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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14.12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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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지난 달부터 월간지 샘터를 읽고 있다.

샘터를 읽으면서 알차고 유익한 내용들이 샘터에는 가득하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지난 달에 이어서 읽어보니 샘터 잡지에 매달 연재되는 내용에 대해서는 기대를 하며 더 흥미롭게 읽게 되었다.

 

한 해의 마지막 달인 12월의 샘터 잡지 표지 그림은 눈이 내리는 풍경이다.

쌓인 눈 위에는 커다란 선물 상자가 푹 빠져 있다.

12월 한 달 동안 모두에게 선물같은 일이 펼쳐지는 선물같은 한 달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느껴진다.

 

이번 12월호의 특집 기사는 '그렇게 끝나지 않았다'이다.

곧 이직을 앞두고 있는 나에게는 '그렇게 끝나지 않았다'라는 말이 '내 직장 생활은 그렇게 끝나지 않았다'라는 말처럼 들렸다.

'그렇게 끝나지 않았다' 특집 기사 중 현직 정신과 전문의의 '암은 인생의 끝이 아니다'라는 글과 '포기를 몰랐던 늦깎이 인생'이라는 글과 '내 인생의 내리막과 오르막'이라는 글이 공감이 많이 되었다.

2년 동안 암과 싸우면서 일상의 행복을 뒤로 미루지 않고 원하는 방식대로 살기로 했다는 정신과 전문의는 '암은 내게 남은 시간 동안 후회 없이 살라는 메시지를 전해주었다. 내 삶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어떻게든 나는 잘 살아갈 것이고, 동시에 잘 죽어갈 수 있을 것 같다'라는 말을 전해주었다.

장애가 있는 몸으로 4수를 하고서 대학에 입학하고 끊임없이 다가오는 장벽과 실패를 넘어선 홍지화 작가의 글은 포기없는 삶이 무엇인지를 보여주었다.

12월호 특집 기사를 통해서 내리막과 오르막이 있는 것이 인생이고, 인생이 그렇게 쉽게 끝나버리지는 않는다는 것을 새삼 다시 느꼈다.

 

이번 12월호 '버스로 시티투어' 편에서는 경주 여행을 소개해주고 있다.

경주시티투어어는 총 5개 코스로 이루어져 있다고 한다.

글을 읽으니 몇 년전에 경주에 여행을 다녀온 기억이 났다.

그때 나는 가족들과 자가용을 이용해서 여행을 다녔고, 그 때 여행을 다닌 안압지, 첨성대, 불국사, 문무대왕릉이 반갑게 느껴졌다.

다음에 경주 여행 때는 시티투어버스를 타고서 핸들을 놓고 경주 풍경을 붙잡고 경주를 제대로 즐겨보고 싶다.

 

남명 조식 선생은 퇴계 이황과 함께 조선 성리학의 양대 산맥이었다고 한다.

조식 선생의 좌우명은 '산처럼 우뚝하고 못처럼 깊으면 봄날의 꽃처럼 환히 빛나리라.'이다.

사람이 우뚝하고 깊으면 자연스럽게 환히 빛난다는 것이다.

'배운 것을 실천하지 않으면 안 배우니만 못하고 오히려 죄악이다.'라는 말도 남겼다고 한다.

 

시시포스의 벌은 우리네 사는 모습과 참 많이 닮았다며, 그러나 살아야 한다는 메세지를 준 글에서 신화 속 시시포스의 삶을 다시 한번 제대로 알 수 있었다.

 

법륜 스님의 조언은 언제봐도 심플하면서도 임팩트가 강하다.

이번 샘터 12월호에서도 법륜 스님의 조언은 정말 인상적이었다.

일 때문에 집에 늦게 들어오면 아내와 다툰다는 고민남에게 법륜 스님은 정말 깔끔하고 명쾌하게 답하셨다.

"남편이 밖에서 국가와 민족을 위해 일한다고 해도 아내 입장에서 그냥 남편이 늦게 들어오면 싫은 겁니다. 자기 일에만 집중하고 싶었으면 나처럼 혼자 살았어야지요. 나는 지방 강연 끝나고 새벽 두 시에 서울 올라와 집에 가도 뭐라고 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더 이상 어떤 조언일 필요할까?

법륜 스님의 조언에는 더 이상 추가할 말이 없었다.

 

샘터 12월호를 보고서 알게 된 정말 유익한 상식이 하나 있다.

우리가 카드 결제를 하고 받는 영수증에는 비스페놀A가 들어있어서 만지면 몸에 해롭다는 것이다.

비스페놀A는 어린아이에게는 성조숙증을 을으키고, 임부에게는 조산이나 유산을 유발하고, 유방암과 전립선암 등 종양을 발생시킨다고 한다.

영수증을 만지고 나면 손을 닦을 것을 조언하며, 이제 전자 영수증으로 종이 영수증이 없는 세상을 만들 것을 제안했다.

 

김치에 대한 지식도 흥미롭고 유익했다.

갓 담근 김치의 유산균은 1g당 1만 마리 가량인데, 잘 익은 김치의 유산균은 6천만 마리라고 한다.

