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테의 연옥 여행기 단테의 여행기
단테 알리기에리 원작, 구스타브 도레 그림, 최승 엮음 / 정민미디어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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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테의 연옥 여행기

 

<연옥>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단테의 신곡은 지옥, 연옥, 천국 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단테가 지옥을 거쳐, 연옥을 지나 천국에 이르는 여정을 신곡은 그리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기독교에서는 천국과 지옥의 개념은 인정하지만, 연옥의 개념은 부인하고 있다. 그러면 신곡에서의 연옥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이 책, 단테의 연옥 여행기를 읽기 전에 먼저 그것을 확인하고 싶었다.

 

연옥은 어떤 곳인가?

<연옥은 12세기 무렵 새롭게 제시된 정죄계(淨罪界)를 가리키는 것으로, 그리스도교 문헌에는이렇다 할 문학적 전례도 없다. 단테는 하데스 안에서 어떤 부분을 이용하는 것 말고는 전적으로 자기 스스로 상상해 갈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이마미치 도모노부, <단체 신곡 강의> 295)

 

일단 연옥을 상상의 장소, 기독교에서는 인정하지 않는 장소로 생각하고 읽었다.

 

그러면 <연옥>은 어떤 곳인가?

 

지난 번 서평 (천국편)에서 지옥과 천국의 차이를 이렇게 파악했었다.

 

<지옥은 모든 희망이 없는 곳이다.

그 반면 천국은 탐내는 욕망이 없는 곳이다.>

 

그러면 그런 각도에서 연옥은 어떤 곳인가?

<죄의 골짜기가 지옥이라면 연옥은 은총의 산이라고 말할 수 있다. 즉 지옥은 죄를 인식하는 것이고 연옥은 죄를 씻는 곳이다.

여기서 죄씻김은 그리스도를 바라보며 완전히 회개할 때만이 진정 가능하다. 따라서 이 연옥의 산에 오르려면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가 전제되어야 한다.>(7)

 

<지옥의 죄가 뉘우치지 못한 자들의 죄라면 연옥의 죄는 죽기 이전에 회개한 자들의 죄이다. 따라서 지옥의 죄는 영원히 정죄될 수 없는 것이고 연옥의 죄는 구원받은 영혼들이 천국에 올라가기에 앞서 자신들의 모든 죄를 씻는 곳이다.>(8)

 

그렇게 연옥은 지옥과 성격을 달리한다.

 

단테와 베르길리우스가 만난 칸트의 말이다

<심연의 율법이 깨진 것인가? 아니면

너희 죄인들이 내 산으로 올 수 있다는 새로운 법이

하늘에서 내려오기라도 한 것인가? > (민음사, 신곡 연옥, 10)

 

여기에서 산은 연옥을 의미한다. 혼은 그 산을 올라가 지상낙원에 도달하고 천국의 입구로 다가간다.

 

이게 무슨 의미인가? 이 책에서는 다음과 같이 풀어 놓았다. 

<지옥의 골짜기를 뒤덮은 영원한 어둠에서 너희를 이끈 빛은 무엇이며 또한 길잡이가 되어 준 자가 누구냐? 엄하기 이를 데 없다면 지옥의 규율이 무너졌다는 말이냐? 아니면 천국의 법칙이 바뀌었기에 지옥에 떨어졌던 너희가 내 바위 동굴로까지 올 수 있었다는 것이냐?> (18)

 

너희 죄인들이 내 산으로 올 수 있다는 새로운 법’ (민음사)

지옥에 떨어졌던 너희가 내 바위 동굴로까지 올 수 있었다는 것’ (정민 미디어)

 

그래서 단테는 그 연옥의 산에 도달하여 연옥에서의 모험을 시작하는 것이다. 

결국, 연옥이라는 곳은 희망이 있는 곳이다.

죄가 씻기어 하늘에 올라갈 수 있는 희망이 있는 곳이다.

