지라도 말이다. 결국 우리가 주황색 당근을 먹을 수 있는 것은 17세기 네덜란드의 누군가가 당근이 주황색이 될 수도 있다는 낯설고 이상한 아이디어를 떠올린 덕분 아닌가.

20세기 자유 시장 경제학자 중 가장 잘 알려진 인물인 밀턴 프리드먼은 아내 로즈 프리드먼과 함께 집필해 세계적으로 엄청난 영향을 끼친 <선택할 자유>에서, 곡물법 폐지가 "산업과 교역에 대한 정부의 규제를종식시키는 전쟁" 에서 거둔 "최후의 승리"라고 묘사했다. 그의 말을 빌리자면 곡물법 폐지와 함께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기 전까지 약 75년여에 걸친 완벽한 자유 무역의 시대가 열렸고, 그보다 수십 년 전에 시작된극도로 제한된 역할만을 수행하는 정부 형태로의 이전 과정이 마무리되었다."자본주의의 역사에 대한 현주류의 시각에 따르면 이러한 ‘자유주의적 국제 경제 질서는 영국의 주도로 자유 무역과 자본의 자유로운이동을 기본으로 구축되었고, 그 결과 선례를 찾을 수 없는 세계적인 번영의 기간이 도래했다고 한다.

19세기부터 20세기 초반까지 강제 자유 무역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었지만 유럽 대륙(네덜란드와스위스 제외)과 북아메리카 국가들 사이에서는 보호 무역이 일반적이었다. 13 이 면에서 미국은 특히 죄가 크다 1830년대부터 2차 세계대전 사이 기간 동안 미국의 평균 관세율은 35~50퍼센트에 달해서 이 시기 대부분의 기간 동안 세계에서 가장 강한 보호주의를 실시한 국가였다.

우선 세계무역기구의 규칙을 정하는 초기 협상 단계에서부터 강대국들은 규칙 자체가 자국에 유리하게만들어질 수 있도록 아젠다를 조정했다. 예를 들어 세계무역기구는 제조업체들에 비해 농산물 생산업자들을보호하는 무역 정책이나 보조금 등에 대한 규제를 훨씬 덜 한다. 그 이유를 짐작하기는 어렵지 않다. 상대적으로 볼 때 부자 나라들은 농업 부문이 약하고, 가난한 나라들은 제조업 부문이 약하기 때문이다. 자국영토내에서 영업하는 다국적 기업에 대한 정부의 권한을 제한하는 세계무역기구의 규칙은 또 어떤가. 세계무역기구는 ‘국산 부품 사용 요건 local content requirement‘ (정부가 다국적 기업들에 수입품이 아니라 국산품으로 일정 비율이상의 부품을 사라고 요구하는 것. ‘6장 국수 9장 바나나 참조)을 금지했다. 다국적 기업들이 부자 나라의 기업인경우가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규칙은 부자 나라에 훨씬 큰 혜택을 가져다준다. 이런 예들만 봐도 모든 나라가 같은 규칙을 따른다 하더라도 힘이 더 센 나라는 구조적으로 얻는 혜택이 더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애초에 규칙 자체를 자국에 유리하도록 만들어 놓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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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우선 덩치가 크니까 2차대전이 끝난 뒤 비공산권에서 완전히 대장이 됐다. 처음에는막강한 군사력 때문이었다. 군사질서에서 우두머리가 된 것을 기회로 경제적으로도 세력을 키웠다. 휘하에 들어와 있는 나라들에게 원조를 해주면서 ‘바이 아메리칸 정책 Buy AmericanPolicy‘을 들이밀었다.

군사질서를 장악해서 경제질서도 미국화시키고 외교 안보도 완전히 미국 중심으로 돌아가게만들더니 그 다음은 무슨 짓을 하는가. 정보질서를 장악한다. 미국은 보고 들을 수 있는 장비도 많고 여러 나라에 파견된 외교관이나 정보원도 많다. 그것들로 세계의 경제 정보나 군사, 안보 관련 정보 등을 수집하고 가공해 제공함으로써 동맹국들이 미국의 품 안에서 살 수밖에없도록 유도한다.

