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파트의 주목 신간을 본 페이퍼에 먼 댓글로 달아주세요.

  

달과 게 / 미치오 슈스케 / 북폴리오  

출간되고나면 세간을 들썩이게 만드는 소설이 있다. 수상이력, 전작의 후광, 소설 외적인 것으로의 주목도 등등으로 초판매수를 순식간에 매진시키는 소란스러움 안에 나오키상 수상작이라는 꼬리표는 어디쯤 위치하고 있을까. <달과 게>에 경우 수상이력이란 오히려 책과 정면으로 마주하는데 방해가 된다는 생각마저 들 정도로... 입소문의 소란스러움의 저력은 굉장히 매력적이지 않은가.

 

 

 

 명탐정의 저주 / 히가시노 게이고 / 궁리  

히가시노 게이고의 명작만큼 평작도 많고, 평작 이하의 양산된 스릴러도 많은 기성작가군의 확고부동한 축이다. 그런 그가 추리소설가인 자신을 난도질하며 논란거리를 자처한 <명탐정의 규칙>이 통쾌했다면 당연히 손이 가지 않을 수 없는 후속편.

 

 

 

이제 지구는 누가 지키지? / 존 맥널리 외 / 북스피어 

 이것은 마치 박민규의 <지구영웅전설>의 북미판 정도?   슈퍼파워를 갖고도 찌질한 일상에서 벗어날 수 없는 안티히어로물...정도랄까, 바지 위에 속옷을 입고 창공을 나르던 그때 그 시절의 히어로들에게 측은지심을 보내며...

 

 

 

 

 

아가미 / 구병모 / 창비  

<위저드 베이커리>만으로도 충분히 괴물적이었던 구병모의 '소설'.  청소년소설이어서 더욱 냉소적이며 섬뜩였던 전작을 가뿐히 넘어선 것처럼 보이는 이 기대심리에 숨이 막히려 한다. 스포를 피하려는 나의 시도는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로빈슨 크루소 / 다니엘 디포 / 열린책들 

나의 번잡한 관심사 안에 '로빈슨 크루소'가 들어있다. 국내에 나와있는 완역을 차곡차곡 수집하는 재미와 '로빈슨 크루소 류'의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지켜보는 쏠쏠함이란. 3월엔 문예출판사와 열린책들에서 <로빈슨 크루소>의 새 완역이 동시출격했다.  

문제적 인간 로빈슨의 대한 공론을 부상시켜 더 많은 완역본을 이끌어내보려는 사심을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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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분야의 주목할만한 신간 도서를 보내주세요

 생소한 책을 발견했을 때의 유일한 지표는 출판사의 소개글일 수 밖에 없다. 이미 읽고 자신만의 자취를 남긴 독자의 리뷰가 없을 시에는.  

날개 날린 여인을 둘러싼 추적이라니... 폴 오스터의 <공중곡예사>보다 한층 더 복잡다단한 사건들이 반전에 반전을 거듭해 일어날 것만 같은 이 긴장감. 예측하지 않아서 소설적 묘미에 흠뻑 빠져들고 싶다. 소개하고 싶은 게 아니라, 오히려 소개받고 싶어서 고른 이 달의 신간!

 

 

  

 <써커스의 밤>과 달리 스포를 피하기 위해 악전고투한 화제의 신간. 

알라디너의 자자한 입소문을 피해다니는 것조차 너무나 힘들었다. 

<밀레니엄>시리즈가 광풍을 타고 있는 이 때 독일에서 온 미스터리 한 권이 흔들어놓은 틈새는 결코 작지 않아 보인다.

 

 

 

 동명 영화의 원작소설. 영화를 보기 전에 얼마나 망설였는지 모른다. 

원작을 읽고 가면 절대적으로 노출될 그 소포일러에 후회가 막급할 것 같고, 수려한 원작의 묘미를 감시의 시선으로 파헤칠 독자와 관객 사이의 간극을 찾아내기 어렵다는 이유로. 

태초에, 원작이 먼저 존재했노라.

 

 

  

<카모메 식당>은 흔히 갈등이 존재하지 않는 잔잔한 극영화의 대표격으로 인식되곤 한다. 당연히 이 소설이 '심심'하다면 그 정적인 아우라에서 치유받은 수 많은 이들의 경우를 되새겨봐야하지 않을까 싶다. 

