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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영웅이 되는 법 - 개구랄라의 탄생 ㅣ 푸른숲 어린이 문학 35
강정연 글, 김효은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15년 2월
평점 :
책 제목이 참 재미있다.
'진짜 영웅이 되는 법'
이 책에서 진정한 진짜 영웅이 되는 법이 나오는 걸까?
설마...?!
나도 영웅이 되고 싶은 마음이 있다.
누구나가 그럴 것이다.
세상에 만연한 부정과 불의를 없애고 싶은 마음에서 영웅이 되고 싶기도 하지만, 당당하게 살고 싶어서 영웅이 되고 싶다.
직장에서 비굴하지 않게 당당하게 살고 싶다.
아무튼, 내 영웅에 대한 소망은 일단 접어두고 이 동화에서 말하는 개굴랄라 영웅의 비밀을 알아보러 책 장을 넘겼다.
이 동화의 주인공이 개구리와 연관이 있다는 것은 책 표지에서 바로 알 수 있다.
여자 어린이의 손이 개구리 앞다리 모양이고, 달 아래 있는 집도 개구리 모양이다.
진짜 영웅 개구랄라는 놀라운 능력들을 가지고 있다.
한 번의 점프로 8층 높이까지 뛰어오를 수 있고, 벽을 기어 오르고, 손끝에서 사람을 잠재우는 강력한 독이 나오고, 긴 혀로 사물을 단번에 낚아채고, 순신간에 몸이 몇 배로 커진다.
스파이더맨과 헐크가 융합된 새로운 영웅의 모습이다.
그리고, 여자 어린이가 영웅이 된다.
여자어린이가 개구리로 변신하여 놀라운 능력을 가진 영웅이 된다는 점이 호기심을 자극하는 동화이다.
개구리 모양으로 생긴 집에는 룰루와 랄라라는 쌍둥이가 산다.
룰루가 오빠이고, 랄라가 여동생이다.
룰루와 랄라의 아버지는 제3대 개굴맨이었는데, 아버지는 안타깝게도 사람들을 구하러 갔다가 지진 때문에 세상을 떠난다.
이제 아버지의 뒤를 이을 제4대 개굴맨의 탄생이 필요하다.
룰루와 랄라 중 누가 제4대 개굴맨이 될 것인가?
이 책의 내용은 룰루와 랄라 중 한 명이 개굴맨이 되어 악당들을 물리치는 과정을 그린 동화이다.
책 표지에서 이미 누가 제4대 개굴맨이 될 것인지는 알려줬다.
랄라가 제4대 개굴맨이다.
룰루와 랄라의 할머니에게는 황금개구리가 있는데 황금개구리의 주인이 개굴맨이 된다고 한다.
룰루는 개굴맨이 되고 싶어하고, 랄라는 개굴맨에 별로 관심이 없다.
"황금알은 준비된 자와 가장 먼저 만나 뜻하지 않은 방식으로 한 몸이 되어 새로운 개굴맨으로 탄생하게 된다."
황금알과 관련된 이야기이다.
그런데, 이 이야기 속에는 철학이 느껴진다.
운명은 준비된 자와 가장 먼저 만나 뜻하지 않은 방식으로 나타나게 되는 것은 아닐까?
황금알은 운명과 같은 의미로 느껴졌다.
이 책에서는 운명이라는 단어가 여러 번 등장한다.
랄라의 장래 희망은 제빵사이다.
하지만, 랄라의 몸에 황금알의 기운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랄라는 서서히 개굴맨으로 되어가고 있었다.
랄라는 큰 몸으로 변신하여 고양이를 괴롭히는 부동산 아저씨를 혼내주고, 또 버스와 부딪히려는 아이를 구해주고, 백화점의 떨어지려는 대형 광고판을 떨어지지 않도록 고정시킨다.
불의를 응징하고, 위험에서 사람들을 구해주는 영웅의 탄생이었다.
랄라의 개굴맨으로서의 모습은 황금 개구리를 뺏으러 온 악당들과의 대결에서 빛이 난다.
악당들에게 빼앗긴 황금개구리를 되찾기 위해서 악당의 소굴로 들어간 랄라는 놀라운 능력을 악당들을 제압한다.
벽을 타고, 천장에 붙고, 혀로 황금개구리를 낚아채는 모습을 보여준다.
랄라가 악당들과의 한판 대결에서 펼치는 활약상은 상상만 해도 통괘하고 재미난 장면이다.
랄라는 자신이 제4대 개굴맨이 된 것을 인정한다.
제4대 개굴맨이 드디어 탄생하게 되면서 이야기는 끝이 난다.
랄라는 개굴맨이 되는 것이 소망이지 않았지만 운명처럼 개굴맨이 되고, 룰루는 개굴맨이 되고 싶어하지만 되지 못한다.
이것이 룰루와 랄라의 운명이다.
이야기가 끝난 뒤 나오는 작가의 말에서 의미심장한 문장을 보았다.
"열심히 노력하면 무엇이든 될 수 있다는 말은, 미안하지만 새빨간 거짓말이야. 세상엔 두 가지 일이 있다고 볼 수 있지. 노력하면 되는 일과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되는 일. 아무리 노력해도 피할 수 없는 일, 어쩔 수 없는 일, 벗어날 수 없는일. 이런 걸 운명이라고 해"
그렇다.
저자의 말이 맞다.
열심히 노력하면 무엇이든 될 수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너무 부정적인 생각인가?
꿈꾸면 이루어진다는데...
하지만, 이상과 현실은 다를 때가 더 많은 것 같다.
이 책 저자의 말에 공감한다.
"엄청난 노력을 해서 결국 운명을 바꾸는 것? 운명과의 싸움에서 이기는 것은 이런 게 아니야. 노력해서 운명이 바뀌었다면 그건 처음부터 운명이 아니었던 거지. 그저 풀기 어려운 숙제였을 뿐."
"주어진 운명이 내가 원하지 않는 것이라고 마냥 슬퍼하거나 화내고만 있으면 그게 바로 운명에게 지는 것이지. 운명과의 싸움에서 이긴다는 건 비록 그 운명이 고약할지라도 주눅 들지 않고 운명과 함께 자기 방식대로 씩씩하게 걸어가는 거야. 그 길을 응원할께"
저자의 응원이 어른인 나에게도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그래도 우리는 항상 노력하며 살아야한다.
그것도 운명이다.
아이들이 이 책을 읽고서 저자의 깊은 의도를 느낄 수 있을까?
저자의 의도를 아이들이 제대로 이해하게 하려면 이 책을 재밌게 읽은 아이들에게 부모의 보충 설명이 조금 필요할 것 같다.
이 책의 이야기를 소재로 부모와 아이들의 대화하면서 운명과 노력의 의미를 서로 나누어 볼 수 있을 것 같다.
개구랄라라는 영웅의 탄생 이야기 속에서 운명과 노력에 대해서 대화를 나누게 해주는 의미있는 책이다.

※ 진짜 영웅이 되는 법 독서 후기 포스트는 푸른숲주니어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