오래 숙성시킨 김치보다는 잘 익은 김치가 영양적인 측면에서 더 좋아고 한다.

김치의 영양이 최고조에 달하는 때는 배추를 3% 염도로 담가 5℃에서 2∼3주간 숙성시킨 것이라고 한다.

 

상황과 조건은 달라도 '만약에'가 주는 떨림과 벅참은 사랑의 마법과 같다며 영화 '왓 이프(What if)'를 추천했다.

샘터에 기술된 영화 소개를 보니 보고 싶은 영화였다.

로맨틱 코미디 영화로 순진남, 매력녀, 그 곁에 잘난 남자가 나와 연애 직전의 밀고 당기기의 모습이 우리나라 영화 건축학개론을 떠오르게 하는 스토리라고 한다.

 

샘터 12월호를 읽으면서 머리와 가슴에 기억할만 한 글들이 많이 있었다.

 

'세상에서 제일 강한 힘은 사랑이다. 사랑 하나로 좋은 사람을 선택해준 내 딸에게 감사한다. 참 좋은 인연이다. 난 인복이 많다.(p.34)'

'육아란? 사랑할 줄 아는 나를 만드는 일.(p.40)'

'올해 뭘 얼마나 해냈는지 따져보게 되는 12월, 이번엔 무엇이 나를 지탱해줬는지 생각해보자.(p.42)'

'인생은 무의미하다. 그러나 살아야 한다.(알베르 카뮈, p.50)'

'지금 당장 영어 잘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에요. 미국 가면 노숙자도 영어가 유창합니다. 영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스스로 살아갈 수 있는 의지를 심어주는 일입니다.(법륜스님, p.71)'

'오스트리아에서는 아이가 학교를 가지 않고 수업을 땡땡이치면 아이 대신 부모가 벌은 받아야 한다.실제로 84명의 부모가 아이를 대신해서 진짜 감옥에 갔다.(p.98)'

 

샘터를 읽어보니 참 좋은 잡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삶에 교훈이 되는 글도 있고, 가벼운 마음으로 재밌게 읽을 수 있는 글도 있고, 살아가는데 유익한 지식이 되는 글도 있고, 평범하면서도 특별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글도 있고, 문화 생활에 대한 조언의 글도 있다.

재미, 감동, 지식을 함께 주는 잡지가 얼마나 있을까?

샘터 잡지 한 권만으로도 독서의 맛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새해가 되면 샘터 1월호가 발간될텐데 벌써 기대가 된다.

 

※ 샘터 2014년 12월호 독서 후기 포스트는 샘터 물방울 서평단 5기로 활동하면서 샘터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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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가를 위한 세계 탐험 지도책
사라 셰퍼드 글,그림, 허서윤 옮김 / 머스트비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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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초등 고학년생이 되니 어느날부터 해외여행을 가보고 싶다고 말을 한다.

국내 여행만을 주로 다니다보니 아이가 이제 해외여행에 관심을 갖는 이유도 있고, 주변 친구들 중 해외여행을 다녀온 친구들이 많아지다보니 자기도 가고 싶은 모양이다.

나도 해외여행을 가고 싶고, 오히려 아이보다 더 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지만 해외여행이란 것이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여행경비가 가장 큰 문제이고, 온 가족이 해외여행을 갈 수 있는 일정을 잡는 것도 문제이고, 어느 나라에 언제 여행을 갈 것인지를 선정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그래도 아이들의 희망사항이고 나도 가고 싶어서 해외여행 계획을 세울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

 

해외여행에 관심 많은 아이에게 재미와 흥미를 주는 유익한 책을 발견했다.

'모험가를 위한 세계 탐험 지도책'이다.

 

책 표지 그림부터가 관심을 끈다.

책 표지가 마치 유아용 그림책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내용은 초등학생을 위한 책이고, 어른들이 함께 읽기에도 좋은 책이었다.

저자는 대학에서 고생물학을 공부한 그래픽 디자이너이자 일러스트레이터 그리고 작가로서 공룡에 대한 책 여러 권을 썼다고 한다.

 

책 안쪽 표지에는 세계 여러 나라의 국기들이 인쇄되어 있다.

나라 국기에 대한 학습용으로도 좋은 책이었다.


이 책은 아이들의 관심을 끌만 한 여러가지 주제로 세계 탐험 여행을 안내하고 있다.

금은보화, 신비로운 장소, 독을 가진 동물들, 모험가와 탐험가들, 해적과 보물, 위험한 동물들, 높은 산, 큰 바다, 바닷속 깊은 계곡, 지구의 표면, 화산과 지진을 다루고 있다.

지리학, 지질학, 해양학, 생물학을 다루면서 위인들에 대한 내용도 함께 다루고 있는 멀티 지리 학습책이다. 

책 후반부에는 각 대륙별 지도도 포함되어 있어 세계 지리 공부에 정말 유익한 책이었다.

 

요즘 아이들은 어른 만큼 돈을 좋아한다.

아마도 세상과 어른들이 아이들을 그렇게 만들은 것 같다.

이 책의 첫번째 세계 탐험 주제는 돈을 좋아하는 세상의 트렌드를 반영한 듯 금은보화를 다루고 있다.

