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책의 제목은 본문 내용과 하등의 관계가 없습니다.

사라포바 경기를 보러갔다 왔다. 다섯시에 일어나 테니스 치고, 올림픽공원 테니스장 갔다가 저녁 땐 후배랑 술을 마시는 살인적인 스케쥴, 후배와의 술 대결에서 완패한 것도 너무 무리한 일정 탓이 아니었을까.


1. 가슴

준결승 두경기 중 첫 번째는 폴란드 얘랑 미국 얘였다. 다들 랭킹이 100위권이라 이름도 들어보지 못했지만, 스트로크는 나보다 조금 좋았다.


사라포바를 보기 위해 들어온 우리 관중들은 누굴 응원했을까. 거의 일방적으로 폴란드 선수 편을 들었다. 반미감정 때문에? 요즘 미국 선수들이 환영받지 못하고 있긴 해도, 그건 아닌 것 같다. 젊은이들의 반미를 걱정하는 나이 지긋한 아저씨들도 폴란드 얘를 응원했으니까. 그녀가 약자라서? 아니다. 그녀는 월등한 기량을 과시하며 미국 선수를 이겼다. 그렇담 왜? 내 생각에-사실이라고 확신하지만-그건 폴란드 선수의 가슴 때문이었다. 그녀의 가슴은 정말로 컸다. 빤히 바라보고 있는 것도 민망한데, 그 선수는 시시때때로 제자리 뛰기를 했다. 제자리를 뛰는 그녀를 보면서 “가슴이 큰 사람은 얘를 업고도 젖을 줄 수 있다”는 옛말을 떠올렸다.


내 앞의 젊은이는 시종일관 폴란드 얘를 동영상으로 촬영했는데, 경기하는 모습은 안찍고 순전히 제자리 뛰는 모습만 찍었다. 음흉한 놈...


2. 사라포바

사라포바가 나오자 여기저기서 감탄의 소리가 들려왔다.

“저 몸매 좀 봐!”

“팔등신이 아니라 구등신이구먼!”

“다리가 정말 죽인다!”

사라포바 때문이 아니라 테니스 자체를 좋아해서 경기장에 갔던 난 아무 말도 안한 채, 침만 꿀꺽 삼켰다.

 

 

둘의 키 차이를 보시라. 기량 차이는 키 차이 이상으로 컸다...

 


말이 준결승이지, 메이져대회 1회전 같았다. 100위권 선수인 룩셈부르크의 크레머와 8위 사라포바의 경기는 너무도 기량차가 확연했다. 처음에 사라포바에게 열광하던 우리 관중들은 1세트를 사라포바가 6-0으로 이기자 본전 생각이 났는지 열심히 크레머를 응원했지만, 크레머는 2세트에서 단 두점을 따고 말았다. 크레머가 딴 점수는 전부 사라포바의 실수 덕분, 자기 공격 포인트는 단 한 개도 없었다. 이왕 지는 거, 먼저 공격적으로 나가는 게 약자의 도리 아닌가? 하지만 홍보용으로 나누어 준 책자를 보니 그럴 법도 했다. “특별한 주무기가 없는 게 내 스타일”이라고 인터뷰에서 스스로 밝히고 있었으니까. 으이그, 주무기가 없는 게 무슨 자랑이라고.


하여간 사라포바는 경기를 하면서 특유의 괴성을 질러댔다. 그러자 아저씨들은 낄낄거리고 좋아하던데, 왜 상상력이 그런 쪽으로만 가는지 모르겠다. 그런 기합 소리를 내는 선수들은 꽤 있지만, 사라포바는 미모 때문에 유독 관심을 받는 게 아닐까 싶다. 셀레스 역시 괴성을 지르는 데는 일가견이 있었지만, 아무도 그녀한테 성적인 상상을 하지 않았잖는가. 참고로 스포츠서울에 사라포바 경기를 보러온 노태우의 모습이 잡혔다. 네티즌의 반응이다.

“정말 계속 좋다가 마지막사진보고 욕할뻔했네요~”

“노때우 ~ 쪽팔리줄 알아야지~ 어딜 감히 손녀뻘되는 아이한테 관심가지시나~ㅋ”

 


3. 조국

놀라운 가슴을 선보였던 폴란드 선수는 복식 준결승에서도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관중들은 더 이상 그녀를 응원하지 않았다. 왜? 상대가 우리나라의 전미라-조윤정 조였으니까. 가슴은 애국심을 이길 수 없다, 오늘의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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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4-10-03 0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결론은 애국심이 가장 강하다? -_-;
그래도 속으로는 폴란드 선수를 응원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superfrog 2004-10-03 0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슴이 애국심을 이겼으면 좋겠어요..-.-;;

미완성 2004-10-03 1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연같은 것도 TV로 볼 때랑 실제로 가서 볼 때 느낌이 천지차이인데,
스포츠 경기도 실감나는 게 확실히 다를 거같애요 *.*
더군다나 외국 구등신(!) 미녀를 실제로 볼 때는...! 으어, 부러워요
새삼 가슴만 큰 것과 키크고 쭉쭉빵빵인 것 중 뭐가 더 나을까 하는 궁금증이..;;;;

아영엄마 2004-10-03 1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테니스를 열심히 치시는 마태우스님이 그녀의 경기(?)를 안 보고 지나칠 수 있게 있겠습니까! 미녀가 있는 곳에는 마태우스님이 계셔야죠~ 그나저나 어느 방면에서든 미모는 인기의 척도가 되는군요. 쩝~

sooninara 2004-10-03 2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룩셈부르크 선수 ..너무 할머니 같아요..17살 사라포바 옆에 있어서인가??
키크고 날씬하고 이쁘고..돈도 많고...이구..부럽당~~~~~~~~~~~~~~~
애국심이 가슴을 이기다..^^ 마태우스님다운 마지막입니다..

oldhand 2004-10-04 0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슴이 큰 사람은 얘를 업고도 젖을 줄 수 있다” 원츄어요. T-T
그건 그렇고 노태우는 머리가 많이 빠졌네요. 공짜 좋아하는것 치고는 그 정도면 아직도 건재한건지도..

이루카 2004-10-04 0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의 글은 늘 재미있게 보고 있는데요, 항상 '애(아이)'를 '얘'로 쓰시던데...'애'가 맞는 거 아닌지요? (뜬금없이 죄송합니다)

마태우스 2004-10-04 1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루카님/그러고보니 '애'가 맞는 것 같군요. 애먹었다, 를 생각하다 그렇게 된 건데요, 앞으로 잘할께요. 가르쳐주셔서 감사합니다.
올드핸드님/그 말은 중3 때 물상선생님이 해준 말이어요. 데따 웃기죠^^
수니나라님/피, 돈은 제가 더 많아요!!!!
아영엄마님/알라딘에서 님의 인기는 미모 덕도 있다는 게 제 생각^^
멍든사과님/저 이번달부터 한달에 한개씩 사과 먹기로 했어요^^ 글구 마지막 멘트의 제 선택은 당근 후자!
금붕어님/금붕어님도 미모시면서^^
여대생님/서, 설마요....

panda78 2004-10-09 0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때우 엄청 변했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