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너머로 달리는 말
김훈 지음 / 파람북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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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너머로 달리는 말

 

이 책은?

 

이 책 달 너머로 달리는 말은 소설이다. 장편소설이다.  

저자는 김훈. 저자 김훈에 대하여는 굳이 소개를 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이 책의 내용은?

 

먼저 시대 배경을 살펴보면, 인류 역사가 시작될 즈음이다. 저자가 상상력을 동원하여 만들어 놓은 단서가 몇 개 있는데, 첫째는 시원기(始原記)단사라는 책의 존재이며, 다음은 맨 처음 말 잔등에 올라탄 사람은 추()였다’(51)는 기록이다. 사람이 말 등에 처음 올랐을 때가 이 소설의 시대 배경인 것이다.

 

지리적 배경은 초나라, 단나라 두 나라가 있다.

사이에 나하(奈河)라는 강을 두고, 두 나라가 대치하고 있다.

 

이 소설의 시작은 인류의 시작점이다.

 

시원기단사, 저자는 인류의 처음 즈음에 있던 두 나라 이야기를 전해준다.

, 단 두 나라 사이에 전쟁이 있었고, 그 이야기를 시원기단사가 전해주고 있는데, 거기에 기록되지 않은 게 있어, 화자가 전한다는 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이런 식이다. 표와 연은 초나라의 왕과 아우, 즉 왕제다.

 

표와 연의 대화 내용은 시원기에 기록되어 있지 않다. 표와 연 사이에서 말을 옮긴 무녀가 그 내용을 부락민들에게 전했는데, 그 파편이 후세에 전한다.

표가 말했고, 무녀가 표의 말을 연에게 옮겼다.

- 나와 함께 초원으로 말을 달리고 싶었다. 너는 요즘 말을 타느냐?

- (생략) (199)

 

그러니 시원기에 기록되지 않은 것을 화자가 들어 옮기는 것이다.

 

화자의 전지적 시점

 

화자는 인간의 생각과 말을 옮기기도 하고, 때로는 말()들의 생각과 말()을 전해주기도 한다. 화자의 시점이 사람과 말이 섞여 진행되는 것이, 마치 영화를 보는 것 같다.

이런 영화 말이다.

 

전쟁터에서 말을 탄 군사들이 양편으로 갈라 싸우는데, 전열이 흩여져 서로 섞이는 모습. 거기에 말까지 섞여 들어, 시점이 제각각이다. 카메라는 때로 말의 눈이 되기도 하고, 때로 사람의 눈이 되기도 하는 그런 영화를 생각하면, 될 것이다.

 

그뿐 아니라. 카메라가 잡지 못하는 사람과 말()의 생각까지, 글로 잡아내고 있으니, 문장은 간결하되, 그 품은 것은 많아서 읽다 보면 저절로 이게 바로 김훈이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그렇다. 김훈이다.

 

김훈하면, 글 내용도 대단하지만, 문장 아닌가?

김훈의 책을 여러 권 읽었지만, 이 책 또한 문장이 정말 문장이다.

군더더기는 약에 쓸래도 찾아볼 수 없으니, 도처에 따라하고 싶은 글들 지천이다.

 

김훈의 글은, 눈으로 읽어도 어느새 입으로 읽어지게 된다.

어디 한번 눈으로만 읽어보자. 입 꼭 다물고 읽어보자.

 

색의 바다는 노랑에서 파랑으로 건너갔는데 바람이 불면 노랑과 파랑이 섞여서 흔들렸다. (205)

 

입은 다물었으되, 뇌에서는 소리가 낭랑하게 울려 퍼지게 되는 문장, 그래서 김훈이다.

 

줄거리 몇 마디

 

이게 말()들의 이야기에 사람이 섞여 있는지, 사람의 이야기에 말들이 섞이게 되는지?

그게 구분이 되지 않을 정도로, 말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맨처음 잔등에 사람을 태운 푸른 말이라는 뜻을 지닌 말 '총총'으로부터, 단나라의 '야백', 초나라의 '토하'. 그밖에도 이름 지어주지 않은 말들이 많이 등장한다.

 

그런 말들을 사이에 두고, 초나라와 단나라의 싸움, 그리고.....

 

말들의 이야기

 

소설가에게는 얼마만큼의 관찰력이 필요한가?

이 소설에서 저자의 관찰력으로 해서, 말에 대한 지식이 늘었다.

