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내 면적은 황소만하다....
대학에 편입을 하는 꿈을 꿨다. 어느 학교인지, 왜 갑자기 편입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앉은 주위는 몽땅 여학생, 30대 후반이 되어서 젊디 젊은 여학생들에게 둘러싸이니 기분이 좋았다. 뒷자리 여학생과 몇마디, 짝에게 몇마디, 인생은 즐겁다를 외치다 잠에서 깼다. 일어난 시각을 보니 놀랍게도 새벽 4시가 안됐다. 나는 곧 내가 일어난 이유를 알아냈다. 너무 가려워서! 즐거운 꿈을 꾸는 동안 내 몸은 모기들에게 처참하게 물어뜯겨서 만신창이가 되어 있었다. 대충 헤아려 보니 왼쪽다리에 십여군데, 등과 히프 위에 세군데, 오른쪽 다리 4군데, 양쪽 팔에 대여섯군데. 몇 마리인지 몰라도 밤새 포식을 했을게다. 모기도 벌처럼 한번 쏘고 죽어버리면 좋겠지만 이놈들은 도대체 만족을 모른다.
이런 살육전이 벌어진 데는 두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이불을 안덮고 잤다.
우리 벤지는 담요 위에 이불을 놓고 그 위에 올라가서 자는 걸 좋아하는데, 어제 우리 엄마가 그 이불을 빨았다고 냉정하게 걷어가버린 것. 할수없이 난 내 이불을 벤지에게 줬고, 아무것도 덮지 않은 상태로 자버린 것. 그러고 반팔에 팬티 차림으로 잤으니, 모기들로서는 간만의 포식일 터였다.
둘째, 모기향을 피우지 않았다.
난 전자 모기향을 피워놓고 잠을 잔다. 하지만 어제는 휴대폰을 충전하느라 콘센트가 모자랐고, 설마 모기가 있겠냐, 있어봤자 얼마나 물겠냐는 마음으로 그냥 잤다. 어느 분은 전자모기향이 전혀 효과가 없다고 하지만, 그거 없이 자보니까 그나마 있는 게 훨씬 낫다는 걸 깨닫게 된다.
오늘이 9월 26일, 어려운 말로 9월 말이다. 이맘때쯤이면 가을의 정취를 물씬 느껴야 하건만, 날씨는 더워서 반팔이 어울리고, 밤에는 모기들이 설친다. 이 나라가 열대로 가는 건지, 내 기억에 30도를 처음 넘은 게 5월인 것 같은데 왜 9월 말까지 더운 걸까. 그렇게 더우니 모기들도 지네 나라로 가는 대신 여기에 눌러앉는 게 아닌가.
우리나라의 말라리아-일명 학질-가 사람을 죽이는 종 대신 다소 온순한 것만 있는 이유가 추운 겨울 동안 생활사를 유지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계속 이런 식으로 여름이 늘어난다면, 그래서 겨울에도 20도 정도로 유지가 된다면 사람을 죽이는 악성 말라리아가 유행하지 못할 이유도 없지 않을까. 모기에 물려 부푼 상처들을 보면서 복수를 해보려 하지만, 너무 포식해서인지 모기들은 더 이상 내 옆에 얼씬도 않는다. 나쁜 놈들, 잘먹고 잘 살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