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영웅이 되는 법 - 개구랄라의 탄생 푸른숲 어린이 문학 35
강정연 글, 김효은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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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이 참 재미있다.

'진짜 영웅이 되는 법'

이 책에서 진정한 진짜 영웅이 되는 법이 나오는 걸까?

설마...?!

나도 영웅이 되고 싶은 마음이 있다.

누구나가 그럴 것이다.

세상에 만연한 부정과 불의를 없애고 싶은 마음에서 영웅이 되고 싶기도 하지만, 당당하게 살고 싶어서 영웅이 되고 싶다.

직장에서 비굴하지 않게 당당하게 살고 싶다.

아무튼, 내 영웅에 대한 소망은 일단 접어두고 이 동화에서 말하는 개굴랄라 영웅의 비밀을 알아보러 책 장을 넘겼다.


이 동화의 주인공이 개구리와 연관이 있다는 것은 책 표지에서 바로 알 수 있다.

여자 어린이의 손이 개구리 앞다리 모양이고, 달 아래 있는 집도 개구리 모양이다.


진짜 영웅 개구랄라는 놀라운 능력들을 가지고 있다.

한 번의 점프로 8층 높이까지 뛰어오를 수 있고, 벽을 기어 오르고, 손끝에서 사람을 잠재우는 강력한 독이 나오고, 긴 혀로 사물을 단번에 낚아채고, 순신간에 몸이 몇 배로 커진다.

스파이더맨과 헐크가 융합된 새로운 영웅의 모습이다.

그리고, 여자 어린이가 영웅이 된다.

여자어린이가 개구리로 변신하여 놀라운 능력을 가진 영웅이 된다는 점이 호기심을 자극하는 동화이다.


개구리 모양으로 생긴 집에는 룰루와 랄라라는 쌍둥이가 산다.

룰루가 오빠이고, 랄라가 여동생이다.

룰루와 랄라의 아버지는 제3대 개굴맨이었는데, 아버지는 안타깝게도 사람들을 구하러 갔다가 지진 때문에 세상을 떠난다.

이제 아버지의 뒤를 이을 제4대 개굴맨의 탄생이 필요하다.

룰루와 랄라 중 누가 제4대 개굴맨이 될 것인가?

이 책의 내용은 룰루와 랄라 중 한 명이 개굴맨이 되어 악당들을 물리치는 과정을 그린 동화이다.

책 표지에서 이미 누가 제4대 개굴맨이 될 것인지는 알려줬다.

랄라가 제4대 개굴맨이다.


룰루와 랄라의 할머니에게는 황금개구리가 있는데 황금개구리의 주인이 개굴맨이 된다고 한다.

룰루는 개굴맨이 되고 싶어하고, 랄라는 개굴맨에 별로 관심이 없다.


"황금알은 준비된 자와 가장 먼저 만나 뜻하지 않은 방식으로 한 몸이 되어 새로운 개굴맨으로 탄생하게 된다."

황금알과 관련된 이야기이다.

그런데, 이 이야기 속에는 철학이 느껴진다.

운명은 준비된 자와 가장 먼저 만나 뜻하지 않은 방식으로 나타나게 되는 것은 아닐까?

황금알은 운명과 같은 의미로 느껴졌다.

이 책에서는 운명이라는 단어가 여러 번 등장한다.


랄라의 장래 희망은 제빵사이다.

하지만, 랄라의 몸에 황금알의 기운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랄라는 서서히 개굴맨으로 되어가고 있었다.

랄라는 큰 몸으로 변신하여 고양이를 괴롭히는 부동산 아저씨를 혼내주고, 또 버스와 부딪히려는 아이를 구해주고, 백화점의 떨어지려는 대형 광고판을 떨어지지 않도록 고정시킨다.

불의를 응징하고, 위험에서 사람들을 구해주는 영웅의 탄생이었다.

랄라의 개굴맨으로서의 모습은 황금 개구리를 뺏으러 온 악당들과의 대결에서 빛이 난다.


악당들에게 빼앗긴 황금개구리를 되찾기 위해서 악당의 소굴로 들어간 랄라는 놀라운 능력을 악당들을 제압한다.

벽을 타고, 천장에 붙고, 혀로 황금개구리를 낚아채는 모습을 보여준다.

랄라가 악당들과의 한판 대결에서 펼치는 활약상은 상상만 해도 통괘하고 재미난 장면이다.


랄라는 자신이 제4대 개굴맨이 된 것을 인정한다.

제4대 개굴맨이 드디어 탄생하게 되면서 이야기는 끝이 난다.


랄라는 개굴맨이 되는 것이 소망이지 않았지만 운명처럼 개굴맨이 되고, 룰루는 개굴맨이 되고 싶어하지만 되지 못한다.

이것이 룰루와 랄라의 운명이다.


이야기가 끝난 뒤 나오는 작가의 말에서 의미심장한 문장을 보았다.

"열심히 노력하면 무엇이든 될 수 있다는 말은, 미안하지만 새빨간 거짓말이야. 세상엔 두 가지 일이 있다고 볼 수 있지. 노력하면 되는 일과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되는 일. 아무리 노력해도 피할 수 없는 일, 어쩔 수 없는 일, 벗어날 수 없는일. 이런 걸 운명이라고 해"

그렇다.

저자의 말이 맞다.

열심히 노력하면 무엇이든 될 수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너무 부정적인 생각인가?

꿈꾸면 이루어진다는데...

하지만, 이상과 현실은 다를 때가 더 많은 것 같다.

이 책 저자의 말에 공감한다.


"엄청난 노력을 해서 결국 운명을 바꾸는 것? 운명과의 싸움에서 이기는 것은 이런 게 아니야. 노력해서 운명이 바뀌었다면 그건 처음부터 운명이 아니었던 거지. 그저 풀기 어려운 숙제였을 뿐."