 

재갈에 관하여, 재갈은 이빨과 이빨 사이의 빈자리에 가로 물려 있었다, 혀로 밀어 올리면 재갈은 들썩거렸으나 빠지지는 않았다. (58)

 

말들은 앞니와 어금니 사이에 이빨이 돋아나지 않는 빈자리가 있다. 말은 머리가 길고 입안이 넓어서 잇몸에 이빨을 모두 채울 수 없기 때문에 빈자리가 생긴 것이다. (81)

 

  * 인터넷에서 빌려온 자료 그림이다. 말의 구강과 재갈, 잘 보여준다.

 

 

말이 태어나는 순간을 기록한 부분, 읽어보자.

 

 

어미의 몸 밖으로 나오는 순간, 야백은 내 다리로 섰다. 네 다리가 땅을 디딜 때, 야백은 그 다리에 와 닿는 느낌으로 땅의 든든함을 알았다. ( …… ) 야백은 땅을 딛는 다리의 힘이 신기해서 열 걸음을 걸어가고 나서 누웠다. 어미가 다가와서 야백을 핥았다. (68)

 

야백은 이 소설에서 주인공 격인 말()인데, 그 말이 어미의 몸 밖으로 나오는 순간을 기록한 것이다. 이 문장 읽다보니, 인간으로 태어난 것이 아쉬울 정도다. 태어나는 순간 두 다리로 서서 땅을 디뎌볼 수 없다니. 땅을 감히 느껴볼 수 없는 게 사람이라니!  태어나 바로 걸었다는 석가라면 혹시 모를까?

 

저녁 이슬에 몸이 젖어서 토하는 한기를 느꼈다. 토하는 몸을 흔들어서 이슬을 털어냈다. (237)

 

바람 한줄기가 토하의 콧구멍으로 들어와서 창자를 훑고 내려갔다. 토하는 헉헉대며 바람을 마셨다. (238)

 

아침에 토하의 입속 양쪽에서 재갈이 걸리던 이가 빠졌다. (240)

 

다시 이 책은?

 

줄거리 계속. 말 두 마리, 서로 잠깐 만났던 야백과 토하는 다시 만난다.

그러니 이 소설은 말이 주연이다. 두 마리 말은 재갈이 풀린 다음에 서로 만난다.

같이 만나, 같이 생을 마감한다. 해서 이 소설 말 이야기다.

제목도 달 너머로 달리는 말이다.

 

달을 향해 말들은 달리곤 했었다. 이 책 초반부에 나오는 것이다.

 

산맥 위로 초승달이 오르면, 말 무리는 달 쪽으로 달려갔다.

(……)

한 마리가 달 쪽으로 달리기 시작하면 모든 말이 소리를 토해내며 달려갔다. (48)

 

물론 재갈이 물리기 전의 얘기다. 재갈이 물린 다음부턴 말의 향방은 재갈 물린 자가 정했다.

그런 말 중의 두 마리, 재갈 때문에 늘 함께 있지 못하던 야백과 토하는 재갈이 풀린 다음에 다시 만나, ‘달 너머로달려 간 것이다.

 

김훈은 말 입속에 물린 재갈 이야기를, 재갈이 풀리기를 소원한 말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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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의 중심축이 이동한다 - 세상을 움직이는 힘, 부와 권력의 역사
다마키 도시아키 지음, 서수지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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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의 중심축이 이동한다

 

이 책은?

 

이 책 세계사의 중심축이 이동한다는 부제 <세상을 움직이는 힘, 부와 권력의 역사>가 말해주는 것처럼, 세계사를 움직이는 힘, 즉 부와 권력의 흐름이 어떻게 움직이는가를 살펴보고 있는 책이다.

 

저자는 다마키 도시아키, <오사카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경제사학을 전공한 그는 현재 교토산업대학교 경제학부 경제학과에서 교수직을 맡고 있다.>

 

이 책의 내용은?

 

이 책은 세계사의 중심축은 어디로, 어떻게 이동하는가, 를 살펴보고 있다.

이 책에는 다음과 같이 분류할 수 있는 저자의 독창적인 이론, 주장이 담겨 있다.

 

저자의 독창적인 주장

 

저자는 이른바 ‘4대 문명론에 반하며 ‘6대 문명론을 주장한다.

그래서 문명의 발상을 여섯 군데로 보고 있다. (30)

 

이집트 문명, 메소포타미아 문명, 인더스 문명, 황하 문명.

