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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겨야 산다 - 이나모리 가즈오
이나모리 가즈오 지음, 양준호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4년 10월
평점 :
'남겨야 산다'
교세라 창립자인 이나모리 가즈오의 경영 원칙 중의 하나는 '매출은 최대로, 경비는 최소로'라고 한다.
매출을 최대로 하고, 경비를 최소로 하여 이익을 남겨서 지속성장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이 책의 제목은 이나모리 가즈오의 경영 원칙을 말하고 있다.
처음에 '남겨야 산다'라는 말은 쥐어짜는 소금 경영을 말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내가 읽은 후 느낀 이 책의 내용은 매출 증대와 경비 최소라는 두 아이템보다는 경영 전반에 대한 질문과 답변을 기술한 책이다.
나는 이 책의 제목으로 '교세라의 성공사례로 배우는 기업 경영 Q&A'가 더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여러 기업가의 기업 경영에 대한 고민이 질문으로 나오고, 그 질문에 대해 저자가 교세라 경영 사례를 토대로 설명해주는 내용 속에 기업 경영에 필요한 주옥같은 지식들을 전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두껍지 않은 분량과 어렵지 않은 내용 속에 기업 경영에 참고할 수 있는 좋은 내용들이 많이 담겨진 책이다.
이 책의 저자 이나모리 가즈오는 일본 기업 교세라의 창립자이자 명예회장이다.
내가 경영대학원에 다닐 때 교세라 한국지사에 근무하는 동기가 있었고, 얼마전에 우리 회사에 설치된 컬러레이저프린터가 교세라 제품이다.
그래서, 이 책이 교세라 창립자가 쓴 책이라는 점에서 이 책이 조금은 친근하게 느껴졌다.
나는 이 책을 통해서 이나모리 가즈오를 처음 알았는데, 대단히 유명한 분이셨다.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은 마쓰시타 고노스케, 혼다 소이치로와 함께 일본의 3대 기업가로 꼽히고, 2010년에 위기에 빠진 일본항공 회장으로 취임하여 일본항공을 성공적으로 정상화시켰다고 한다.
저자 소개를 보니 많이 들어본 '아메바 경영'이 이나모리 가즈오의 책 중의 하나였다.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이 강조하는 경영 방침은 '체질을 바꿔라, 다각화를 꾀하라, 파트너십이 중요하다, 인재를 키워라'이다.
책 제목만을 보았을 때는 매출 실적, 원가 절감 위주의 쥐어짜는 내용들일 것이라 생각했는데, 기업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과 리더의 솔선 수범, 현장과 직원 중심의 내실 경영, 함께 하는 전원참여경영에 대한 내용들이었다.
이 책의 내용은 교세라를 창업하여 성공한 저자의 경험과 철학이 잘 담겨진 내용들이었다.
학자가 아닌 실제 기업을 창업하여 경영한 저자가 말해주는 조언들이라서 내용에 설득력이 있었고, 그 내용이 어렵지 않고 쉽게 기술되어 편안하게 읽을 수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경영 키워드는 직접, 현장, 함께, 내실, 덕, 핵심, 회식이다.
교세라 기업의 경영 이념은 '전 직원의 행복을 추구함과 동시에 인류 및 사회의 진보와 발전에 공헌한다' 라고 한다.
회사의 목적은 사장의 꿈을 실현하기 보다는 직원과 직원 가족을 지켜주기 위한 데 있다는 것을 깨닫고 정한 이념이라고 한다.
그래서 저자는 적당히 일하는 직원에게 이렇게 말하며 꾸짖는다고 한다.
"당신을 포함한 전 직원의 행복을 위해 회사가 존재하는 것입니다. 모두가 최선을 다해 일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저자는 회사를 경영하려면 뚜렷한 목적과 대의명분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교세라 회장의 경영 목적과 대의명분은 이상적이라고 해야할 만큼 정말 대단하게 느껴진다.
