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 부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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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각별히 울림이 큰 것은 아툴 가완디가 아버지의 죽음을 병원에서 목도하면서 때론 의사로서, 때론 보호자로서 매우 객관적이면서 한없이 주관적으로 죽음을 성찰하고 있어서다. 병원의 긴박함과 긴장감을 수려한 문장으로 담아내면서도, 사려 깊은 성찰 끝에 얻은 깊은 통찰을 매 페이지에 담아낸다. 그는 현대 의학의 가장 냉정한 비판자이자 동시에 환자들의 가장 따뜻한 동반자이다. 이 책은 우리 삶의 책장 안에 가장 오랫동안 꽂혀 있어야 할 책이다.

-알라딘 eBook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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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치료하는 마음 - 후회 없는 치료를 위해 환자와 의사가 기억해야 할 것들
제롬 그루프먼.패멀라 하츠밴드 지음, 박상곤 옮김 / 원더박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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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슈나이더는 『자율성의 실천(ThePracticeofAutonomy)』이라는 책에서, 우리 문화에는 질병의 모든 단계에서 단 하나의 선택도 빠뜨리지 않고 스스로 결정하기를 바라지 않는 사람을 비난하는 극단적인 면이 있다고 지적한다.20 우리 둘은 슈나이더의 주장에 동의한다. 우리는 진정한 자율성이란 환자가 자신의 자율성에 한계를 정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울러 환자가 자기 나름의 대응 방향을 정하는 것도 자율성의 일부다.

-알라딘 eBook <치료하는 마음> (제롬 그루프먼.패멀라 하츠밴드 지음, 박상곤 옮김) 중에서

인간의 적응 능력을 과소평가하는 것 외에 다음 두 가지 인지 경향 역시 의료 결정에 영향을 준다. 첫째는 초점의 오류다. 무언가에 과도하게 집중한 탓에 다른 걸 못 보는 상태를 일컫는 용어다. 이런 상태의 환자는 삶에서 달라질 것에만 초점을 둔 나머지, 변함없이 유지되어 누릴 수 있는 수많은 것을 놓치고 만다

-알라딘 eBook <치료하는 마음> (제롬 그루프먼.패멀라 하츠밴드 지음, 박상곤 옮김) 중에서

그렇지만 대화를 거듭하다 보면 우리 모두 언젠가는 마주하게 될 복잡한 선택 상황에서 더 선명하게 사고할 수 있게 된다. 사전 의료 지시서나 리빙 윌은 우리의 바람을 표현하는 시작일 뿐, 끝이 아니다.

-알라딘 eBook <치료하는 마음> (제롬 그루프먼.패멀라 하츠밴드 지음, 박상곤 옮김) 중에서

윤리학자와 변호사 들은 자율성 원칙과 선행 원칙 외에도 의료 결정에 적용할 수 있는 또 다른 원칙이 있음을 규명했다. 바로 ‘가해 금지’다. 간단히 말하면 해를 끼치지 않는 것이다. 히포크라테스 선서에 명시된 "무엇보다, 해를 입히지 말라."라는 금언은 2000년 넘게 서양 의학의 기본 교리다. 이 원칙은 의사가 보기에 환자에게 도움이나 이득이 거의 없거나 오히려 해가 되는 치료를, 환자나 대리인이 자율성을 주장하면서 요청할 때 소환된다. 윤리학자와 변호사 들은 이런 상황에서 의사가 환자에게 위험하다고 판단되는 치료에 참여하는 것을 거부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알라딘 eBook <치료하는 마음> (제롬 그루프먼.패멀라 하츠밴드 지음, 박상곤 옮김) 중에서

치료에 관한 환자의 선호는 중요하다. 선호는 환자가 자신의 가치와 삶의 방식에 들어맞는 적절한 치료를 선택하는 토대가 된다. 자기가 무엇을 선호하는지 알려면, 먼저 자신의 사고방식을 돌아봐야 한다.

