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의 잔혹사 마녀사냥
양태자 지음 / 이랑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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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최근 유행하는 단어들 중에 마녀사냥이라는 말이 있다. 어떤 특정한 인물 또는 단체를 무차별적으로 비난하는 행위를 일컫는데 이는 우리의 역사속에 실제로 존재했던 행위다.

과거 중세로 거슬러 올라가 유럽에서 자행되었던 사건인 것이다.

​실재가 있었다는 의미가 얼마나 무서운 일인가?

인간이 인간을 사냥하는 것이 정당했다는 말이 되는 것이다. 도적때, 범법자들의 행동이 아닌 종교를 믿고 사람을 구원해야 한다는 의무와 사명감을 가진 신학자들이 적극 나서서 그런 행위를 했다는 것이 더욱 충격적이다.

 

'중세의 잔혹사 마녀사냥'은 중세 당시 마녀사냥의 배경, 현실, 의미등을 살펴보는 책이다.

마녀사냥의 배경을 먼저 보자면 그 시작은 크리스트교에 있다. 지금은 전세계인들이 가장 많이 믿는 종교 중 하나지만 과거에는 그저 하나의 작은 종교에 불과했다. 크리스트교 이전에 무수히 많은 그 나라만의 전통종교가 있었다.

점차 크리스트교가 세력을 확대하면서 종교차별이 발생한다. 이것은 크리스트교가 가지는 특징 중 하나다.

상대적으로 동양에서는 유교, 불교, 도교 등이 탄생했는데 이들은 서로의 단점을 비판 내지 흡수를 통해서 상호보완적인 역할을 했다.

그러나 서양의 크리스트교는 유일신이라는 큰 틀안에서 당시의 전통종교들을 철저히 배척하고 비판을 넘어 비난을 했다.

물론 전통종교의 근간들을 크리스트화 시켜서 발전한 경우도 있으나 대부분의 경우가 종교적 무력을 통해서 말살 시킨 것이다.

마녀 사냥의 배경이 바로 여기에 있다.

크리스트교 이전 사람들은 전통종교의 믿음으로 생활했다. 당시 과학적, 의료적인 발전이 미비했던 시절이였기에 이들은 질병이나 각종 자연재해등에서 전통종교의 방식을 따랐다. 여기서 등장했던 것이 바로 샤머니즘적 방식이다.

신들과 영접하는 인물들이 그 대표적인 역할을 했는데(우리나라는 이런 사람들을 보편적으로 무당으로 생각하면 되겠다.) 크리스트교가 유럽 전역에 전파되면서 이런 인물들이 한순간에 마녀가 되어 버린 것이다.

 

마녀사냥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변질되기 시작했다.

초기에 시작되었던 마녀사냥은 이단이란 이름하에 사람들을 숙청하기 시작했다. 그랬던 마녀사냥을 점차 자신의 권력에 이용하는 사람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교권을 강화시키기 위해 본보기로 사람들을 마녀로 몰아간 것이다.

게다가 대항해시대가 열리면서 유럽내의 마녀사냥을 식민지로 퍼뜨리기 시작했다. 한마디로 크리스트교의 종교폭력이 세계화된 것이다.

 

크리스트교는 이분법을 고수한다. 즉 자신들이 믿는 종교는 절대선이며 이를 어기는 행위는 절대악이 되는 것이다. 때문에 절대악은 숙청해야 한다. 마녀사냥 저의가 바로 이것이다.

 

- 신학자들이 탁상공론 속에서 만들어낸 가상의 인물이 마녀이고 마녀사냥이다 - 70P.

 

당시 마녀사냥을 꼬집는 말이다.

 

마녀사냥의 무서움은 그 당사자 뿐만 아니라 가족 모두에게까지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마녀사냥으로 죽게 된 당사자의 억울함, 가족을 잃게 되는 사람들의 슬픔을 뛰어넘어 마녀의 가족이라는 비난, 비판이 더 크게 작용하고 마녀사냥의 재판비용, 사형비용이라는 이름으로 가족의 재산이 거의 몰수되어 물질적, 정신적으로 가족들은 살아가기 어렵게 되는 것이다.

