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친구들을 만난 자리에서 한 친구가 이런다.

"야, 너 <나는 살인범이다> 봤냐? 그거 꼭 봐라. 엄청 재밌다."

그 말이 아니었다면 좋은 영화를 놓칠 뻔했다.

무서운 영화는 싫다고 버티던 아내 역시 재밌다고 극찬을 했으니 말이다.

 김남주와 함께 찍은 드라마에선 별로라고 여겼던 박시후는 이 영화에서 자기의 매력을 한껏 뽐낸다

 

 

소위 웰 메이드 영화의 범주에 속할 이 영화에서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거기 나온 여성들의 역할이었다.

책을 통해 자신이 살인범이라고 자백한 박시후의 기자회견장.

다른 남기자들은 "왜 이제와서 죄책감이냐?"며 비난조의 질문을 던지는데,

한 여기자가 손을 들고 말한다.

"피부가 좋으신데, 따로 관리받으시나요?"

다른 기자들의 핀잔이 이어진다.

"여성지 기자는 질문 받지 말아야 한다니까."

그 자리에서 그런 멍청한 질문을 할 기자가, 그들 말대로 여성지 기자라 해도,

정말 있을까?

 

박시후와 그를 쫓던 형사(정재영)가 출연한 토론회 장면도 마찬가지였다.

형사 편에 선 패널이 "책을 팔아먹기 위해 살인을 저지른 건 아니냐?"는,

당연히 했음직한 질문을 한 반면

박시후 측 패널로 나온 여성 변호사는

박시후가 처음 자기를 찾아와 고백하던 장면을 얘기하며

"제가 좀 감정이 북받쳐서"라며 눈물을 훔친다.

그런 자리에서 그런 한심한 말을 할 패널이 박 모 이사장을 제외하면 정말 있을까?

물론 정재영도 자기 감정을 못이기고 해서는 안될 행동들을 하는데,

그 행동들은 그의 이력으로 보건대 충분히 납득 가능한 반면

위에서 언급한 두 여성들은 "여자는 이성보다 감정에 이끌린다"는

잘못된 편견을 심어주기 충분하다.

박시후의 팬클럽인 여고생 빠순이들도 거기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바,

재미있게 보긴 했지만 난 이 영화를 마초영화로 분류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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쿼크 2012-12-02 0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영화 제목은 '내가 살인범이다'입니다. 저도 이 영화를 봤음에도 '나는 살인범이다'로 알고 있었어요. '나는 가수다'의 영향 때문인듯...

영화는 재밌게 봤고 큰 불만은 없지만..조연들에게서 실망을 했었습니다. 조연의 문제라기 보다는 시나리오나 감독의 연출 문제로 보여지더군요. 왜 싸구려틱 하게 연출했는지 모르겠어요. 여고생이나 여변호사 그리고 기자단들이 눈에 거슬리더군요.. 그래도 이 영화, 별다른 정보 없이 봤는데도 꽤 재밌게 봤습니다... ^^

마태우스 2012-12-03 21:50   좋아요 0 | URL
앗 그렇군요. 지적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나는 가수다'의 영향이군요 흠흠. 참고로 저도 평점 9.5를 줬어요. 영화는 정말 재미있고, 시나리오가 마음에 들었어요. 예고편을 봤을 때랑 완전히 다르더라고요

saint236 2012-12-02 2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이 이야기한 여자에 대한 접근 문제는 단연 007이 최고죠.

마태우스 2012-12-03 21:48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근데 007쯤 되면 다들 넘어가지 않을까요? 연쇄살인범도 아니고, 정보요원이라는 아우라까지 덧씌워져서요.

2012-12-03 1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http://blog.aladin.co.kr/747250153/3155767
여자에 대한 편견이고 나발이고를 떠나서
이 넓은 세상에 님같은 사람이 또 있나보죠 뭐.


2012-12-03 18:18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범죄자라도 연예인급으로 잘생겼으면 이성이 마비되는 사람들이 생길수도 있겠죠.
반대로 여자범죄자인데 용모가 엄청나게 준수하다면
상태 비슷한 남자캐릭터도 충분히 나올 수 있죠. (실제 사례도 있었고 "미녀강도"같은,) 마치 여성주의 관점에서 쓴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열폭성 글인 듯.

마태우스 2012-12-03 21:46   좋아요 0 | URL
어머나 ㅎ님 댓글 감사합니다. 안그래도 님의 열폭성 댓글을 기다렸다니깐요. 님이나 저 같은 사람이야 강도가 예쁘면 헤까닥 하지만, 대부분의 여성들은 안그러거든요. 일례로 강호순이 얼굴은 좀 생겼지만, 팬클럽이 생기던가요? 연쇄살인범은 여자들을 주로 죽이는지라 여자들이 열광하기 어렵답니다. 열심히 찾아서 링크까지 해주셨는데요, 솔직히 시간도 없고 귀찮아서 들어가보지 못했네요. 담번엔 링크 말고 핵심내용을 정리해 같이 올려주심 고맙겠어요.

2012-12-20 22:01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참내 이유가 주로 여자를 죽이기 때문이라는 개소리는 또 첨 듣네요. ㅋㅋ 외국에 여성 뿐만이 아니라 아동까지 연쇄살인한 악질 범죄자와 심리상담가가 실제로 사귄사례도 있는데 그리고 연쇄 살인범같은 범죄자에게 끌리는 여성들이 세계적으로 꽤 존재한다는건 상당히 유명한 얘기고요.ㅋ 그건 그렇다쳐도 강호순을 잘생겼다고 하는 님의 미적감각에 경의를 표합니다.ㅋㅋㅋ

테레사 2012-12-03 15: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마태우스님, 무섭긴 하죠? 무서운 건 맞죠?

마태우스 2012-12-03 21:47   좋아요 0 | URL
요즘엔 시나리오가 상상을 벗어나는 영화를 좋아해요. 메리다의 숲 같은 영화요. 이 영화는 그 범주에 속했고, 그래서 좋았어요. 무섭다,는 느낌은 별로였는데요? 전 남자라서 그런가봐요.

테레사 2012-12-04 1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 근데 저기 위에 올린 박시후의 사진, 죽이네요...(너무 속된 표현이라고 나무라셔도 할 수 없어요) 완전 미남인데요.으흐흐흫 ....전 TV가 없어 드라마로는 박시후 본적이 거의 없는데...이 사진...죽이네요...죽여..흠흠..

마태우스 2012-12-04 12:17   좋아요 0 | URL
그러게 말입니다. 잘 자랐더라고요. 몸매도 아주 탄탄하더이다^^

moonnight 2012-12-04 1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미있겠다 생각하고 있었어요. 보지는 못했지만요. 요즘 영화관에 잘 안 가게 되어서. 내려가기 전에 봐야할텐데 -_-;;;;

마태우스 2012-12-04 12:18   좋아요 0 | URL
7년의 밤보단 재미없어요^^

민세민석아빠 2012-12-04 15: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거 재밌군요...오늘 보러가야겠당..

aewf 2013-01-27 14: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풍자하는거에요
여자가 이성보다 감정에 이끌린다라는게 편견이 아니라 사실이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