세계 지도를 펼쳐 놓고 금은보화가 많이 있는 국가에 금은보화 이미지를 표시하여 어느 나라에 금은보화가 많은지를 알려주고 있다.

여기서 이 책의 장점은 금은보화가 많은 곳만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금은보화의 물리적 화학적 특성을 함께 알려준다는 것이다.

지도책 이상의 과학도서로서의 기능을 하고 있다.

 

'다른 보석과 달리 다이아몬드는 700도 이상의 고온은 견디지 못해요. 다이아몬드는 한 번 타기 시작하면 흔적도 없이 뿅! 사라져 버려요.'

'보석의 무게는  캐럿으로 표현하며, 1캐럿은 0.2그램이에요. 금은 순도로 나타내며,24캐럿은 100% 순금을 뜻해요.'


신비로운 장소 중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역시 버뮤다 삼각 지대이다.

버뮤다 삼각 지대를 지나가는 배와 비행기가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것에 대해서 여러 가지 주장이 있지만 아직은 확실한 이유는 알 수가 없다고 한다.

세계 각지에 분포되어 있는 독을 가진 동물들이 지도에 표시되어 있고, 간략하게 설명되어 있다.

독거미, 뱀 외에도 독을 가진 생물에는 독개구리, 상자해파리, 푸른 점 문어, 스톤피쉬가 있었다.

남미 열대 우림에는 독성이 강한 독개구리가 있는데, 노란 독개구리는 살짝 건드리기만 해도 사람이 죽을 수 있다고 한다.

독개구리를 건드리기만 해도 사람이 죽는다니 정말 어마어마하게 무서운 개구리이다.


새로운 세상을 찾아 떠난 탐험가들인 콜롬부스, 마젤란, 아문센, 바스코 다 가마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다.

남극점 도착을 둘러싸고 노르웨이인 아문센과 영국인 스콧이 경쟁을 했다고 한다.

아문센은 스키를 타고 북극 개들의 도움을 받아 이동하였고, 스콧은 모터 썰매와 조랑말을 이용했다고 한다.

남극 도착의 승리자는 아문센이었고, 스콧은 아문센보다 늦게 남극점에 도착한 후 다시 돌아오다가 얼어죽었다고 한다.

환경 분석과 이에 대한 준비가 중요함을 일깨워주는 내용이었다.

위험한 동물들로는 하마, 피라야, 백상어, 사자, 악어, 모기, 북극곰이 나왔다.

하마는 보기에는 착하고 온순해 보이는데 아프리카에서 가장 위험한 동물로 매년 많은 사람들이 하마로 인해 목숨을 잃는다고 한다.

백상어는 사람을 공격하지만 살짝 맛만 보고 떠난다고 한다.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산은 8,848m이다.

8,000m 이상의 대기 중에는 산소가 매우 부족해서 이 지역을 죽음의 지역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세계에서 두번째로 높은 산은 8,611m의 K2이다.

큰 바다에서는 파나마운하, 수에즈운하, 사해, 희망봉을 지도에 표시해주고 그곳이 가진 의미들을 설명해주고 있다.

지구의 표면에서는 대륙판과 해양판을 설명하면서 지구과학 학습을 함께 해주고 있다.

지표를 구성하는 각 판들은 매년 2∼20cm씩 움직이면서 새로운 지각을 만들고, 산맥을 만들고, 해구를 만들고, 화산을 폭발시킨다고 한다.

화산과 지진에서는 지구과학 교과서 요약본을 보는 듯하게 지진과 화산의 정의와 역사에 대해서 설명해주고 있었다.

태평양 주변 해안선을 따라 화산들이 둥글게 자리 잡고 있어서 지진과 화산 폭발이 잦은 곳으로 이 지역을 불의 고리라고 부른다고 한다.

강력한 지진과 화산 폭발의 역사를 보니 과거부터 최근까지 끊임없이 지진과 화산 폭발이 일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책 마지막 부분에는 국가 이름이 표시된 대륙별 지도가 있다. 

남극 대륙과 북극 대륙에 대해서도 자세한 지도가 나와 있어서 아이들의 지리 공부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이 책이 제목은 '모험가를 위한 세계 탐험 지도책'인데, 내가 읽어보니 이 책은 '아이와 어른을 위한 세계 탐험 지도책'이라는 제목이 더 잘 어울릴 정도로 풍부하면서도 흥미로운 지식들이 많이 담겨진 책이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 아이는 지구와 세계에 대해서 자신이 몰랐던 새로운 지식을 알게 되면서 매우 흥미로워했고 많이 만족해했다.
책을 읽으며 만족해하는 아이의 모습은 부모인 나에게는 더 큰 만족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아이가 먼저 읽은 후 내가 책을 읽어보니 아이의 이 책에 대한 흥미로운 반응이 이해가 되었고, 나도 이 책에서 새로운 지식을 많이 얻을 수가 있었다.

이 책은 세계와 관련된 지리, 역사, 지구과학, 생물, 인물을 공부하기 위한 참고 서적으로 참 좋은 책이었다.

지도와 그림과 함께 여러 과목을 쉽고 재밌게 공부할 수 있는 유익한 학습 서적이다.

