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분석 같은 걸 전적으로 믿지 않더라도, 그런 프로그램이 있으면 한번쯤 들어가게 되는 건 인지상정이다. 혈액형이나 생년월일이 한 사람의 일생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 건 지극히 당연한 일이고, 사실 내가 의대로 가게 된 것도, 고1 때 적성검사에서 의예과가 나왔다는 지극히 단순한 이유에서였다 (그전까지는 문과로 가려고...하핫).

연보라빛우주님의 서재에서 알게 된, http://www.minidoll.net/star/star_view.php 라는 사이트에 들어가 혈액형과 생년월일, 성별을 넣고 분석을 눌렀다. 그랬더니...

"성격: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오고 바늘조차 들어가지 않는 스타일"
으악. 내, 내가 그렇다고? 너무하다. 그 이유란 게, 내가 태어난 날이 일년 중 가장 추운 때라나? "보복심이 강해 한번 자기를 배반하거나 업신여긴 자는 백배 천배의 보복을 자행한다. 김정일 같은 인간형이다"
보복심이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백배, 천배까지? 게다가 김정일같은 인간형? 이 글을 읽는 분들이여, 제게 잘하시라. 백배, 천배라지 않는가. '소극적, 편협하게 보이기 쉬우나 아니다'라고도 되어 있지만, 실제로 난 소극적이고 편협하다. '성격'에는 과히 동의하고 싶지가 않다.

그렇다고 좌절만 할 일은 아니다. 장점을 보면 이렇게 나와있다. "나를 중심으로 생각하기보다는 남을 생각하는 마음이 크고 따뜻해서 자선을 베풀고 산다. 따라서 사람들이 무척 좋아하며 따른다. 또한 투쟁하기보다는 화해하는 태도로 사람들과 어울리고 인격적으로 상대를 대하기 때문에 모음을 이끌어가는 리더로 적합하다. 타고난 추리력과 예민한 관찰력, 유창한 웅변술로 반대편의 사람을 자기편으로 만들기도 한다"
웅변술이 전혀 없고, 리더쉽은 쥐꼬리만큼도 없으니 틀린 분석이지만, 남에게 팍팍 쓰는 건 맞다. 사람들이 좋아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미녀들이 따르는 건 맞다. 그런데 "화해하는 태도로.." 어쩌고 하는 건 보복심이 강하고, 찔러도 피한방울 안나온다는 성격분석과 배치되지 않나? 그다음에 단점.

"어디에 얽매이는 것을 병적으로 싫어하고 늘 자유로운 생각을 표현하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괴짜라는 소리를 듣는다"
옛날이면 모르겠지만 이게 무슨 단점인가? 후후, 이건 대충 맞는 것 같다. 어찌된 게 난 '성격'이 '단점'이고, '단점'이 '장점'이다. 다음으로 유대관계.

[자신의 성격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곳에서 살수만은 없으므로 때로는 자신의 특징을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 좋은 아이디어로 세상을 더욱 살기 좋게 만들려고 노력하는 마음가짐이 물병자리에 태어난 사람들의 성격인만큼 다른 사람들과의 조화도 생각해야 한다]
뭘 어떻게 하라는지 전혀 모르겠다. 연애, 결혼은 어떤지 보자.

[...여성관이 특이하다. 대개의 경우 사람들은 자기가 원하는 상대방의 조건이 정해져 있어 그 조건만 맞으면 만족하게 마련인데 물병자리 태생은 그렇지 못하며 아름다운 점 하나 하나를 모두 소유하려고 한다. 예를 들어 식탁 위에 여러 가지 반찬을 잔뜩 올려놓고 이것저것 골고루 집어 먹으면서 각 음식의 색다른 맛을 즐기고자 하는 사람에 비유할 수 있겠다. 따라서 이 사람은 한 사람의 상대만으로 만족하지 않고 다시 새로운 여성을 찾아 방황하는 바람둥이가 될 우려가 있다. 홍등가에 가서도 한 여성만 상대해서는 직성이 풀리지 않는다. 최소한 두세 명은 기웃거려야 바지 지퍼를 올린다. 말하자면 어떤 특정한 여성을 원하는 게 아니므로 아무리 좋은 여성을 만나도 그에 만족할 수가 없어 다른 좋은 여성이 발견되면 그를 맞이할 수 있는 공간이 남아 있다. 문어발 경영의 대표적인 사람이다]
이거야말로 말도 안된다. 바지 지퍼가 뭐 어쨌다고? 전혀 사실이 아니며, 내 별명이 '민들레'라는 데서도 알 수 있듯이, 난 어딜 가든지 일편단심을 지킨다.
 
[그리고 이 주인공은 정신적, 인간적, 미적(美的)인 면보다는 육체적인 면에 비중을 더 둠으로써 정신적으로는 맞지 않더라도 성적인 유혹에 매료되어 사귀는 경향이 강하다]
이것 역시 플라토닉 러브를 즐겨하는 내게 맞지않는 음해일 뿐.

[...질투심이 매우 강하지만 상대는 그것을 느끼지 못한다. 질투한다는 것 자체가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라 하여 자신의 자존심을 관리하기 위해 관용을 베푼다. 하여간 물병자리는 카사노바의 기질이 다분하다. 그 자신도 이 바람기가 좋다고는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가정 생활에서는 아내를 폭 넓게 이해하고, 동정하며, 따뜻하게 감싸주어 그 아내는 불행을 느끼지 못한다]
질투심이 없는 척 한다는 건데, 잘 모르겠다. 없어서 그러는건지, 있는데 없는척하는건지. 그리고 카사노바 얘기도 전혀 사실이 아니다. 맞는 부분이 없는 건 아니지만, 이건 여성에게 인기가 많은 날 시샘하기 위한 공작이며, 시대에 뒤떨어진 낡은 공작은 이제 그만하라고 외치련다. "시대착오적인 색깔론은 이제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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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4-04-03 15: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저랑 똑같은 결과가 나오셨네요~ "물병자리 남성은..."으로 시작하길래 제대로 안읽어 봤었는데, 오옷~저런 내용들까지!! ^^ 마태우스님도 그렇지만, 저도 '찔러도 피한방울 안나올 인간'같지는 않은데. ㅎㅎ

비로그인 2004-04-03 1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야!!거의 맞는듯 하네요. 저도 한번 해봐야겠어요.

가을산 2004-04-03 2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갑자기 저도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

연우주 2004-04-03 2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째 아주 잘 맞는 것 같군요. 갑자기 별자리 운에 대한 신빙성까지 생긴다는!

마태우스 2004-04-04 07: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앤티크님만 제편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진/우맘 2004-04-04 15: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온다....장금이가 찔렀나보죠? -.-
그나저나, 바람둥이가 맞았군, 그랬어...... 음흐흐흐흐...(피곤해서 제 정신이 아님-.-)

연우주 2004-04-06 0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최근 드는 생각인데 남자들은 나이를 먹으면 더 여자를 좋아하게 되는 것 같아요~
이상타, 이상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