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천국, 조지아를 가다 - 자연, 역사, 생활, 문화 인문 가이드
허승철.루수단 피르츠칼라바 지음 / 심포지아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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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의 천국, 조지아를 가다

 

이 책은?

 

이 책 2의 천국, 조지아를 가다<자연, 역사, 생활, 문화 인문 가이드>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데, 조지아의 자연, 역사, 생활, 문화에 대한 안내서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허승철, 루수단 피르츠칼라바 공저인데,

허승철은 <러시아 및 구소련 지역 전문가. 고려대학교 노어노문학과 졸업 후 미국 버클리대학교와 브라운대학교에서 석박사과정을 마쳤다. 하버드대학교 러시아연구소 연구교수와 우크라이나대사를 역임했고 1996년부터 고려대학교 노어노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먼저, 프로메테우스부터

 

공연히 여기저기 발품 많이 팔았다.

그리스 신화의 프로메테우스, 그가 묶였었다는 산 카우카소스가 어디에 있는지 알아보려고 시간과 공을 들였는데, 세상에, 이 책에 딱하니 들어있었다.

 

먼저 그리스 신화 한 토막, 소개한다.

 

프로메테우스는 물과 흙으로 인간들을 빚어내었고, 그들에게 불까지 주었다. 제우스 몰래 회향풀에 숨겨서였다.

제우스가 그것을 알아챘을 때, 헤파이스토스에게 카우카소스 산에 그의 몸을 못 박으라고 지시했다. 이 산은 스퀴티아에 있는 산이다.

프로메테우스는 여기에 못 박혀 여러 해 동안 묶여 있었다. 매일 독수리가 날아와

밤 동안 자라난 그의 간엽을 파먹었다. 프로메테우스는 불을 훔친 데 대해 이러한 대가를 치렀다. 나중에 헤라클레스가 그를 풀어줄 때까지.

(아폴로도로스 신화집, 아폴로도로스, 민음사, 49)

 

프로메테우스가 묶여 있었다는 카우카소스 산은 어디에 있을까?

이 책 33쪽에 자세한 이야기가 나온다.

 

그리스에서 카우카소스라 부른 산이 바로 조지아에 있는 카즈베기(Kabezgi) 이다.

조지아에서는 프로메테우스 신화를 조지아 버전으로 아미라니(Amirani) 전설로 전하고 있다. 내용은 그리스 신화의 프로메테우스가 불을 훔쳐다 인간에게 전해주었다는 것과 똑 같은데, 프로메테우스라는 이름만 아미라니로 다르게 되어 있다.

 

저자는 프로메테우스를 주제로 한 윤동주의 시를 전하고 있다.

() / 윤동주

 

바닷가 햇빛 바른 바위 위에

습한 간()을 펴서 말리우자.

 

코카서스 산중(山中)에서 도망해 온 토끼처럼

들러리를 빙빙 돌며 간을 지키자.

 

내가 오래 기르는 여윈 독수리야!

와서 뜯어 먹어라, 시름없이

 

너는 살찌고

나는 여위어야지, 그러나

 

거북이야!

다시는 용궁(龍宮)의 유혹에 안 떨어진다.

 

프로메테우스, 불쌍한 프로메테우스.

도적한 죄로 목에 맷돌을 달고

끝없이 침전(沈澱)하는 프로메테우스.

 

콜키스 왕국 - 이아손의 아르고호

 

프로메테우스 신화와는 별도로 다른 이야기도 전해주고 있는데, 이아손의 아르고호 탐험대 이야기다.

이아손이 아르고호를 타고 찾으러 가는 황금양털이 있는 곳, 바로 콜키스다.

콜키스가 현재 어디인가 하면, 조지아에 있는 쿠타이시(Kutaisi).

 

쿠타이시(Kutaisi)는 기원전 5-6세기에 고대 콜키스 왕국의 수도였다. 콜키스 왕국은 황금 양털신화로 유명하며 메데이아가 이 왕국의 공주였다.