저자는 여기에 양자강 문명, 메소아메리카 문명을 더하여 모두 6개 문명을 주장한다

 

그런데 다른 곳은 그 위치와 내용을 알겠는데, 마지막으로 거론한 메소아메리카가 어디인지 궁금해진다, 난생 처음 들은 말이라서 그렇다.

 

메소아메리카는 아메리카 대륙의 고대 문명을 말한다.

멕시코 및 중앙 아메리카 북서부에 이르는 지역에서 선주민이 세운 문명을 가리킨다, 다른 문명과 달리 이 문명은 큰 강 유역에 터를 잡지 않았다.(42)

 

새로운 시각으로 역사를 바라보다.

 

그동안에 세계 역사 지식에 업데이트를 안 해서 그런 것이겠지만, 기존에 알고 있던 역사와 다른 서술이 많이 보여, 새로운 역사 지식, 새로운 관점을 많이 접할 수 있었다.

 

수렵 생활과 농경생활

 

지금껏 알고 있던 역사 지식에 의하면, 인류의 발생 초기 생활 모습이 수렵에서 농경으로 발전된 줄 알았다.

 

농경 생활이 더 발전된, 그래서 농경 생활로 더 풍요로워지고, 개선된 줄 알았는데, 저자의 견해는 그게 아니었다.

 

수렵 생활이 더 편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이런 의문을 제기한다.

 

왜 사람들은 먹고 살기 편한 수렵 채집을 포기하고 힘들게 일해야 하는 농경을 택하였을까?

수렵 채집에서 농경 생활로 옮겨간 것은 인류사 최대의 수수께끼 중 하나다. (60)

 

그밖에 다른 것들, 알고 있던 것과 다른 것들.

 

<그리스의 폴리스 중에서 아테네와 스파르타가 유명한데, 사실 이 두 폴리스가 널리 알려졌다보기보다는 다른 폴리스가 거의 알려지지 않은 것이다. 천 개가 넘는 폴리스 중에서 현실적으로 연구가 이루어진 도시는 아테네가 유일하다. 그리스 폴리스의 상황은 여전히 알려지지 않았다.> (100)

 

페니키아 (110)

저자는 페니키아의 역할이 과소평가된 것에 아쉬움을 나타내고 있다.

비록 카르타고가 로마와 싸워 패배하는 바람에 사료가 멸실되었다고는 하지만, 지나치게 로마에 편중되어 페니키아의 역할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페니키아는 수많은 식민지를 건설했고, 게다가 페니키아인은 지중해 물류를 지배했으니, 고대 지중해 세계는 고대 그리스인과 고대 로마뿐만 아니라, 페니키아인이 함께 형성한 세계라고, 저자는 평가한다.

 

세부적이고 부분적인 지식과 함께 전체적인 흐름을

 

이 책의 특징은 세계사의 전체적인 흐름을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세부적인 내용에서도 빠트려서는 안 될 지식을 담고 있다는 점이다.

 

예컨대 구텐베르크의 인쇄술 관련 부분을 살펴보자. 

상품 거래소에서 상품과 가격을 수기로 작성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서 인쇄로 넘어가게 된다. 유럽의 여러 나라에서 인쇄된 가격표가 사용되기 시작했다. 더 나아가 상인들이 업무상 메모를 한 것들이 살이 붙어서, 상업 안내서가 되었고 이것들이 유럽의 상업 발전에 큰 역할을 했다는 것, 그리고 그런 세밀한 정보에 이어, 이런 경향이 유럽 외부에 미친 영향까지 분석하면서, 세계 역사의 큰 흐름을 읽어주고 있다.

 

이 책의 내용, 한 눈에

 

요약한 목차를 보면, 이 책의 내용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서문_ 한눈에 살펴보는 세계 경제 패권의 역사

Part 01_ 인류 역사에서 아시아 우위 시대가 길게 이어진 이유

Part 02_ 유럽은 어떻게 세계를 제패했나

Part 03_ 아시아, 오랜 잠에서 깨어나다

 

다시 이 책은?

 

일단 이 책으로 세계 역사를 시간순으로 정리해 볼 수 있다.

인류의 시작부터, 6개 문명을 살펴보고, 아시아, 유럽 등 각 지역의 정치, 경제적인 발전사항도 살펴볼 수 있으니, 세계 역사를 한눈으로 파악할 수 있는 것이다.