 

 

 

 

 

성석제 문학의 원류???  

소속을 달리해 새롭게 출간된 그의 신작은 성석제의 초대 장편소설이다. 시작이되 시작이 아닌 이야기, 새롭되 언젠가 세간에 존재했던 이야기와 다시 만나는 것조차 새로울 수 있는 성석제 문학의 시원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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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아름다운 아이들 - 개정판 문지 푸른 문학
최시한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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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재는 구름그림자에 심취에 있다. 구름그림자가 무엇인지 설명하기란 그것에 일단 관심을 가지는 이들이 별로 없기에 풀어져 나올만한 이야기 거리는 되지 않는다. 대신 역시 쓸 때 없는 데에만 골몰하는 이상한 아이라는 평판만 공고해져간다. '철학자'라는 별명 또한 책 읽고, 시를 적는 선재의 취향을 폄하하는 조소가 깃든 낙인 같은 것이다. 정작 철학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선재에게 주변에서 들려주는 조언이란 철학을 하려면 일단 대학에 가라는 말뿐이다. 부모님을 잃고 자수성가해 선물가게를 꾸려가는 누나가 볼 때의 선재는 현실감각이 결여된 철딱서니 없는 동생일 뿐, 선재의 모든 일상을 관장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저돌적인 믿음을 관철할 여건이 충분하다고 믿는다.

 1996년에 출간되어 알음알음 좋은 입소문을 타고 오랫동안 고요히 사랑받은 최시한의 『모두 아름다운 아이들』은 단순히 대학입시만을 중요시하는 교육에 관해 반기를 드는 고교생의 일탈로 규정지을 수 없는 성장소설이다. 오히려 "햇빛 때문에……"라며 아무도 이해시킬 수 없는 읊조림으로 기억되는 뫼드소 같기도 하고, 외로운 호밀밭의 파수꾼 홀든처럼 세상과 겉돌며 한참을 어긋난 시공을 떠돌 것 같은 천형을 짊어진 위태로운 존재감을 가진 아이들의 사투가 인상적인. 선재의 일기나 선재의 주변 환경을 둘러싼 분투로 이루어진 연작소설은 정말로 구름그림자의 잔상처럼 쉽게 규정할 수 없는 애틋함이 서려있다.

'허생전을 배우는 시간'에 등장하는 노동문제에 전향적인 성향의 국어선생님 '왜냐 선생님'은 선재나 윤수의 눈에 유일하게 다르게 비치는 어른이다. 말을 더듬고 수줍은 윤수가 선생님의 수업에 참여하기 위해 애를 쓰는 것과 비례해 학교는 입시 교육에서 벗어난 왜냐 선생님의 수업과 교육자로서의 자질을 인정하지 않는다. 고요히 고여 있는 것으로 보이던 윤수가 후에 바바리코트를 입고 등장해 소요를 일으키는 장은 혁명적으로 보이는 찰나와 더불어 자신을 드러내는 것은 곧 경계 밖으로의 추방임을 짐작할 수 있게 만든다.
 

선재와 그 친구들이 무기정학을 받게 된 사건에 대해 우리는 정확히 들을 수가 없다. 그저 정체불명의 노인이 사는 외딴 집에서 그들만의 축제를 기획한 것 자체가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는 선생님들의 규정에 따라 '반성문을 쓰는 시간'을 강요받아야할 뿐. 무엇을 반성할지 의문을 가지는 것 자체가 죄악인 상황에서 선재나 윤수, 경석이들의 사정은 아마 전과는 다르게, 영영 회복 불가능한 상처와 좌절로 아로새겨질 것임을 알 수 있게 한다. 다름에 대한 뚜렷한 주관을 노출시켜 무리를 동요시키고, 이탈하려는 죄를 용서받기에는 너무나 경직되어 있는 소설 속의 시공이 딱히 90년대이기에 가능했던 이야기라고 어찌 단정 지을 수 있을까.