미국도 국가이익을 키우기 위해서 가지고 있는 힘, 즉 무력, 정보력, 경제력 그리고 그 동안에여러 나라들과의 은원관계에서 구축된 정치력 등을 행사할 때 상대가 저항할 수 없도록 핑계나 면분을 만드는 싱크탱크를 여럿 가지고 있다.

국제정치의 세계에서 정부, 언론, 학계는 굉장히 강하게 유착되어 있다. 예를 들면 언론은 싱크탱크가 만든 핑계를 미국 영향권 안에 있는 여러 나라에 퍼트리고 이를 진짜 정보로 둔갑시켜 기정사실화 한다.

1차 산업 시기에 중국이 농사에 꼭 필요한 천문 정보를 가지고 주변 국가들을 관리한 것처럼,
지금 미국은 안보 관련 정보질서를 장악해서 우리나라, 일본, 대만, 유럽 등 여러 나라를 관리하고 무기를 판다. 장보를 모을 수 있는 좋은 장비를 안 주고 북한 동향이나 핵, ICBM에 대한 가공하지 않은 정보, 즉 원정보를 주지 않기 때문에 미국이 주는 정보를 믿고 그들이 팔려는 무기를 사는 수밖에 없다.

냉전시대라는 국제정치 상황에서 강대국인 미국이나 소련은 휘하의 나라들에게 고압적이었지만 서로 경쟁관계였기 때문에 중간지대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인도, 이집트, 인도네시아 등중간지대에 있는 나라가 반대편으로 가지 않도록 초청도 하고 방문도 해주고 원조도 해줬다.
작은 나라 입장에서는 어느 한쪽에 확 붙어 지원을 받으면 종속성이 커진다. 얻어먹는 만큼굽히고 들어가야 하니까.

박정희 대통령은 자주국방의 기치를 내걸었다. 1970년대 국방부 건물 꼭대기에 쇠로 크게 자주국방이라고 새겨놓았다. 미국은 우리가 진짜 자주국방을 이뤄서 한미동행 위상이 부차적으로 떨어지면 주한미군을 나가라고 할 수 있다고 여겨서, 이때부터 미국과 박정희 대통령과의사이가 불편해졌다. 우리가 자주국방으로 갈 수 없도록 만드는 미국의 미사일 사거리 제한 같은 조치도 이때 나왔다.

1989년 12월 2-3일 지중해의 몰타섬에서 미국의 조지 H.W. 부시 대통령과 소련의 미하일 고르바초프 공산당 서기장의 정상회담이 열렸다. 당시 소련의 최고 권력자였던 고르바초프가 미국에 사실상 항복하면서 동서 냉전이 끝나게 됐다. 노태우 정부는 이런 판세를 잘 읽어내고적시에 움직였기 때문에 1990년 9월 소련, 1992년 8월 중국과 수교하며 북방정책이 결실을거둘 수 있었다.

노태우 정부 때 북방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소련 무기를 들여온 것은 우리 무기 체계를다각화하고, 미국 의존도를 줄이고, 북한 무기를 직접 파악할 수 있게 되면서 지피지기 원리에 입각해 우리가 상대적으로 북한보다 우위에 설 수 있는, 내지는 견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결과로 이어졌다. 그 덕에 러시아 무기를 모방하거나 역설계해서 독자적으로 만든 무기도 많이 있다. 러시아가 나로호 발사를 도와준 것도 그 연장선이었을 거다.

한 국가의 외교정책의 목표는 첫째가 안보 Security다. 둘째가 번영 Prosperity, 셋째가 권위Authority다. 첫째 목표인 안보의 방법론에서 1번은 자주국방이다. 혼자서 감당 못할 때 동맹의 힘을 빌리는 것이다. 안보는 먼저 자기 힘으로 확보를 해야지 처음부터 남의 힘으로 보장받으려고 하면 안된다. 그러면 자칫 속이 될 수 있다. 세상에 공짜는 없지 않나.