 

그다음으로 세계 역사 그 이면에 있는 흐름,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저자가 이 책에서 세계사의 중심축이라고 말하는 게 바로 그것이다.

세상을 움직이는 힘, 그 힘이 부와 권력, 그것들의 행방이 어디에서 어디로 움직이고 있는가, 하는 관점 또한 독자들을 가지게 될 것이다.

 

시력을 표시하는 용어중, 운동시 (movement vision , 運動視)라는 게 있는데, 시야에 들어오는 물체의 형태가 아니고 그 움직임에 관한 시각(視覺)을 말한다.

 

이것을 들어 설명하자면, 저자는 역사에 대한 운동시가 탁월하다.

역사가 어디에서 어디로, 무엇으로 인하여 움직이고 있는지, 파악하는 역사 운동시, 좋다. 배울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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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를 간호하는 간호사
오성훈 지음 / 경향BP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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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를 간호하는 간호사

 

이 책은?

 

이 책 간호사를 간호하는 간호사은 간호 현장에서 질병과 직접 싸우고 있는 간호사의 증언이다.

 

저자는 오성훈, <간호사를 간호하는 간호사로 활동하는 2030 밀레니얼 세대 대표 인플루언서 간호사이다. 광주의 조선간호대학교를 졸업하고, 전남대학교 외과병동에서 근무했다. 평소 책 읽기와 글쓰기를 즐겨하던 그는 신규 간호사 때 느꼈던 애환을 신규 간호사 인계장이라는 주제로 인스타그램에 글과 그림으로 연재했다. 그렇게 시작한 SNS는 누적 조회수 5,000만 회 이상을 달성하고 현재는 수만 명의 팔로워와 매일 소통하는 거대한 간호사 커뮤니티가 되었다.>

 

이 책의 내용은?

 

아직까지도 가라앉지 않는 질병, 코로나 19라는 전염병, 그게 무섭긴 하다.

하기야 어떤 질병 치고 무섭지 않은 병이 없지만, 이번 코로나는 전세계적으로 지금 몇 달을 이러고 있으니, 그 위세가 정말 대단하다고밖에 말할 수 없다.

 

그런 때에, 이 책은 특히 의미가 있다.

그건 특별히 저자가 코로나 대응 현장을 지켜온 사람이기도 하지만, 가지 않아도 되는 길을 가족과 주변의 반대를 무릅쓰고 가, 현장을 묵묵히 지켜낸 저자의 특별한 경력때문이기도 하다.

 

저자는 신혼 5개월인 새신랑이며, 또한 널스노트라는 회사의 대표이기도 한데, 갑자기 질병이 그야말로 끓어 넘치는 현장으로 가겠다고 나섰으니, 그 반대가 얼마나 극심했을지 충분히 짐작이 된다.

 

그런데도 저자는 갔다. 청도 대남병원으로.

지금이야 그 병원 이름을 다들 잊었겠지만, 당시만 해도 문제의 병원이었다.

마치 코로나 19가 거기에서 발생한 것처럼, 모든 매스컴이 그 병원만 주시하고 있었다.

 

그런 현장으로 가서, 저자는 질병과 싸운 것이다.

간호하는 일, 그게 어디 가서 사무 보는 것 같이 앉아만 있는 일인가? 그저 시간만 때우면 되는 일이 아닌 것이다. 사투, 혈투, 그런 말들이 오가는 현장, 그 현장에서 묵묵히 일했고, 그 현장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특히 청도병원은 환자 대부분이 정신 질환자라(33) 간혹 돌발행동을 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런 경우 대처는 온전히 간호 인력이 맡아 처리해야 한다.

 

해서 체력의 한계, 감염의 위험에 목숨을 걸고, 현장을 지켜야, 아니 사수해야 하기에 그들을 백의의 천사, 그보다 더한 백의의 전사라 부른다는 것이다.

 

저자는 청도 대남병원의 상황이 종료되자 경북의 안동의료원으로 가서 다시 활동한다.

청도 대남병원에서 근무를 마치고 옮겨가기 전, 거기서 봉사하던 의료진에게 넘어야 할 관문이 하나 남았으니, 그건 코로나 19 검사.

모든 사람이 검사를 받아야 하고, 만약 그 중에 한명이라도 양성으로 판정이 되면, 모두 격리되어야 하는 게 엄연한 현실이었다.