이 얼마나 가혹하고 잔혹한 형벌인가..

 

마녀라 지칭되는 사람들을 고문하는 모습들은 실로 악에 가깝게 느껴진다. 고문을 하는 사람들은 하나님을 믿으며 구원이라는 명목하에 자비로운 모습을 강조하는 신학자들이다. 때문에 그들의 모습이 더욱 추악하다. 선으로 포장된 악마들이다.

 

책을 다 읽고 느낀것은 첫번째 종교의 편협한 시각의 무서움이다. 종교를 믿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종교가 포용이면서 선이라 생각한다. 자신들의 행위가 종교에 비쳐지면 옳다고 여긴다. 이는 굉장히 위험한 생각이다. 대표적 예로 IS의 행위를 생각해보면 되겠다.

 

두번째는 지금도 우리 주변에 마녀사냥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과거의 마녀사냥이 물리적 행위였다면 지금은 정신적 행위로 작용하고 있다.

알아야 한다. 우리는 마녀사냥이 얼마나 무서운 의미이며 행위인 것을 말이다.

 

이 책은 중세의 마녀사냥을 다루었지만 그 속에서 현대의 마녀사냥에 대해서도 깊게 생각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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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한국현대사 - 1959-2014, 55년의 기록
유시민 지음 / 돌베개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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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사람들은 저마다 역사를 가지고 있다. 

우리가 기억하는 보편적인 역사가 아니라 그 사람이 직접 겪고 보고 느낀것의 역사를 말이다.

그런 역사를 기록한 것을 우리는 대개 일기라고 부르게 된다.


보편적인 일기에서 좀 더 전문적으로 나아가게 되면 자서전이 되는데 지금 소개하는 책은 자서전보다 좀 더 책의 형식에 갖춰 만든 책이라 하겠다. 작가의 인생이 담긴 한국사 '나의 한국 현대사'다.


이쯤되면 저자가 무척 궁금해진다. 그가 누구이길래 자신의 인생의 역사를 책으로 편찬할까?

바로 유시민이다.

내가 기억하고 알고 있는 유시민은 친노경향이며 보수보다는 진보를 선택하고 청년시절에는 사회 운동에 적극 참여했던 인물이다. 

그 당시 깨어있던 청년들 중 한명이었다는 점에서 이 책은 재밌게 느껴진다. 

내가 태어나기 전 말로만 들었던 한국사에 대해서 알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의 내용은 유시민의 탄생부터 2014년까지의 기록을 담고 있다. 여기에서 경제, 정치, 남북관계라는 3가지 주제로 책이 구성된다.

개인적으로 눈길을 준 것은 정치분야였다. 경제야 새마을 운동, 경제개발 5개년 계획 등 당시 그 어느나라보다 빠른 성장을 했던 대한민국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남북관계는 미국, 소련의 냉전체제 같은 아니 그보다 더 위협적인 관계였다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정치에 관심이 갔다. 어린시절에는 재미없던 정치가 나이가 참에 따라서 관심이 가게 되고 이 안에 인간사 모든 관계가 담겨진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가 어느시절보다 에너지 충만했던 시절은 아이러니하게 대한민국이 가장 혼란스러웠던 시절이다. 즉 그는 에너지가 넘쳤으나 대한민국은 에너지가 바닥이던 시절인 것이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에너지를 과감히 대한민국에 던진다.. 바로 민주주의라는 에너지를 말이다.

이 부분이 가장 재미있으면서 가장 슬펐던 부분이다. 

민주주의만을 바라보고 몸을 던지는 국민들... 그 위에서 펼쳐지는 독재.. 혼란스러운 정국...

내가 태어나기 이전 상황들이라 몸소 느껴지지 못했지만  간접적이나마 책 안에서 그리고 그의 필체속에서 당시의 혈투를 느끼게 되었다.

지금의 대한민국까지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했다는 것을 말이다.. 물론 지금도 현재진행중이지만..


