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말로 좋은 날
성석제 지음 / 문학동네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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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성석제 책 맞아?”
책을 보다가 난 몇 번이나 책날개에 있는 저자의 경력을 확인했다. “멀리 보고 세상을 변화시키자”며 애들 잡지를 만든 분과의 인연 때문에 참가한 후원의 밤, 유명한 사람 아니면 내가 모르는 사람밖에 없는 그곳에서 혼자 썰렁하게 앉아 있기가 뭐해서 성석제의 새 소설 <참말로 좋은 날>을 꺼냈다. 행사가 시작하기 전까지 이거나 읽으며 낄낄대야겠다고 생각하면서. 제목부터 얼마나 재기발랄한가.


하지만 뭔가 이상했다. 책은 하나도 안웃겼다. “이 단편은 우울할 때 썼나?” 싶어 다른 단편으로 넘어갔지만, 웃기기는커녕 마음이 아파오는 게 꼭 공선옥의 책을 읽는 느낌이다. 책날개를 폈더니만 내가 아는 성석제가 맞다. 그렇다면 답은 하나, 성석제는 지금 변신을 하고 있는 중?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하는 시대에서 작가라고 변하지 말라는 법은 없지만, 이건 독자에 대한 배신이야 배신! 내가 웃으려고 이 책 산거지, 가슴이 짠하려고 샀냐?


다행히 후원의 밤이 시작되었고, 거기 몰입하느라-사실은 소주를 따라 마시느라-난 잠시 배신감을 잊을 수 있었다. 그러고 나서 사흘간 이 책과 더불어 지낸 것 같은데, 책의 재미에 빠지다보니 그나마 있던 배신감도 모조리 사라져 버린다. 특히나 마지막 단편인 <저만치 떨어져 피어 있네>를 읽으면서는 어찌나 안타깝고 슬픈지, 책을 내려놓고 한 3분간 멍~해 있었다.


성석제는 배신한 것인가? 그렇지 않다. 지금까지 읽었던 성석제의 책 중에서 이 책이 제일 재미있고 가슴에 많이 남는데, 배신은 무슨 배신? 비루한 현실을 고발하는 게 소설가의 임무라면, 성석제는 그 임무를 충실히 수행한 거다. 난 여전히 성석제가 좋고, 다음 책도 당연히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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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6-12-30 1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만치 떨어져 피어 있네..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생깁니다.
마태우스님.

레와 2006-12-30 1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힛!
제 보관함에 들어있는 책이였는데, 이렇게 리뷰를 올려주시니 너무 감사해요.
마태우스님~

^^

프레이야 2006-12-30 1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관함에 담아 갑니다.^^

마냐 2006-12-30 1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어떤 생각으로 성석제에게 뭘 기대하고....또 어떤 반응을 보이게 될지...님이 먼저 선행학습을 확실히 시켜주시는 군여. 볼까말까 여전히 그러구 있는 중이었는데...강력한 뽀스.

비로그인 2006-12-30 14: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천해야합니다~

픽팍 2006-12-31 09: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성석제 소설은 무척이나 재미나다고 할까요
이 소설은 아닌 것 같네요.
그래도 입소문이 이렇게 좋으니 안 읽을 수가 없겠는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