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살아오면서 많은 분들께 상처를 줬습니다. 제가 의도했던 그렇지 않았던간에요. 의도했던 거라면 그러려니 하겠지만, 제가 생각이 짧아 상처를 줬던 경험은 쉽사리 잊혀지지 않습니다.
서른을 훌쩍 넘긴 나이지만, 아직도 철이 없다는 생각을 합니다. 철이 없는 거야 할 수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왕성하게 글을 쓰다보니 여러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했습니다. 의도의 선함이 결과의 나쁨을 사해주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의도가 그렇지 않았더라도 남에게 상처를 줬다면 자숙하는 게 도리일텐데, 그 뒤로도 아무 일이 없다는 듯 즐겁게 글을 써온 것 같아 죄송하기만 합니다.
얼마전 제가 쓴 글이 Kel님에게 커다란 생채기를 남겼습니다. 그뒤 Kel님은 예명을 '^^'로 바꾸시고 잠적하셨다가, 얼마 후 다시금 'Kel님'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렇긴 하지만 완전히 돌아오신 것은 아닙니다. 며칠 전, 그분의 서재에 가본 저는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렇게 아름답게 꾸며놓은 서재를 Kel님이 몽땅 비워버렸으니까요. 하루에 수십개씩 업데이트를 한, 보물창고에 비유될 만한 서재인데 말입니다.
Kel님의 방명록에는 Kel님이 돌아오기를 바라는 수많은 팬들의 글귀가 남겨져 있습니다. Kel님이 그렇게 된 게 순전히 제 탓인지라, 그분들의 원성이 들리는 듯하더군요. Kel님에게도 죄송하고, Kel님을 사랑해주시는 많은 분들께도 죄송합니다. 아무리 죄송하다고 한들, Kel님의 마음에 새겨진 상처는 지워지지 않겠지만 말입니다.
Kel님을 그렇게 만들어 놓고나니 계속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히히덕거리는 글을 쓸 때도 맘이 그리 편치 않더군요. 이 시점에서 제가 "Kel님이 돌아올 때까지 절필하겠다"고 하는 건, Kel님에게 또다른 부담을 안겨 주는 것이 되겠지요. 사과의 글을 남겼으니, 전 예전처럼 즐겁게 글을 쓰겠습니다. 대신 Kel님께 잘못한 일은 언제나 마음에 새기고, 제 글이 또 다른 분에게 칼날이 되지 않는가를 여러번 살피는 계기로 삼겠습니다. Kel님이 하루빨리 돌아오시기를 빕니다.
"Kel님!!!!!!!!
제 말 들려요? 빨리
돌아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