동맹보다 상위개념이 자주국방이다. 동맹은 안본의 첫 번째의 방법이 아니라 두 번째 방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미동맹을 안보의 전부인 것처럼, 동맹 그 자체가 국방의 목표인 것처럼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미국품을 벗어나면 위험해. 빨갱이들이 그걸 노리고 있어 ‘이건대미 굴종을 정당화하려는 명분, 핑계일 뿐이다.

유럽연합군 최고사령관 아이젠하워는 2차대전에서 나치를 패망시키고, 노르망디상륙작전(1944)으로 전세를 뒤집어 승리를 이끌었다. 아이젠하워는 나중에 미국 대통령이 됐다. 맥아더는 태평양전쟁에서 연합군 사령관으로서 일본의 항복을 받아냈을 뿐만 아니라 6.25 전쟁 때 유엔군을 이끌고 인천상륙작전(1950)을 성공시켰다. 군인으로서의 경력에서는 맥아더가 아이젠하워보다 한수 위였을 텐데 이후 아이젠하워는 미국 대통령까지됐고 맥아더는 해임되어 은거했다. 나는 이 차이가 미국이 유럽을 더 중시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나라가 석유로 경제를 발전시키지 않나. 미국은 석유로 세계경제를 장악하고 세계 경제질서를 움직일 수 있다고 계산하기 때문에 중동 지역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으며, 그만큼 이 지역에서 미국의 영향력도 크다. 오일 폴리틱스Oil politics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석유를 장악하고 석유 수송로를 통제하면 다른 나라들의 생명 줄을 쥐는 효과가 있다. 중국 등 미국의 이해에 큰 영향을 미치는 국가들에 석유가 들어가는 양과 속도를 조절함으로써 그 나라 경제 상황과 발전 속도를 미국이 좌지우지할 수 있는 동력이 중동 장악에서 나온다.

미국이 중동에 군사적 지원을 제공하는 대신 원유 거래 통화를 미국 달러로 지정하도록 만들면서 모든 나라가 석유를 사기 위해선 필수적으로 외환보유고를 달러로 채워야 하기 때문에 현재와 같이 미국의 석유 패권이 유지된다고 볼 수 있다.

과거 소련의 일부였던 중앙아시아의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지역도 미국에게 중요하다. 1991년 소련이 해체되는 바람에 러시아로 작아졌지만 아직 중앙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영향력은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국은 러시아를 견제할 수 있는 요충지로서 우즈베키스탄에 미군을 주둔시키고있다. 미사일도 배치해 놓았을 거다.

프랑스 식민지였던 아프리카 국가들 대부분이 독립한 지 60년이 넘었지만 프랑스는 그 나라들에 여전히강압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 같다. 원자재 같은 천연자원을 헐값에 가져가는 등 프랑스가 지금까지 얻었던 이익을 지키기 위해서다. 프랑스가 설계하고 프랑스 재정부가 발행하고 통제하는 CFA 프랑을 쓰는 나라가아프리카에서 10개국이 넘는다. 프랑스는 심지어 자국만의 화폐를 도입하려는 나라에 위조지폐를 뿌려 경제를붕괴시키기도 했다. 프랑스의 지배에서 벗어나려는 지도자들을 주저앉히기 위해 암살하고 반군을 지원하고 학살을 묵인했다. 직접 군대를 보내 이들 정부를 무너뜨리기도 하면서 프랑스는 아프리카에서의 영향력을 놓지않으려 했다. 프랑스가 나쁜 놈들이다. 프랑스 지도층과 결탁해 권력과 이익만 챙기는 아프리카의 지도자들도문제다.