"주어진 운명이 내가 원하지 않는 것이라고 마냥 슬퍼하거나 화내고만 있으면 그게 바로 운명에게 지는 것이지. 운명과의 싸움에서 이긴다는 건 비록 그 운명이 고약할지라도 주눅 들지 않고 운명과 함께 자기 방식대로 씩씩하게 걸어가는 거야. 그 길을 응원할께"


저자의 응원이 어른인 나에게도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그래도 우리는 항상 노력하며 살아야한다.

그것도 운명이다.

아이들이 이 책을 읽고서 저자의 깊은 의도를 느낄 수 있을까?

저자의 의도를 아이들이 제대로 이해하게 하려면 이 책을 재밌게 읽은 아이들에게 부모의 보충 설명이 조금 필요할 것 같다.

이 책의 이야기를 소재로 부모와 아이들의 대화하면서 운명과 노력의 의미를 서로 나누어 볼 수 있을 것 같다.

개구랄라라는 영웅의 탄생 이야기 속에서 운명과 노력에 대해서 대화를 나누게 해주는 의미있는 책이다.




※ 진짜 영웅이 되는 법 독서 후기 포스트는 푸른숲주니어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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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차를 타는 당신에게 - 마음을 다잡는 특별한 이야기들
서주희 지음 / 샘터사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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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좋은 책은 세상에 참 많다.

어떤 때는 이 책이 그 책 같고, 그 책이 이 책 같기도 하다.

그리고, 어느 책에서 본 내용을 다른 책에서 보기도 한다.

세상에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책은 많은데, 세상살이는 그리 따뜻하지만은 않다.

아마도 그런 책들이 계속 출간되는 것 같기도 하다.

삶이 갈수록 만만치가 않다.

불황, 침체, 저성장, 양극화, 세습, 대물림이라는 말이 이제는 일상 용어가 된 것 같다.

그래도 살아야하니 힘을 내야한다.

그리고, 힘을 내는데 책을 통해서 자극과 도움을 받아야 한다.

책을 읽는 목적은 살아가는 힘을 얻기 위한 것이라 생각한다.

그 힘은 지식일 때도 있고, 위로일 때도 있고, 격려일 때도 있고, 응원일 때도 있고, 자극일 때도 있다.


'마음을 다잡는 특별한 이야기들'이라는 부제목이 붙은 '첫차를 타는 당신에게'라는 책을 읽었다.

이 책은 응원과 격려의 힘을 주는 책이다.

첫차를 타는 인생은 피곤함을 대변하는 인생이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 일터로 나간다는 것은 정말 힘겨운 일이다.

부지런하다는 표현을 하기도 하지만 힘겨운 인생임에는 틀림이 없다고 생각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힘겨운 사람들에게 마음을 다잡도록 도와주는 특별한 이야기를 전해준다.


'인생에는 지름길이 없다'

'백년을 살더라도 천 년을 계획하라'

'올라갈 것인가, 멀리 갈 것인가'

'희망은 아프다'

'세상에 멋진 일은 없다. 멋진 내가 있을 뿐이다'

'흐르던 물은 가장 낮은 곳에서 멈춘다'


이 책에 실린 6개 장의 소제목들이다.

소제목들만 보더라도 이 책이 어떤 메세지를 줄 지 예상이 된다.

희망, 응원, 격려, 긍정의 메세지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양한 여러 이야기들이 소개되고 그 다음에 저자가 그 이야기를 통해서 느끼는 생각과 조언들이 서술되어 있다.

매일매일 한 편씩 읽기에 좋은 이야기들과 조언들이었다.


우공이 산을 옮겼다는 우공이산이라는 말이 인도에서는 현실로 만들어진 사례가 있었다.

아내가 산 너머에 있는 병원에 가지 못해서 사망하게 되자 그 남편이 무려 22년 동안 산을 파내고 깎아서 길을 만든 것이다.

무려 22년...

일만시간의 법칙 그 이상이다.

저자는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꾼 힘. 그것은 힘도 돈도 아닌, 바로 꾸준함'이라고 조언한다.


도스토옙스키는 '인생은 5분의 연속이다.'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5분의 중요성을 깨닫는 순간 우리의 삶도 변하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어떻게 느끼느냐에 따라 지금이 달라집니다. 지금을 다르게 보낸다면 삶 자체도 달라집니다.'라고 조언한다.

지금, 그리고 5분의 중요성을 기억해야겠다.

살다보면 불평 불만이 참 많은데, 그것을 어떻게 해석하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질 수 있다는 말로 느껴진다.

직장생활을 힘겨워하고 있는 나에게 꼭 필요한 말이었다.


'남과 다른 습관 하나가 남과 다른 나를 만듭니다.(p.30)'

'인간에게는 누구나 자신이 생각하는 대로 믿으려는 경향이 있다. 그것이 긍정적인 부부이든 부정적인 부분이든 마찬가지이다.(p.31)'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메모앱이 에버노트라고 한다.

필 리빈이 에버노트를 창업한 이유는 컴퓨털르 이용해 인류를 더욱 똑똑하게 만들겠다는 어린 시절의 포부의 실현이라고 한다.

지금 하고자 하는 일이 있다면 왜 하고 싶은 지를 생각해보고, 수입, 적성, 여가, 시간보다 가장 염두에 두어야할 점은 그것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뜻이 무엇인가라는 것이라고 한다.


나이들어 새로운 시작을 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좋은 응원의 메세지를 준다.

위키피디아는 35세에 시작한 사업이었고, 넷플리스는 37세에 시작한 사업이었고, 기가옴은 39세에 시작한 사업이었고, 맥도날드는 쉰이 넘은 나이에 창업한 사업이었다고 한다.