책을 읽으면서 들었던 느낌은 그가 상당히 중립적으로 썼다는 것이다. 앞서 말했던대로 그는 진보쪽 성향의 인물이다. 그래서 책에서도 그런 느낌이 나지 않을까 했다. 독재에 있어 진보 성향은 극과 극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책은 중립적인 태도를 취한다. 역사를 바라보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성향인데 작가는 독자들을 위해 중립적인 자세를 취한 것이 아닐까?..

개인적으로 이것은 이 책은 작가의 역사인데 좀 더 그런 모습을 보였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격정적으로 살았던 작가의 삶을 책 한권을 통해서 읽는다는것이 어찌보면 우스운 일일수도 있다.

작가는 진정 책한권에 자신의 삶을 다 담을 수 있었을까?...


작가가 전하는 메세지는 지금 이시대를 살고 있는 젊은 청춘들, 사회를 이끌어나가는 경제세대들에게 자신처럼 열정적으로 살아가기를.. 그리고 대한민국을 사랑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아니였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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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의 향연 2014.가을 Vol.1 - 창간호
도서출판 숲 편집부 엮음 / 도서출판 숲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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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내가 처음 인문학을 접했던 것은 중학교 시절이였다. 

당시 학교 도서관에서 우연히 보게 된 일리아스.. 상당히 낡고 오래된 책이였던걸로 기억하는데.. 그때 트로이전쟁을 알게 되었다.

나는 그 책이 그저 그리스의 역사를 다룬 역사서라고 생각했다. 꽤나 재미있게 읽었던 걸로 기억한다.


시간이 흘러 그것이 나의 인문학의 첫 경험이라는 것을 알았고 그 이후로 인문학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여기서 시간이 흘러라는 말이 중요한데 그것은 내가 학창시절보다 사회경험이 많아지고 보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서 인문학이 꼭 필요한 학문이라는 것을 깨달았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인문학에 관심을 가졌지만 나는 어디까지나 초보다. 그래서 어려운 책보다는 쉽게 접근 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찾아보았는데 그때 이 잡지를 알게 되었다. 인문학을 다룬 잡지인 '인문의 향연'말이다.


사실 나는 이 창간호보다 후에 나온 3호를 먼저 읽어봤다. 계간지로 나오는 잡지니깐 창간호와는 약 6개월 가량의 시간이 벌어진 셈이다.

3호에서 받은 느낌은 괜찮다는 것이다. 그래서 창간호부터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창간호는 절판이라는 이름으로 구입하기 어려웠고 출판사에 직접 연락하는 방식으로 창간호를 구할 수 있게 되었다.

내 책인생에서 출판사에 연락해서 직접구하게 된 첫번째 책이 되는 셈이다.


이 책은 인문을 다룬다.  인문학뿐만 아니라 인간사를 다룬 책이라 하겠다. 그래서 읽다보면 간혹 사회잡지나 여성지에서 다룰법한 이야기들도 있다.


창간호에서 특히 주목한 것은 두가지다.

하나는 단테의 신곡, 다른 하나는 마르크스와 플라톤의 이야기다.


먼저 단테의 신곡을 살펴보면 이 부분은 단테의 신곡에 대해서 보다 쉽게 접할 수 있게 정리한 기사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단테가 신곡을 쓰게 된 배경부터 세세히 나온다.

개인적으로 신곡을 소장하고 있는데 솔직히 읽다가 포기했다. 재미도 없거니와 내용을 이해하기가 조금 어려웠다고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기사가 더 눈에 들어왔다. 이 기사를 접하고 신곡을 다시 읽게 되면 좀 더 이해하기 쉬워질까.. 라는 기대감이 들었다.

여기서 나름 이 잡지의 상술이 느껴지는데 바로 단테의 신곡이 2개로 나누어져 진행된다는 것이다. 창간호에서 1편을 다루고 2호에서 2편을 다룬다는 것이다. 결국 이 기사를 완결로 읽기 위해서는 2호까지 구입해야 되는 것이다.


두번째는 마르크스와 플라톤의 이야기인데 상당히 재밌다. 국가 권력을 두고 플라톤의 저서 국가와 마르크스의 유물론 그리고 공산주의를 대조하면서 진행한다. 플라톤, 마르크스 당대 최고의 학자들이였기에 이들의 저서에서 펼쳐지는 내용들은 무척 깊다고 하겠다.