교세라에 근무하는 직장인은 꿈의 직장에 근무하는 것은 아닐까?
'사업을 경영하는 이상 최저 10% 이상의 이익률을 올리지 못한다면 경영이라 할 수 없다. 고수익이라 말할 수 있으려면 15∼20%의 이익률은 올려야 한다.'
'장사의 비결은 고객들이 납득할 만한 가격, 기꺼이 사려고 하는 최상의 가격을 찾아내는 것이다. 가격 책정이 사업의 운명을 결정하는 중대한 판단이며 최종적으로는 경영자가 판단해야 하는 것이라 가격 책정은 경영이다.'
이 책은 기업 경영가들이 자신의 경영 애로사항과 질문사항을 말하면 저자가 이에 대해서 답변을 주는 형식이다.
질문과 답변 모두 회사원이라면 공감할 수 있는 내용들이었다.
대부분의 기업에서 발생하는 영업, 비용, 사업확장, 다각화, 조직, 인사관리에 대한 질문과 답변이다.
'실적을 임금에 반영해서는 안된다.'
저자는 개인별 성과급제를 반대한다.
사람들은 실적이 좋아서 성과급이 오를 때는 기뻐하지만 실적이 나빠서 성과급이 깎이면 의욕을 잃고, 저조한 실적을 올리는 부문의 직원의 의욕을 상실하게 하고, 일시적으로 성과급이 올라 기뻐하는 부문의 직원도 그 다음에 저조한 실적으로 성과급이 오르지 않으면 급격히 의욕을 상실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개인별로 성과급을 차등하여 지급하는 것이 아닌 전 직원에게 동일한 성과급을 지급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고 한다.
내가 지금 다니는 회사에 새로 부임한 사장은 개인별 성과급제를 강력히 실시하며 구성원간에 경쟁을 조장하고 있는데, 난 개인적으로 개인별 성과급제에 대해서는 반대하는 입장이다.
내가 개인별 성과급제에 대해 비판적인 이유는 성과급 지급에 대한 기준에 대해 전 직원이 인정할 수 있는 명확한 기준이 없고, 각 해당 직무는 직원의 선택이 아닌 회사의 선택에 의해서 정해졌고, 자유롭게 직무 이동을 할 수 있는 제도가 없고, 회사 업무는 개인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타 직원과의 협력도 중요하고, 개인만의 실적 향상이 아닌 전체 조직의 실적 향상과 업무 개선에 기여하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난 대부분의 회사에서 개인별 실적을 공정하고 명확하게 판단하고 증명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회사는 직원들이 함께 꾸려가는 단체활동을 하는 집단이기 때문이다.
물론, 회사 업무에 불필요한 장애를 주고 소극적인 직원에 대해서는 패널티를 부과하는 것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다른 사업을 모색학기 전에 기존 사업의 이익을 최대한 끌어올려야 한다. 지혜를 발휘하면 사업은 어떤 식으로든 전개할 수 있다.'
저자는 사업 다각화도 중요하지만 수익을 더 끌어올리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한다.
'발상의 전환으로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원가를 10% 줄이려는 회의를 할 때는 30%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라.(마쓰시타 고노스케, p.67)'
원가 10%를 줄이려면 긴 시간 회의를 해도 결론이 나기 쉽지 않지만 30%를 줄이려면 지금의 설계, 재료, 공정에 이르기까지 근본부터 다시 생각할 푤요가 있고, 비용을 큰 폭으로 줄이려면 발상을 전환해서 근본부터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10%를 줄이기도 힘든데 30%를 줄이라는 목표는 무모한 목표일 수도 있지만, 발상을 전환하라는 메세지는 정말 공감이 되었다.