'섬에서 보낸 여름'을 끝으로 선재는 여름 한철을 보낸 바닷가 마을을 떠나 누나 곁으로 돌아갈 것이지만, 세상과 섞여들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타의에 의한 추방이든, 자의에 의한 망명이든 선재는 앞으로 구름 그림자에 대한 명상을 가슴 깊은 곳에 묻어둘 것이다. 대안학교를 찾아 기숙사학원을 탈출한 윤수가 그곳에서는 안식을 얻을 수 있을지도 낙관만을 할 순 없다.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치열하게 고뇌하는 아이들을 만날 수 있었던 아날로그보다 더욱 아날로그 같은 한 편의 명상록, 책장 사이사이에 가득한 멍자욱과 생채기가 쉬이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태풍이 지나면 현실로, 그러나 자신이 만들어낼 시의 세계로 돌아갈 선재의 다짐은 상처로 가득하기에 더욱 간절히 빛을 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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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사냥꾼을 위한 안내서>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책 사냥꾼을 위한 안내서 - 제2회 중앙 장편문학상 수상작
오수완 지음 / 뿔(웅진)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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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인지할 리 없는 어느 시공의 여러 갈래 평행 우주 가운데 이런 시대 하나쯤 존재하지 않는다고 누가 단언할까? 책의 시대가 종언을 맞은 책의 죽음과 책을 둘러싼 암투가 음지와 양지에서 횡행하는 시절. 책을 금서하고, 분서하고, 암거래를 위한 루트만이 활기를 띠고 있는 출판 시장이 붕괴한 후의 책 사냥꾼, 책 탐정, 책 강도 등이 등장해 한정된 수요를 위한 욕구를 위한 맞춤 매매가 공공연히 행해지고 있는 그 시공에, 당신의 또 다른 자아는 과연 어떤 역할로 등장하게 될 지, 책을 탐하고 있는 작금의 당신이라면 순식간에 적응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장서가, 애서가, 탐서가, 고서수집가, 출판관계자, 작가, 그리고 일반적인 독자의 또 다른 모습을 이 책에서 본다. 『책 사냥꾼을 위한 안내서』가 구축하고 있는 책의 시대는, 책을 꿈꾸고 탐하는 이들이 그리는 책으로 이루어진 우주의 음울한 자화상이다. 출판 시장이 붕괴하고 전국적인 규모의 분서시위가 개최될 예정인 책의 종말이 예견된 시대를 근근이 지탱하는 책 사냥꾼은 책을 구하고자 하는 이들이 동원할 수 있는 수단을 모두 초월해 존재하는 자들이다. 이들이 구하고자 하는 책은 존재한 적이 없을 수도 있는데, 그것은 책 속의 책으로 인용되는 활자와 기억 속에서 재생 가능하기에 추적하지 못할 것도 없는 미묘하긴 하지만 극한의 목적의식을 부여하기도 한다. 

출판계가 몰락하고 나서 고서를 매매하는 가장 독보적인 단체인 미도당의 의뢰로 일선에서 물러나 헌책방에 은거해있던 반디가 책 사냥꾼으로 다시 나설 수밖에 없던 이유는 몇 안 되는 지인과 가족에게 가해질 보복 때문인지, 아무도 발굴해내지 못하는 존재여부를 확인할 수 없는 전설의 책을 찾아내고자 하는 본연의 소명 때문이진 굳이 구별할 필요가 없다. 책 사냥꾼들은 존재하지 않는 책을 추적함으로써 책에 생명력을 부여하고, 그들의 뒤를 좇을 후계자들을 위해 회고록을 쓰는 소명을 부여받은 자들로, 책의 무덤가를 배회하는 하이에나의 이미지가 절로 그려지기도 한다.

책을 위한 책들의 방대한 계보 사이에서 뭔가 걸출한 족적을 남길 것 같은 기대감으로 출발한 탓인지, 책 사냥꾼 반디의 회한의 일대기는 한 없이 늘어지고 긴장감이 결여된 독서경험을 유발한다고 서글프지만 고백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일일이 언급하지 않아도 '젠틀 매드니스'의 정점에 선 거장들의 그림자를 취합해 독자적인 책 모험담을 만나리라 예상했다면, 배신과 반전이 난무하는 가운데서도 일관되게 변죽만 울려대는 정교하고 영민해 보이지만, 위트와 해학이 결여된 독백을 견뎌내야 하는 고역과 마주하게 된 것이 아쉽기 그지없다.