새로운 일은 몇 살에 시작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저자는 '가장 정확한 대답은 본인 마음대로입니다.'라고 말한다.

재밌는 그리고 유익한 답변이다.


어떤 일에 대한 평가는 바로 받을 수도 있지만, 수 년 또는 수십년이 지난 후에 받을 수도 있다.

그 예가 바로 슈어드가 매입한 알래스카에 대한 이야기이다.

크림전쟁에서 패배한 러시아는 국고가 텅텅비게 되었고, 미국 국무장관이었던 슈어드는 알래스카를 매입할 것을 제안해 이를 성사시켰다고 한다.

그 당시 알래스카의 매입 가격은 720만 달러였다고 한다.

매입 당시에 쓸모없는 황무지를 매입했다는 원성을 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매입후 30년이 지나 유전이 발견되면서 슈어드의 매입은 탁월한 결정이었다는 평가를 다시 받게되었다고 한다.

재밌는 사건이다.

'현재보다 미래에 더 좋은 것이 나타나고는 합니다. 그 가치를 미리 안 사람이 준비했기에 가능한 일입니다.(p.65)'

너무 현실에 얽매이면서 일희일비하지 말고, 소탐대실 하지 말아야 함을 깨우쳐 주는 내용이었다.


맥도날드는 햄버거 대학교를 통해서 철저하게 점주들을 교육시키고 있다고 한다.

똑같은 맛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맥도날드 창업자 레이 크록의 의지의 결과이다.

교육에 대한 투자와 노력이 차이와 성공을 만드는 것이다.


한비자에 나오는 여도지죄 이야기는 인간 마음의 간사함을 아려준다.

'흐르는 시간 속에서 마음이 언제나 같을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아무리 좋은 사이라도 관계를 관리해야 합니다.(p.89)'


똑똑한 사람들도 실수를 한다.

빌 게이츠는 과거 25MB 용량의 하드디스크를 장착한 PC를 출시하면서 이 컴퓨터 한대로 평생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라디오의 아버지라 불리우는 리 드 포레스트는 인간이 달에 발을 들여놓는 일을 없을 것이라고 장담했다고 한다.

'누구도 미래를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누구나 미래를 계획할 수는 있습니다.(p.102)'


마오쩌둥의 참새 이야기는 매우 인상적이었다.

참새들이 곡식을 쪼아 먹는 모습을 보고서 마오쩌둥은 참새 박멸 작전을 지시했다고 한다.

이때 죽은 참새가 무려 2억 마리가 넘는다고 한다.

하지만, 참새는 곡식만을 먹는 것이 아니라 각종 곤충과 해충도 잡아먹었다.

참새가 사라진 중국에는 해충이 급증하여 대흉년으로 이어졌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소련에서 참새를 공수해왔다고 한다.

하나의 사실만을 생각하고 여러 가지 문제를 고려하지 않는 것의 폐해를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당장 눈에 보이는 작은 부분에만 집중해 그것을 제외한 나머지는 보지 못한 것이다.


책을 읽을수록 참 좋은 이야기들이 많이 소개되었다.


아프리카에 엄청난 숫자로 집단생활을 하는 '스프링복'이라는 산양이 있다고 한다. 

뒤쪽에 있는 산양들은 무엇을 좀 먹으려고 해도 이미 앞쪽에 있는 산양들이 다 먹어서 먹을 것이 없다고 한다.

그래서 뒤쪽의 산양들은 풀을 찾아 계속 앞으로 나아가고, 이로인해 앞쪽의 산양들은 걷는 속도가 빨라진다고 한다.

뒤쪽의 무리는 앞쪽의 무리를 계속 밀고, 앞쪽의 무리는 끊임없이 뒤쪽의 무리에게 쫓기면서 모두 점점 빨리 걷다가 결국 뛰게 되고 맹목적인 질주를 한다고 한다.

이 질주는 낭떠러지를 만나도 멈출 수가 없어서 결국 다 같이 떼죽음을 당한다고 한다.

'달리는 속도가 아무리 빨라도 방향이 틀리면 소용없습니다.(p.151)'


'포기하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마세요. 지금 바라보고 있는 꿈이 내가 잘해낼 수 있는 일, 정말 원하는 일인지 냉정하게 판단하고 그렇지 않다면 과감하게 떨쳐낼 필요가 있습니다. 두려워할 것 없습니다. 포기가 곧 끝은 아니니까요. 포기는 또 다른 시작일 뿐입니다. 때로는 과감하고 빠른 포기가 필요합니다. (p.210)'


'걱정은 일어나지 않은 일을 두고 내가 나를 협박하는 방법입니다.(p.270)'


'필요한 물건을 만드는 회사는 인기를 얻지만 공익을 위하는 회사는 존경을 받습니다.(p.321)'


'올바른 의도는 올바른 목적을 낳습니다. 여기에 의지가 따르면 기적이 일어납니다.(p.326)'


흥미롭고 유익한 이야기와 좋은 조언이 많이 담긴 책이었다.

편안하게 글와 이야기 속에서 머리와 가슴에 좋은 메세지들을 많이 남겨주는 책이었다.

이 책을 읽고 나니 갑자기 세상이 더 살만한 세상이라는 느낌이 든다.

저자가 전해준 응원과 격려의 메세지를 잘 받은 느낌이다.

가끔 삶이 힘겨울 때 읽으면 힘을 낼 수 있는 책이라 생각이 되었다.

책장에 꽂아두고 가끔 읽어야겠다.

※ 첫차를 타는 당신에게 독서 후기 포스트는 샘터 물방울 서평단 5기로 활동하며 샘터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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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경궁 동무 푸른숲 어린이 문학 5
배유안 지음, 이철민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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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영조, 사도세자, 정조에 관련한 어린이 역사책이다.