 

그러나 다행히 67명 중 한 명도 감염되지 않고 음성판정을 받았다는 것, 이런 내용을 하나 건너 들으니 아무 일도 아닌 것 같지만, 당시 그 현장에 있던 67명의 의료진들은 얼마나 손에 땀을 쥐고 그 결과를 기다렸을까

 

왜 제목이 간호사를 간호하는....’ 일까?

 

이 책은 저자가 그런 생생한 현장의 모습을, 글과 그림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왜 책 제목이 간호사를 간호하는....’ 일까?

그게 궁금했었다.

 

저자는 그것에 대해 말하길, 간호사들의 애환을 간호사가 아니면 그 누가 알아주나, 하는 마음으로, ‘누군가가 자신의 아픔과 슬픔을 알아주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된다는 마음으로 책을 썼다 한다.

 

 

해서 이 책에는 우리가 모르는, 몰랐던 간호사의 모습이 담겨있다. 사람의 생명을 대하는 일이라,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하면 안 되기에. 그들의 일거수 일투족은 큰 의미가 있다.

 

이런 글, 그래서 의미가 있다.

 

열이 난다고 하셨을 때

해열제를 드릴 게 아니라

땀 한 번 더 닦아 드릴걸.

 

배가 아프다고 하셨을 때

진통제를 드릴 게 아니라

관심 한 번 더 드릴걸

 

삶과 죽음, 그 끝엔 결국

거창하고 특별한 게 아닌

작고 사소한 것들이 남는다. (225 쪽)

 

이런 글 옆엔 빈 병상 앞에서 그곳에선 아프지 마시고 편히... 쉬시길이라는 말로 자기 자신을 책망하는 듯, 머리를 조아리고 있는 간호사를 그림으로 형상화한, 삽화가 보인다.

 

그 모습에 진실된 간호사의 마음이 담겨있다.

 

이런 위험, 언제나 있으니, 조심 또 조심.

 

저자도 안동의료원에서 일하고 있을 당시, 열이 한번 났었다 한다.

37.6 도쯤 되어, 열을 잰 뒤 바로 자가 격리에 들어갔고, 영양제와 비타민 등 건강을 챙기면서 이틀을 지내고 나서, 다시 몸이 가벼워져서 복귀할 수 있었다. (55)

 

그러니 우리들도, 국가가 지금 코로나 19와 총력전을 펼치는 이 시점에, 코로나 19 예방을 위한 예방 수칙을 철저하게 지켜야 할 것, 조심에 조심을 하는 것이 의료진들의 수고에 보답하는 일이 될 것이다. 

 

다시 이 책은?

 

이 책은 두 가지 방향으로 가치가 있다.

 

첫째는 특히나 코로나 19가 완전히 퇴치하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코로나 19의 심각성과 그 질병과 싸우는 의료진의 실상을 국민들에게 실감나게 알릴 수 있다는 점이고

 

또 다른 하나는, 진로를 간호학으로 하려는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이다.

저자는 이 책에 간호학과를 지망하려는 사람들에게 아주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신규간호사를 위하여, 신규 간호사로서 겪는 애환을 담아놓았고, 이를 통하여 간호사로써 사명감과 각오를 다지도록, 많은 정보를 담아 놓았다.

 

해서, 간호사를 지망하는 독자들에게 아주 긴요한 책으로 평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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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천국, 조지아를 가다 - 자연, 역사, 생활, 문화 인문 가이드
허승철.루수단 피르츠칼라바 지음 / 심포지아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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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의 천국, 조지아를 가다

 

이 책은?

 

이 책 2의 천국, 조지아를 가다<자연, 역사, 생활, 문화 인문 가이드>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데, 조지아의 자연, 역사, 생활, 문화에 대한 안내서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허승철, 루수단 피르츠칼라바 공저인데,

허승철은 <러시아 및 구소련 지역 전문가. 고려대학교 노어노문학과 졸업 후 미국 버클리대학교와 브라운대학교에서 석박사과정을 마쳤다. 하버드대학교 러시아연구소 연구교수와 우크라이나대사를 역임했고 1996년부터 고려대학교 노어노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먼저, 프로메테우스부터

 

공연히 여기저기 발품 많이 팔았다.

그리스 신화의 프로메테우스, 그가 묶였었다는 산 카우카소스가 어디에 있는지 알아보려고 시간과 공을 들였는데, 세상에, 이 책에 딱하니 들어있었다.