 



※ 모험가를 위한 세계 탐험 지도책 독서후기 포스트는 한우리북카페 그리고 머스트비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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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지 마, 넌 호랑이야 샘터어린이문고 39
날개달린연필 지음, 박정은 외 그림 / 샘터사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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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지마, 넌 호랑이야'

책 제목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잊고 사는 호랑이에게 던져주는 용기의 메세지라는 느낌이 들었다.

책 표지 그림에는 동물원의 우리에 갇혀진 호랑이들이 보였다.

이 책의 내용은 동물원에 갇혀서 자신이 호랑이라는 정체성을 잊고 사는 호랑이들의 이야기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이 책에는 세 편의 동화가 담겨져 있다.

'잊지마, 넌 호랑이야'

'날고 싶은 두루미, 갑돌이'

'동물원을 떠난 코끼리, 꽁이와 산이'

 

세 편의 동화는 모두 동물원에 갇혀서 살아가는 동물들을 주인공으로 하고 있다.

아이들과 동물원에 가끔 놀러가면서 동물원에있는 동물들의 삶을 동물들의 입장에서 생각해본 적은 없었다.

동물원 우리 안에 있는 동물들은 사람에게 그냥 구경거리일 뿐이었고, 나도 그렇게 생각하며 바라보았다.

동물원 안에 갇혀서 사는 동물들은 어떤 생각을 하며 살아가고, 그 동물들은 우리 밖에 있는 사람들을 어떻게 생각할까?

 

첫번째 동화는 호랑이 천둥의 이야기이다.

천둥은 행복동물원에서 태어났다.

행복동물원 호랑이 방사장에는 왕대, 태풍, 카카, 천둥이 있었다.

천둥은 다른 호랑이들에 비해서 덩치가 훨씬 작고, 태어날 때부터 여러모로 약했고, 자라면서 겁도 많고 우는 소리도 작았다고 한다.

자연에서 태어나 성장한 호랑이와는 태생적으로 달랐다.

행복동물원 호랑이 방사장에 있는 나머지 호랑이 세마리는 시베리아에서 온 호랑이들이고, 천둥은 호랑이 방사장에서 따돌림을 당했다.

천둥의 엄마는 시베리아에서 아주 강하고 유명한 호랑이였는데, 동물원으로 온 후 희망을 잃고서 나약하게 살았고, 천둥을 낳은 후에도 천둥에게 관심이 없었다고 한다.

엄마의 보살핌을 못 받고 자라는 천둥에게 사육사는 이렇게 말한다.

"천둥아, 너도 호랑이란 걸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 비록 이 아저씨가 주는 우유를 받아먹고 컸지만 너도 호랑이야. 그러니 자신감을 가지고 당당해져. 천둥처럼 울음소리도 크게 내고 말이야"

천둥은 행복동물원에서 꿈동산랜드로 옮겨졌다가 5년 만에 다시 행복동물원으로 돌아왔다.

5년 만에 다시 돌아와 만난 행복동물원의 카카는 과거의 매섭던 눈빛은 사라지고 나약한 모습으로 변해 있었다.

천둥은 동물원에서의 삶이 꿈이기를 바라면서 천둥과 호랑이들이 시베리아로 돌아갈 것을 꿈꿀 수 있기를 바란다는 것을 마지막으로 이야기는 끝난다.

동물원에서 살고 있는 동물들이 얼마나 고향을 그리워하는지를 절실히 느껴지게 해주는 동화였다.

 

두번째 동화는 두루미 갑돌이와 갑순이의 이야기이다.

갑돌이와 갑순이는 중국 자룽습지에서 동물원으로 와서 살고 있고, 둘은 두루미 부부이다.

갑돌이와 갑순이는 언젠가는 동물원에서 나가 하늘을 날아 자신들의 고향으로 돌아갈 것을 꿈꾼다.

갑순이는 동물원의 생활에 적응을 하지 못했고, 몸이 아파서 결국에는 죽게 되었다.

갑순이의 죽음으로 슬픔에 빠진 감돌이는 갑순이의 꿈까지 품고 날아갈 것을 마음속에 다짐한다.

사육사 아들인 재운의 도움으로 갑돌이는 하늘을 날게 되고, 갑돌이는 다음 해 봄에는 고향으로 날아서 돌아갈 것을 꿈꾼다는 내용으로 이야기는 끝이 난다.

동물원 동물의 좌절, 죽음, 슬픔, 희망을 느끼게 하는 동화였다.

 

세번째 동화는 코끼리 꽁이와 산이의 이야기이다.  

꽁이는 아프리카에서 온 코끼리로 답답한 동물원을 정말 싫어하고, 아프리카를 그리워한다.

산이는 서커스단에서 태어나 동물원으로 옮겨진 코끼리로 동물원의 생활에 잘 적응하고 만족해한다.

꽁이는 산이에게 자신이 아프리카에서 겪었던 이야기를 해준다.

그 이야기는 아프리카 밀림속의 코끼리들이 사냥꾼들에 의해서 생존의 위협을 받으며, 인간에 의해서 죽어간 코끼리들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래서, 꽁이는 인간을 아주 싫어한다.

