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와 함께 Bar에 갔다. 그집 주인은 선배의 친구로, 나와도 어느정도 안면이 있는 사람이었다. 때마침 심심했는지 주인이 합석을 했다. 나는 듣기만 하고 시종일관 그사람만 열변을 토했는데, 그는 심지어 나한테 이런 말도 했다.
"너, 왜 그렇게 살아?"
왜 매일 술만 마시고 사느냐, 이런 뜻은 결코 아니었다. 그가 하는 말은 강남 쪽에 아파트를 사서 값이 오를 때 팔면 수억원을 챙길 수 있는데, 왜 월급을 받아가면서 힘들게 사느냐는 거였다.
"내가 아는 사람은 아파트를 여덟채나 가지고 있어"
혼자 하면 위험부담이 크니, 여럿이 모여 부동산에 관한 정보를 교환한다고 했다. 근데 그런 말을 왜 나한테 하는 걸까? 강남에 아파트가 있으면 좋다는 걸 누군 모르나? 그는 의사였고, 모 병원에서 근무 중이었다. 의사 월급만으로 부족한 걸까. 그와 헤어져 집에 오면서 난 외계인과 얘기를 한 기분이었다.
일년 뒤, 그에 관한 소식을 들었다. 스와핑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었을 때, 그는 장소를 제공한 혐의로 잡혀들어갔다.
"글세 그게 그 사람이래! 병원에서는 잘렸는데, 병원 홈페이지 가보면 그사람 이름이 아직 남아 있더라"
친구로부터 이 말을 들었을 때, 난 일년 전에 그가 했던 말을 생각했다.
"너, 왜 그렇게 살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