 

먼저 그리스 신화 한 토막, 소개한다.

 

프로메테우스는 물과 흙으로 인간들을 빚어내었고, 그들에게 불까지 주었다. 제우스 몰래 회향풀에 숨겨서였다.

제우스가 그것을 알아챘을 때, 헤파이스토스에게 카우카소스 산에 그의 몸을 못 박으라고 지시했다. 이 산은 스퀴티아에 있는 산이다.

프로메테우스는 여기에 못 박혀 여러 해 동안 묶여 있었다. 매일 독수리가 날아와

밤 동안 자라난 그의 간엽을 파먹었다. 프로메테우스는 불을 훔친 데 대해 이러한 대가를 치렀다. 나중에 헤라클레스가 그를 풀어줄 때까지.

(아폴로도로스 신화집, 아폴로도로스, 민음사, 49)

 

프로메테우스가 묶여 있었다는 카우카소스 산은 어디에 있을까?

이 책 33쪽에 자세한 이야기가 나온다.

 

그리스에서 카우카소스라 부른 산이 바로 조지아에 있는 카즈베기(Kabezgi) 이다.

조지아에서는 프로메테우스 신화를 조지아 버전으로 아미라니(Amirani) 전설로 전하고 있다. 내용은 그리스 신화의 프로메테우스가 불을 훔쳐다 인간에게 전해주었다는 것과 똑 같은데, 프로메테우스라는 이름만 아미라니로 다르게 되어 있다.

 

저자는 프로메테우스를 주제로 한 윤동주의 시를 전하고 있다.

() / 윤동주

 

바닷가 햇빛 바른 바위 위에

습한 간()을 펴서 말리우자.

 

코카서스 산중(山中)에서 도망해 온 토끼처럼

들러리를 빙빙 돌며 간을 지키자.

 

내가 오래 기르는 여윈 독수리야!

와서 뜯어 먹어라, 시름없이

 

너는 살찌고

나는 여위어야지, 그러나

 

거북이야!

다시는 용궁(龍宮)의 유혹에 안 떨어진다.

 

프로메테우스, 불쌍한 프로메테우스.

도적한 죄로 목에 맷돌을 달고

끝없이 침전(沈澱)하는 프로메테우스.

 

콜키스 왕국 - 이아손의 아르고호

 

프로메테우스 신화와는 별도로 다른 이야기도 전해주고 있는데, 이아손의 아르고호 탐험대 이야기다.

이아손이 아르고호를 타고 찾으러 가는 황금양털이 있는 곳, 바로 콜키스다.

콜키스가 현재 어디인가 하면, 조지아에 있는 쿠타이시(Kutaisi).

 

쿠타이시(Kutaisi)는 기원전 5-6세기에 고대 콜키스 왕국의 수도였다. 콜키스 왕국은 황금 양털신화로 유명하며 메데이아가 이 왕국의 공주였다.

 

그러니 조지아가 뜻밖에도 그리스 신화의 현장인 것이다. 그래서 지금도 조지아는 그리스 신화가 살아 움직이는 나라다. 다른 정보를 찾아보니, 프로메테우스가 묶여 있었다는 카우카소스 산(카즈베기 산)은 이미 유명한 관광지가 되어 있었다.

 

이 책의 내용은?

 

이 책은 그런 나라, 조지아의 모든 것을 알려주고 있다.

이 책에 들어 있는 내용은 조지아의 역사, 문화, 자연, 인물, 명소 등 조지아의 모든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먼저 이 책에서 말하는 조지아를 미국의 한 개 주인 조지아와 혼동해서는 안 된다.

조지아는 1991년 구 소련이 붕괴되면서 러시아로부터 독립한 신생국가 중 하나로, 유럽 대륙과 아시아 경계에 위치해 있다. 예전에는 러시아명인 '그루지야'로 불렸다.

 

조지아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던 나의 무지를 깨우게 하는 많은 자료들을 만나게 된다.

앞서 말한 그리스 신화의 현장이라는 것, 그리고 러시아로부터 독립하기 위하여 많은 피를 흘린 역사, 또한 그런 역사 이전에 11세기 후반부터 13세기까지 뛰어난 군주들이 나라를 융성하게 만든 역사도 있다는 것, 등등.

 

존 스타인벡이 말하길...

 

또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수많은 문인들이 조지아에 대하여 언급하면서, 그야말로 극찬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이 2의 천국인 것이 아닌가 싶다.