 

즉, 연옥 자체는 큰 기쁨이 없는 곳이지만, 아득히 멀리 하늘이 보이고 혼을 정화해 하늘에 이를 수 있는 가능성, 즉 희망이 있는 곳이다.

 

우리는 지옥, 연옥, 천국을 이 땅에서 경험한다

 

이 책, 단테의 신곡 세편을 읽으면서, 지옥, 연옥, 천국의 의미를 깨닫게 되었다.

 

<지옥은 모든 희망이 없는 곳이다.

연옥은 희망이 있는 것이고

그 반면 천국은 탐내는 욕망이 없는 곳이다.>

 

비록 그러한 세계는 사후에 우리에게 주어지겠지만, 이 땅에서 살아갈 때에도 그러한 상황 희망이 있고 없고, 욕망에 휘둘리는 - 은 이루어지는 것이니, 그러할 때, 우리는 지옥, 연옥, 천국의 경험을 미리 앞서 하게 될 것이다. 단테의 신곡은 이 땅에서 그러한 삶의 모습을 보여주는 의미도 분명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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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 철학사전 - 한눈에 보고 단숨에 읽는
다나카 마사토 지음, 이소담 옮김 / 21세기북스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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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 철학사전

 

일러스트라는 말은 일러스트레이션(illustration)을 줄인 말이다.

일러스트레이션은 어떤 의미나 내용을 시각적으로 전달하기 위하여 사용되는 삽화, 사진, 도안 따위를 통틀어 이르는 말인데, 이 책이 바로 시각적으로 철학을 볼 수 있도록 기획되어 있다.

 

이 책은?

 

사전이다. 철학을 주제로 하는 사전이다.

그래서 철학에 관한 모든 것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이 책의 편성은 철학 전반을 먼저 역사순으로 구분한다. 고대, 중세, 근세, 근대, 현대의 순이다.

 

각각의 편성은 연표, 인물소개, 용어해설로 이루어져 있다.

그러니 철학전반을 역사 순으로, 또 철학사조와 해당 인물, 그리고 주요 용어까지 살펴볼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예컨대, 니체는?

 

예컨대, 니체는? 니체는 근대편(152)에 수록되어 있다. 니체와 관련된 용어로서는, 니힐리즘(206), 르상티망(208), 노예도덕(210), 힘에의 의지(212), 원근법주의(213), 영겁회귀(214), 초인(216)이 수록되어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니체를 소개하는 항목에서는 그가 독일깃발을 들고 서 있다.

한손으로는 독일깃발을, 다른 한 손에는 그가 교유했던 인물 와그너(Wagner)의 이름이 써있는 원형의 바퀴(?)을 들고 있는데, 이 원형은 뒤에 설명하고 있는 영겁회귀를 상징하는 물건이다.

 

와그너(Wagner)에 관해서는 왼쪽 상단에 아래와 같은 간단한 해설로 왜 와그너가 거기 등장하는가 하는 궁금증을 풀어주고 있다.

 

<니체는 와그너의 음악을 사랑했고 가깝게 교우관계를 맺었으나 후에 절교했다.>

 

그리고 오른 쪽에는 말풍선이 펼쳐있고, 그 속에 그가 주장하는 바, 신은 죽었다, 라는 말이 들어있고, 그 아래에 간단한 해설이 붙어 있다.

<근대적 자유정신과 과학적 사고로 사람들이 신을 믿지 않게 되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그 아래 간단한 인물소개가 나온다.

<독일 철학자. 프로이센 작센에서 태어났다. 쇼펜하우어의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를 읽고 충격을 받았다. 20대 후반에 바젤 대학 교수가 될 정도로 성적이 우수했으나, 처녀작 비극의 탄생이 학회에서 매서운 비난을 받았다. 건강이 나빠져서 대학도 시작했다. 평생 독신으로 살며 저술에 전념했다.>(206)

 

그리고 니체와 관련된 철학용어는 206~ 217쪽까지 소개되고 있다.

