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꼭 가보고 싶다는... - 시간이 멈춰선 파리의 고서점 -

시간이 멈춰선 파리의 고서점 - 셰익스피어 & 컴퍼니
제레미 머서 지음, 조동섭 옮김 / 시공사 / 2008년 1월

어린시절부터 동네서점에서 책을 구입하고 서점 주인분들과 담소를 나누던 추억을 가지고 있는 저에게, 서점은 또 하나의 추억의 장소였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서점들이 설 자리를 잃어가고 추억을 간직했던 서점들이 하나둘씩 사라지는 것을 지켜보면서 안타까움은 점점 커져갔습니다. 그래서 이 책이 끌렸는지 모르겠습니다.

예술과 문학의 도시인 파리, 그곳의 서점은 어떨까라는 궁금증을 가지고 말이죠.

세느강과 노트르담 대성당이 보이는 경치 좋은 곳에 자리잡은 서점 셰익스피어&컴퍼니는 특이한 곳입니다.

서점이면서 동시에 갈곳없는 사람들의 안식처가 되는 곳이죠. 서점에서 몇시간 일을 하면 잠자리를 제공하는 그런 곳입니다.

조선시대 나그네들에게 잠자리를 제공했던 우리나라 문화를 이 서양의 서점에서 느낀다는 것이 조금 재밌기도 합니다.

이 책의 줄거리를 간략하게 살펴보면 신문기자를 하던 저자가 살인 협박을 받게 되자 파리로 도망을 가게 됩니다.

수중에 얼마 남지 않은 돈과 낯선곳이 주는 어색함으로 저자는 불투명한 미래를 걱정하게 되는데 우연히  서점 셰익스피어&컴퍼니를

방문하면서 자신의 인생이 바뀌게 됩니다.

서점에서 살게 되면서 많은 사람들과 사건들을 겪게되고 점차 변해가는 자신을 알게 되는 것이죠.

즉 이 책은 저자의 자전적 에세이라 하겠습니다.

서점의 일상적인 에피소드를 기대했다면 조금 실망할 수 있습니다. 책의 비중이 저자의 이야기보다는 서점의 주인이 조지의 이야기가 중심이 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찌보면 당연할지도 모릅니다. 서점의 일상이라는 것이 그리 특별하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재밌는 것은 이 서점에 모여드는 사람들의 형태입니다.

각자의 사정을 가지고 찾아온 사람들이 서점에서 살아가면서 점점 책과 관련된 일을 찾게 됩니다. 

환경이 사람을 만드는 것이죠. 저자 역시 기자였다가 출판쪽으로 자신의 직업을 선택합니다.

아쉬운 점은 삽화나 사진에 있겠습니다.

물론 인터넷으로 검색하면 서점의 모습을 볼 수 있기는 하지만 책에도 저자가 머물렀던 당시의 서점의 모습 , 에피소드가 있었던 장소들의 모습, 같이 살았던 사람들의 사진을 실었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까라고 말이죠.

그랬더라면 책 속의 내용에 더 쉽게 동화되어 읽을 수 있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저의 인생에서 과연 파리를 방문할 기회가 있을지 모르겠으나 만약 가게 된다면 한번은 꼭 가보고 싶습니다.

방문하게 된다면 이 책을 들고가 마치 전부터 알고 지냈던 것처럼 익숙하게 서점을 구경할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이죠.

책의 제목처럼 방문하게 될 그날까지 서점의 시간이 멈춰지기를 바라봅니다.

파울로 코엘류가 전하는 '삶' 이야기 - 흐르는 강물처럼

흐르는 강물처럼
파울로 코엘료 지음, 박경희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10월

처음 책과 만남을 가졌을때 '서양판 도덕경' 이 아닌가..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낮과 밤의 경계에 자리 잡은 어슴푸레한 새벽 또는 저녁처럼 보이는 배경으로 잔잔한 강물위에서 저 멀리 수평선을 바라보는 사람의 모습을 담은 책의 표지에서 도가의 무위자연을 느낄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기대감을 가지고 책을 읽어봤습니다. (개인적으로 도덕경을 무척 좋아하기 때문이죠.)

이 책의 작가는 파울로 코엘료(이하 코엘료)입니다.

