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를 할 때, 옆에서 누가 봐주는 경우가 있다. 도움이 안되는 건 아니지만 난 그냥 나 혼자 세우는 게 더 편하다. 뒤에 누가 서 있으면 차를 세우다 그를 치일까봐 더 조심스럽게 된다. 특히나 우리 할머니, 연세가 벌써 88세인 우리 할머니가 차를 봐준다고 뒤에 서계실 때면 갑갑하기 짝이 없다. 빨리 들어가실 일이지, 왜 차 뒤에 계시는 걸까. 하지만 할머니는 “내가 봐주마”라며 굳건히 서계셔 나를 당혹스럽게 한다.


그런 이유 말고도 내가 뒤에서 봐주는 사람을 안좋아하는 건, 이런 광경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백화점 주차장에서 주차 요원이 연방 “오라이!”를 외친다. 그때 들리는 소리는 정확히 이랬다.

“오라이! 오라이! 더-- 더! 더-- 꽝! 우지끈!”

놀란 운전자는 차에서 튀어나와 파손 정도를 확인했고, 그보다 더 놀란 주차 요원도 부딪힌 곳으로 달려간다. 그 이후의 상황을 보지 않고 자리를 떴는데, 돈 없는 주차 요원이 손해를 배상하는 일은 없기를 바랐다. 그래도 이런 상황이 오지 않은 게 다행인 것 같다.

“오라이! 오라이---- 꽥! 으악!”


하지만 내가 모르는 차라도 뒤를 봐줘야 한다고 주장하는 때가 있는데, 그건 인도에 주차해 있던 차가 후진을 해서 차도로 나올 때. 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차들이 씽씽 달리는 차도에 후진을 해가지고 뛰어든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 그때 누군가가 나서서 오는 차를 막아주며 이리 오라고 손짓을 하면, 그 사람은 그 후부터 천사의 존재를 믿지 않을까? 난 이따금씩 천사가 되어 후진하는 차를 인도로 보낸다. 난 그렇게 하면 운전자가 감격에 겨워 밥이라도 사겠다고 할 줄 알았지만, 아직까지 그런 사람은 없었다. 그래도 뭐, 난 그 짓을 계속할 거다. 보다 많은 사람이 천사의 존재를 믿게 된다면, 세상은 조금은 살만한 곳이 될 테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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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여우 2004-10-25 2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오늘 님이 30위권안에 함께 들지 못함이 정말 마음 아퍼요..그래도 한 번에 확 밀고 들어오는 주차로 저를 놀라게 하시는군요..^^

nugool 2004-10-25 2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저도 그 "오라이~ 오라이~" 싫더라구요. 제가 볼때는 이쯤은 좀 위험한데 "오라이~" 라니.. 그러다 쾅할라.. 싶지요.. 100% 믿을 수도 없고 안 믿을 수도 없고.. 하여튼 애매해요. 아닌게 아니라 "인도 위에서 차도로~ "의 상황이라면.. 무지하게 고마울텐데.. 헌데 페이퍼 소재가 어찌 그리 다양하신지요.. 진짜 존경스럽다니까요 마태오라버니.. ^^

2004-10-25 21: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4-10-25 21: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04-10-25 2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앞으로 CF찍으시길~

비로그인 2004-10-25 2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 천사 있는거 아세요? 정말 있어요 ^^;

마태우스 2004-10-26 1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양이님/혹시 고양이님이 천사?????
벨님/하핫. 시에프라...모델이 후져서 안될 것 같군요
속삭이신 분/저 이제 순위 진입은 포기했습니다. 시간이 없구, 괴롭히는 사람은 많구 해서요...
너굴누님/저 오라버니 아니어요. 너굴님이 그러시니까 제가 너무 나이가 많아 보이잖아요!! 글구 소재의 다양성 비결은 제가 워낙 다이나믹한 삶을 살아서 그런 게 아닐까 싶다는...
따우님/님이 추천을 계속 날려주신다면 앞으로도 주욱 착하게 살겠어요
파란여우님/저도 사실 마음이 아픕니다. 삶이란 게 원래 그런 겁니다...으흐흑.

2004-10-26 18: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ceylontea 2004-10-26 2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인도에는 어떤 경우에 주차를 하게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