그런 사항, 역시 그림 (illustration)을 이용해 설명하고 있는데, 모두다 한 눈으로 볼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이 책의 가치는?

 

내가 만일 이 책을 쓴다 가정해보자. 어떤 일이 벌어질지?

 

우선 철학 전반을 통달해야 될 것이다. 철학사는 물론, 철학사조, 그리고 모든 철학자들을 섭렵한 다음에야 비로소 책을 쓸 엄두가 생길 것이다.

그 다음 전반적인 편집계획을 작성해 보고, 거기에 맞는 소항목을 설정한 다음에 하나 하나 쓰기 시작할 것이다.

 

그럴 때 맞닥뜨리는 문제점들!

하나의 인물을 페이지 반 정도로 과연 잘 그려낼 수 있을까?

그와 관련된 철학용어들을 한 항목당  1 ~ 2 쪽으로 그려낼 수 있을까?

 

언감생심, 감히 꿈이라 할지라도 생각조차 못할 일이다.

이 책의 가치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렇게 나로서는 꿈도 꾸지 못할 일을 저자는 해냈고, ‘한 눈에 보고 단숨에 읽는일러스트 철학사전이 탄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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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퓰리즘의 정치학 - 안철수와 로스 페로의 부상과 추락
조기숙 지음 / 인간사랑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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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퓰리즘의 정치학

 

안철수, 그 예외적인 존재

 

이 책을 읽는 동안에 4. 13 총선이 끝나고 선거 결과가 발표되었는데, 안철수는 이제 명실상부한 3당의 대표가 되었다. 38명의 국회의원이 국민의당 이름으로 활동하게 된 것이다.

 

안철수, 이상한 현상이 그를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다.

정치 지도자가 되기 위해서는 철저한 준비과정이 필요하다. 무협지로 비유해 보자면, 정치를 위한 준비과정, 즉 문파에서 수많은 수련을 마친 다음에 모진 역경을 딛고, 어느 정도 내공을 쌓았다 판단이 되면 강호에 등장하는 것이 상례다. 그런데 안철수의 경우는 다르다. 정치에 관한 내공은 전혀 없는데도 불구하고 다른 분야에서의 내공을 쌓은 것을 인정받아 정치권에 입문하였다. 그러니 전혀 검증받지 않고 정치라는 강호에 등장한 것이다. 그래서 많은 시행착오를 하고 있다는 것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를 배척하려는 시도는 적어도 언론, 특히 종편에서 - 보이지 않는다. 정치에 전혀 문외한임에도 그것을 용납하는 분위기다. 아직은 경험이 일천하니 어느 정도 정치계에서 있다 보면 무언가 보여주는 게 있을거란 관용이 그를 둘러싼 분위기다. 우리 정치계에 이런 경우가 있었던가 묻지 않을 수 없다. 안철수처럼 그렇게 특별대우 받은 인물이 있었던가, 고개를 갸우뚱거릴 밖에 없다.

 

예컨대, 안철수가 더민주당- 당시는 새정치민주연합 - 을 탈당하고 나서 새로운 당을 만드는 과정에서 많은 시행착오를 범했다. 그럴 때마다 그 부족함을 종편에서는 비판한 것이 아니라, 초선의원이니, 정치계 경험이 일천하니, 하는 식으로 그를 감쌌다. 그래서 심지어 몇 년만에 술을 먹었다는 등의 가십 거리가 그의 부족함을 메꿔주는 값진 재료가 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 그런데 총선후인 지금은 어떤가? 일국의 경제담당 부총리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는 결례 부총리를 일부러 무시하는듯한 언행 - 를 범해도 그것을 나무라지 않는다.