 

그러니 조지아가 뜻밖에도 그리스 신화의 현장인 것이다. 그래서 지금도 조지아는 그리스 신화가 살아 움직이는 나라다. 다른 정보를 찾아보니, 프로메테우스가 묶여 있었다는 카우카소스 산(카즈베기 산)은 이미 유명한 관광지가 되어 있었다.

 

이 책의 내용은?

 

이 책은 그런 나라, 조지아의 모든 것을 알려주고 있다.

이 책에 들어 있는 내용은 조지아의 역사, 문화, 자연, 인물, 명소 등 조지아의 모든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먼저 이 책에서 말하는 조지아를 미국의 한 개 주인 조지아와 혼동해서는 안 된다.

조지아는 1991년 구 소련이 붕괴되면서 러시아로부터 독립한 신생국가 중 하나로, 유럽 대륙과 아시아 경계에 위치해 있다. 예전에는 러시아명인 '그루지야'로 불렸다.

 

조지아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던 나의 무지를 깨우게 하는 많은 자료들을 만나게 된다.

앞서 말한 그리스 신화의 현장이라는 것, 그리고 러시아로부터 독립하기 위하여 많은 피를 흘린 역사, 또한 그런 역사 이전에 11세기 후반부터 13세기까지 뛰어난 군주들이 나라를 융성하게 만든 역사도 있다는 것, 등등.

 

존 스타인벡이 말하길...

 

또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수많은 문인들이 조지아에 대하여 언급하면서, 그야말로 극찬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이 2의 천국인 것이 아닌가 싶다.

 

몇 사람의 말 인용해 본다.

 

조지아는 제2의 천국이다. 조지아를 가보지 못한 사람은 아직 세상을 보지 못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  존 스타인벡 (머리말, 75)

 

잘 정비된 티플리스의 모퉁이는 페테르부르그를 연상시켰는데... 발코니의 격자 창틀은 바구니와 하프 모양의 곡선이었고 인적 드문 골목길은 아름다웠다. 레즈긴카(카프카스의 민속 무용) 의 리듬을 빠르게 치는 탬버린 소리가 어딜 가든 계속 뒤쫓아 왔다. - 보리스 파스테르나크 (69)

 

이 사람들은 뛰어나고 고결하며, 솔직하고 용감하며 너그러워서 이 사람들을 별도로 연구할 필요가 있다. - 알렉상드르 뒤마 (74)

 

조지아의 풍광

 

인테넷 자료를 살펴보니, 조지아가 가지고 있는 자연 경관의 아름다움은 천혜의 선물이라고 표현해도 좋을 듯하다. 조지아의 풍광에 대하여는 이런 전설도 있는 모양이다.

 

조지아인들이 자신들의 국토를 자랑스러워하는 것은 조지아 땅에 대한 전설에도 잘 드러난다. 전설에 따르면 하나님의 각 민족에게 땅을 분배할 때, 조지아인들은 하나님 앞에 나타나지 않았다. 이들은 연회와 풍악을 즐기고 와인을 마시느라 땅의 분배가 다 끝난 후에 하나님 앞에 나타났다. 하나님은 모든 땅을 다 나누어 주었기 때문에 조지아인들에게 줄 땅이 남아 있지 않다고 했다. 그러자 아직도 술에서 덜 깬 조지아인 대표는 모든 사람이 돌아가며 신을 위해 건배를 하다가 시간이 지체되었다고 설명하며 자비를 구했다. 그러자 하나님은 할 수 없이 자신이 살기 위해 남겨놓은 마지막 땅을 조지아인들에게 주었다. (13)

 

다시, 이 책은?

 

우연히 손에 들게 된 책에서, 여러 가지 보물을 얻은 기분이다.

그리스 신화의 현장을 확인하게 된 것을 비롯하여, 조지아가 하나의 나라라는 것, 더 이상 미국의 조지아 주와 혼동하지 않을 거라는 점, 그래서 조지아라는 몰랐던 곳 하나를 나의 지식 창고에 갈무리 할 수 있었다는 점, 여러모로 수확한 것이 많다.

 

이 책은 그런 조지아를 다양한 측면에서 잘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평가를 높게 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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