-알라딘 eBook <치료하는 마음> (제롬 그루프먼.패멀라 하츠밴드 지음, 박상곤 옮김) 중에서

미국의학연구소에서는 "정보를 잘 아는 환자의 선호"를 "질 높은 의료의 맨 위"에 두었다. 여기서 드는 의문 하나. ‘정보를 잘 아는’이 뜻하는 바는 과연 무엇일까? 이는 어떤 치료나 수술에서 얻을 수 있는 이익과 일어날 수 있는 부작용과 관련한 수치들을 안다는 것이기도 하지만, 이렇게 보여지는 숫자가 우리를 혼란스럽게 하고 잘못된 길로 이끌 수 있다는 걸 알고 조심한다는 의미일 수도 있다.

-알라딘 eBook <치료하는 마음> (제롬 그루프먼.패멀라 하츠밴드 지음, 박상곤 옮김) 중에서

이 책을 쓰면서 우리는 변했다. 환자들이 치료에 관한 의사 결정을 할 때 우리가 의사로서 어떻게 도울 수 있는지 깨달았다. 날마다 병원에서 여러 치료 선택에 직면한 환자들을 대하면서 어느새 우리는 최소주의자와 최대주의자, 믿는 자와 의심하는 자, 자연주의 지향과 기술주의 지향 등 이 책에 나온 용어를 쓰고 있었다. 그리고 환자들이 결정할 수 있게 도우면서 자율성과 후회에 관해 더 많이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우리는 이 어휘들을 환자에게 알려 주었고, 이 단어와 개념을 습득한 환자들은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자세히 말함으로써 자신의 관점과 사고방식을 더 잘 설명할 수 있었다. 또 이 책을 쓰면서 우리 자신의 선호가 어디에서 기원하여 어떻게 진화해 왔는지를 살펴보고 규명함으로써, 우리는 자신의 건강과 관련한 선택지의 경중을 따지는 방식을 바꾸게 되었다.

-알라딘 eBook <치료하는 마음> (제롬 그루프먼.패멀라 하츠밴드 지음, 박상곤 옮김) 중에서

의료 결정의 방향을 찾는 과정은 역동적으로 이루어진다. 자신의 성향과 사고방식, 원하는 자율성의 수준, 노출되어 있는 인지 함정 등은 시간이 지나면서 변할 수 있다. 우리는 이 책에 담겨 있는 통찰에 힘입어 여러분이 의사의 진료실이나 병원에 들어서기 전에 자신의 건강 관리 방식을 더 잘 이해하기를, 의사에게 자기 생각을 더욱 명확히 설명할 수 있기를, 병원을 나선 뒤에도 의사 결정 과정을 계속해 나가기를 바란다. 그렇게만 된다면 적합한 근거를 바탕으로 최선의 치료를 선택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알라딘 eBook <치료하는 마음> (제롬 그루프먼.패멀라 하츠밴드 지음, 박상곤 옮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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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치료하는 마음 - 후회 없는 치료를 위해 환자와 의사가 기억해야 할 것들
제롬 그루프먼.패멀라 하츠밴드 지음, 박상곤 옮김 / 원더박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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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의사를 만났을 때 자기 마음이 ‘흥분한’ 상태였음을 스티븐은 알고 있다. 두렵고 불안했던 그는 바로 수술에 동의하고 싶었고 그의 아내도 같은 마음이었다. 그러나 두 번째 의사에게서 제2의 의견을 들었을 때는 다른 전립샘암 환자의 사례를 알고 난 뒤여서 마음이 ‘차분한’ 상태였다. 그만큼 의사가 말하는 바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다. 스티븐은 당시를 회고하며 이렇게 말했다.

-알라딘 eBook <치료하는 마음> (제롬 그루프먼.패멀라 하츠밴드 지음, 박상곤 옮김) 중에서

스티븐 자기 삶에 일어난 일을 깊이 후회하는 수많은 내담자를 만나 왔다. 그들은 피할 수 있었던 이혼, 회복할 수 있었던 가족이나 친구와의 관계, 현명하지 못했던 투자 선택 등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래서 스티븐은 전립샘암 치료 후 후회를 남기지 않으려고 온 힘을 기울였다.

