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탈로니아 찬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6
조지 오웰 지음, 정영목 옮김 / 민음사 / 200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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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내전에 대해 내가 아는 것은 하나, 그것이 프랑코의 반란에 맞서서 일어난, 민주주의를 위한 투쟁이었다는 것, 둘, 헤밍웨이, 앙드레 말로 등 당대의 지성들이 참전했었다는 것, 이게 전부였다. 한가지가 더 있다. 그 전쟁이 ‘게르니카’와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를 낳았다는 것. 그렇게밖에 모르면서도 난 그 사건에 대해 알려고 노력하지 않았었는데, 소설이라기보다는 르포에 가까운 <카탈로니아 찬가>는 스페인 내전의 원인과 실상을 낱낱이 말해줬다. 이 책을 내게 선물해주신 분께 감사하는 이유가 바로 그건데, 이 책을 읽으면서 깨달은 걸 요약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1930년대 당시의 전쟁은 그래도 낭만이 있었다는 것. 전선에서 복무했던 저자의 회상에 의하면 적의 총알에 맞는 일은 극히 드물었고, “부상자 대부분은 자기 스스로 입은 부상이었다.” 총이 하도 후져서 개머리판으로 땅을 두드리다 총알이 나가는 일이 있고, 군기도 문란하고 사격술도 형편이 없었다고 한다. 에피소드 하나. 피아 식별을 위해 암구호를 정하는데, 한번은 암구호가 ‘에로이카’였다. 근데 그런 거창한 단어를 보초들은 기억하지 못했다. 병사 하나가 저자에게 물었다.

“에로이카(영웅)가 무슨 뜻이어요?”

“발레엔테(용기)와 같은 뜻이죠.”

막상 보초가 병사에게 물었을 때 그는 확신하며 외쳤다. “발레엔테!”

보초는 그에게 총을 쏘았다. 물론 보초는 그 병사를 맞추지 못했다. 아주 가까운 거리임에도. 이런 시대에 비하면 첨단무기의 경연장이 된 요즘의 전쟁은 너무도 징그럽고 무섭다.


둘째, 전쟁의 대부분은 추악한 이유에서 발생하며, 전개 과정 역시 추악하기 그지없다는 것. 프랑코가 히틀러와 무솔리니의 지원을 받아 봉기한 것도 추악하지만, 프랑코라는 적을 앞에 두고 공산당과 노동계급이 서로 갈라져서 싸운 것은 정말이지 어이가 없다. 조지 오웰의 관찰이 맞다는 전제하에서, 원래의 이념을 버리고 스탈린의 충성스러운 하수인을 자처한 공산당의 행태는 비판받아야 마땅하다.


내게 이 책을 주신 분은 이번에 대학에 입학한 ‘새내기’다. 평소 잘 먹고 잘 사는 탓에 한번도 과거로 가고픈 마음이 든 적은 거의 없지만, 책을 읽다보면 가끔씩 20대로 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나이 스물에 내게 <카탈로니아>를 준 분이 있는 반면, 난 마흔이 되도록 이 책의 존재조차 몰랐지 않는가! 세상은 넓고, 읽어야 할 책은 진짜로 많다. 특히 나처럼 뒤늦게 독서를 시작한 사람의 경우엔 더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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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6-03-05 0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이거 어거지로 읽었어요. 단지 조지오웰이 썼다는 이유만으로 참아가며. 넘 재미없고 지루하구 따분해서;;;

moonnight 2006-03-05 1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이 이 책의 존재를 제게 가르쳐주시는군요. ^^; 아아. 정말로 세상은 넓고 읽어야 할 책은 너무 많아요. -_-;;;;;

kleinsusun 2006-03-05 1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20살에게 선물 받으셨군요.
그 새내기는 독서 내공이 장난 아닌 것 같은데요.
저도 20살로 돌아 가라면 돌아가기 싫어요.^^

2006-03-05 23: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심술 2006-03-06 14: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기 둘째줄 게바라가 체 게바라는 아니고 다른 게바라죠?

마태우스 2006-03-07 06: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심술님/잽싸게 지웠습니다. 으음, 게바라는 거기 없었군요!!
속삭이신 분/그럼요 받으셔야죠! 14일날 교환하는 것도 의미있을 듯... 쵸코렛은 유통기한이 있지만 선물엔 그런 게 없지요
수선님/님의 20대는 얼마나 귀여우셨을까 생각해 봅니다
달밤님/제말이 그말입니다. 밀린 책만 해도 벌써....^^
아프님/전 무지 재미있게 읽었어요. 조지 오웰이라 그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