 

몇 사람의 말 인용해 본다.

 

조지아는 제2의 천국이다. 조지아를 가보지 못한 사람은 아직 세상을 보지 못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  존 스타인벡 (머리말, 75)

 

잘 정비된 티플리스의 모퉁이는 페테르부르그를 연상시켰는데... 발코니의 격자 창틀은 바구니와 하프 모양의 곡선이었고 인적 드문 골목길은 아름다웠다. 레즈긴카(카프카스의 민속 무용) 의 리듬을 빠르게 치는 탬버린 소리가 어딜 가든 계속 뒤쫓아 왔다. - 보리스 파스테르나크 (69)

 

이 사람들은 뛰어나고 고결하며, 솔직하고 용감하며 너그러워서 이 사람들을 별도로 연구할 필요가 있다. - 알렉상드르 뒤마 (74)

 

조지아의 풍광

 

인테넷 자료를 살펴보니, 조지아가 가지고 있는 자연 경관의 아름다움은 천혜의 선물이라고 표현해도 좋을 듯하다. 조지아의 풍광에 대하여는 이런 전설도 있는 모양이다.

 

조지아인들이 자신들의 국토를 자랑스러워하는 것은 조지아 땅에 대한 전설에도 잘 드러난다. 전설에 따르면 하나님의 각 민족에게 땅을 분배할 때, 조지아인들은 하나님 앞에 나타나지 않았다. 이들은 연회와 풍악을 즐기고 와인을 마시느라 땅의 분배가 다 끝난 후에 하나님 앞에 나타났다. 하나님은 모든 땅을 다 나누어 주었기 때문에 조지아인들에게 줄 땅이 남아 있지 않다고 했다. 그러자 아직도 술에서 덜 깬 조지아인 대표는 모든 사람이 돌아가며 신을 위해 건배를 하다가 시간이 지체되었다고 설명하며 자비를 구했다. 그러자 하나님은 할 수 없이 자신이 살기 위해 남겨놓은 마지막 땅을 조지아인들에게 주었다. (13)

 

다시, 이 책은?

 

우연히 손에 들게 된 책에서, 여러 가지 보물을 얻은 기분이다.

그리스 신화의 현장을 확인하게 된 것을 비롯하여, 조지아가 하나의 나라라는 것, 더 이상 미국의 조지아 주와 혼동하지 않을 거라는 점, 그래서 조지아라는 몰랐던 곳 하나를 나의 지식 창고에 갈무리 할 수 있었다는 점, 여러모로 수확한 것이 많다.

 

이 책은 그런 조지아를 다양한 측면에서 잘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평가를 높게 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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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행성 1
Daniel Lee 지음 / 처음북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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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행성 1

 

이 책은?

 

이 책 9행성SF 소설이다. 몇 권으로 될지는 모르겠으나 이 책은 그 중 1 권이다.

저자는 Daniel Lee, 저자 소개를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물리학을 전공한 현직 과학기술자. 가톨릭 신자로서, 영신 수련의 생활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종교, 과학, 예술로 체현되는 영성, 이성, 감성은 인간 고유의 본성이기에, 이들의 조화로운 융합으로 지극한 선을 이룰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이 책의 내용은?

 

저자 소개에 들어있는 이 책의 저술 취지를 살펴보자면, <‘9행성시리즈는 머나먼 미래의 외계 행성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이지만, 현재 우리가 직면하는 것과 비슷한 환경, 자원, 분배 및 평화의 문제를 갖고 있기에, 다양한 유형의 인간 군상들이 어떻게 이를 풀어나가려 애쓰는지를 그리고 있>으며, <이를 통해, 지구의 미래에 대해 함께 고민하며, 인간의 진정한 모습을 탐구하기 위한 여정을 함께 떠나고자 한다.>고 밝히고 있다.

 

따라서 이 작품을 읽을 때에, 시간 배경이 3124년이라 할지라도, 현재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는 제반 문제점을 생각하면서 읽으면, 이 소설이 말하고자 하는 것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먼저 이 소설을 간단히 소개해 본다.

저자가 작품만 제시하고 있지, ‘작가의 말이라거나 일러두기같은 가외의 정보를 제공하고 있지 않아, 작품 전체를 파악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다  <9 행성시리즈의 장대한 서막>이라면서 1권만 발표되어 있기에 앞으로 어떻게 될지 독자로서는 알 수 없어 안타깝다는 점, 밝혀놓는다.

