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2019년 9월 10일에 국가안전보장회의 보좌관을 사임했다. 그때까지만하더라도 그 이후에 트럼프의 탄핵을 둘러싼 일련의 사건이 일어날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그 당시에 나는 이제는 유명해진 내부고발자의 불만에관해 아는 것이 없었고, 그 불만이 행정부 내에서 어떻게 처리되었는지도 몰랐다. 하지만 그 불만과 이후 그 불만에 쏟아진 관심은 워싱턴의 정세를 전혀예측할 수 없는 방식으로 뒤바꿔놓았다. 나는 내부고발자가 누구인지 모른다.

그런데도 앞 장에서도 살펴봤듯이 나는 트럼프가 우크라이나 사태를 어떻게 처리했는지에 관해 내가 알고 싶었던 것보다 많이 알았다. 미국은 하나의국가로서 대통령의 탄핵과 관련된 여러 사건에 집중했다. 그동안 나는 그런정보와 관련해서 나의 개인적인 책무와 헌법상의 책무가 무엇인지 판단하는데 집중했다. 트럼프의 행동이 탄핵감이었는지는 몰라도 나는 그의 행동을 대단히 불편하게 여겼다. - P698

나는 미국 헌법 제2조에서 명시하듯이 대통령에게 법무부를 등가하는 권한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하지만 그 조항에서 말하는 법의 집행이 충실하게 이루어지도록 신경 써야 하는 대통령의 헌법상의 의무는 법이공평하게 적용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대통령은 중앙정부의 합법적인 권력을남용해서는 안 된다. 국가의 이익을 개인의 이익과 거의 동일하게 간주해서도안 된다. 국가의 이익을 가장해 개인의 이익을 추구할 핑계를 만들어서도 안된다. - P701

트럼프의 공격 중에서 표면적으로나마 합법적인 방법 한 가지는 책의 출판 전 검토 과정을 이용하는 것이었다. 미국에서 이 과정은 지독하게 오래 걸리고 관료주의적이다. 나는 이 책이 출판될 수 있도록 마지못해 검토 과정에동의했다. 나는 국가 안보 보좌관으로 재직하면서 기밀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으려고 다른 정부 관리들처럼 임기 전에도, 그리고 임기 중에도여러 기밀 유지 협약서에 서명했다.5) 두말할 것도 없이 기밀을 전달받은 사람은 기밀에 대한 접근권이 없는 사람에게 기밀을 발설하지 않을 영구적인 의무가 있다. 나는 이 책의 원고를 쓰면서 기밀을 함부로 적을 의도가 전혀 없었다.

그런 내용까지 밝히지 않아도 할 말은 많았다.
이런 기밀 유지 협약서에는 좋게 말해서 표현이 애매하게 쓰여 있다. 이런성격의 원고가 어떤 경우에 출판 전 검토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 분명하게 나와 있지 않다. 검토 과정은 기밀이 공개되지 않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존재한다. - P707

내가 행정부를 떠난 정황과 이 책을 쓰던 당시의 상황을 생각하면 트럼프가 책의 출판을 막으려고 전력투구할 것임이 처음부터 분명했다. 적어도2020년 대선이 끝나기 전까지는 말이다. 이런 전대미문의 적대적인 태도와 척쿠퍼의 조언을 고려해서 나는 출판 전 검토를 위해 책의 원고를 제출하기로했다. 합법적으로 기밀로 분류될 만한 내용은 싣지 않았기 때문에 원고를 제출할 의무가 없다고 확신했는데도 말이다. 트럼프 시대에는 일반적인 규칙이적용되지 않는다.

검토 과정 자체는 전문적이고, 예의를 갖춰서, 꼼꼼하게 진행되었다. 하지만내가 원했던 것만큼 신속하지는 않았다. (검토가 늦어진 데는 코로나바이러스의 영향도 분명히 있었을 것이다.) 나는 출판 승인을 받으려고 원고의 여러 부분을 수정했다. 내가 보기에는 수정된 내용 대부분이 내가 제시한 사실에 변화를 주지 않았다. 어떤 경우에는 단순히 (직전에 쓴 문장처럼) ‘내가 보기에는 이라는 문구만 삽입하면 되었다. 내가 극도로 민감한 정보에 의지하는 것이 아니라 내 의견을 나타내는 것임을 분명하게 밝히기 위해서였다. 다른 경우에는 내가 논의하는 내용을 조금 더 추상적으로 표현해야 했다. 예를 들면첫 번째 원고에 쓴 것보다 이란의 잠재적인 군사 공격 목표물을 더 일반적인말로 바꿔야 했다. 따라서 독자들은 나와 트럼프를 비롯한 다른 사람들이 실제로 어떤 목표물을 염두에 두고 있었는지 상상하면 된다.
- P708

내가 본문에 나오는 트럼프와 외국 정상들의 대화 내용과 내 대화 내용을최대한 충실히 적었음을 알아주길 바란다. 어떤 경우에는 해당 부분에 인용부호를 자체적으로 넣어도 사실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다. 흥미롭게도트럼프가 부하직원들과 나눈 대화를 다룬 부분은 거의 손볼 것이 없었다.

 이례적으로 보이겠지만 이유는 간단하다. 기밀 검토의 목적이 외국 정상들이 트럼프가 자신들에게 한 얘기를 부인해야 할 필요가 없도록 그들을 보호하려는데 있기 때문이다. 외국 정상들은 직접적인 인용문을 부인하는 대신 말을 조금 바꾼 내용을 부인해야 한다. 이런 이질적인 취급에 대한 마땅한 설명이 있는지는 몰라도 나는 그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 어쩌면 트럼프가 나보다이런 규칙을 더 싫어할지도 모른다.
- P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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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 2022-08-08 0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