 

그의 안하무인 태도를 나무라는 것이 아니라, 지나치게 하지 말라고 충고하는 선에서 그를 용납한다. 그에게 현재의 부족함은 전혀 문제되지 않는다. 종편 언론은 그에게 현재의 잘잘못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언젠가는 그야말로 희대의 성군(?)이 되리라는 관용과 기대만 있을 뿐이다.

 

포퓰리즘이란 분석도구

 

이것을 저자 조기숙 교수는 포퓰리즘으로 분석한다.

안철수와 같은 포퓰리스트의 등장은 정치권과 민주주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를 분석하고 있다.

 

이는 결과적으로 기존정당이 더 실패하게 만들고 더 큰 정치냉소주의를 불러오게 될 것이다라는 게 저자의 결론이다. (228)

 

포퓰리즘은 제도를 우회하여 지도자와 추종자가 만난다는 점에서 대의제와 제도정치에 해가 된다. 한국사회에는 대의민주주의의 발전을 가로막는 다양한 요인이 존재한다.

 

예컨대 국민의 참여를 방해하는 폐쇄적이고 위계적인 정당의 조직이라든가, 국민의 의견을 수렴하거나 대표하지 않는 지역주의 정당이 그것이다. 또한 포퓰리스트 역시 대의제에 위협적이다.

 

안철수에 대한 평가

 

안철수는 아직도 애매모호한 화법으로 자신이 왜 정치를 하는지 국민에게 분명하게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229)

 

안철수 현상이 한국 정치에 기여한 공이 있다면, 유아인 같은 연예인이나 정치 무관심층이 정치에 관심을 갖게 만들었다는 점이다. (229)

 

안철수 신당은 모든 포퓰리스트 정당이 그렇듯이 리더 개인기에 의존하는 사당(私黨)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230)

 

정치인 개인에 대한 냉철한 평가 필요하다

 

이제 우리는 특정 정치인에 대하여 심도있는 검토를 해야 할 단계에 와있다.

한 정치인이 선거에 의해 정권을 맡았을 경우에 국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하여 우리 국민은 이미 충분한 경험을 했다. 아니 겪었다.

이제 그 경험을 충분히 했다고 보기 때문에 이제는 단지 그런 현상을 결과로만 분석할 게 아니라, 그 본질을, 거기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샅샅이 훑어보는 작업이 필요하다.

 

물론 그런 논의는 이미 학계에서 학문의 일환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다만 그것이 일반 대중에게 이르지 못하는 것이 문제다. 그래서 그런 논의가 단지 학계에만 머물지 말고 캠퍼스 밖으로,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널리 확산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의 출판은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다.

학계 일각에서만 논의되는 사안을 이제 시민들이 접해 볼 수 있으니 말이다.

 

더군다나 그 대상이 누구인가?

언론이 제 3당의 출현이라 대서특필하는 안철수 국민의당공동대표가 아닌가?

개인적인 호불호를 떠나 그는 이미 우리 정치에서 빼놓을 수 있는 사람이 아니지 않는가?

그런만큼 더 엄중한 검토를 요하는 인물인 것이다.

 

그런 인물을 대상으로 하여 냉철한 분석을 보여주고 있는 이 책의 출판,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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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인 1
최지영 지음 / arte(아르테)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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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인 1

 

고지인’(高地人)이란?

 

이 소설을 읽고서 영화 <하이 랜더 (High lander)>를 보았다.

그 영화 첫 부분에서 불사신이 어떤 존재인지를 설명해주고 있었다.

 

불사신 (immortals)

- 그들은 머리를 잃어야만 죽을 수 있다.

- 그들은 다른 불사신을 죽임으로써 더 큰 힘을 얻을 수 있다.

- 아이를 가질 수 없다.

 

영화의 제목인 하이랜더(High lander)’가 바로 그 불사신이다. 그런 불사신인 하이랜더를 그대로 한국어로 번역해 놓으면 고지인(高地人)이 된다. 그게 바로 이 소설의 제목이니, 이 소설은 그 하이랜더의 개념을 그대로 차용하여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니 하이랜더에 적용되는 것들이 그대로 고지인에게도 적용이 된다. 단 세 번째 사항만은 여기 1권에서 나오지 않는다.

