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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공부벌레들의 좌우명 - 고전 속 지식인들의 마음 지키기
박수밀 지음, 강병인 서체 / 샘터사 / 2015년 4월
평점 :
절판
요즘의 나에게 정말 강렬한 메세지와 교훈을 주는 빛나는 책 한 권을 읽었다.
내 삶을 살펴보면 평균 수준의 삶인 것 같아서 만족하는 부분도 많지만 불만족스러운 부분도 참 많다.
특히, 직장생활에 대한 만족도는 대학 졸업 이후 언제나 보통 이상이었던 적이 별로 없었다.
직장 생활에 대한 만족도는 항상 불만족 또는 매우불만족이었다.
아내는 나에게 스트레스에 민감한 성향이기 때문에 직장생활에 대한 만족도가 낮다고 말한다.
직장보다는 내가 문제라고 말하는데, 일리있는 설득력있는 말이다.
사실 어제도 직장에서 매우 심하게 스트레스를 받았다.
정말 직장을 뛰쳐나와 멀리 도망가고 싶은 심정이었다.
이제는 적응할 때도 됐는데 아직도 나는 왜 직장이라는 사회생활에 적응이 안될까?
어제 내가 만난 '옛 공부벌레들의 좌우명' 이라는 책은 지금의 나에게 큰 교훈과 깨우침을 안겨준 책이었다.
어차피 인생이란 순항만 하는 것이 아니라 굴곡도 있고 좌절도 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서 다시금 느꼈다.
위대한 지식인들도 느낀 좌절, 실패와 후회를 나처럼 평범한 사람이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게 해주었다.
이 책은 대학에서 고전문학을 가르치고 계신 박수밀 박사가 쓰신 책이다.
그리고, 강병인 예술가가 멋글씨를 쓰셨다.
샘터 잡지에 연재했던 내용을 한 권의 책으로 엮은 것으로 고전 속의 옛 지식인들의 좌우명을 다룬 책이다.
네 개의 대표 주제를 대상으로 각 주제별로 11개씩의 인물과 그 인물의 좌우명이 다루어지고 있다.
그리 두껍지 않은 분량에 많은 인물에 대한 내용을 다룬 책이어서 아주 깊이 있는 내용을 다루기 보다는 핵심만을 잘 요약해서 전달해주는 책이다.
그래서, 읽기에 편하고 옛 지식인에게서 배워야 할 교훈과 메세지가 쉽게 다가왔다.
재밌고 유익하게 읽은 책이었다.
책 머리말에서 작가는 이런 말씀을 하셨다.
"누군가에 대해 말할 때 사람의 면면을 일일이 기억하고 그 삶 전체를 오롯하게 말하기란 정말 어렵다. 아니, 평면적으로 나열하는 것은 하나도 이해하지 못했다는 말과 같다. 도리어 그 사람을 말해 주는 단 하나의 문장, 하나의 이야기를 떠올리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할 때가 있다."
공감이 가는 말이고 저자가 말하는 내용의 취지가 이 책에 충분히 잘 실려있었다.
직장 스트레스에 지쳐있는 내게 이 책은 가뭄속에 내리는 단비같은 책이었다.
옛 지식인들이 말한 여러 좌우명 중에서 역시나 내게 가장 많이 와닿은 좌우명들은 실패와 역경에 대한 극복의 메세지를 주는 좌우명들이었다.
"삶을 생각하노라면 문득 서럽고 아픈 마음이 들 때가 있다. 삶은 외롭고, 가련한 것, 생각해 보면 언제나 혼자였다. 그러나 흔들리는 마음을 굳게 붙들고 자신의 길을 지켜 간 옛사람들이 있어서 다행이다.(p.11)"
저자의 마음이 꼭 내 마음 같다.
그래서, 이 책이 나는 정말 마음에 들었다.
각 좌우명마다 그 좌우명을 마음에 새기고 실천하고자 노력했던 옛 지식인들의 삶의 모습이 잘 요약되어 언급이 되어 있다.
이 책에 언급된 옛 지식인들 중에서 많이 들어본 인물도 있지만, 처음 들어본 인물들도 많이 있었다.
좌우명이 주재료이고, 인물에 대한 이야기는 양념처럼 느껴졌다.
"가죽신 대신 나막신을 선물"하여 "편안하여 방심하기 보다 위험하여 스스로 지키는 것이 낫다"는 것을 알게 한다.
어제 받은 나의 직장 스트레스가 내게는 나막신같은 존재였던 것일까?
"나를 힘들게 하는 이가 나를 키우는 이.
힘든 일을 겪으면 깊이 성찰하여 상대방을 감화시켜라"
나를 힘들게 하는 이가 정말 나를 키우는 이일까?
그냥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속편한 것일까?
아직은 잘 모르겠다.
하지만, 힘든 일을 겪으면 깊이 성찰하여 상대방을 감화시키라는 이이 선생의 경험에서 우러난 말에는 깊이 공감이 되었다.
"오래 자라면 골짜기에 우뚝 서고, 오래 흐르면 바다에 이른다.
오래 힘쓰며 그치지 않으면 반드시 성취에 이른다."
내게 큰 공감을 준 하륜 선생의 좌우명이다.
오래...
오랫동안 그치지 않고 정진해야 함을 다시 느꼈다.
"말을 많이 하지 말고, 일을 많이 벌이지 말라."
허목 선생의 좌우명도 내게 매우 적합한 말이었다.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하고, 지나친 욕심이 일을 그르친다는 생각이 들게 해주는 좌우명이다.
말을 많이 하지 말고, 일을 많이 벌이지 말 것을 다짐했다.
"잊어야 이룬다."
박지원 선생의 이 좌우명도 정말 마음에 들었다.
잊어야 이룬다...
잊어야 한다...
정말 그런 것 같다.
잊어야 이루는 것 같다.
"세 번 생각하는 것이 가장 적당하다."
술을 좋아하며 기분에 따라 행동하는 면이 많았던 이규보 선생의 좌우명이다.
세 번 생각하고 말해야 한다.
특히, 술 마실 때 반드시 세번 생각하고 말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몸에 남는 것은 알콜뿐 만이 아니라 후회도 함께 남는다.
얼마 전에도 회사 회식에서 술에 취해 한 말로 나는 후회를 한 적이 있었다.
세 번 생각하고 말해야 한다.
"뜻을 굽히지 말고 이름을 구하지 말자"
살다보면 여러 유혹을 받게 된다.
이안눌 선생의 좌우명에서 곧고 변함없는 마음의 중요성을 느낀다.
직장 스트레스로 속상하고 울적한 날의 퇴근길에 정말 빛의 속도로 읽은 책이다.
그리고, 그 중에서 내게 가장 인상적이었고 지금의 내게 가장 필요한 말들을 정리해보았다.
사람 사는 것은 다 비슷한 모양이다.
천재이건 일반인이건, 지식인이나 학자이건 그냥 그런 평범한 사람이건...
많은 교훈을 주었고, 내게 힘과 위로를 준 좋은 책이다.
책장에 꽂아두고 힘들 때 꺼내서 읽어보고 힘과 위로를 받아야겠다.
※ 옛 공부벌레들의 좌우명 독서후기 포스트는 샘터 물방울 서평단으로 활동하면서 샘터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