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라비 작가가 쓴 <그 페미니즘은 틀렸다>에는
나에 관한 언급이 나온다.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그리 좋은 내용은 아니었던 것 같다.
그건 피차 마찬가지여서, 나 또한 오세라비를 그다지 좋게 보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 둘의 위치는 기묘하게 닮은 점이 있는데,
오세라비는 여자이면서 안피페미의 선봉에 서있고,
난 남자면서 페미를 대변한다.
그래서일까.
엊그제 아침마당에서 우리 둘을 불렀다.
프로의 성격상 불꽃튀는 논쟁이 오가는 것도 아니고,
출연자가 우리 둘만 있는 것도 아니었지만,
난 오세라비 작가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조금 걱정했다.
하지만 직접 만나본 오세라비 작가는, 그 주장의 맞고 틀림을 떠나서,
그냥 괜찮은 사람이었다.
그분의 정확한 생년은 모르지만,
다음에 만난다면 “누님”이라고 부를 수도 있을 것 같다.
사람이란 여러 면을 가지고 있으며,
어느 한 가지 주장만을 가지고 그 사람을 재단하는 건 그리 좋은 건 아니구나, 라고 느꼈다.
좀 더러운 일화 하나만 얘기하고 글을 끝내련다.
아침마당은 오전 7시까지 대기실로 오라고 요구한다.
생방 시작은 8시 25분이지만,
그 전에 출연자들끼리 친목을 도모하는 게 프로의 분위기를 부드럽게 해주기 때문이리라.
내가 사는 천안에서는 오전 7시까지 KBS로 갈 방법이 없기에
난 전날 서울에 올라가 엄마 집에서 잤다.
다음날 옷을 입다가 치명적인 실수를 깨달았는데,
아래는 거기에 관해 아내와 주고받은 카톡이다.
이걸 보면 아내와 내가 코드가 잘 맞는구나, 싶다.
카톡 중간에 뜬금없이 나오는 ‘오리’는 우리 집의 다섯 번째 강아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