나토 병력을 제외하면 미군이 가장 많이 주둔하는 곳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이다. 그중 일본에 주둔하는 미군이 미국 본토를 제외하고 세계 최대 규모다. 일본을 감시하는 측면도 있고, 일본이 태평양을 미국의 바다로만드는 전초기지 역할도 해주고 있다. 한국에 있는 미군의 숫자는 2만 8천 명 정도로 일본보다는 적지만 한국은 미국에게 일본 못지않게 중요하다. 옛날에는 북한 때문이었다지만 지금은 중국 때문이다. 경기도 평택시에있는 캠프 험프리스는 미군의 해외기지 가운데 세계 최대 규모다.

중국은 1972년 미국과의 관계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외교정책을 조정하고부터 관계를 적절하게 관리해나가는 동시에 대국이 되기 위한 준비를 서둘렀다. 1978년 12월 18일 중국공산당 11기 3중전회에서 ‘4개 현대화‘를 당의 노선으로 채택하고 이를 위해 개혁·개방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했다. 중국이 개혁·개방을 결정한 뒤에 중국 경제는 미국 전문가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발전했고, 드디어 2010년에 명목 GDP 면에서 일본을 제치고 G2가 되었다. 미국의 턱밑까지 다다른 것이다.

한漢-당 이래 명-청조까지 유지됐던 팍스 시니카가 문화제국이었다면 지금 중국은 군사강국까지 겸한 두 번째 팍스 시니카 시대를 열어야 되겠다는 꿈을 가지고 있다. 그게 중국몽이다. 2049년에는 다시 천하를호령하는 나라가 되겠다는 중국의 계획이 실현 가능성이 없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일본몽도 있다. 대동아공영권은 지난 얘기가 아니다. 지금 일본은 자위대의 힘을 키우고 해외 출병이 가능하도록 헌법을 고치려 노력하고 있지 않나. 군사력을 키워놓고 미국의 힘이 빠질 때 그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나라가 돼야겠다는 거다. 우리는 일본이 밉고 싫지만, 일본의 그런 목표를 비도덕적이다. 비윤리적이다 말할 수없다. 국제정치도 정치인데 거기에다가 도덕의 잣대를 들이대면 바보다. 국내 정치는 국제정치는 정치는 현실이고 현실은 선악이 아니라 결국 유불리로 결정 나는 거다. 그래서 미국도 패권을 잃지 않고 계속 군림하려고하는 거 아닌가.

2022년 6월 29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2년 만에 정치·군사적 우선순위를 업데이트하면서 처음으로 중국에 관한 내용을 넣었다. 중국을 "나토의 안보에 도전하고 있는 존재"라고 언급한 것이다. 미국과 중국 간에 경제적 연계가 없으면 처음부터 ‘적‘으로 규정하고 밀어붙였을테지만, 중국에 투자한 미국 회사들이 많은 만큼 중국과의 관계를 엎어버리면 미국 경제도 망한다.

이렇듯 미국 혼자 힘으로 중국을 견제할 수 있는 형편이 아니어서 동맹국들을 동원해 중국의 힘을 빼고 중국의 부국강병 속도를 늦추는 것이 미국의 전략이라고 봐야 할 것 같다. 그러나 이 또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동맹국이지만 이해관계가 다른 국가들이 미국을 무조건 지원하고 참여하던 시절도 지나갔기 때문이다. 국제정치의 세계에는 공짜도 없고 영원한 동맹도 없다. 2021년 9월 미국이 갑자기 호주에게 핵잠수함 기술을 줬다. 중국을 압박하는 데 호주를 앞장세우고 싶은데 호주가 대가 없이 미국의 이익에 장단을 맞춰주지 않아서였을 것이다. 그 바람에 호주에 잠수함 기술을 팔기로 먼저 약속했던 프랑스가 미국한테 뒤통수를 맞았다. 그러자프랑스가 바로 미국이 하는 일에 어깃장을 놨다. 2022년 미국이 베이징올림픽을 외교적으로 보이콧한다는데도 프랑스 정부 공식 대표단은 베이징올림픽에 간 것이다. 그동안 유럽은 먹고사는 데 미국이 도움이 되고, 유럽에 버티고 있는 5만 명 가까운 나토군을 미국이 통제하며 국제안보질서를 장악하고 있으니까 함부로 반대하지 못했다. 하지만 프랑스가 결정적인 이해관계를 침해받자 미국과 다른 자기 목소리를 낸 것이다.