"인간은 항상 이런 식이야. 갖고 싶으면 어떻게든 갖고, 필요 없어지면 버리기를 반복하지. 인간은 정말 어리석은 동물이야. 코끼리는 세상에서 가장 큰 세상에서 가장 평화를 사랑하는 동물이야"

꽁이가 동물원에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자 동물원 원장은 어쩔 수 없이 꽁이와 산이를 함께 코끼리 보호구역으로 보내면서 이야기가 끝난다.

코끼리 보호구역은 많은 코끼리들이 살고 있는 나무와 풀밭이 끝없이 펼쳐진 곳이었다.
세 편의 동화 중 그나마 해피엔딩이라고 할 수 있는 결말이었다.

인간의 호기심과 재미를 위해서 동물원으로 옮겨진 동물들의 삶은 그들에게 안전한 우리와 좋은 식량이 아무리 많이 주어지더라도 고향을 떠난 그들에게는 분명 비극일 것이다.
이 책은 동물원에서 그런 비극적인 삶을 살아가는 동물들의 생각을 글로 옮겨놓은 것이다.

동물원에서 태어난 천둥이는 자신이 과연 호랑이라고 자각하면서 살아갈 수 있을까?

갑순이를 잃은 갑돌이가 다시 희망을 품고 하늘을 나는 것에는 성공하지만 과연 자신의 고향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을까?

코끼리 보호구역으로 옮겨진 꽁이는 사람에 대한 원한을 잊고 다시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

세 편의 동화는 결말이 확연하게 드러나지는 않고, 그 다음 이야기에 대한 의문점과 여운을 남겨주면서 이야기가 마무리 되었다.

이 책은 동물원의 동물들에게도 생존과 생활에 대한 권리가 기본적으로 보장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했다.

아무리 인간의 호기심과 재미를 위한다고는 하지만, 그 동물들이 고향과 자연을 떠나서 살아가는데 자신들이 어떤 동물인지를 망각하게 하고 좌절하게 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될 것이며, 그들을 진정으로 보호하고 위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함께 이 책을 읽은 아이도 동물원의 동물들에 대해서 가엾다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되었다.

다시 아이들과 동물원에 간다면 동물들을 바라보면서 느끼는 느낌이 예전과는 많이 달라질 것 같다.

아이들과 동물원에 가서 동물들을 보면서 이 책의 내용과 느낌을 서로 이야기하며 나누어야겠다.


※ 잊지마, 넌 호랑이야 독서후기 포스트는 샘터 물방울 서평단 5기로 활동하면서 샘터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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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겨야 산다 - 이나모리 가즈오
이나모리 가즈오 지음, 양준호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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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겨야 산다'

교세라 창립자인 이나모리 가즈오의 경영 원칙 중의 하나는 '매출은 최대로, 경비는 최소로'라고 한다.

매출을 최대로 하고, 경비를 최소로 하여 이익을 남겨서 지속성장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이 책의 제목은 이나모리 가즈오의 경영 원칙을 말하고 있다.

처음에 '남겨야 산다'라는 말은 쥐어짜는 소금 경영을 말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내가 읽은 후 느낀 이 책의 내용은 매출 증대와 경비 최소라는 두 아이템보다는 경영 전반에 대한 질문과 답변을 기술한 책이다.

나는 이 책의 제목으로 '교세라의 성공사례로 배우는 기업 경영 Q&A'가 더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여러 기업가의 기업 경영에 대한 고민이 질문으로 나오고, 그 질문에 대해 저자가 교세라 경영 사례를 토대로 설명해주는 내용 속에 기업 경영에 필요한 주옥같은 지식들을 전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두껍지 않은 분량과 어렵지 않은 내용 속에 기업 경영에 참고할 수 있는 좋은 내용들이 많이 담겨진 책이다.

 

이 책의 저자 이나모리 가즈오는 일본 기업 교세라의 창립자이자 명예회장이다.

내가 경영대학원에 다닐 때 교세라 한국지사에 근무하는 동기가 있었고, 얼마전에 우리 회사에 설치된 컬러레이저프린터가 교세라 제품이다.

그래서, 이 책이 교세라 창립자가 쓴 책이라는 점에서 이 책이 조금은 친근하게 느껴졌다.

나는 이 책을 통해서 이나모리 가즈오를 처음 알았는데, 대단히 유명한 분이셨다.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은 마쓰시타 고노스케, 혼다 소이치로와 함께 일본의 3대 기업가로 꼽히고, 2010년에 위기에 빠진 일본항공 회장으로 취임하여 일본항공을 성공적으로 정상화시켰다고 한다.

저자 소개를 보니 많이 들어본 '아메바 경영'이 이나모리 가즈오의 책 중의 하나였다.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이 강조하는 경영 방침은 '체질을 바꿔라, 다각화를 꾀하라, 파트너십이 중요하다, 인재를 키워라'이다.

책 제목만을 보았을 때는 매출 실적, 원가 절감 위주의 쥐어짜는 내용들일 것이라 생각했는데, 기업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과 리더의 솔선 수범, 현장과 직원 중심의 내실 경영, 함께 하는 전원참여경영에 대한 내용들이었다.

