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새는 철새다. 봄에는 따뜻한 곳을 찾아 호주에서 시베리아로 날아가고, 가을이면 다시 호주로 돌아가는데, 그 중간에 들르는 곳이 바로 우리나라다. 서해안에 펼쳐진 드넓은 갯벌은 우리나라를 백만 마리가 넘는 도요새가 오가는 철새 도래지로 만들었는데, 올 봄에도 새들은 갯벌에서 지렁이와 소라를 비롯한 해산물을 먹으며 시베리아까지 5500km를 날아갈 체력을 비축한다. 그러기 위해 새들은 24시간 동안 쉬지 않고 먹이를 먹는다. 그때 먹어두지 않으면 목적지까지 가지 못한 채 생을 마감해야 하니까.
하지만 새만금 사업이 시작되면서 우리나라를 찾는 새들은 점차 줄어들었다. 방조제로 인해 갯벌이 사라져 새들이 먹을 것을 찾는 게 어려워진 탓이다. 환경단체는 물론이고 세계적인 조류학자들이 새만금 공사를 중지하라는 성명을 발표했지만, 결국 만들어진 건 33km에 달하는 방조제였다. 우리는 그 방조제를 ‘세계 최장 길이’라고 자랑하는데, 그 많은 갯벌을 없앤 게 과연 자랑할 일인지는 생각해 볼 일이다.
새만금만 해도 도요새들에겐 재앙 그 자체지만, 2008년 건설의 제왕께서 우리나라를 접수하면서 상황은 더 심각해졌다. 공약을 지킬까봐 걱정을 한 유일한 대통령인 그는 대운하에 대한 반대여론이 높자 대운하를 ‘4대강’으로 포장해 작년 말 첫 삽을 떴다.
“강바닥을 다 뒤집어 놓고 있어요. 먼 길을 날아온 새들이 있을 곳이 없어 방황하고 있더군요.”
4대강 공사현장에 다녀온 새 박사의 말이다. 평생 도요새만 연구했다는 그는 이번 4대강 공사가 도요새 멸종 시나리오의 대미를 장식할 거라고 한다.
“아마 저 이후부터는 도요새를 연구하는 사람이 나오지 않을 겁니다. 도요새가 있어야 연구를 하던지 말던지 하죠.”
철새 도래국인 한국과 호주, 그리고 러시아는 오래 전 철새 보호에 협조하겠다는 협약을 체결한 바 있는데, 4대강 공사는 그 협약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행위다. 그 나라들은 물론이고 조류에 관심있는 비정부기구들이 연일 우리나라를 비난하고 있지만, 1인당 GDP 4만불을 향해 달려가야 하는 우리나라에서 한가하게 도요새 따위에게 신경 쓸 겨를은 없어 보인다. 새 박사의 말이다.
“아마존이 파괴되는 것만 환경파괴인가요? 도요새가 멸종하는 것도 그에 못지않은 중대한 환경파괴입니다.”
시민단체가 홀로 싸우던 4대강 반대에 종교계까지 합세했건만, 4대강 사업은 중단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대통령은 잘 뽑아야 한다. 우리같은 대통령 중심제에선 특히나 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