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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옥으로부터의 사색 - 신영복 옥중서간
신영복 지음 / 돌베개 / 1998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지인들에게 책을 선물하는것을 좋아하는 저에게 이 책은 조금 특별한 의미가 있는 책입니다.
바로 그런 지인들에게 처음으로 선물받은 책이기 때문이죠.
지난 1월 15일 신영복 선생이 타계를 하시고 예상대로 그분의 작품들이 세상에 관심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담론을 비롯해 이 책도 그런 인기에 힘입어 다시금 재조명이 되었죠.
제목에서 알 수 있다시피 이 책은 신영복 선생이 1968년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인해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여러 감옥에서 수감되면서 지인들에게 연락한 편지 또는 사색의 내용을 모은 책입니다.
때문에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들이 담겨있기에 저는 이 책이 조심스럽게 여겨졌습니다.
책을 접하기 전 저는 이 책에 대한 다른 분들의 리뷰를 먼저 읽어보았습니다.
이 책에 대한 칭찬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오히려 이 책이 크게 느껴지지는 않았습니다. 한때의 대중의 관심이 이 책에 대한 선입견 아닌 선입견을 저에게 심어줬던 것이죠.
책을 읽으면서 그것이 선입견이였다.. 라는 생각은 들었으나 저의 기준에서는 크게 와닿지 않은 책이였다.. 라고 생각합니다.
옥중서간이라는 특수한 환경에서 만든 책이였기에 그리고 사적인 내용의 책이였기에 저와 맞지 않았던 것이였죠.
그래도 책을 읽으면서 신영복이라는 인물에 대해서는 많은 감탄을 했습니다.
수려한 글솜씨에 말이죠.
이 책을 추천했던 지인이 이렇게 글을 잘쓰는 책은 오랜만이다.. 라고 소감을 말했었는데 그렇게 표현해도 될만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같은 생각, 같은 곳을 바라보더라도 작은 표현 하나의 차이가 큰 감동의 차이를 만들어내는데 이 책은 그런 매력이 있는 책입니다.
어찌보면 옥중이였기에 더욱 그렇게 표현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니였나 생각이 듭니다. 제한된 공간속에서 성찰 또는 사색을 보다 집중적으
로 할 수 있는 곳이였기 때문이죠.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뇌리에 남았던 문구가 있었습니다.
'책이란 자기가(독자가) 변하면 내용도 변하는지 다른 느낌을 받는다.' - 58P
이 책의 핵심이 이것이 아닐까 합니다.
자신의 현재의 상황, 심경등 변수가 될 수 있는 요소로 인해 같은 책을 읽더라도 다르게 받아들인다는 것이죠.
어찌보면 뻔히 아는 것이지만 이렇게 문장으로 접해서 읽어보니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독서를 좋아할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만약 내가 신영복이라는 인물처럼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기약없는 감옥생활을 하게 된다면 그처럼 이렇게 생각할 수 있을 것인가...
또한 이처럼 생각을 단단하게 다질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결코 쉽지는 않을것 같다라고 생각됩니다.
그만큼 신영복이라는 인물이 강한 내면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겠죠.
물질만능주의라는 말이 나올정도로 풍요롭게 살고있는 21세기에 이 책은 많은 생각을 가지게 만드는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