이 책의 내용은 교세라를 창업하여 성공한 저자의 경험과 철학이 잘 담겨진 내용들이었다.

학자가 아닌 실제 기업을 창업하여 경영한 저자가 말해주는 조언들이라서 내용에 설득력이 있었고, 그 내용이 어렵지 않고 쉽게 기술되어 편안하게 읽을 수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경영 키워드는 직접, 현장, 함께, 내실, 덕, 핵심, 회식이다. 


교세라 기업의 경영 이념은 '전 직원의 행복을 추구함과 동시에 인류 및 사회의 진보와 발전에 공헌한다' 라고 한다.

회사의 목적은 사장의 꿈을 실현하기 보다는 직원과 직원 가족을 지켜주기 위한 데 있다는 것을 깨닫고 정한 이념이라고 한다.

그래서 저자는 적당히 일하는 직원에게 이렇게 말하며 꾸짖는다고 한다.

"당신을 포함한 전 직원의 행복을 위해 회사가 존재하는 것입니다. 모두가 최선을 다해 일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저자는 회사를 경영하려면 뚜렷한 목적과 대의명분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교세라 회장의 경영 목적과 대의명분은 이상적이라고 해야할 만큼 정말 대단하게 느껴진다.

교세라에 근무하는 직장인은 꿈의 직장에 근무하는 것은 아닐까?

 

'사업을 경영하는 이상 최저 10% 이상의 이익률을 올리지 못한다면 경영이라 할 수 없다. 고수익이라 말할 수 있으려면 15∼20%의 이익률은 올려야 한다.'

 

'장사의 비결은 고객들이 납득할 만한 가격, 기꺼이 사려고 하는 최상의 가격을 찾아내는 것이다. 가격 책정이 사업의 운명을 결정하는 중대한 판단이며 최종적으로는 경영자가 판단해야 하는 것이라 가격 책정은 경영이다.'

 

이 책은 기업 경영가들이 자신의 경영 애로사항과 질문사항을 말하면 저자가 이에 대해서 답변을 주는 형식이다.

질문과 답변 모두 회사원이라면 공감할 수 있는 내용들이었다.

대부분의 기업에서 발생하는 영업, 비용, 사업확장, 다각화, 조직, 인사관리에 대한 질문과 답변이다. 

 

'실적을 임금에 반영해서는 안된다.'

저자는 개인별 성과급제를 반대한다.

사람들은 실적이 좋아서 성과급이 오를 때는 기뻐하지만 실적이 나빠서 성과급이 깎이면 의욕을 잃고, 저조한 실적을 올리는 부문의 직원의 의욕을 상실하게 하고, 일시적으로 성과급이 올라 기뻐하는 부문의 직원도 그 다음에 저조한 실적으로 성과급이 오르지 않으면 급격히 의욕을 상실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개인별로 성과급을 차등하여 지급하는 것이 아닌 전 직원에게 동일한 성과급을 지급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고 한다.

내가 지금 다니는 회사에 새로 부임한 사장은 개인별 성과급제를 강력히 실시하며 구성원간에 경쟁을 조장하고 있는데, 난 개인적으로 개인별 성과급제에 대해서는 반대하는 입장이다.

내가 개인별 성과급제에 대해 비판적인 이유는 성과급 지급에 대한 기준에 대해 전 직원이 인정할 수 있는 명확한 기준이 없고, 각 해당 직무는 직원의 선택이 아닌 회사의 선택에 의해서 정해졌고, 자유롭게 직무 이동을 할 수 있는 제도가 없고, 회사 업무는 개인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타 직원과의 협력도 중요하고, 개인만의 실적 향상이 아닌 전체 조직의 실적 향상과 업무 개선에 기여하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난 대부분의 회사에서 개인별 실적을 공정하고 명확하게 판단하고 증명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회사는 직원들이 함께 꾸려가는 단체활동을 하는 집단이기 때문이다. 

물론, 회사 업무에 불필요한 장애를 주고 소극적인 직원에 대해서는 패널티를 부과하는 것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다른 사업을 모색학기 전에 기존 사업의 이익을 최대한 끌어올려야 한다. 지혜를 발휘하면 사업은 어떤 식으로든 전개할 수 있다.'

저자는 사업 다각화도 중요하지만 수익을 더 끌어올리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한다.


'발상의 전환으로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원가를 10% 줄이려는 회의를 할 때는 30%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라.(마쓰시타 고노스케, p.67)' 
원가 10%를 줄이려면 긴 시간 회의를 해도 결론이 나기 쉽지 않지만 30%를 줄이려면 지금의 설계, 재료, 공정에 이르기까지 근본부터 다시 생각할 푤요가 있고, 비용을 큰 폭으로 줄이려면 발상을 전환해서 근본부터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10%를 줄이기도 힘든데 30%를 줄이라는 목표는 무모한 목표일 수도 있지만, 발상을 전환하라는 메세지는 정말 공감이 되었다.