<연금술사>,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베스트셀러 작가이기에 책에 대한 기대감이 컸었죠.

첫 장을 넘기면서 저는 이 책에 대해서 정말 잘못했구나 라는 생각을 가졌습니다.

이 책이 소설일 것이라 생각하고 구매를 했던 것입니다. 사전에 정보를 파악해보지도 않고 충동구매한 저의 잘못이였죠.

뒤늦게 찾아보니 이 책이 코엘료 작가의 산문집이라고 합니다.

작가가 삶에 대한 101가지의 지혜의 이야기를 담았다고 합니다. 탈무드 처럼 말이죠.

책을 읽어보니 작가의 경험,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 구전으로 내려오는 설화나 신화 등 다양한 장르의 이야기가 실려 있었습니다.

딱히 주제도 그렇다고 소재도 없이 말이죠. 구성자체가 전혀 없는 책이다 이말입니다. 그래서 지루하지 않게 책을 읽었을 지도 모릅니다.

한 소재에 대해서만 같은 내용이 계속 읽게되면 나중에는 지루할 수 있기 때문이죠.

101가지의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다양한 삶의 이야기는  이해가 가기도 하고 깨달음을 얻기도 하고 때로는 부정도 합니다.

책 속의 모든 이야기가 공감이 될 수는 없겠죠. 데칼코마니처럼 같은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은 없기 때문입니다.

책을 읽으면서 가슴에 와 닿는 많은 글귀가 있었습니다. 

그 중 가장 맘에 들었던 글귀는 바로 이것입니다.

- 그는 살아서 죽었다 - 112p.

런던에 머물고 있던 코엘료에게 기자가 찾아와 만약 죽는다면 묘비명을 무엇으로 하고 싶나라는 물음에 답한 부분입니다.

'살아서 죽었다'... 상당히 아이러니 하지요.

죽었는데 살아서 죽었다라니 말이죠. 그러나 생각해보면 이 말은 삶에 대한 모든것은 함축시키는 표현임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는 살면서 많은 일들을 겪게 됩니다. 특히 사회에 진출하면서부터 어느정도 정해진 패턴으로 살아가게 됩니다.

일을 하고 가정을 꾸미고 살아가는 것이 그것입니다. 이것이 나쁘다는 것은 아닙니다. 사람으로 살아가는데 있어 당연한 과정일것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살아가는동안 점차 자아를 잊어버리게 되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색깔마저 사라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코엘료는 이런 사람들을 살아있었도 죽어있는사람들 이라고 생각한 것이죠.

저 역시 현재 그렇게 살아가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꿈, 희망 등 나만의 색깔로 가득차 있던 시절에서 사회와 현실을 마주하며

점차 회색빛으로 변해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말이죠.

- 죽음은 언제나 당신 곁에 있다. 그리고 당신이 무언가 중요한 일을 할때 필요한 힘과 용기를 주는것은 바로 그 죽음이다 - 164p.

저는 죽음이라는 것을 떠올리면 항상 들었던 이미지는 부정이였습니다. 사람은 태어나면 반드시 죽음을 피해갈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죽음이라는 것이 필연이라면 애초에 탄생은 왜 존재했는가.. 라는 물음을 가졌었죠.

게다가 죽음을 다루는 다양한 매체 또는 인식이 워낙 부정적이였던지라 자연스레 죽음을 부정적으로 받아들였던 겁니다.

그런데 이 문장을 읽고 나서 죽음에 대해서 다시한번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주변에서 '한 번뿐인 인생... , 모 아니면 도!' 라는 표현 해봤거나 들어봤을 겁니다. 아니면 내가 그 말을 하는 입장일지도 모릅니다.

맞습니다. 우리의 인생은 한번뿐입니다. 다음생에서 현재의 나는 존재할 수 없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죽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어떤 일에 있어 힘과 용기를 얻을 수 있는 것은 죽음이라는 종착역이 있어서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것을 현실회피라고 생각하면 큰일입니다.)

짧지만 짧고 길지만 길다고 느끼는 저의 인생에서 이처럼 다르게 생각할 수 있게 만드는 부분들이 이 책에 존재했었습니다.

