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차를 할 때, 옆에서 누가 봐주는 경우가 있다. 도움이 안되는 건 아니지만 난 그냥 나 혼자 세우는 게 더 편하다. 뒤에 누가 서 있으면 차를 세우다 그를 치일까봐 더 조심스럽게 된다. 특히나 우리 할머니, 연세가 벌써 88세인 우리 할머니가 차를 봐준다고 뒤에 서계실 때면 갑갑하기 짝이 없다. 빨리 들어가실 일이지, 왜 차 뒤에 계시는 걸까. 하지만 할머니는 “내가 봐주마”라며 굳건히 서계셔 나를 당혹스럽게 한다.
그런 이유 말고도 내가 뒤에서 봐주는 사람을 안좋아하는 건, 이런 광경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백화점 주차장에서 주차 요원이 연방 “오라이!”를 외친다. 그때 들리는 소리는 정확히 이랬다.
“오라이! 오라이! 더-- 더! 더-- 꽝! 우지끈!”
놀란 운전자는 차에서 튀어나와 파손 정도를 확인했고, 그보다 더 놀란 주차 요원도 부딪힌 곳으로 달려간다. 그 이후의 상황을 보지 않고 자리를 떴는데, 돈 없는 주차 요원이 손해를 배상하는 일은 없기를 바랐다. 그래도 이런 상황이 오지 않은 게 다행인 것 같다.
“오라이! 오라이---- 꽥! 으악!”
하지만 내가 모르는 차라도 뒤를 봐줘야 한다고 주장하는 때가 있는데, 그건 인도에 주차해 있던 차가 후진을 해서 차도로 나올 때. 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차들이 씽씽 달리는 차도에 후진을 해가지고 뛰어든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 그때 누군가가 나서서 오는 차를 막아주며 이리 오라고 손짓을 하면, 그 사람은 그 후부터 천사의 존재를 믿지 않을까? 난 이따금씩 천사가 되어 후진하는 차를 인도로 보낸다. 난 그렇게 하면 운전자가 감격에 겨워 밥이라도 사겠다고 할 줄 알았지만, 아직까지 그런 사람은 없었다. 그래도 뭐, 난 그 짓을 계속할 거다. 보다 많은 사람이 천사의 존재를 믿게 된다면, 세상은 조금은 살만한 곳이 될 테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