 

주인공들과 그들의 뒷 배경

 

이 소설의 역사적 배경은 조선조. 청나라의 칩입으로 세자와 왕자가 청나라로 볼모가 되어 끌려가 인질 생활을 마친 후에 귀국한다.

그 때 소현세자는 서양과 청나라 문물들과 수종들던 청나라 사람들을 같이 데리고 온다.

그 후 소현세자는 의문의 죽임을 당하고, 이 때 어의 이형익이 그 주모자로 의심을 받는다.

 

이런 시대 배경을 바탕으로 하여 주인공 세 명이 등장한다.

염일규, 아리, 그리고 흑도 강무웅.

이중 염일규와 강무웅은 이미 흡혈귀 즉 고지인이 된 상태.

 

염일규는 미관말직인 시구문의 시체를 관리하는 직책에 있다가 종 5품 종사관이 되어 제주도에 파견된다. 염일규는 소현세자와 어떤 연관이 있는가?

 

주인공 염일규의 장형 염일주는 소현세자의 호위무관이었다.

염일주는 소현세자가 의문을 죽음을 당한 후, 한을 풀기 위하여 노력하다가 결국 역모에 연루되고, 그 활동이 발각되어 결국은 자살하고 말았다,

그 영향으로 출세길이 막힌 염일규, 시구문의 시체를 괸리하는 미관 말직으로 하루하루를 지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제주도의 연쇄살변을 해셜허기 위하여 제주도에 파견된다,

 

또다른 주인공 아리는 제주도 관아의 관비.

그녀는 소현세자와 어떤 관련이 있는가?

아리는 소현세자의 죽음과 관련이 있는 어의 이형익의 딸이다,

 

또다른 인물 흑도(黑刀) 강무웅은 인조 때 우의정을 지낸 강석기의 서자(庶子). 강석기는 소현세자의 장인으로 그의 딸 강빈이 바로 소현세자의 비다. 소현세자가 의문의 죽임을 당한 후 강빈 역시 인조의 미움을 받아 인조의 수라에 독을 넣었다는 악랄한 누명을 쓰고 죽임을 당한다. 이른바 '강빈의 옥'이다. 즉 강무웅은 강빈의 배다른 동생인 것이다.

 

그리고 또 흑도 강무웅을 보살펴 준 사람은 소현세자를 따라 조선에 온 청나라 여인 조미. 소현세자가 죽은 후에 화려한 기루인 수연옥을 차리게 되고, 청의 세작으로 활동을 하고 있다, (236)

 

그러니까, 그들이 가진 배경으로 그들의 관계를 살펴보면, 염일규와 아리는 사랑해서는 안 될 관계이고, 염일규와 흑도 강무웅은 오히려 같이 있어야 하는 관계다.

그렇지만 염일규와 강무웅은 현재 그들의 사이를 모르고 있다. 게다가 고지인이 된 강무웅은 고지인 염일규를 죽여 그 피를 빨아먹으려고 잡기 위해 아리를 인질로 붙들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 인연으로 얽히고설킨 세사람의 운명은 어떻게 마무리될 것인가?

 

소재와 이야기의 신선함

 

물론 영화 하이랜더에서 착안한 고지인이라는 개념을 사용하기는 했지만, 그런 발상을 조선조시대에 틈입시켜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는 저자의 발상이 신선하다.

 

고지인이 되어버린 운명, 또한 자신의 신분 때문에 현재의 삶이 철저하게 제약받을 수밖에 없는 운명, 그러한 운명의 굴레를 세 주인공들은 과연 어떻게 헤쳐 나갈지, 세 사람의 관계가 어떻게 될지, 궁금증은 한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증폭이 된다.