-알라딘 eBook <치료하는 마음> (제롬 그루프먼.패멀라 하츠밴드 지음, 박상곤 옮김) 중에서

암 전문의를 선택하자마자 줄리는 또다시 어려운 결정에 맞닥뜨렸다. 수술로 그녀의 멍울을 제거한 외과 의사는 줄리에게 화학 요법을 받아야 하며 방사선 요법은 필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암 전문의의 의견은 달랐다. 그는 방사선이 암 재발의 위험을 줄여 줄 것으로 생각했다. 그리고 둘 모두 최종 결정은 그녀에게 달렸다고 말했다.10 바로 이런 상황에서 메리 프랜시스 루스가 환자의 가장 큰 스트레스 요인으로 지목한 ‘결정 갈등’이 일어난다.

-알라딘 eBook <치료하는 마음> (제롬 그루프먼.패멀라 하츠밴드 지음, 박상곤 옮김) 중에서

"경험의 일부는 의사가 결정합니다. 그러나 의사와 병원 사람들만 역할을 하는 건 아니에요. 저를 지원해 준 든든한 친구들도 있어요. 제게 마음을 써 준 모든 사람이 저를 보살펴 줬어요."

-알라딘 eBook <치료하는 마음> (제롬 그루프먼.패멀라 하츠밴드 지음, 박상곤 옮김) 중에서

호지킨병의 성공적인 치료법은 현대 종양학에서 이룬 위대한 성과 중 하나다.19 지난 수십 년에 걸쳐 북아메리카와 유럽의 연구자들은 암 단계별로 최적화된 치료법과 암의 다양한 아류형을 체계적으로 연구해 왔다.

-알라딘 eBook <치료하는 마음> (제롬 그루프먼.패멀라 하츠밴드 지음, 박상곤 옮김) 중에서

안젤라는 ‘알아야 하는 사람에게만 알린다’는 원칙 아래, 암에 걸린 사실을 대체로 비밀에 부쳤다. 의사 친구들에게도 자신의 상황을 알리지 않았다. 사람들이 자신의 병을 두고 왈가왈부하고 기분과 두려움에 관해 질문하면서 에너지를 앗아 갈까 봐 걱정되었기 때문이다. 부탁하지도 않았는데 친구들이 좋은 뜻으로 다른 호지킨병 환자나 다른 림프종 환자의 사례를 들려주며 의사나 치료법과 관련해 다른 선택지를 알려 준다 해도, 그건 안젤라의 결정 갈등을 부추길 뿐이었다. 안젤라는 그런 사람에게 쓸 감정적 여력이 남아 있지 않다고 했다. 그들은 주는 것보다 받아 가는 것이 더 많기 십상인 사람들이었다.

-알라딘 eBook <치료하는 마음> (제롬 그루프먼.패멀라 하츠밴드 지음, 박상곤 옮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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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그루프먼.패멀라 하츠밴드 지음, 박상곤 옮김 / 원더박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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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환자는 내면에 자신만의 의사가 있다.
-알베르트 슈바이처

-알라딘 eBook <치료하는 마음> (제롬 그루프먼.패멀라 하츠밴드 지음, 박상곤 옮김) 중에서

치료의 효과와 부작용 수치 등 건강 관련 정보를 이해하고 활용하는 능력을 ‘헬스 리터러시’라고 부른다. 헬스 리터러시는 치료 여부를 결정할 때 주변 이야기에 의존하지 않고 과학적인 정보를 바탕으로 올바른 선택을 하는 데 도움을 주는 중요한 능력이다.

-알라딘 eBook <치료하는 마음> (제롬 그루프먼.패멀라 하츠밴드 지음, 박상곤 옮김) 중에서

헬스 리터러시를 활용하면서 염두에 두어야 할 세 번째는, 치료로 인한 부작용 가능성을 이해하는 것이다.

-알라딘 eBook <치료하는 마음> (제롬 그루프먼.패멀라 하츠밴드 지음, 박상곤 옮김) 중에서

리사는 자신처럼 심지가 굳고 박식한 사람조차 몸이 아플 때는 자신의 권리를 당당히 주장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우리가 인터뷰한 환자 중에 유명한 대학의 이름난 영어 교수가 있었는데, 그는 다른 교수와 토론하거나 대학 총장과 협의할 때 자기 의견을 잘 피력해 분위기를 주도하곤 하는 사람이었다. 그런 그가 다리 골절 사고로 위험한 수술을 여러 번 받아야 했을 때였다.

