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변정수님이 쓴 다른 책이구요, '상식으로 상식에 도전하기'는 책이 품절이어서 페이퍼로 쓸 수밖에 없었다는...

 

 

 

 

“내가 꿈꾸는 세상이란 상식이 통하는 세상이 고작이었던 것이다. 상식은 아름다운 세상을 향한 꿈이 아니라, 당장 직면한 현실에서의 절박한 요구일 뿐이다.”

자유주의자 변정수는 머리말에서 ‘상식으로 상식에 도전하기’라는 책을 쓴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상식’을 얘기하는 사람은 많지만, ‘상식’이 뭐냐고 물으면 또 제대로 대답할 사람이 많지 않다. 예컨대 어떤 분에게는 국가보안법이 상식이지만, 다른 분에게는 그 법이 상식을 억압하는 악법 중의 악법일 수 있는 것처럼, 상식은 사람에 따라서 다 다를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사회에서는 대부분의 사람이 숙지하고 있는 상식이 존재한다. 예컨대 빨간불에는 서야 하고, 파란불에는 건너가도 된다. 진라면이 맛있다는 것도, 노상방뇨가 나쁘다는 것도 상식이다. 하지만 진라면이 아직 가장 잘팔리는 라면이 아닌 것처럼, 사람들이 꼭 알고 있는 상식에 따라 행동하는 건 아니다. 얼마 전, 황우석 박사의 연구과정에서 불거진 윤리 문제에 대해 100분 토론을 했다. 그게 교각살우라고 말하는 홍혜걸 기자에게 시민논객으로 나온 모 여성은 “소탐대실”이라고 맞받아 쳤다. 그래서 어떻게 되었을까. 시청자게시판에서 가르쳐 준 주소대로 그녀의 싸이월드 홈페이지에 가봤더니 숱한 욕설과 비방이 우글대고 있다. 더 우스운 것은 그 주소가 틀렸다는 것, 그리고 친절하게도 이런 말이 써있었다.

“님들이 찾는 곳은 이곳이 아니구요, 여기로 가세요.”

그 주소를 타고 진짜 그녀의 싸이에 갔다. 가관이었다. 20대 초반일 그녀가 느낄 공포를 생각하자 마음이 짠해졌다. 다음날엔 그녀의 싸이가 닫혔고, 다시 열린 싸이에는 뭔가를 쓸 수 있는 카테고리가 하나도 없어져 버렸다. 자기와 의견이 다르다는 이유로 그녀만의 소중한 공간에 침입해 익명으로 욕설을 퍼붓는 게 나쁜 일이라는 건 상식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자주 이런 상식을 잊어버리고, 심지어 축구 대표팀의 한 선수가 경기를 잘 못해도 비슷한 일이 벌어진다. 그러니 변정수님이 원하는 ‘상식이 통하는 사회’란 우리 처지에서는 요원하기만 하다.


‘십년이 지나도록 논문 한편 안쓰는 교수’라는 대목을 읽다가 가슴에 통증이 왔지만, 여러 분야에 걸친 저자의 글을 읽으면서 시종 스스로를 성찰할 수 있어서 좋았다. 순우리말 운동이랄지 음반법, 미신, 왜 수필가는 없는가 등등 저자의 관심분야는 사방팔방에 뻗쳐 있어서, 이 책을 읽고나니 꽤 유식한 사람이 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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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春) 2005-11-28 2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품절 아니고, 리뷰도 전에 쓰셨잖아요.

하루(春) 2005-11-28 2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100분 토론 못 봤는데... 못 봐서 아쉬워요.

마태우스 2005-11-28 2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아니어요. 그들만의 상식은 품절 아닌데요, '상식으로 상식에 도전하기'는 품절이어요...

마태우스 2005-11-28 2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시보기 무료입니다^^

moonnight 2005-11-29 1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상식이 통하는 사회. 너무 당연한 것 같은데 참 어렵기만 하네요. -_- 저도 그 100분 토론 못 봤는데.. 다시 보기해야겠네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

모1 2005-11-29 2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섭네요. 싸이월드에 가서....그리 하다니..

마태우스 2005-11-30 0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1님/뭐, 어제오늘의 일은 아닌데요.... 참 이상한 게 싸이월드는 그렇게 신분노출이 잘되는데, 많은 애들이 싸이질을 하고 있더군요. 자기들도 언젠가는 그렇게 피해자가 될 수도 있는데 말입니다. 그래서인지 싸이는 유난히 홈피를 닫아버리는 사람의 비율이 많습니다.
달밤님/님은 상식으로 충만하셨으니 안보셔도 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