정조의 어린 시절부터 정조가 아버지인 사도세자의 죽음을 보고서 왕으로 즉위하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역사 동화이다.

이 책에는 특별한 주인공이 등장하고, 그 주인공에 의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 주인공은 정후겸이다.

정후겸은 원래 가난한 양반 출신의 어부의 아들이었는데, 영조의 딸 화환옹주의 아들로 입양되어 대궐로 들어가게 된다.

이산과 정후겸은 어린 시절을 창경궁에서 함께 보냈다고 한다.

그래서, 이산과 정후겸이라는 두 사람의 어린 시절을 배경으로 그린 역사 동화라는 의미에서 책 제목이 '창경궁 동무'이다.


책 처음 작가의 말에서 정후겸은 열등감과 출세욕을 제어하지 못하고,정조와의 어린 시절 우정을 지키지 못하고 스스로 불행을 선택했다고 한다.

정후겸이라는 인물을 이 책에서 처음 알게 되었다.

과연 정후겸은 왜 정조와 동반자의 관계를 가지 못하고 서로 상생하지 못하였을까?


책 표지에 얼굴 정면이 보이는 인물이 정조이고, 정조와 등을 맞대고 있는 인물이 정후겸이다.

서로가 함께 같은 길을 가지 못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물론, 이 책을 모두 읽고나서 표지를 보니 그 느낌이 확실히 다가왔다.


영조는 사도세자를 죽음으로 이끌었지만, 그의 아들 이산에게 왕위를 물려주겠다는 명령을 내린다.

홍인한은 이를 강력히 반대한다.

홍인한은 사도세자의 장인인 홍봉한의 동생이다.

사도세자의 죽음과 관련하여 정말 이해할 수 없는 내용은 사도세자의 장인인 홍봉한과 홍인한의 행동들이다.

장인은 사도세자의 죽음을 오히려 방조하고 오히려 죽음으로 이끈다.

정치적인 목적이 그렇게 중요했을까?

사위의 죽음이 권력보다 하찮은 것이었을까?

그렇다면 사도세자의 부인인 혜경궁 홍씨는 왜 아버지의 이러한 행동을 막지 못했을까?

정말 이해가 가지 않는 홍씨 일가의 역사이다.


잘 알려진 것처럼 정조는 왕으로 즉위한 후 처음으로 한 말이 "나는 사도세자의 아들이다."이다.

정후겸은 이 말이 자신에게 꽂히는 비수로 느꼈다.

왜 정후겸은 이 말이 비수로 느껴졌을까?

그 내용이 전개되기 시작했다.


정후겸은 가난한 집에 태어났지만, 학문에 대한 열의가 높았고 여러 재주를 가진 아이였다.

영조의 딸 화완옹주의 양자로 입양되면서 정후겸의 인생은 완전히 바뀌게 된다.

이산은 정후겸보다는 세 살이 아래였다고 한다.

두 사람은 창덕궁에서 함께 활을 쏘고, 놀이도 하고, 때로는 공부를 함께 하기도 하였다.
창덕궁에서 두 사람의 어린 시절은 여느 어린이들과 비슷한 모습들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이산은 세자였고, 정후겸은 옹주의 양자였다는 신분상의 차이는 서로가 함께 할 수 없음을 책 내용에서 조금씩 암시해주었다.

영조는 세자보다는 화완옹주를 더 좋아했다는 내용들이 나온다.

딸에 대한 사랑이 더 극진했다.

영조의 세자에 대한 탄압이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한다.

화완옹주도 세자와 그리 사이가 좋지 않았다.

나경언이라는 어느 집 문지기라는 자가 세자가 역모를 꾸몄다고 고변을 했다고 한다.

어차피 왕이 될 세자가 역모를 꾸밀 이유가 있을까?

그리고, 문지기의 말이 세자를 곤경에 빠뜨릴 정도로 위력적인 말인가?

말도 안되는 고변이지만 이로 인해서 사도세자는 영조에게서 심한 탄압을 받게 된다.

사도세자에게도 문제가 있었다는 내용은 이 책에서 언급되기는 한다.

나경언의 고변 사건이후 사도세자는 석고대죄를 한다.

한 사람의 말도 안되는 고변이 역사를 참으로 이상한 방향으로 이끌어 간 희한하다는 표현밖에는 할 수 없는 사건이었다.


정후겸은 사도세자가 영조로부터 탄압을 받는 것을 보면서 이산이 왕이 되지 않기를 원했다.

그리고 그렇게 될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면서 정후겸은 공부에 매진했고, 과거에 합격하여 관료가 되었다.

이산이 폐위된 후 자신이 승승장구할 미래를 준비하고자 한 것이었다.


영조는 경종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인해 왕위에 올랐다.

노론 세력을 등에 업고 왕이 되었기 때문에 영조는 노론 세력을 가까이 했다고 한다.

하지만, 사도세자는 노론 세력이 너무 강성해지는 것을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소론이나 남인 세력을 가까이 했다고 한다.

이것이 사도세자의 불행의 시작이었던 것이다.

결국 사도세자는 노론 세력에 의해서 죽음을 맞이하게 되고, 영조는 자신의 아들을 죽음으로 몰게 된다.

아버지가 어떻게 저럴 수 있었을까?

아무리 험악한 정치판에서 왕위를 지키기 위한 선택이었다고 하기에는 영조의 행동은 왕으로서 좀 지나치다는 생각이 든다.


사도세자가 죽음에 가까이 가는 순간에 혜경궁 홍씨와 장인 홍봉한은 아무런 행동을 취하지 않는다.

정말 특이한 가족이다.

