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직업은 범인?! 푸른숲 어린이 문학 15
린샹 지음, 천요우링 그림, 조윤진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15년 5월
평점 :
절판


푸른숲주니어에서 푸른숲어린이문학 시리즈15번째 동화가 나왔다.

책 제목을 보니 '아빠의 직업은 범인?!' 이라는 제목이 심상치가 않게 느껴진다.

책 표지 그림은 흑인 부자로 보이는 아빠와 아이의 모습이다.

책 제목에서 아이가 아빠를 부르는 애칭이나 별명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재밌는 코믹 동화로 생각했다.

아프리카가 배경인가? 아니면 미국이 배경인가? 하는 궁금증도 생겼다.


내 예상과는 좀 달랐다.

이 책은 코믹 동화가 아니고 성장 동화이고 인권 동화이다.
책을 펼쳐보니 배경은 타이완이다.

아직 가보지 않은 나라 그리고 가족들과 자유여행으로 가보고 싶은 타이완을 배경으로 한 어린이 동화이다.

타이완에 갑자기 흑인 아빠와 아들이 등장했다.

그것은 이 책이 다문화 가족이 주인공인 어린이 동화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타이완 교육부 인권 교육상도 수상하였다고 한다.


이 동화에서 언급되는 사회의 모습은 다양하다.

다문화 사회에서 만날 수 있는 다문화인에 대한 편견, 강자와 약자의 불균형적인 삶, 잘못된 사회에서 빛을 내는 아이와 어른들의 아름다운 모습들이 나온다.


주인공은 흑인 다문화 소년 신즈이다.

신즈의 아버지는 타이완 토박이 엄마와 타이완에 주둔했던 미국군인인 아빠 사이에서 태어났다.

신즈 아버지의 출생과정을 알고서 삶이 평탄치 않았으리라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신즈가 태어났다.


신즈의 삶도 평탄치 않았다.

신즈가 어렸을 때 엄마는 돌아가셨고, 신즈 아빠는 폭행죄로 교도소에 갔다.

어린 신즈는 이모가 아무 생각없이 그냥 준 연예인 사진 속의 잘 생긴 백인을 아빠로 착각하고 살았다.

아빠가 교도소에서 나온 날 아빠를 처음 본 신즈는 놀라면서 아빠를 아빠로 인정하려고 하지 않았다.

신즈 아빠가 교도소를 가게 된 이유는 시장에서 노점상을 하는 어머니를 괴롭히는 무리들과의 싸움 때문이었다.

신즈 아빠는 어려서는 다문화인으로 차별받고, 나이가 들어서는 잘못된 일에 주먹을 휘둘렀다가 벌을 받게 된 것이다.

신즈아빠에게 행해진 벌은 벌이라기보다는 피해로 느껴진다.

그렇게 해서 신즈아빠는 교도소에서 7년을 보내고 다시 세상으로 나온 것이다.

7년만에 아빠를 본 신즈가 놀랄만도 하다.


교도소에서 나온 신즈아빠는 여전히 편견과 냉대에 시달리고,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서 힘겨워한다.

거기에 신즈까지 아빠를 인정하지 않으면서 방황을 하자 신즈 아빠는 교도소에서 나온 것을 후회할 정도였다.

신즈 아빠의 출현으로 인해서 신즈의 학교 생활에도 문제가 생긴다.

이 문제는 모두 타인에 대해 편견과 무시를 하는 어른들이 만들어낸 것이고, 그 어른들이 자식들에게 전파하는 것이다.

모든 문제의 시작은 어쩌면 어른이다.

어른들은 신즈 아빠를 마을 주민으로 인정하지 못하고, 범죄자 취급하면서 마을에서 몰아내려고만 한다.


하지만, 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할까?!

그리고, 신즈 아빠가 심성이 나쁜 사람이 아니다.

신즈와 신즈 아빠는 결국에는 사이가 좋아진다.

물론, 그 과정에는 여러 사건들이 있었다.

비가 엄청 심하게 오는 날 신즈를 데리러 온 신즈 아빠의 모습, 바다에 빠진 프랑스 소년을 구해내는 신즈 아빠의 용감한 모습에 신즈는 아빠를 아빠로 인정하기 시작한다.

신즈가 변화하는데는 학교 선생님의 영향도 크게 작용했다.

신즈의 선생님은 "사람은 하나같이 고귀하고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강조하고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참 선생님이다.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을 구분한다는 것이 이 책의 취지와는 맞지 않겠지만, 이 책에는 좋은 인성을 가진 캐릭터와 나쁜 인성을 가진 캐릭터가 공존한다.

이 책을 읽으면 두 캐릭터들이 만들어내는 이야기 속에서 교훈과 메세지를 얻는다.


"한 사람의 장점과 단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겉으로 드러난 것만 보아서는 안 돼. 시간을 들여 천천히 상대방을 이해해야 하는 거야"


신디와 신디 아빠가 좋은 관계로 서로 손을 잡는 해피엔딩의 모습이 미소짓게 해주는 동화이다.

타이완 교육부 인권 교육상을 받을 충분한 자격이 있는 동화라 생각되었다.

이 책에 나오는 이야기는 타이완과 같은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니고, 꼭 우리나라 이야기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편견과 차별이 없고 모두가 평등하며 잘 사는 나라가 되면 좋겠다는 거창하면서도 소박한 희망을 다시금 생각해보게 해주는 동화였다.

아이들에게 교훈을 주는 좋은 동화이다.


※ 아빠의 직업은 범인?! 독서후기 포스트는 푸른숲주니어에서 도서를 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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