물론 이 기사에서 이 두학자들의 권력에 대한 모든것을 다루지는 못한다. 맛보기식 정도로 생각하면 될 것이다.

재밌는 것은 플라톤의 권력에 대한 생각이 지금과는 사뭇 다르다는 점이다. 철인정치로 잘 알려진 플라톤의 국가에서 플라톤은 부인공유제라는 상당히 참신한 내용을 주장한다.

부인들과 자식들은 남자들의 공유물이므로 부모와 자식관의 관계는 서로 알아볼 수 없다.. 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떻겠는가? 남녀차별을 넘어 폐륜까지 생각하게 될 내용이다.

그러나 이것은 플라톤이 살던 당시의 시대상을 반영하는 내용이기에 적당히 감안해서 읽어보면 좋을 것이다.


이 잡지에 대한 총평을 내려보자면 인문학의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에게 추천할 만한 잡지라고 하겠다.

단 중요한것은 이 잡지는 인문학만 다룬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각종 유명한 고전들의 이야기만 쏙쏙 다룬 그런 전문적 잡지가 아니라 이 잡지안에는 우리네 사는 이야기도 담겨 있다는 것이다.

자칫 고전만 다루겠지라는 생각으로 이 잡지를 구매하게 되면 실망할 수도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계간지로 발행된다고 하는데 사람들의 호응이 많아져서 계간지보다는 분기적으로 나아가 월간으로도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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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테리아 1호 - 창간호
미스테리아 편집부 엮음 / 엘릭시르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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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책표지는 책과 사람이 만나는 첫번째 마주침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인상적인 책표지에 눈길을 주게 되고 이는 책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진다. 

붉은 표지의 검은색 글씨, 고전적 스타일의 느낌. 이 두 색깔의 조합은 예전 미스테리를 가장 잘 표현하는 색깔이다. 

잡지 미스테리아는 과거 부흥기였던 미스테리 장르를 다시금 느끼게 해주는 디자인을 구현한 것이다.


책 소개로 넘어가면 일단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리뷰'다. 다양한 책들의 리뷰로 시작하는데 장르 특성상인것인지 개인적인 것인지 모르겠으나 미스테리류는 리뷰를 잘 보지 않게 된다. 약간의 스포일러도 방지하기 위해서인데 나 같은 경우 리뷰를 보기보다는 이 책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를 보게 된다. 예를 들면 별점 같은 것?

그래도 이 책의 리뷰들은 읽어보았다. 창간호라는 타이틀이 주는 힘을 믿어보기 위해서 괜찮은 책들이 리뷰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말이다. 결론은 나쁘지 않았다 라는 것.

리뷰들을 통한 전체적은 느낌은 역시 미스테리류는 리뷰를 읽어봐선 안된다는 것이다. 여느 장르와는 달리 미스테리 리뷰들은 그 책을 읽어본 사람들에 한해서 느낌 전달이 확실하지, 안 읽어본 사람들에게는 쉽게 전달이 되지 않을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티끌 같은 스포도 있었다. 미스테리에서 스포는 절대금기인데 말이다.


이 잡지의 괜찮은 점을 살펴보겠다.


미스테리 전문 잡지답게 한국 미스테리 시장의 현주소를 살펴보고 미래를 생각하는 주제로 전문가들의 간담회 같은 형식의 인터뷰가 좋았다. 현재 미스테리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출판시장이 지속적 불황을 겪고 있다. 본래 경제도 호황과 불황의 사이클이 존재하는데 출판계는 지속적 불황이다. 자칫 더블딥이 될까봐 염려스럽다.

이런 상황에서 미스테리는 호불호가 갈리는 장르인지라 불황의 여파가 더욱 심하다. 인터뷰 내용도 이 부분을 지속적으로 어필한다. 작아지는 시장, 등장하지 못하는 스타작가 등등의 이유를 들어 결론은 많이 힘들다로 끝나게 된다. 

희망을 담는 메세지를 나오기 보다는 현실을 직시하는 인터뷰였다. 그래서 더 인터뷰가 마음에 들었다.