햇볕정책의 첫 번째 성과는 금강산 관광이다. 김대중 대통령 임기 초인 1998년 11월 18일 시작한 금강산관광은 김대중 대통령의 결기가 아니었으면 엄두조차 낼 수 없는 ‘사건‘이었다. 미국에 물어보지 않고 독자적으로 저질러 버리는 식으로 결행하고 사후에 미국을 설득했다. 그렇게 결국 미국이 어쩔 수 없도록 만들어 끌고갔던 것이다. 김대중 대통령은 한미관계, 남북관계를 비롯한 국제정치에 대한 공부를 많이 해서 상당히 탄탄한이론을 갖추고 있었다. 그리고 대통령이 직접 미국 대통령을 설득했다. 그건 대단한 거다. 이론이 아무리 빵빵해도 엄두를 내어 미국 대통령과 마주한 그 자리에서 직접 설득하는 건 또 다른 문제다.

이명박 정부는 한중 경제협력 규모가 만만치 않아졌는데도,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적절하게 처신하면서국익을 최대화하기보다는 확실하게 미국 편에 서버렸다. 우리가 북한과 만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고, 결과적으로 미국도 북한과 회담을 못 하게 만들었다. 노무현 정부 때 북핵 문제를 풀기 위해 미국과 손잡고 시작한 6자 회담에, 이명박 정부는 북한이 비핵화를 안 하고 있으니까 안 가겠다고 했다. 당사국으로 핵 문제 해결이 제일 아쉬운 건 한국인데, 정작 한국이 ‘북한이 핵을 포기할 때까지 6자 회담에 안 나가겠다‘고 하니 미국으로서도 6자 회담을 더 이상 끌고 갈 동력이 없어진 셈이다. 그래서 노무현 정부 때 시작된 6자 회담은 이명박 정부초년인 2008년 12월에 본회담도 아니고 수석대표들이 베이징에서 한 번 만나 티타임을 가졌는지 그러고는 중단되었다. 결국 다음 해인 2009년 5월 25일 북한이 2차 핵실험을 해버렸다.

종전선언, 평화협정 체결 모두 결국 미국의 협조가 필요하다. 그리고 주한미군 사령관한테 맡겨놨던 전시작전통제권이돌아오면 비로소 명실상부한 군사주권이 생기는 거다. 2012년 4월 17일로 합의했던 전시작전통제권 환수가 이명박 대통령 때문에 2015년 말로 연기됐고, 박근혜 대통령 때문에 북핵 문제가 해결된 뒤로 미뤄졌다. 문재인 정부가 찾아오겠다고 대선공약으로 내걸었지만 임기 내에 실현하지 못했다. 전시작전통제권이 미국 손아귀에 있어도 때로는 노무현 대통령 때처럼 거래 개념으로 접근하든지, 김대중 대통령처럼 설득을 해서 미국이 우리 입장에 따라오도록 만들 수 있다.
그 기본은 ‘미국이 싫어하는 일도 나는 할 수 있다‘는 배짱이다. 배짱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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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 (savaka)의 유형 가운데 욱가띠딴뉴(ugghatitaññu puggala)가 있습니다. 법문을 듣는 동안에 바로 깨닫는 사람입니다. 위빠찌딴뉴(vipacitafiñu puggala)는 상세한 설법을 듣고 나서야 깨닫는 사람으로「초전법륜경」(Dhammacakkapavattanasutta)이나 「무아상경」(anattalakkhanasutta)과 같은 자세한 설명을 듣고서 깨닫는 사람입니다. 이런두 가지 유형과는 다르게 수행할 시간이 필요한 사람(네야, neyya)들이있습니다. - P14