물론 앞서 말한것처럼 전혀 공감도 되지 않고 이상하게 생각되는 부분들도 있었습니다.

내가 인정하는 훌륭한 삶은 무엇일까요? 삶에 있어 정답은 있는 걸까요?

시간이 흘러가면서 사람들이 암묵적 또는 문서화 시킨 정석적인 성공적인 삶의 이미지는 있겠으나 그것이 100% 정답은 아닙니다.

결국 자신의 삶의 정답은 자신만이 아는 것이겠죠.

책의 마지막장을 넘기면서 이 책은 다시 읽어봐야 되는 책, 올해 만난 책 중에 가장 즐겁게 읽었던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소설인가?! , 기행문인가?! - 설국 -

설국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61
가와바타 야스나리 지음, 유숙자 옮김 / 민음사 / 2002년 1월

소설의 제목만으로도 큰 기대를 가졌던 책입니다.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는 타이틀만으로도 그 기대감은 한껏 증폭되어서 '어떤 내용일까?, 얼마나 잘 쓰여진 소설일까?' 라는 관심과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책이지요.

책의 길이는 중편정도 되는 분량입니다.

내용도 간략하기에 하루의 시간을 두고 충분히 읽을 수 있었습니다.

줄거리를 살펴보자면...

주인공인 시마무라가 일본의 작은 마을로 여행을 가게 되는데 거기서 만나게 되는 게이샤 고마코, 여인 요코를 만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다룹니다.

내용은 크게 별 다를게 없습니다. 

어찌보면 불륜이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가정이 있는 남자 시마무라가 게이샤인 고마코와 정을 나누고 더욱이 요코라는 여인에게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읽는동안 시마무라라는 남자에 대해서 생각을 가지게 됩니다.

'이 사람은 쓰레기인가?, 처자식은 생각하지 않는 사람인가?'라고 말이죠.

재밌는 것은 이 세사람의 관계가 깊숙하게 진행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만약 이 세명의 사랑과 현실 사이에서의 관계가 중점이 되어서 스토리를 끌어갔다면  이 책은 그저 너무나 뻔한 B급의 책이 되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서 이 책이 노벨문학상을 받는 작품이 되었을까요?

저는 바로 눈 내리는 마을, 주인공들의 심리를 바깥 풍경을 통해서 풀어나가는 기법이 그 포인트라 생각합니다.

시마무라가 요코를 기차에서 처음 만나게 되는 부분입니다.

반대편 좌석에 앉아있는 요코의 모습을 기차 유리창으로 힐끔 바라보는 시마무라의 상황을 표현한 것입니다.

'이세상이 아닌 상징의 세계' 이 부분이 중요합니다.

현실의 시마무라는 가정이 있으며 평범하게 살아가는 인물입니다. 그런 그가 기차를 타고 멀리 외딴 마을로 찾아가는 것은 

자신이 처해있는 상황을 피하려 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때문에 그곳에서 만나는 인물들, 장소들은 그에게 현실이 아닌 그저 하나의 추억처럼 느껴지는 것이죠.

그래서 시마무라는 언제든지 현실의 장소 즉 자신의 가정으로 돌아가려고 하는 것입니다.

시마무라라는 존재를 보면 무척이나 책임감 없고 색깔도 없는 인물이라는 생각입니다.

보통 소설의 주인공이라면 나름의 개성과 색깔을 가지고 있을 터인데 왜 작가는 주인공을 이런 컨셉으로 했을까요?

작가가 겪었던 불운했던 어린시절(연이은 가족들의 죽음), 책이 만들어질 당시 일본의 상황(2차세계대전 전범국)이 작가를 더욱 현실도피로 만든것은 아닐까요?

그런 생각이 시마무라라는 인물을 만든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전반적인 스토리를 살펴보자면 참 개연성 없고 재미도 없다.. 라고 생각합니다.

작가가 계속해서 집필한 것이 아니고 연재를 하다가 중단했다가를 반복했던 작품이라 중간중간 스토리의 흐름이 끊깁니다.

하지만 앞서 말한것처럼 배경들을 설명하는 표현력에 있었서는 훌륭한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유려한 문체, 간접적으로 풍경을 통해서 전달되는 인물들의 심리표현이 이 책의 백미라 할 수 있겠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많은 부분을 필사해도 좋겠다라는 생각이 드는 책입니다.

