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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국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61
가와바타 야스나리 지음, 유숙자 옮김 / 민음사 / 2002년 1월
평점 :
소설의 제목만으로도 큰 기대를 가졌던 책입니다.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는 타이틀만으로도 그 기대감은 한껏 증폭되어서 '어떤 내용일까?, 얼마나 잘 쓰여진 소설일까?' 라는 관심과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책이지요.
책의 길이는 중편정도 되는 분량입니다.
내용도 간략하기에 하루의 시간을 두고 충분히 읽을 수 있었습니다.
줄거리를 살펴보자면...
주인공인 시마무라가 일본의 작은 마을로 여행을 가게 되는데 거기서 만나게 되는 게이샤 고마코, 여인 요코를 만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다룹니다.
내용은 크게 별 다를게 없습니다.
어찌보면 불륜이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가정이 있는 남자 시마무라가 게이샤인 고마코와 정을 나누고 더욱이 요코라는 여인에게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읽는동안 시마무라라는 남자에 대해서 생각을 가지게 됩니다.
'이 사람은 쓰레기인가?, 처자식은 생각하지 않는 사람인가?'라고 말이죠.
재밌는 것은 이 세사람의 관계가 깊숙하게 진행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만약 이 세명의 사랑과 현실 사이에서의 관계가 중점이 되어서 스토리를 끌어갔다면 이 책은 그저 너무나 뻔한 B급의 책이 되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서 이 책이 노벨문학상을 받는 작품이 되었을까요?
저는 바로 눈 내리는 마을, 주인공들의 심리를 바깥 풍경을 통해서 풀어나가는 기법이 그 포인트라 생각합니다.
시마무라가 요코를 기차에서 처음 만나게 되는 부분입니다.
반대편 좌석에 앉아있는 요코의 모습을 기차 유리창으로 힐끔 바라보는 시마무라의 상황을 표현한 것입니다.
'이세상이 아닌 상징의 세계' 이 부분이 중요합니다.
현실의 시마무라는 가정이 있으며 평범하게 살아가는 인물입니다. 그런 그가 기차를 타고 멀리 외딴 마을로 찾아가는 것은
자신이 처해있는 상황을 피하려 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때문에 그곳에서 만나는 인물들, 장소들은 그에게 현실이 아닌 그저 하나의 추억처럼 느껴지는 것이죠.
그래서 시마무라는 언제든지 현실의 장소 즉 자신의 가정으로 돌아가려고 하는 것입니다.
시마무라라는 존재를 보면 무척이나 책임감 없고 색깔도 없는 인물이라는 생각입니다.
보통 소설의 주인공이라면 나름의 개성과 색깔을 가지고 있을 터인데 왜 작가는 주인공을 이런 컨셉으로 했을까요?
작가가 겪었던 불운했던 어린시절(연이은 가족들의 죽음), 책이 만들어질 당시 일본의 상황(2차세계대전 전범국)이 작가를 더욱 현실도피로 만든것은 아닐까요?
그런 생각이 시마무라라는 인물을 만든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전반적인 스토리를 살펴보자면 참 개연성 없고 재미도 없다.. 라고 생각합니다.
작가가 계속해서 집필한 것이 아니고 연재를 하다가 중단했다가를 반복했던 작품이라 중간중간 스토리의 흐름이 끊깁니다.
하지만 앞서 말한것처럼 배경들을 설명하는 표현력에 있었서는 훌륭한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유려한 문체, 간접적으로 풍경을 통해서 전달되는 인물들의 심리표현이 이 책의 백미라 할 수 있겠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많은 부분을 필사해도 좋겠다라는 생각이 드는 책입니다.
결론입니다.
큰 기대감을 가지고 읽었던 '설국' 그것은 소설로서는 매력이 없었던 책이였습니다.
(고작 한번 읽어본 것으로 섣불리 판단할 수 없겠지만 말이죠. 몇번을 두고 읽어봐야 될 것 같습니다.)
작가는 소설작가보다 여행작가로서 더 소질이 있지 않았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