정견(正見)도닦음에 대한 지혜, 이를 일러 바른 견해라 한다.) - 4가지이란 괴로움의 진리에 대한 통찰지, 괴로움의 일어남에 대한 진리(dukkha sacca)라는 통찰지, 괴로움의 소멸의 진리 (dukkha samudayasacca)라는 통찰지 그리고 괴로움의 소멸로 인도하는 도닦음의 진리(dukkhanirodhagamini patipada sacca)에 대한 통찰지입니다. 이 네가지 정견을 구족하기 위하여 닦는 것이 혜학(paina sikkha)입니다. 그러면 이 혜학(慧學)으로 언제 사성제를 꿰뚫어 알 수 있습니까? - P15

무엇을 있는 그대로 안다는 것입니까? 답하십니다. ‘물질(色), 느낌(受), 인식(想), 상카라(行), 알음알이(識)라는 오온(五蘊) 혹은 괴로움의 진리있는 그대로 안다. 원를인이 일어나기 때문에 괴로움의 진리가 일어남도 있는 그대로 안다. 원인이 소멸하기 때문에 과보인 괴로움의 진리 (苦)의 소멸도 있는그대로 안다. 원인과 결과 모두의 무상(anicca), 고(dukkha), 무아(anatta)의 성품도 있는 그대로 안다. 이와 같이 있는 그대로 알기 위하여 무엇을 해야 할까요? 삼매 (samadhi)를 확고히 하라고 부처님은 설하십니다. 이것이 답변입니다. - P15

바른 삼매란 초선, 이선, 삼선, 사선이라는설명이 대념처경」에 자세하게 나옵니다. 최고에 대한 해설(ukkattha niddesa)은 이 삼매들 가운데 가장 좋은 유형의 삼매가 보인다는 것입니다. 반면에 중간의 해설 (majjhedipaka)이라는 방식에 따르면, 만약 중간인 색계 삼매(rupavacara samadhi)가 언급이 되면 보다낮은 욕계의 삼매[(kamacacara samadhi, 즉 근접삼매 (upacarasamadhi)]와 보다 높은 무색계 삼매(arupa samādhi) 모두를 포함한다 - P16

이 정신현상들은 무엇을 의지하여 일어날까요? 이 정신현상(namadhmma)들이 일어날 때 의지하는 물질현상(rupa dhamma)들을 수행자는 식별해야 합니다. 여기서의 물질은 근본물질(mahabhuta rupa)과 파생물질(upāda rupa)입니다. 근본물질(mahabhūta rupa)과 파생물질(upāda rūpa)들은 물질현상(rupa dhamma)들이고 선정의 현상(jhānadhamma)들은 정신현상(nama dhmma)들이라고 식별해야 합니다. - P17

(다시 비구들이여, 비구는이 몸을 처해진 대로 놓여진 대로 요소 [界] 별로 반조한다. ‘이 몸에는땅[地]의 요소, 물[]의 요소, 불[火]의 요소, 바람 [風] 의 요소가 있다. 라고) - 이 몸은 어떤 자세든지, 어디에 놓여있든지, 서 있는 앉아 있는누워 있는 걷고 있든 간에 오로지 이 몸에는 땅의 요소(pathavi dhatu), 물의 요소(apo dhatu), 불의 요소(tejo dhātu), 바람(vayo dhatu)의 요소만이 있습니다. 이 요소들을 하나씩 식별해야 합니다. 
- P19

이와 같이 이 비구가 이전에 재가자이었을 때나 출가를 하였어도 [명상주제를 들지 않는] 어리석은 범부일 때는 이 몸을 처해진 대로, 놓여진대로 덩어리를 분해하여 요소별로 따로따로 반조하지 않는 이상 그것에대해 중생이라거나 사람이라거나 인간이라는 인식이 사라지지 않는다. - P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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