-알라딘 eBook <치료하는 마음> (제롬 그루프먼.패멀라 하츠밴드 지음, 박상곤 옮김) 중에서

리사는 자신처럼 심지가 굳고 박식한 사람조차 몸이 아플 때는 자신의 권리를 당당히 주장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우리가 인터뷰한 환자 중에 유명한 대학의 이름난 영어 교수가 있었는데, 그는 다른 교수와 토론하거나 대학 총장과 협의할 때 자기 의견을 잘 피력해 분위기를 주도하곤 하는 사람이었다. 그런 그가 다리 골절 사고로 위험한 수술을 여러 번 받아야 했을 때였다.

-알라딘 eBook <치료하는 마음> (제롬 그루프먼.패멀라 하츠밴드 지음, 박상곤 옮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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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성이란 객관적인 대상처럼 존재하는 어떤 산물이 아니다. 정체성이 귀중한 이유는 우리가 각자의 인간적 상황에 맞서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수행적 가치’를 포함하기 때문이다. 수행적 가치가 무엇인지는 예술품을 예로 들면 이해하기 쉽다. 가령 반 고흐의 그림을 최고 성능의 컬러복사기를 이용해 복제한다면, 그 그림은 고흐의 원작과 다를까? 수준 높은 미술평론가들조차 원작과 모작을 구별하지 못할 정도라면, 양자의 ‘산물로서의 가치’는 동등할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여전히 원작이 더 가치 있다고 믿는다. 왜 그런가? "위대한 예술품에 가치를 두는 궁극적인 이유는 예술품이 우리의 삶을 증진시켜서가 아니라 예술적 도전에 맞선 수행performance을 체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알라딘 eBook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 (김원영 지음) 중에서

솔직히 말해 나는 정신적 장애(정신장애와 발달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내면세계를 잘 이해하지 못한다. 나는 자립생활운동을 출현시킨 그 ‘자율적인 정신’을 희망하며 나 자신의 이야기를 구성해온 ‘남성 신체장애인’이다. 그러나 내가 읽은 자료, 강의를 하며 만난 장애인 가족, 관련 직종 사람들의 이야기, 재활학교에서 만난 발달장애를 가진 친구들과의 경험은 정신적 장애인들의 언어와 생각에 대한 비정신적 장애인들의 ‘독해력’이 얼마나 형편없는지를 알게 했다.

-알라딘 eBook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 (김원영 지음) 중에서

좋습니다. 우리는 병신입니다. 그러나 당당한 병신으로 살고 싶습니다. 30년 동안 집구석에서 갇혀 지냈다고 아무리 말해도 안 들어주더니, 자신들이 당장 30분 늦으니까 저렇게 욕을 하는군요. 이제 그 병신들에게도 인간으로서의 최소한의 권리가 있다는 것을 알려줍시다. 당당한 병신으로 살아봅시다.

-알라딘 eBook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 (김원영 지음) 중에서

우선 장애아를 기르는 일이 때로는 사랑이라는 감정을 초월할 만큼 힘겨울 수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사랑이 모든 것을 이겨내리라는 생각은 어쩌면 환상이며, 이런 환상은 스스로가 아픈 자녀를 제대로 돌보지 못하고 있다고 여기는 부모들에게 부당한 죄책감만 유발한다. 사랑이 모든 것을 초월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나는 출산을 망설였을지도 모른다고 답한 부모들조차 여전히 ‘아이를 사랑하기 때문에’ 그렇게 답했다고 생각한다.

-알라딘 eBook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 (김원영 지음) 중에서

나를 잘못된 삶이라고, 실격된 인간이라고 손가락질했던 인간들에게 무사태평한 도덕감 따위 무시하고 그것을 그대로 돌려주어야만, 우리 스스로 자기실현을 위한 인정투쟁의 ‘윤리’에 도달하는 것 아닌가?

-알라딘 eBook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 (김원영 지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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