오직 세손인 이산만이 영조에게 아버지를 살려달라고 간청하지만 영조는 이를 묵살한다.

사도세자의 죽음에 대한 정치적 상황과 내용 전개가 자세하게 서술되어 있었다.

정말 이해가 가지 않는 역사적 사건을 볼 수 있었다.


사도세자는 폐위되어 뒤주에 갇히게 되고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사도세자가 왕이 되었다면 조선의 역사는 또 어떻게 달라졌을까?

역사라는 것은 참으로 알 수 없는 오묘한 사건들의 연속이다. 

정후겸은 이산이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영조에게는 원래 효장 세자가 있었는데, 병으로 일찍 죽게되어 궁녀의 몸에서 태어난 사도세자가 세자가 되었다고 한다.

이산은 이런 상황 덕분에 세손이 된 것이다.

그런데, 영조도 궁녀의 몸에서 태어났다.
아들과 똑같은 출생 배경을 가지고 있는 영조는 노론 세력 때문에 아들을 죽음으로 내몰았다.

하지만, 영조의 마지막 자존심은 이산을 왕으로 즉위하게 한 것이었다.


사도세자의 죽음 이후 정후겸은 철저히 이산의 반대편에 섰다고 한다.

김귀주와 홍인한을 도와 이산을 제거하려고 했었지만, 이산은 결국에 임금으로 즉위를 하였다.

하지만, 결국 게임은 이산의 승리였다.

이산이 왕으로 즉위하고 15일 뒤에 정후겸과 홍인한은 귀양을 갔다가 사약을 받았다고 한다.


정후겸이라는 인물의 관점에서 영조 시대의 영조, 사도세자, 이산의 역사가 그려진 동화였다.

아이들 책으로도 어른 책으로도 좋은 책이었다.

사도세자 죽음에 대해서 그 배경과 내용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정치계에서의 권력다툼은 정말 비정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들 그랬을까?

함께 오손도손 살면 좋았을텐데, 꼭 짓밟고 제거하고 혼자서만 권력을 차지해야 했을까?

이 책을 읽으면서 영조 시대의 역사상에 대해서 여러가지 의문점이 생겼다.


아이들과 함께 읽으며 영조와 정조 시대의 역사에 대해서 함께 이야기를 나누기에 좋은 내용들이 많이 담겨진 좋은 책이었다.

역사적 사건에 대해서 다각적인 시선에서 사실 내용을 자세히 잘 보여주는 좋은 책이다.


※ 창경궁 동무 독서 후기 포스트는 푸른숲주니어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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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의 경제학
폴 크루그먼 지음, 안진환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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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의 경제학...

불황이라는 단어가 이제는 일상용어가 되었다.

경기 불황, 취업 불황, 소비 불황...

노벨경제학상 폴 크루그먼 교수는 세계 경제의 불황을 어떻게 해석하고 진단하고 있을까?


"공황은 다시 오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불황은 오래 계속될 것이다."

책 표지의 이 글이 결국 이 책의 결론을 말하는 것이 아닐까?


폴 크루그먼 교수는 2008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이며, 프린스턴대학교 경제학 및 국제관계학 교수이다.

레이건 행정부에서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으로 일한 경험도 있다.


1994년에 '아시아 기적의 신화'라는 논문에서 아시아 경제 발전의 기형성을 짚으며 한계가 올 것을 경고했는데, 1997년에 실제로 아시아에 혹독한 경제위기가 찾아들었다.

그리고, 2005년에는 부동산 거품이 미국의 경상적자를 메워주던 외국 자금의 상당 부분을 흡수해 세계 경제의 불균형을 심화시킴으로써 2006년에서 2010년 사이에 위기가 올 수 있다고 예견했는데, 그것도 그대로 적중했다.

정말 대단한 경제학자이면서 예견가이다.


내가 이 책을 읽은 이유는 불황에 대한 지식의 갈증보다는 폴 크루그먼 교수의 책에 대한 호기심때문이다.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경제학자의 위대한 책을 읽어보고 싶었다. 


서문에서 폴 크르그먼 교수는 이 책의 목적은 '어떻게 이런 재앙이 일어날 수 있었는가, 어떻게 해야 피해를 입은 나라들이 회복할 수 있는가, 어떻게 예방할 것인가'를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지를 밝히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도표나 전문용어 사용을 피하고 쉬운 말로 설명을 해주었다고 한다.


"핵심 문제는 해결되었습니다!"

1995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루커스 교수는 2003년에 경제 공황을 예방하기 위한 핵심 문제는 해결되었다고 말했다고 한다.

과연 어떤 핵심 문제가 모두 해결되었다는 것일까?

지금의 불황은 그럼 왜 지속되고 해결이 되지 않는 것일까?

폴 크루그먼 교수는 "핵심 문제는 해결되었습니다."라는 말을 믿을 수 없을 만큼 독선적인 말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 책에서 폴 크루그먼 교수는 불황 시대의 경제학에 대해서 펼쳐나간다.


책 초반부의 공산권 국가의 변화에 대한 내용은 최근 우리 주변 국가의 역사를 다시 뒤돌아보게 했다.

10억의 중국 인구가 조용히 마르크스주의를 버렸다는 점, 그것도 덩 샤오핑이 그것을 주도했다는 점, 1990년대 초반까지 중국의 변화는 지식층에게 화젯거리가 되지 못했다는 점, 엄청난 숙청과 강제노동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의 후진성과 부정부패는 조금도 개선되지 않았다는 점, 대약진운동과 문화대혁명을 치렀음에도 결국 중국은 돈이 최고의 선이라는 결론을 내렸다는 점..

소련의 붕괴와 해체는 자본주의의 정치적, 이데올로기적 우월성을 증명해주었다고 한다.