 

'중소기업은 한정된 시장을 가진 하나의 사업을 지속하는 경우 언젠가 성장의 한계에 부딪힌다. 시장성에 한계가 있는 이상 회사를 성장시키려면 반드시 새로운 사업을 일으켜 다각화를 도모할 필요가 있다. 다각화에는 막대한 리스크와 어려움이 동반되므로 그에 걸맞는 준비가 필요하다. 다각화에 실패하더라도 이를 이겨낼 수 있는 재무구조를 확보해야 한다.(p.74∼75)'

교세라도 사업을 확장하고 여러 기업을 인수하여 다각화를 진행해왔다고 한다.

 

저자는 채산성을 높일 것을 강조한다.

채산성의 사전적 의미는 수입과 지출이 맞아서 이익이 있는 성질이다.

'무모하게 시장을 확대하지 말고 상황을 냉정히 바라보라. 먼저 채산성을 향상시켜 자본금을 쌓아야 한다.(p.84)'

 

'툰드라 지역에서는 식물 중 이끼나 지의류밖에 자라지 못한다. 아무리 생성의 기운이 넘실거린다 해도 추위가 극심한 툰드라 기후에서 성장할 수 있는 식물은 정해져 있다. 그러나 온난하고 비가 많이 내리는 지역에는 다양한 식물들이 자란다. 환경이 식물의 성장에 중요한 조건으로 작용하는 것이다.(p.86∼87)'

기업도 사람도 환경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내용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환경을 탓하지 말고 환경에 적응하여 생존하라는 말들을 많이 하는데, 환경에 적합하지 않는 존재는 아무리 노력해도 생존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기업이 생존할 수 있는 환경에서 사업을 하고, 내가 생존할 수 있는 직장에서 근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돌아갈 수 있는 본진을 구축하라.(p.88)'

교세라가 미국 시장 진출을 할 때 기존의 우수한 베테랑 직원들은 일본 본사에 남겨두고, 아직 경험이 부족한 젊은 직원들을 저자가 직접 데리고 가서 미국 시장을 개척했다고 한다.

저자는 젊은 직원들을 직접 지도해서 정예요원으로 바꿔놓았다고 한다.

저자의 솔선수범 정신과 현장 실천이 빛나는 부분이다.

교세라는 매년 20%의 임금 인상을 했다고 한다.

물론, 경영 환경이 어려울 때는 임금을 동결했고 환경이 개선되어 실적이 좋아졌을 때는 동결로 인상하지 못한 금액까지 모두 지급했다고 한다.

교세라는 정말 위대하고 착한기업이 아닐 수 없다.

경영자의 솔선수범을 말하면서 가마를 예로 든 내용은 공감이 되었다.

'회사를 가마에 비유하면 보통의 회사에서는 사장 혼자 가마에 올라타고 직원들이 가마를 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 직원들은 지치기 마련이고, 가마 위에 타고 있는 사장은 언제 내동댕이쳐질지 몰라 걱정을 한다. 나는 경영자의 입장에서 그런 걱정을 할 바엔 가마에 올라타지 말고 모두 함께 가마를 끌고 가야한다고 생각했다. 회사라는 가마를 전원이 참가해 끌고 나가는 전원참여 경영을 실시하기로 했다.(p.153)'

이 책은 기업 경영의 문제점을 개선하고자 하는 기업가들에게 교세라 기업의 성공 사례와 창업자의 경영 철학을 전달해주는 경영 가이드북이다.

이 책에 실린 실제 기업 현장에서 기업가들이 고민하는 부분에 대한 질문과 성공한 창업가의 적확한 답변은 마치 경영컨설팅 현장의 모습을 책으로 보여주는 것 같았다.
나는 지금 경영컨설턴트를 제2의 직업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 책은 나에게 경영컨설팅이란 어떻게 해야하는 것인지에 대해서 알려준 유익한 책이었다.

그리고, 교세라 기업과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을 알게해 준 책이다.

이 책에서 보여준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의 경영 철학은 배울 점이 참 많았고, 내게 많은 공감을 주었다. 

앞으로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의 책을 더 읽어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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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길동전 빛나는 우리 고전 그림책 시리즈 7
권혁래 글, 홍선주 그림, 권순긍 자문 / 장영(황제펭귄) / 2014년 10월
평점 :
품절


조선시대 역사책을 읽으면서 허균 선생에 대해 매우 인상적인 느낌을 받았었다.

'광해, 왕이 된 남자' 영화에서도 허균 선생의 역할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실제로 허균은 왕의 신임을 얻어서 큰 벼슬에 올랐고, 신분 계급 철폐와 붕당 간의 대립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한 이상주의자였지만, 광해군을 제거하려는 역모를 계획하다가 탄로가 나서 처형되었다고 한다. 

허균 선생이 자신의 생각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서 쓴 소설이 홍길동전이 아닐까?

홍길동전 속에 허균 선생의 이상과 생각이 담겨져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과 함께 아이들용 책을 읽으면서 소통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은 매우 좋은 커뮤니케이션 방법이라는 것을 많이 느끼고 있다.

이번에는 아이들과 홍길동을 소재로 소통하고 공감하고 싶어서 함께 홍길동전을 함께 읽었다.


홍길동은 조선시대 연산군 때 실제로 있었던 도적이라고 한다.

