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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학 - 세계 10대 성공학의 대가들, '성공하기 위해 알아야 할 모든 것'을 말하다
천따웨이 엮음, 한지현 옮김 / 모색 / 2007년 1월
평점 :
절판
당신은 성공하고 싶은가, 아니면 성공에 대한 논문을 완성하고 싶은가?
대답의 향방에 따라 『성공학』의 출간의 묘를 짐작해보고 싶어진다. 400페이지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의 성공이론의 고전들이 완급 없이 쏟아진다. 요즘 쏟아져 나오는 의도적인 베스트셀러들인 자기계발서는 여러 장르와의 결합으로 더 가볍고, 더 쉽고, 더 닮은꼴로 양산되는 경향이 짙다. 이 책은 오히려 한 세기 전에 시작되어 널리 인용되는 교과서적인 이론들을 다이제스트로 모아두었는데, 포개지고 반복적인 이론들이 넘쳐나 상당히 지루한 일독의 시간을 강요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10명의 성공학의 대가들의 명성에 기대어 기본기에 충실한 듯 보이지만, 중국인 역자가 편저한 책을 중역한 것에서부터 세태를 거스르고 있다는 인상이다. 『마시멜로 이야기』나 『행복한 이기주의자』,『청소부 밥』등에 앞서 출간이 되었다면 오히려 하나의 기준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하나같이 훌륭하고 명료하긴 하지만 10가지 챕터들의 과한 유사성 탓에 구태스러움만 더한다. 이 경우 차라리 분권으로 집중력을 높이면서 속도감 있게 읽히도록 가독성을 염두 해두는 것이 이론에 자극받은 독자들의 행동을 도모할 수 있지 않을까싶다.
그렇지만 교과서적인 이야기들이 쌓이고 쌓여 근래에 쏟아지는 자기계발서들을 곱씹어 볼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되어주기도 한다. 이 책을 발췌하면 그대로 여러 권의 베스트셀러가 급조될 수도 있으며, 편집과 마케팅만 달리한다면 약간의 변형만으로도 충분히 양산이 가능할 것이다. 분명 자기계발서의 꾸준한 점유율을 통해서 파악할 수 있는 것은, 좀 더 세련되고 가벼운 분위기를 통해 일상과의 괴리를 최대한 줄여가면서 완충적인 자극을 흡수하고 싶어 하는 현대인들의 심리의 확인이다. 포켓 사이즈 양장본을 백안에 넣어두고 다니면서, 자신이 성공에 투자하고 있다고 믿고 싶어 하는 보험쯤으로 여기고 있지는 않은지.
얼마만큼 앞으로 성공이론서들의 러시를 목도하고 잠겨들어야 할지 모르지만, 성공에 대한 욕구충족이 커져만 가는 상황에서 위기의 출판계에, 빠른 손익분기를 보장하는 각광받는 장르로 정착한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그만큼 독자들의 요구를 정확히 읽고 있는지는 확실해보이지 않는다. 인생을 변혁시킬 만한 이론서를 기다리기보다는 아주 상식적이기에 더 지키기 힘든 성공의 황금률들을 책을 덮고 실천하는 것이 빨라 보이지만, 즉각적으로 삶의 궤도를 수정해나가는 것은 자기계발서의 지속적인 수요가 말해주듯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목표를 바로 세우고, 존재하지 않는 걱정에 자신을 내주지도 않으면서, 부정적인 사고로 부정적인 결과물을 만들지 말 것이며, 지금 하고 있는 일을 미루는 습관에서 깨어나, 하루하루 자신의 과오를 반성하고 수정하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으면서, 창조적인 열정으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은 채 자신을 좀 더 믿어준다면 그것이 바로 성공으로 가는 노란 벽돌길이 아닐까?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무엇을 위해 성공하고 싶은지 방향 설정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은 어떨까? 이론으로 제시된 이상적인 성공의 한 방향으로만 달려들고 있는 성공지상주의자들로 규격화되는 것만은 지양했으면 한다. 지구상의 인류의 수만큼 다채로운 성공이 공존하는 것을 인정한다면 원치는 않지만, 시류 때문에 읽어야만 하는 성공서들의 높다란 책 무덤이 조금은 줄어들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