그리고, 소련의 붕괴와 함께 소련의 지원을 받으며 승승장구하는 것 같은 모습을 보여주던 쿠바와 북한의 나약한 실체가 드러나고, 많은 급진적 운동 역시 소멸했다고 한다.


"자본주의는 지금 자신의 성공 때문만이 아니라 다른 그럴듯한 대안이 없다는 점 때문에도 확고부동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여러 단점과 문제점을 내포한 사상도 대안이 없는 경우에는 어쩔 수 없이 최고의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대안이 없다면 최고로 치부되는 그 이데올로기를 따라야 하는 것인 것 같다.


베이비시팅 조합의 예를 들어 불경기를 설명해주는 부분은 정말 흥미로웠다.

조합의 쿠폰 한장으로 아이를 한 시간 맡길 수 있다.

아이를 돌보기로 한 부부는 아이를 맡기는 부부로부터 해당하는 시간만큼의 쿠폰을 받고 아이를 돌봐준다.

베이비시팅 조합 시스템이 잘 운영되려면 상당량의 쿠폰이 유통되어야 한다.

그러나, 그 운영이 그리 원만히 되지는 않았다.

외출 계획이 없는 부부는 나중을 위해 최대한 쿠폰을 모아두었고, 그로 인해 아이를 맡긴 부부들의 쿠폰은 그만큼 줄어들었다.

자신의 쿠폰이 부족하다고 생각한 부부는 다른 부부의 아이를 돌보고 싶어하며 외출을 꺼렸지만, 외출을 꺼리는 부부가 많아 쿠폰은 회전이 되질 않았다.

그럼, 이 상황을 어떻게 해결해야할까?

이 상황의 문제는 쿠폰(현금)을 모으는 일에만 사람들의 신경이 집중되면서 실제 아이를 맡기는 시간(재화)의 소비가 현저히 감소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실행한 조치는 쿠폰의 공급을 늘렸다는 것이다.

쿠폰 보유량이 늘어남에 따라 부부들을 좀 더 자주 외출하기 시작했고, 이로 인해 다른 부부의 아이를 돌볼 기회도 점점 많아졌다.

결국 조합원의 외출 빈도 증가와 베이비시팅 기회의 확대 성과를 얻은 것이다.

조합원의 보육 기술 향상도 아니고, 조합의 근본적이 개혁도 아니고 단지 쿠폰 공급량 증대로 문제를 해결했다.

이것을 실제 경제 생태계에 적용한다면 돈을 찍어내기만 해도 불황과 맞서 싸울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불황의 해결책은 통화 공급 증대일까?

그러나,그것은 그리 간단치가 않았다.

국가는 베이비시팅조합 보다 훨씬 복잡하기 때문이다.


"어떤 복잡한 시스템을 이해하는 유일한 방법은 모델을 이용하는 것이다." 

"비즈니스 사이클 상의 불황은 한 경제의 근보적이 강점이나 약점과는 거의 혹은 아무런 상관이 없을 수도 있다. 튼튼한 경제에도 나쁜 일이 일어날 수 있다. 베이비시팅 조합의 사례가 그것을 보여준다."


이 책은 세계 여러 나라의 거시 경제학을 다루고 있다.

일본, 멕시코, 아르헨티나, 태국에 대한 내용이 기술되었다.

우리나라에 대한 내용도 다른 나라의 경제를 설명하면서 중간중간에 가끔 나온다.

경제학이 어려운 학문이라는 것을 익히 알고 있는데, 노벨경제학상 수상자가 쉽게 기술했다고 하지만 세계 경제학은 역시나 어려운 학문이었다.

각국의 경제에 대한 이야기는 이해하기에는 좀 어려웠다.

아마도 내 경제학적인 지식이 부족하고, 아직은 내가 글로벌 경제 생태계를 이해하기에는 부족함이 많기 때문이다.


일본에 대한 내용을 읽으면서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은 일본은 많이 모방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일본의 잃어버린 20년도 우리에게 다가오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되기도 했다.

철저하게 모방을 한 상황에서 그 모방이 주는 폐해를 피해나갈 혁신을 창조하기는 쉽지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블황 경제학이 돌아온 것은 경제에서 수요 측면의 실패가 세계 번영에 뚜렷한 제약이 되었다는 것이다.

가용 생산력을 사용할 수 있을 만큼 민간 소비가 충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공급중시 경제학은 어리석은 아이디어들을 조합해놓은 것일 뿐이라고 말한다.


원칙적으로 총수요의 부족은 실업이 발생해도 임금과 물가가 급락하면 저절로 치유되지만, 지금의 현실에서는 경기가 후퇴해도 물가급락이 일어나지 않는데 그 이유에 대한 경제학자들의 의견은 분분하다고 한다.


폴 크루그먼 교수가 이 책의 말미에서 말하는 비상상황에 대한 대처는 두 가지이다.

첫째는 신용경색 완화이다.

둘째는 더 많은 자본을 투입하는 것이다.


이 책을 읽은 느낌을 요약한다며 역시 경제학은 어렵다는 점과 국가의 경제는 복잡하다는 점이다.  

나에게는 어렵게 느껴졌지만, 폴 크루그먼 교수를 통해 세계 경제를 이해하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좋은 책일 것 같다.


※ 불황의 경제학 독서 후기 포스트는 책과콩나무카페 그리고 세종서적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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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씽 - 스타트업의 난제, 어떻게 풀 것인가?
벤 호로위츠 지음, 안진환 옮김 / 36.5 / 2014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실전 경험이 없는 이론은 공허하다.

그리고, 이론이 뒷받침되지 않은 실전 경험은 체계적이지가 못하다.

이 책은 회사원으로서 시작하여 창업을 통해 CEO가 된 저자의 풍부한 실전 경험이 경영 이론을 토대로 하여 설득력있게 쓰여진 책이다.