'중소기업은 한정된 시장을 가진 하나의 사업을 지속하는 경우 언젠가 성장의 한계에 부딪힌다. 시장성에 한계가 있는 이상 회사를 성장시키려면 반드시 새로운 사업을 일으켜 다각화를 도모할 필요가 있다. 다각화에는 막대한 리스크와 어려움이 동반되므로 그에 걸맞는 준비가 필요하다. 다각화에 실패하더라도 이를 이겨낼 수 있는 재무구조를 확보해야 한다.(p.74∼75)'
교세라도 사업을 확장하고 여러 기업을 인수하여 다각화를 진행해왔다고 한다.
저자는 채산성을 높일 것을 강조한다.
채산성의 사전적 의미는 수입과 지출이 맞아서 이익이 있는 성질이다.
'무모하게 시장을 확대하지 말고 상황을 냉정히 바라보라. 먼저 채산성을 향상시켜 자본금을 쌓아야 한다.(p.84)'
'툰드라 지역에서는 식물 중 이끼나 지의류밖에 자라지 못한다. 아무리 생성의 기운이 넘실거린다 해도 추위가 극심한 툰드라 기후에서 성장할 수 있는 식물은 정해져 있다. 그러나 온난하고 비가 많이 내리는 지역에는 다양한 식물들이 자란다. 환경이 식물의 성장에 중요한 조건으로 작용하는 것이다.(p.86∼87)'
기업도 사람도 환경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내용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환경을 탓하지 말고 환경에 적응하여 생존하라는 말들을 많이 하는데, 환경에 적합하지 않는 존재는 아무리 노력해도 생존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기업이 생존할 수 있는 환경에서 사업을 하고, 내가 생존할 수 있는 직장에서 근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돌아갈 수 있는 본진을 구축하라.(p.88)'
교세라가 미국 시장 진출을 할 때 기존의 우수한 베테랑 직원들은 일본 본사에 남겨두고, 아직 경험이 부족한 젊은 직원들을 저자가 직접 데리고 가서 미국 시장을 개척했다고 한다.
저자는 젊은 직원들을 직접 지도해서 정예요원으로 바꿔놓았다고 한다.
저자의 솔선수범 정신과 현장 실천이 빛나는 부분이다.
교세라는 매년 20%의 임금 인상을 했다고 한다.
물론, 경영 환경이 어려울 때는 임금을 동결했고 환경이 개선되어 실적이 좋아졌을 때는 동결로 인상하지 못한 금액까지 모두 지급했다고 한다.
교세라는 정말 위대하고 착한기업이 아닐 수 없다.
경영자의 솔선수범을 말하면서 가마를 예로 든 내용은 공감이 되었다.
'회사를 가마에 비유하면 보통의 회사에서는 사장 혼자 가마에 올라타고 직원들이 가마를 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 직원들은 지치기 마련이고, 가마 위에 타고 있는 사장은 언제 내동댕이쳐질지 몰라 걱정을 한다. 나는 경영자의 입장에서 그런 걱정을 할 바엔 가마에 올라타지 말고 모두 함께 가마를 끌고 가야한다고 생각했다. 회사라는 가마를 전원이 참가해 끌고 나가는 전원참여 경영을 실시하기로 했다.(p.153)'
이 책은 기업 경영의 문제점을 개선하고자 하는 기업가들에게 교세라 기업의 성공 사례와 창업자의 경영 철학을 전달해주는 경영 가이드북이다.
이 책에 실린 실제 기업 현장에서 기업가들이 고민하는 부분에 대한 질문과 성공한 창업가의 적확한 답변은 마치 경영컨설팅 현장의 모습을 책으로 보여주는 것 같았다.
나는 지금 경영컨설턴트를 제2의 직업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 책은 나에게 경영컨설팅이란 어떻게 해야하는 것인지에 대해서 알려준 유익한 책이었다.
그리고, 교세라 기업과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을 알게해 준 책이다.
이 책에서 보여준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의 경영 철학은 배울 점이 참 많았고, 내게 많은 공감을 주었다.
앞으로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의 책을 더 읽어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