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분야의 주목할만한 신간 도서를 보내주세요
1. 위험한 관계 / 더글라스 케네디 저 / 밝은세상
<빅 픽쳐>에 이어 연타석 홈런이 확실해보인다. 타이틀에서 연상되는 드 라클로의 동명소설을 떠올렸다가 영화 '장미의 전쟁'이 더욱 와닿은 전개이지 않을까 싶다. 로맨스의 시작과 종말의 현장을 법정공방으로 초대하는 소설이며 영화가 무수히 많았지만, 톨스토이가 던진 화두, "행복한 가정은 모두 엇비슷하고 불행한 가정은 불행한 이유가 제각기 다르다"처럼, 그토록 양산되는 소재라 할지라도 언제나처럼 섬뜻할 따름이다.
2. 화성의 타임슬립 / 필립 K. 딕 / 현대문학
필립 K. 딕 걸작 장편 컬렉션의 첫 번째 장편이다. 시작은 창대하나 끝은 실종되곤 했던 무수한 선집들의 행방이 멈추지도 않고 스쳐지나가는 것을 애써 떨쳐버리려 한다. 출판사가 목표로 한 12권 완간까지... 지켜보고 있다!+_+
3. 절망 /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 문학동네
물론 나보코프 '꽤나' 읽는 독자라면 그의 문학적 정점을 <롤리타>로만 평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나보코프의 영문소설들에 비해 러시아판들은 덜 소개되었던 것도 사실. 러시아판의 초역이어서 더욱 의미있는 역서인 듯하다.
4. 수상한 라트비아인 / 조르주 심농 / 열린책들
신간평가단의 추천페이퍼에 본 소설이 적게 노미네이트 되었다면, 이미 읽은 이들이 다수라는 반증일 것이다. 광풍 속에서 늘 그렇듯 뒷북을 차마 요란스럽게도 울리지 못하면서도 느즈막히 승차하는 이들도 분명 있으리라는 위안을 해보며... 메그레 반장을 6월의 뜨신 햇살과 함께 맞이하고 싶다.
5. 미칠 수 있겠니 / 김인숙 / 한겨레출판
7년 전의 살인사건을 중심으로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구성의 밀도높은 소설은 이미 정유정의 <7년의 밤>으로 만나본 적 있다. 정유정에 비해 김인숙의 본작은 상처입은 사람들의 삶과 사랑의 재건 쪽에 무게가 쏠리는 것도 같은데 동시대의 뚜렷한 족적을 남기는 두 여류를 차례로 만나보고 싶은 마음이 무척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