홍길동전에서의 시대적 배경은 세종대왕 때부터 시작한다.
서자로 태어난 홍길동은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형을 형이라 부르지 못하고, 서자라는 이유로 벼슬길이 막힌 것을 한탄하면서도 글 공부와 무술 연마에 노력하였다.

홍길동은 아버지의 첩 초란이 자신을 미워하고 자신을 제거하려 하자 집을 나와 넓은 세상으로 떠난다.

홍길동은 세상에 나와 나쁜 벼슬아치들의 핍박속에 헐벗고 굶주린 백성들을 보면서 울분이 쌓였고, 어느날 도적들과 힘 겨루기를 하여 이겨 도적들의 우두머리가 되었다.

홍길동전 소설 속에서 홍길동이 살았던 시대가 세종대왕 때라는데 지금 우리가 알기로는 세종대왕은 백성을 사랑한 위대한 왕으로 칭송되는 왕인데 어찌하여 세종대왕 때 홍길동이 헐벗고 굶주린 백성을 위해 도적의 우두머리가 되었는지 좀 궁금하면서도 좀 이상하게 느껴졌다.

혹시 우리가 모르는 세종대왕 시대의 암울했던 모습을 허균 선생이 홍길동전에 보여주려고 한 것은 아닐까? 

우리가 잘 아는 홍길동전의 내용처럼 홍길동은 도적의 우두머리가 되어 해인사의 탐욕스러운 중들을 혼내주고 재물을 빼앗아 백성들에게 나눠주고, 관아에 들어가 돈과 곡식을 털어서 백성들에게 나눠주었다는 내용이 이 책에 그림과 글로 표현되어 있다.

 

홍길동은 부하들에게 "우리는 백성의 재물을 절대 빼앗지 않는다. 대신 조선 팔도를 다니며 백성을 괴롭히는 벼슬아치들의 재물을 빼앗아 불쌍한 백성을 구할 것이니 우리의 이름을 활빈당이라고 하자"라고 외치며 의적 활동을 전개해 나간다.

 

이 책을 읽으면서 홍길동에 대해서 새롭게 알게 된 내용들이 몇 가지가 있다.

홍길동은 도술을 펼쳐서 전국에 여덟 명의 홍길동을 만들어 전국적으로 활동을 했다는 것.

임금이 홍길동을 잡기 위해서 홍길동의 형을 경상감사에 임명하고, 아버지를 감옥에 가두었다는 것.

홍길동이 임금에게 자신을 병조판서로 임명하면 스스로 잡히겠다고 말하고 왕이 그렇게 하자 스스로 궁궐로 들어왔다는 것.

궁궐에서 다시 나온 홍길동은 임금에게 쌀 일천 석을 받아서 삼천 명의 부하들을 데리고 '제도'라는 섬으로 가서 함께 살았다는 것.

홍길동이 약초를 구하러 간 산에서 요괴들에게 잡혀 있던 여인을 구해서 아내로 맞이했다는 것.

홍길동이 제도 옆에 있던 율도국 백성들이 왕의 핍박에 고통 받고 있다는 것을 알고서 율도국을 침략하여 정복했다는 것.

율도국의 왕이 된 홍길동은 백성들을 덕으로 가르치고 어질게 정치하여 백성들이 평안하게 살도록 했다는 것.

 

내가 그동안 상식 수준에서 알았던 홍길동전과는 좀 다른 내용들을 이 책에서 만날 수 있었고, 홍길동전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었다.

함께 읽은 우리 아이도 '제도'라는 섬에서 홍길동이 부하들과 함께 살았다는 것은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알았다고 했다.

이 책을 아이와 함께 읽으며 우리는 자연스럽게 홍길동을 소재로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허균 선생이 홍길동전에서 보여준 율도국은 백성들이 주인이 되는 나라가 아니라 왕에 의해서 통치되는 나라를 말하였고, 허균 선생은 조선 왕조를 부정하지 않았다는 글을 어느 역사책에서 본 적이 있다.

이 책에 나온 율도국이 바로 조선 왕조와 같은 나라이고, 그 나라의 왕이 바로 홍길동이었다고 할 수 있다.

 

홍길동전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생각은 지금의 대한민국의 모습이다.

대형 사고의 빈번한 발생, 극심한 양극화, 부와 신분의 세습, 높은 실업률, 부정과 비리 만연, 낮은 삶의 질 등 지금의 우리나라 국민들이 느끼는 고통과 좌절감은 이루 말할 수가 없을 정도라 생각된다.

대한민국의 지금 이 시대에도 홍길동이 필요한 것은 아닐까?

만약에 홍길동이 지금 대한민국에 나타난다면 과연 어떤 일부터 할까?

대한민국이 홍길동이라는 어진 왕 아래에서 평안한 삶을 살았다는 율도국과 같은 나라가 어서 되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이 책은 오랜만에 다시 읽어본 홍길동전으로써 아이와 함께 재밌게 읽었고, 이 책을 통해서 홍길동에 대해 알지 못했던 새로운 것들을 알게 되었다.

 

※ 홍길동전 독서 후기 포스트는 책과콩나무카페 그리고 장영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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