다음으로는 스타 작가의 인터뷰 내용이다. 창간호에 실린 스타작가는 데니스 루헤인, 미쓰다 신조였다. 워낙 유명한 작가들인지라 이들의 작품을 읽어본 나였기에 인터뷰가 즐겁게 느껴졌다. 미스테리에 대하여 이들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획이라 생각한다.

다음에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가들이 실렸으면 좋겠다. 히가시노 게이고 또는 정유정 작가 같은 인물 말이다. 



괜찮은 점을 살펴봤다면 단점도 살펴봐야지...


이건 총평으로 가야 겠지만 과감히 적어본다면 이 책은 전반적으로 재미가 없다. 기획면에서 그런지 모르겠으나 그런 느낌이 든다. 기획에 아쉬움이 있다는건 내가 원하는 소식이 없다는 것이다. 창간호라면 미스테리 역사 부분을 다뤄볼만 한데 없다는게 아쉽고 책 뒷부분에 여러 작가들의 단편을 싣는것은 좋았으나 그 비중이 책의 기사보다 더 많다는 것도 아쉽다. 본말전도라는 생각이 절실히 든다.

창간호의 특별 기획 같은 것이 있을 줄 알았던 나의 기대가 그저 기대감이였을까?


대부분의 잡지들은 기사를 끝낼때 특정한 표시를 한다. 즉 '이 잡지의 기사는 여기가 끝입니다.'라는 일종의 부호라고 하겠다. 이 책도 그런 표시가 있었으면 한다. 기사의 끝이 아니고 다음장에 이어진다라고 생각하면서 읽다가 기사가 거기서 끝나버리면 은근 서운함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정리를 해보자.


'이 책은 미스테리를 다룬다는 점에서 그것도 거의 불모지에 가까운 대한민국 미스테리 시장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충분히 인정받을 만 한 책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이는 이 책의 기대감과 실망감을 직결된다. 즉 독자의 기대감과 실망감을 동시에 짊어져야하는 숙명적인 책이라는 것이다. 


창간호였기에 파이오니아 효과도 있었을 것이고 힙겹게 내딛은 첫발의 무서움도 있을 것이다. 이제 시작이라는 마음으로 더욱 발전하여 미스테리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꾸준히 찾아올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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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의 빛
미야모토 테루 지음, 송태욱 옮김 / 바다출판사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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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볍게 읽는 소설들을 좋아한다. 무거운 느낌의 책들은 그 묵직함에 답답함을 느끼기도 하고 그 무거움이 진행되기까지 일련의 과정들이 나에게 동화되어 어찌보면 내 삶의 찌든 고단함을 다시금 느끼게 만들기도 하기 때문이다.

 

가볍다.. 이것의 기준은 무엇일까?

책을 들여다보지 않고서 판단하는 기준은 책의 두께다. 책의 두께가 작다면 그만큼 내용도 작을 것이고 가벼울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을 선택했다. 가볍게 읽기 위해서 말이다.

그러나 그건 나의 오산이였다. 

 

작가는 미야모토 테루.. 낯선 이름이다. 언제나 낯선 작가들의 작품과의 만남은 셀렘을 준다. 작가의 필력, 문체, 분위기 등을 생각하면서 읽을 수 있는 재미가 있기 때문이다.

이 작가의 느낌도 처음에는 가볍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책을 계속 읽어나가면서 이 책은 결코 가볍지 않은 무거운 삶의 무게를 느끼게 해주는 책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책의 구성은 총 4편으로 환상의 빛, 밤 벚꽃, 박쥐, 침대차로 되어 있다. 나머지 3편이 단편정도라면 주인공 격인 환상의 빛은 중단편에 속하는 분량이다. 분량 뿐만 아니라 책이 주는 무게에 있어서도 환상의 빛이 거의 모든것을 차지한다. 나머지 3편은 그저 들러리에 불과할 뿐....