미도당이 의뢰한 책이 단 한 권이 아니라 일련의 단서를 담고 있는 복수의 책이라는 것이 밝혀지는 와중에 반디가 보호하고자 했던 지인들이 모두 연관인물로 밝혀지고, 배신과 음모가 얽혀 아무도 신뢰하지 않아야하는 책 사냥꾼의 수칙을 지키지 못했을 시의 폐해를 사무치게 겪어내는 과정은 하드보일드 추리물의 긴장감을 표출해야할 것만 같은데, 이 책이 걷는 노선은 절망과 회환으로 버무린 공허한 독백이 되어버린 것은, 결국은 책과의 소통에 매진하다가 발견하는 책에 갇혀버린 이들이 한 번쯤 겪게 되는 소름끼치는 자기발견일 수도 있다. 책에 미쳐있는 이들이 꿈꾸는 이상의 도서관이 책의 요람에서 무덤까지를 담아내는 최종적인 시공이라는 것에 동의한다면 책을 탐하는 것은 특권이자 천형의 또 다른 이름인 것을 깨닫게 되곤 함으로.

에코의 미로 속에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양피지에 독을 칠하고 희생자를 기다리던 호르헤 수사가 있었고, 하루키의 도서관 괴담에는 지식을 축적시키고 그 뇌수를 빨아먹는 괴이쩍은 노인이 있었다. 꿈꾸는 책들의 도시이기도 하고, 저주받은 책들의 무덤이자 이상의 도서관이라 명명되기도 하는 그 시공에 대한 또 하나의 계보도인『책 사냥꾼을 위한 안내서』. 무는 추적과 배신의 소용돌이의 끝자락에서 마주한 거대한 비밀의 실체는 도서관 괴담류의 그리 신선하지 못한 재생이기는 하지만, 책의 미로 안에 들어설 수 있는 모험에 초대받고 싶지 아니한 의사 책 사냥꾼들이 어디 있을쏘냐. 책의 가장 충실한 추종자이자 적인 인간의 탐욕 앞에서 소실되어가는 미로 서가의 모습을 뒤로 하고, 또 다시 자신만의 서가를 채우려는 반디의 소소한 결심은 책의 죽음으로도 끊을 수 없는 또 다른 책의 시대를 예고한다. 그것이 꼭 충만한 생명력으로 가득한 활극으로 펼쳐지지 않는다 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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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분야의 주목할만한 신간 도서를 보내주세요

1. 

 보이지 않는 / 폴 오스터 / 열린책들 

 폴 오스터를 시작하는 사람이라면 그의 작품을 전작하지 않고서 견딜 수 있을지 의문이다. 기다려왔던 신간이 나와주었고, 이 책을 읽기도 전에 아직 소개되지 않은 다음 작품마저 궁금하게 만드는 동시대의 작가가 아닐 수 없다.

 

 

 

 

 2. 

 프라이드 그린 토마토 / 페니 플래그 / 민음사 

 영화로 먼저 만났던 원작소설의 뒤늦은 도래이다. 영화의 장면장면이 그토록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생생히 떠오르는 것은 배우들의 호연과 연출의 힘, 그리고 원작이 가진 흡입력 때문일 것이다. 민음사 모던클래식의 한 권으로 소개되기 전까지 잠시 잊고 있었던 소중한 과거의 시간과의 조우가 될 것이 분명하다.

 

 

 

3. 

 우리 집에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 온다 리쿠 / 노블마인 

 가장 순정만화적인 문체를 구사하면서도 추리와 판타지의 영역에서 독보적인 자기세계를 구축하는데 성공한 온다 리쿠의 소설집이다. 절대적인 마성을 자랑하는 캐릭터들을 주로 내세워왔던 전작들과는 달리 '유령'이 전면으로 나서는 구성이라니, 온다 리쿠 식 호러물에 솔깃해진다.

 

 

 

4. 

  밀레니엄 1부 세트 / 스티크 라르손 저 / 뿔 

 스웨덴 발 미스터리 스릴러가 야기한 전세계적인 소동이 심상치 않다. '밀레니엄'의 첫 번째 시리즈인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의 입소문이 워낙 거세서 조만간 만나지 않고는 견디기 힘든 압력을 느끼고 있던 차였다. 천재해커와 신문기자 콤비가 풀어내는 스릴러의 묘미 속으로 빠져들고 싶다.

 5.

 노보우의 성 / 와다 료 / 들녁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천하통일을 코 앞에 둔 시점에서 그와 맞섰던 시골 영주의 실화를 조명한 역사소설이다. 거대한 역사의 전환기에 휩슬려 족적을 찾기 힘든 소소한 인물들에 초점을 맞춘 흔치않은 팩션이라는 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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