도표나 그래프 하나 없이 서술식 문장만으로 구성된 이 책을 읽으면서 초반부를 읽을 때는 어느 성공한 창업가의 성공 스토리를 주저리주저리 쓴 책인 줄 알았다.

하지만, 읽을수록 이 책이 주는 유익함에 매료되었다.

이론과 실전 경험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면서 설득력 있는 내용으로 회사원, 특히 관리자와 CEO에게 경영에 대한 주옥같은 조언들을 전해주는 책이었다.

기업에서 일어나는 현실적인 문제들을 리얼하게 보여주면서 탁월한 해석을 통해 경영 해법을 전해주는 정말 훌륭한 책이었다.

아마존 경제경영 1위, 파이낸셜타임스 올해의 경영서 후보작이라는 홍보 문구가 거짓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 이 책의 제목을 보았을 때 무슨 내용인지 감이 오질 않았다.

표지에는 돈 다발을 짊어진 개미가 있고, 제목은 하드씽(Hard Thinng)이라는데 도대체 무슨 내용이 담겨진 책인지 예측이 되지 않았다.

'경영의 난제, 어떻게 풀 것인가?' 라는 부제목에서 하드씽이 경영의 난제를 의미한다는 것을 알았고, 경영의 난제에 대한 해법을 알려주는 책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책 표지의 '스타트업' 이란 단어와 '경영전략' 이라는 단어에서 창업과 관련된 책이라는 생각을 했다.

이 책에서 보여 줄 스타트업 기업 경영의 난제에 대한 해법을 기대하면서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이 책의 저자는 실리콘벨리의 큰 손이고, 파워블로거라고 한다.

저자의 블로거 주소는 www.bhorowitz.com 이다.

저자는 미국 버클리에서 자랐으며 어렸을 때는 유아원에 적응하지 못할 정도로 수줍음이 많이 아이였다고 한다.

중학교 시절 성적이 우수했고, 고등학교 시절에는 미식축구부에서 활동을 했고, 컬럼비아대학에서 컴퓨터 공학 전공으로 대학원을 수료한 다음 실리콘그래픽스(SGI)에서 첫 직장 생활을 시작했다.

그리고, 넷스케이프로 이직을 하였고, 저자가 입사한 넷스케이프는 사업을 시작한 지 16개월만에 기업공개를 진행하였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창업한 지 10여 년 만에 기업공개를 한 것에 비하면 엄청난 기록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가 익스플로러를 윈도95에 무료로 포함해 제공하면서 넷스케이프는 큰 타격을 입게 되었다.

넷스케이프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위협에 나름 선전하였지만, 결국은 1998년에 아메리카온라인(AOL)에 매각이 되었다고 한다.



넷스케이프가 AOL에 매각된 후 저자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아 회사를 설립하기로 하고서 찾아낸 아이디어가 '클라우드'였다.

저자는 클라우드 개념을 처음으로 컴퓨터에 적용한 라우드클라우드라는 회사를 창업하였다.

라우드클라우드는 처음에는 성공적인 출발을 하였다고 한다.

하지만, 닷컴 붕괴의 영향은 라우드클라우드를 비켜가지 않았다.

닷컴붕괴와 함께 라우드클라우드도 침몰하기 시작했고, 저자는 이때부터 CEO로서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험난한 경영활동을 하게 된다.

클라우드 사업에서 소프트웨어 사업으로 사업을 전환하기도 하고, 기업공개를 추진하고, 투자를 유치하기도 하고, 기업을 성장시키기도 하고, 타기업에 매각하기도 한다.

기업의 흥망성쇠와 함께 한 저자의 CEO로서의 경험과 고뇌가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어쩌면 이 책은 저자의 CEO로서의 자서전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의 CEO로서 험난했던 모습들 그리고 화려했던 모습들이 상상이 되었다.


저자는 경영 과정에서 어떤 역경이 오더라도 글복하거나 좌절하지 않았다.

언제나 해법을 찾아 문제를 해결하고, 다음 과정에 진입하고 다시 도전하였다.

"내가 무너질 거라 생각했어? 내가 쓰러져 죽을 거라고 생각했어? 천만에, 난 아니야, 난 살아남을 거야.(글로리아 케이너, I Will Survive)"

"나는 전진해. 한 방향으로만. 완벽해지려면 실패를 두려워해선 안 돼.(제이지, On To the Next One)


마치 한 편의 논픽션 영화처럼 펼쳐지는 저자의 생생한 경영 활동 이야기는 참 설득력이 있었다.

도표나 그래프 하나 없이 텍스트로만 펼쳐지는 경영 이론이었지만 생생한 실전 경험이 담겨져 있기에 유용하고 빛나는 이론으로 느껴졌다.

읽을수록 설득력이 있는 내용이 많았다.


"신생기업의 CEO는 확률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 회사를 구축해 나갈 때는 언제든 해법이 있다고 믿어야지, 그것을 찾을 확률에 주의를 기울여서는 안 된다. 그냥 찾아내야 한다. 90%든 0.1%든 확률은 중요치 않다. CEO의 임무는 언제든 똑같다.(p.109)"


"악전고투 자체는 실패가 아니다. 스티브 잡스나 마크 주커버그 같은 위대한 기업가 역시 악전고투를 겪었고 그런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실로 고군분투했다. 그러니 안심하라. 당신만 그런 게 아니다.(p.112)"


"모든 것을 홀로 짊어지지 마라, 염병할 체스판에는 언제든 수가 있다, 최대한 오래 버텨라, 운이 따라 줄 수도 있다, 감정적으로 받아들이지 마라, 어른과 아이의 차이는 역경을 극복하는 데 있음을 잊지 마라(p.114)"


저자가 말하는 경영 해법들은 이미 다른 경영학 교과서나 책에 나오는 내용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책의 내용은 저자가 직접한 실전 경영 경험을 토대로 했기 때문에 그 내용들이 뿜어내는 에너지는 다르게 느껴졌다.

