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시: 12월 6일(화)
누구와: 테니스 친구들과
마신 양: 대략 엄청남.
우리나라에서 운동은 꼭 술로 연결된다. 등산을 갔다와서 술 안먹는 사람을 보지 못했고, 골프 후의 음주는 필수다. 축구를 한 뒤 나누는 한 양동이의 술은 축구로 인해 얻은 건강을 상쇄시킬 거다. 그런 면에서 일요일 오전에 테니스를 치고 집에 그냥 가는 우리들은 무척이나 건전한 그룹이라 할 만하다.
그런 우리도 일년에 서너번은 술을 마신다. 그래야 친목이 도모된다고 믿기 때문인데, 실제로 그런지는 잘 모르겠다. 어제 나눈 대화들.
나: 넌 테니스도 못치면서 술도 안먹냐? 마셔라, 마셔.
친구1: 나 지난주, 지지난주 합쳐서 6승 1패인 거 알아?
나: 정규리그는 내가 9승3패로 1등 했잖아. 너 그때 4등 했지 아마?
친구2: 그건 공정하지 않아. 통산 승률은 내가 제일 높아.
친구3: 백핸드 스트로크는 내가 제일 좋아!
이런 얘기를 무려 두시간 동안 했다는 게 믿어지는가? 나중에는 정규리그 게임수를 늘리자, 플레이오프를 하자, 단식으로 자웅을 겨루자 등의 말이 이어졌는데, 이건 우리끼리 술을 마실 때면 늘 벌어지는 풍경이다. 그런 와중에 2차를 갔고, 두명을 먼저 보내고 난 뒤 셋만의 3차가 있었다. 기억이 잘 안나서 아침에 전화를 해보니 역시 난 술을 먹다가 뻗었다고 한다. 그래도 난 어제 엄청 많은 양의 술을 마셨고, 지난주 푹 쉰 덕분에 내 몸이 회복된 게 기쁘기 그지없다. 지난주 토요일만 해도 “다시는 술을 마시지 못하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을 했었으니까.
어제 들은 이야기 중 그래도 재미있던 얘기 하나.
[밥을 먹다가 AB형이 갑자기 숟가락을 던지며 나가버린다(다혈질)
O형: 따라나간다(궁금한 거 못참는다).
B형: 그러든 말든 아무 상관없이 식사를 마친다
눈치를 보고있던 한친구 드디어 남은 한명에게 용기내어 물어본다. " 지금 나땜에 그런거야...?" (A형 : -_-)
혈액형 얘기는 언제 들어도 재미있다. 하지만 난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질문을 했다.
“AB형은 왜 나갔는데?”
친구의 답변, “그걸 왜 나한테 물어봐? AB형한테 물어봐야지.”
대답해주실 AB형, 혹시 안계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