 

오사카에 살고있는 젊은 주부 유미코, 그녀는 미망인(未亡人)이다. 그녀의 남편은 어린시절부터 알게 된 동무로 둘은 아이까지 낳고 행복하게 살아갔다. 그러던 어느날 남편이 전차에 치어 사망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그의 사망은 자살이라는 결론을 듣게 된다. 남편의 죽음과 부재를 이해할 수 없는 유미코.. 세월이 지나 그녀는 재혼을 하게 된다. 오사카가 아닌 멀리 북쪽의 바닷가 지역으로 가게 된다.

그곳에서 행복한 삶을 꾸려 가지만 그녀의 마음속에는 전남편의 부재가 계속 기억된다.

 

위의 내용은 환상의 빛이다. 다른 3가지의 줄거리도 다루어야 하지만 딱히 다룰 것이 없다는 생각에 환상의 빛 중점으로 다루려 한다.

 

이 책의 매력은 부재를 통해서 주인공이 겪게되는 심리적, 감정적 느낌을 잘 표현했다는 것이다. 유미코가 남편이 죽은 얼마 뒤 재혼을 하게 되는데 그 장소는 북쪽의 추운 지방의 바닷가다.

그녀는 왜 이곳을 택하게 된 것일까? 책 속에서는 그저 중매를 통해서 재혼한 것으로 나타나지만 이는 작가의 의도가 담겨져 있다.

추운 북쪽 겨울의 바닷가.. 이는 그녀의 심정을 대변하는 매개가 되면서 그녀의 해우소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다.

 

유미코가 재혼을 위해 이 지역으로 오면서 그녀는 낯선 환경에 처한다. 넘실거리는 바다를 보면서 그녀는 전남편의 기억을 떠올리게 된다.

재혼한 남편과 아이까지 있는 상황에서 전남편의 기억을 마무리 하지 못한 것이다.

이는 재혼한 가정에 실례가 되는 부분.. 그렇기에 그녀는 최대한 숨기면서 남편의 죽음에 의문을 갖는다.

 

절정은 그녀가 남편을 닮은 우연한 사내의 뒤를 밟게 되는 부분이다.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려던 유미코는 우연히 버스에서 남편과 닮은 이를 보게 된다. 그 사내가 버스에 내려 바다로 향하는 모습을 보게 되고 뒤를 밟으면서 가슴을 졸인다.

그 사내도 남편과 같은 절차를 밟지 않을까.. 염려가 되기 때문이다. 뒤를 밟았던 사내가 사라지고 홀로 바닷가에 남게 된 유미코는 오열을 한다. 남편의 부재가 그녀에게 너무나 가슴깊게 사무쳤음을... 재혼을 했어도 남편의 상실감을 채워갈 수 없음에 한탄하면서 안타까워하는 감정을 그대로 표출한다.

 

시간이 흘러.. 어느덧 찾아온 봄.. 그녀는 햇빛 쏟아지는 바다를 보며 환상의 빛을 발견하게 된다.

 

앞서 감정표현이 이 책의 매력이라 했는데 이 책은 유미코를 비롯하여 부재를 겪는 주인공들의 감정 표현에 충실했다. 읽으면서 감정 이입이 절로 됨을 느끼게 된다. 내 인생에 한 곳을 차지하던 사람이 갑자기 부재가 되면서 빈공간이 생겨버리면 어떻게 될까?.. 라는 생각을 하면서 읽게 된다.

 

이 책의 전반적인 느낌은 흑백이라 생각한다. 누군가의 부재가 생기면서 흑백 즉 무채색의 삶이 되어버린다. 그리고 환상의 빛을 발견하는 유미코의 모습을 보면서 흑백에서 컬러로 무채색에서 유채색으로 변한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이 책은 무겁다고 말했다.

정말 무겁다. 부재 속에 살아가는 인물의 외적, 내적 갈등이 적나라하게 다가오기에 책을 읽으면서 무거움을 크게 느끼게 된다.

작가가 이와 비슷한 경험을 해본 적이 있지는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오랜만에 감정에 충실한 책을 읽게 되었다.

이런 책들은 여운이 강하게 남는다. 감정을 격하게 흔들기 때문이다.

 

책의 마지막을 덮은 6월의 어느 늦은밤... 불면증을 강하게 느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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