결론입니다.

큰 기대감을 가지고 읽었던 '설국' 그것은 소설로서는 매력이 없었던 책이였습니다.

(고작 한번 읽어본 것으로 섣불리 판단할 수 없겠지만 말이죠. 몇번을 두고 읽어봐야 될 것 같습니다.)

작가는 소설작가보다 여행작가로서 더 소질이 있지 않았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독서로 힐링을 해보세요?! - 치유의 독서 -

치유의 독서 - 심리학과 철학이 만나 삶을 바꾸는 지혜
박민근 지음 / 와이즈베리 / 2016년 1월

시간이 흐를수록.....

사회라는 곳을 점점 알아갈수록....

어른이라는 단어가 주는 무게감을 배워갈수록...

사람과 사람의 관계가 어린시절의 친구처럼 우정 하나만으로도 이뤄질 수 없다는 것을 느낄수록...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힘듦을 겪게 됩니다.

눈에 보이는 육체적인 힘듦이라면 그것은 보다 쉽게 발견되고 치료가 됩니다.

허나 정신적인 힘듦이라면 발견하기 어렵고 때문에 치료도 어렵습니다. 더군다나 정신적 힘듦은 육체적인 힘듦에 비해

더 큰 상처를 주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죠.

최근 힐링이라는 표현을 많이 듣게 됩니다.

이것은 그만큼 힘들고 어렵다라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기에 결코 좋은 현상이라고는 생각할 수가 없습니다.

앞서 말한 육체적과 정신적 힘듦의 차이.. 

특히 문명이 발달된 사회에서는 정신적 힘듦의 무게가 육체적인 것 이상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정신적 힐링이 필요하게 됩니다.

물론 육체를 활용하는 방법으로 정신적 힘듦을 해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운동이 그 예라 하겠죠.

그러나 정신적 힘듦은 말 그대로 정신적 방법으로 해결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심리상담, 정신과 치료가 그 예가 될 수 있겠죠.

심리치료라고 하는 방법에 대해서 거부감이 들 수 있습니다. 

그것은 정신적으로 나의 잘못된 부분을 인정하고 들어가야만 하기 때문입니다. 육체적인 것은 앞서 말했던것처럼

눈에 보이기에 또한 쉽게 인지할 수 있기에 문제점 또한 보다 쉽게 받아들입니다.

그러나 정신적인 것은 내가 그것을 받아들이기까지 시간이 걸립니다. 그래서 심리상담에 대한 거부감이 드는 것이죠.

여기 이 책은 이런 부분들을 '독서'를 통해서 해결하려고 합니다.

처음 그 내용을 읽었을때 과연 책을 읽는 수단만으로 심리치료가 될 수 있을지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일반적으로 독서라는 것은 읽기를 통해 지식을 얻는 수단으로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 책에는 총 50가지의 책이 등장합니다.

물론 50종류의 책 모두가 상세히 설명되지는 않습니다. 그 중의 일부만이 보다 자세히 설명되고 있죠.

다양한 책이 소개되고 더욱이 저자의 경험까지 겪들여 이 책은 보다 신빙성있게 독자들에게 다가오려 합니다.

저는 이런종류의 책을 딱히 선호하지는 않습니다.

책이 다른 책을 소개하는 형식 자체만으로 그 책이 주는 의미를 크게 이해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 이유는 그 책이 다루고 있는 (또는 소개하는) 책을 읽어야만 왜 이 책을 소개하고 그런 내용을 담았는지 이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책 한권을 오롯이 받아들이려면 또다른 독서가 필요하다는 것이죠.

책을 계속 읽어가면서 알 수 있던것은 독서를 통한 힐링이 앞서 말한 여러 심리치료에 비해 거부감이 덜 든다는 것입니다.

때문에 이 책이 주는 의미도 더 커질 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한편으로는 이런 독서가 과연 정신적 치유에 녹아들어 갈 수 있을까? 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책 속에 소개되는 다양한 독서힐링은 성공의 내용만을 담았기 때문이죠.