 

이 책은 줄거리를 파악하는데 시간이 상당히 걸린다.

일단 사건이 진행되는 장소는 시온.

1000년에 걸친 대이주대재앙을 겪은 서기 3124년의 시점에 시온이란 곳에서 사건이 벌어진다.

 

시온은 최고 회의의 결정으로 다스려지는 곳이다. (73쪽)

그 최고 회의의 수장인 폴 최고 제사장과 그 수하들은 계시록과 신탁이라는 미명 아래 시온 사람들을 억압하고 규제하고 있다. (357)

 

억압하고 규제하는 이유는,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집행하기 위해, 의사 결정을 소수가 하는 것으로 체제를 구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 결과 부작용도 나타나는데, 폴 최고 제사장은 노웨어를 공격하기 위해 스스로 13 거주구를 파괴하는 만행을 저지른다. (358)

 

그런데 폴 최고제사장이 그런 행동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직 1권이니 전체가 드러나지 않은 상태이니 그저 궁금한 사항으로 남겨둘 수밖에.

 

등장인물

 

시온의 친체제 인사

폴 제사장, 예레미 사제, 마리 사제, 신구 사제

 

반체제 인사

댄 리킴, 벤 박초이 사제 (36), 유나 리오(270쪽)

로사, 수잔 사제.

 

외계

리엔, 메이.

메이의 행성에는 남자가 전혀 없다. 유전공학의 발전으로 여자가 여자아이만 낳는다.(365)

 

외인들 - 노웨어

이멜다 등

 

일단 이정도로 등장인물들을 소개할 수 있다.

1권에 드러난 줄거리는 시온을 유지하기 위하여 폴 최고 제사장을 비롯한 최고 위원들이 내부 결속을 다지며 국민들을 속이고 모종의 조치를 취하려는 것으로, 파악이 된다.

그래서 시온과 외부를 철저히 분리하고 외부에 관한 정보를 철저하게 차단하고 있다.

 

그러는 가운데 13개의 거주지로 나누어진 시온에서 13거주지의 주민들을 몰살하려는 계획을 입안, 시행에 옮긴다. 그러나 그 계획에 반대하는 반체제 측의 활약으로 위기를 모면하게 된다.

 

한편 외부에서 리엔과 메이 자매가 탄 우주선 실라호가 등장하여, 착륙선인 실론호가 시온에 내려앉고, 반체제 측과 협력하여, 국면을 친제제와 반체제로 분리되어, 이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된다.

 

마지막 장면은 그간 억압의 대상이던 국민들이 최고 회의에 대항하여 들고 일어나, 시온의 변화를 예상하게끔, 마무리가 된다.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모든 세상은 나름대로 아름다움을 품고 있어. 그것이 보이든 보이지 않던 말이야.(132)

 

사람이 외로우면 다른 사람을 찾게 돼. 하지만 정말 심연의 고독에 빠지면 신을 찾을 수밖에 없어. (132)

 

사람이 위기에 닥치면 본성이 드러나지. 어떤 사람은 숨고, 어떤 사람은 도망가고, 어떤 사람은 맞서 싸워. (230)

 

사랑은 모닝빵과 같아 항상 새로 구워지고 진열되어야 한다. 그래야 상대방이 그 따뜻함과 부드러움과 달콤함을 안다.(367)

 

인간은 진보해야 하고, 앞을 향해 가야 한다. 그것이 신께 더 가까이 가는 방법이다. (382)

 

다시, 이 책은?

 

제목이 9 행성이니, 무대가 되는 행성이 9개가 있다는 것이 아닌가.

일단 이 책 1권에서는 두 개의 행성이 나타난다. 시온이 속한 행성과 리엔과 메이가 살고 있는 행성.

 

1권만 읽은 시점인지라 궁금한 게 많이 있다.   

리엔과 메이는 왜 시온에 왔는지, 앞으로 그 두 개 행성의 관계는 어떻게 될지, 그리고 실제 이 소설에 등장하는 행성은 모두 9개인지, 아니면 그 중에 몇 개만 나타나는지, 그러한 궁금증을 풀기 위해선, 다음 권을 기다리는 수밖에.

 

또한 폴 제사장이 13거주지를 몰살시키려는 이유가 단순히 자원배분의 문제 때문이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지, 그러한 궁금증도 풀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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