그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다.

이 책을 읽다보면 저자가 경영학 책을 많이 읽었고, 경영학 공부를 많이 했음을 느끼게 된다.

저자의 실전 경험이 경영학 공부와 더해져서 이 책에서 좋은 내용이 만들어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서 채용, 인사제도, 문화에 대한 내용이 많이 나온다.

최근에 이직을 한 나에게는 매우 유익한 내용들이었다.

이 책을 예전에 읽었다면 내가 이직을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을 것 같다.

특히, 면접을 볼 때 도움이 되었을 것 같다.


"건전한 기업 문화는 나쁜 소식을 나누도록 직원들을 장려한다. 사내의 문제들을 공개적으로 자유롭게 논의하면 훨씬 빠르게 해법을 찾을 수 있다. 문제를 숨기는 회사는 그 문제와 관련된 모든 사람들을 좌절시킨다. 해결책을 찾도록 문제를 공개하는 사람들을 처벌하지 않고 포상하는 문화를 형성하라.(p.119)"

내가 회사생활을 경험한 바로는 저자의 조언을 실현하기란 쉽지 않다.

진정으로 깨어있는 CEO만이 문제를 공개하는 것에 호의적일 것이다.

오죽했으면 '불편한 진실'이라는 말이 있을까?


저자는 "문제를 가져오려거든 해결책도 가져오라"는 구닥다리 경영 규범이라고 말한다.

속이 시원한 통쾌한 조언이었다.

내가 경험한 대부분의 회사는 문제 제시를 못하게 하면서 해결책만을 제시하라고 한다.


저자가 말하는 좋은 직장은 '사람들이 자기 일에 온전히 집중하고, 또 맡은 일을 잘 완수해 내면 회사 차원에서나 개인적으로나 좋은 결과를 얻을 거라는 확신을 가진다. 일을 통해 능력을 한껏 발휘함으로써 회사와 자기 자신을 더 나은 방향으로 성장시킬 수 있다는 믿음, 그런 믿음을 직원 모두가 갖고 매일 아침 출근하는 회사'이다.

나쁜 직장은 '직원들이 조직 내의 권한을 놓고 싸우거나 망가진 프로세스와 싸우느라 여념이 없다. 심지어 자신이 맡은 임무도 제대로 모르기 때문에 그들이 일을 잘해 냈는지 어쩐지도 판단할 길이 없고, 경영진은 현상 유지에만 급급하고 문제는 무시해 버리는 회사'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교육의 중요성을 여러 번 강조하였다.

맥도날드 직원들은 각자 맡은 일에 대한 교육을 철저히 받고 업무에 투입되는데, 그보다 훨씬 복잡한 일을 하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경우가 상당히 많다고 지적한다.

저자의 말에 공감이 된다.

실제로 많은 중소기업에서는 교육에 상당히 인색하고, 교육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대다수 관리자들은 직원 교육을 다른 누군가에게 맡겨야 하는 일이라고 여기는 것 같다. 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직원들 교육은 관리자가 직접 하는 것이 옳다.(p.169)"

저자는 관리자의 교육 역량을 매우 강조했고, 교육은 선택이 아니라 의무라며 교육이 밥을 먹여준다고 할 정도였다.

회사를 제대로 관리하는 CEO는 직접 관리 교육을 진행하다고 한다.

회사가 너무 바빠서 직원을 교육시킬 시간이 없다고 하는 것은 너무 배가 고파서 밥 먹을 시간이 없다는 말과 똑같다고 말한다.


"대원에게 수행 불가능한 임무를 주는 것은 그들을 불구로 만드는 것과 같다.(손자병법)"

"숫자는 진정한 목표가 이나다."

휴렛 팩커드는 매출과 이윤 목표를 엄격하게 세워 놓고 숫자를 중심으로 사업을 운영했는데, 일부 부서는 목표치를 달성했지만, 문제는 연구개발비를 인색하리만치 아껴댔다는 점이 문제였고, 그로 인해 그들은 장기적인 경쟁력을 상실하여 위기를 자초했다고 한다.


기술적 부채라는 말도 참 유용한 말이었다.

개발을 신속히 하기 위해 코드를 불완전하게 작성해 놓으면 당장은 시간을 단축할 수 있겠지만, 결국 나중에 그것을 보완하려면 더 많은 노력이 든다는 것이다.

경영 부채라는 개념도 비슷한 개념이다.

단기적으로 편리하지만 장기적으로 비싼 대가를 치르게 되는 경영상의 결정을 내릴 때 경영 부채가 발생한다.

트레이드오프(무언가를 얻기 위해 다른 것을 희생하는 일)가 통할 때도 있지만, 그 트레이드오프를 중요하게 인식하지 않으면 곤경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그렇다면 저자가 말하는 훌륭한 리더는 어떤 능력을 갖고 있을까?

첫째는 비전을 설득력 있게 제시하는 능력이다.

둘째는 관심과 배려이다.

셋째는 비전을 성취하는 능력이다.


읽을수록 유익함이 넘쳐나는 책이었다.

다시 한번 천천히 읽어볼 가치가 있는 책이다.

회사원, 관리자, CEO에게 참 유용한 책이다.

이 책을 읽게 된 행운에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조만간 좀 더 여유를 갖고 정독하면서 다시 읽어봐야겠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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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2-15 19: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공윤 2015-02-25 17:36   좋아요 0 | URL
파트장 역할에 수고가 많으시네요.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