어찌보면 현존하는 심리치료 방법 중 그 강제성이 가장 약할 수 있는 방법이기에 과연 심리치료를 받으려는 사람들이 그 문제점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독서에 대하여 노력을 얼마나 기울일 수 있을것인지에 대한 생각도 들었습니다.

독서를 통해 나의 심리상태를 치료하겠다라고 자신하는 순가 그 자체가 심리 치료를 이미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조금 현실적으로 바라봤지만 이 책은 독서힐링이라는 생소한 점에서 신선함을 느꼈습니다.

독서를 취미로 하는 사람들에게는 관심을 확 가지게 만들만한 책이라는 생각입니다.

보다 많은 책을 읽고 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욕망을 채워 줄 수 있는 책이기 때문이죠. 총 50여권의 책이 소개가 되니깐요.

저는 이 책이 흥미롭게 느껴졌으나 현실적으로는 와닿지는 않았다라고 평하고 싶습니다.

그곳은 그에게 어떤 의미였던가... -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 신영복 옥중서간
신영복 지음 / 돌베개 / 1998년 8월

지인들에게 책을 선물하는것을 좋아하는 저에게 이 책은 조금 특별한 의미가 있는 책입니다.

바로 그런 지인들에게 처음으로 선물받은 책이기 때문이죠.

지난 1월 15일 신영복 선생이 타계를 하시고 예상대로 그분의 작품들이 세상에 관심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담론을 비롯해 이 책도 그런 인기에 힘입어 다시금 재조명이 되었죠.

제목에서 알 수 있다시피 이 책은 신영복 선생이 1968년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인해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여러 감옥에서 수감되면서 지인들에게 연락한 편지 또는 사색의 내용을 모은 책입니다.

때문에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들이 담겨있기에 저는 이 책이 조심스럽게 여겨졌습니다.

책을 접하기 전 저는 이 책에 대한 다른 분들의 리뷰를 먼저 읽어보았습니다.

이 책에 대한 칭찬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오히려 이 책이 크게 느껴지지는 않았습니다. 한때의 대중의 관심이 이 책에 대한 선입견 아닌 선입견을 저에게 심어줬던 것이죠.

책을 읽으면서 그것이 선입견이였다.. 라는 생각은 들었으나 저의 기준에서는 크게 와닿지 않은 책이였다.. 라고 생각합니다.

옥중서간이라는 특수한 환경에서 만든 책이였기에 그리고 사적인 내용의 책이였기에 저와 맞지 않았던 것이였죠.

그래도 책을 읽으면서 신영복이라는 인물에 대해서는 많은 감탄을 했습니다.

수려한 글솜씨에 말이죠.

이 책을 추천했던 지인이 이렇게 글을 잘쓰는 책은 오랜만이다.. 라고 소감을 말했었는데 그렇게 표현해도 될만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같은 생각, 같은 곳을 바라보더라도 작은 표현 하나의 차이가 큰 감동의 차이를 만들어내는데 이 책은 그런 매력이 있는 책입니다.

어찌보면 옥중이였기에 더욱 그렇게 표현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니였나 생각이 듭니다. 제한된 공간속에서 성찰 또는 사색을 보다 집중적으

로 할 수 있는 곳이였기 때문이죠.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뇌리에 남았던 문구가 있었습니다.

'책이란 자기가(독자가) 변하면 내용도 변하는지 다른 느낌을 받는다.' - 58P

이 책의 핵심이 이것이 아닐까 합니다.

자신의 현재의 상황, 심경등 변수가 될 수 있는 요소로 인해 같은 책을 읽더라도 다르게 받아들인다는 것이죠.

어찌보면 뻔히 아는 것이지만 이렇게 문장으로 접해서 읽어보니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독서를 좋아할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만약 내가 신영복이라는 인물처럼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기약없는 감옥생활을 하게 된다면 그처럼 이렇게 생각할 수 있을 것인가...

또한 이처럼 생각을 단단하게 다질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결코 쉽지는 않을것 같다라고 생각됩니다.

그만큼 신영복이라는 인물이 강한 내면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겠죠.

물질만능주의라는 말이 나올정도로 풍요롭게 살고있는 21세기에 이 책은 많은 생각을 가지게 만드는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