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철학자 이정우의 책을 읽다보니 이런 얘기가 나온다. 선불교 얘긴데, 제자가 스승에게 ‘도덕이 뭐냐’ 물으니 스승이 갑자기 몽둥이를 들고 어깨죽지를 내려치더란다. 그것도 황당한데 더 웃긴 건 제자가 한 대 맞고선 스승의 뜻을 깨달았다는 거다. “그 제자는 아차, 내가 잘못 물어봤구나, 하고 깨닫게 됩니다...”
이정우의 설명이다. “방망이로 치는 건...제자의 계열화를 순간적으로 단절시키고 사유의 불꽃을 일으켜 새로운 계열화를 찾아가도록 만드는 사건...”
저자는 억지로 그들을 이해하려 하지만, 난 도무지 이해가 안가고, 왜 저렇게 사나 싶다.
그뿐이 아니다. 선불교의 대가 한명은 이런 말을 하고 다녔단다.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여라” 내가 부처라면 이 사람을 피해다닐 것 같다.
누군가가 그에게 무슨 어려운 단어를 물어보면서 무슨 뜻이냐고 물었다. 대가의 대답, “말라 비틀어진 개똥 덩어리다!”
이래가지고 대가가 된다면 나도 하겠다.
제자: 스승님은 눈이 왜 그리 작습니까?
나; 니미 뽕이다!
제자: (크게 깨달으며 물러간다)
에피소드 하나 더. 대가가 크게 깨닫기 전, 도를 닦고 있는데 ‘누군가’가 그에게 가서 “자네 스승에게 가서 불법의 대의가 뭔지 물어보라”고 했다. 대가는 스승에게 갔다. 스승은 당연하게도 몽둥이로 한 대 후려쳤다. 그렇게 세 번을 찾아가서 세 번을 맞았다고 하니, 참으로 우직한 사람이다. 나같으면 한번 맞으면 깨달은 척 웃고 말텐데. 억울하게 맞은 대가는 자기를 부추긴 ‘누군가’에게 가서 따졌다. ‘누군가’의 말이다. “니 스승은 할머니가 손자를 돌보는 심정으로 너를 깨우치려 했는데 넌 나한테 따지냐?”
세상에, 할머니가 손자를 방망이로 때려가면서 돌보나? 하지만 이 말에 대가는 크게 깨닫는데, 그러고 ‘누군가’의 갈비뼈를 세 번이나 후려쳤다. 누군가의 비명, “아이고 네 스승은 내가 아니다!”
그러자 대가는 자기 스승에게 간다.
스승: 야, 이놈아. 너는 왜 쓸데없이 왔다리 갔다리하고 있느냐? 언제까지 그럴 거냐?
대가: 다만 스승님의 따스한 손길이 그리울 뿐입니다.
스승: 어디 갔다왔냐?
대가: ‘누군가’를 만나고 왔습니다.
스승: 그 말 많은 늙은이, 여기 오면 한방 먹여야겠군!
대가: 뭐 그럴 것 있습니까. 지금 바로 먹이지요.
이러면서 대가는 스승의 뺨을 세대나 갈기는데, 갈기면서 외마디 소리를 크게 지른다. 저자의 말, “이것이 그 유명한 임제할입니다”
그러니까 선불교는 이런 거다. 깨달은 때까지 몽둥이로 때리고, 먼저 때리면 장땡이다. 아까도 말했지만 이 사람들은 참 특이한 분들이다.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 외부와 소통하지 못하는 게 ‘자폐증’인데, 그것과 비슷한 것 같기도 하지만 자기들끼리는 그래도 잘 어울리니 꼭 그렇게 얘기할 수는 없고. 정말 궁금하다. 그들의 정신세계가 우리보다 훨씬 위에 있어서 이런 기행을 하는 걸까, 아니면 그냥 특이하게 보이려고 그런 짓을 하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