 

그 결말은 아무래도 다음 권에서 본격적으로 드러나게 될 것이니, 그 책의 출간을 기다리는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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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직 스트링
미치 앨봄 지음, 윤정숙 옮김 / arte(아르테)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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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직 스트링 

 

 

음악가 이야기니까, 내가 잘 모르는 분야에 속한 인물 이야기니까, 지루할 줄 알았다.

 

그래서 책장 넘기기가 어려울 줄 알았는데 첫 페이지를 펴는 순간, 반전이 일어났다. 읽어야 할 페이지가 점점 줄어들면서, 이야기가 조금 더 조금만 더 계속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뭔가? 그런 생각을 다잡기도 전에, 책장을 덮게 될 줄이야. 그만큼 책의 흡입력이 크다는 말이다.

 

 

음악인 프랭키 프레스토 - 기타리스트 겸 싱어- 의 이야기가 이렇게 재미있을 줄이야. 아마 그건 순전히 작가의 힘이 아닐까? 이 소설의 저자 미치 앨봄은 우리에게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천국에서 만난 다섯 사람, 천국에서 온 첫 번째 전화, 도르와 함께한 인생여행로 알려진 작가이니 그럴만도 하다.

 

 주인공, 프랭키 프레스토는 어떤 사람인가?

 

 

또 하나 이 책을 흥미롭게 만든 요인은 작가가 만들어 낸 프랭키 프레스토라는 인물이 가진 매력 때문이리라. 

 

실제 인물 같지만, 실제 인물이 아닌 프랭키 프레스토의 일대기.

 

이렇게 말하면 족할까? 아니다 부족하다. 주인공 프랭키는 실존인물보다 더 실재적인 사람이다

 

그는 이 책에서 어떻게 녹아들고 있는가? 저자는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사실 이 책은 .........가 없었으면 세상에 나오지 못했을 것이다라는 말은 자신들의 삶에 프랭키 프레스토를 끼워 넣도록 허락해준 수많은 아티스트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다. >(552)

 

이 책에는 실존인물들인 수많은 아티스트들이 등장하는데, 그들 사이에 실존인물이 아닌 프랭키 프레스토를 끼워 넣었다는 말이니, 분명 그는 실재인물이 아니다.

 

그럼에도 그 끼어넣음이 얼마나 감쪽같은지. 실재인물을 넘어서 실재인물에게 영향을 준 인물로, 그려지고 있다. 그게 또 사실로 여겨지기까지 한다. 

 

<예상했듯 예상하지 않았든 프랭키의 이야기에 등장해준 유명 인사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 장고에서 앨비스까지, 리틀 리처드에서 행크 윌리암스까지 그들에 대한 모든 묘사는 그들의 재능에 대한 깊은 경의에서 나왔다.>(557)

 

그래서 주인공, 프랭키 프레스토는 살아있는 인물이 되었고, 전설적인 인물이 되었다.

 

우리가 속해 있는 밴드, 관계

 

 

저자는 또한 프랭키 이야기를 끌어가면서 사람과 사람이 모여서 만들어 가는 관계를 밴드 음악을 하기 위하여 모인 단체 에 비유해, 프랭키와 그 사람과의 관계를 명쾌하게 정리하고 있다.

 

누구나 살아가는 동안 어느 밴드에든 들어가죠.” (16, 25, )

 

하나의 관계가 시작하고 끝날 때마다 저자는 그런 말로 관계를 정리해 놓고 있다인생에서 그 관계, 밴드는 이렇게 시작하고 끝이 난다.

 

<여러분은 여러분의 첫 밴드 틈에서 태어나죠. 여러분의 어머니가 큰 역할을 해요. 그녀는 여러분의 아버지 그리고 형제자매들과 무대를 함께 하죠. 아니면 여러분의 아버지는 조명 아래 비어있는 의자처럼 안계실지도 몰라요. 그래도 그는 밴드의 설립 멤버예요. 어느 날 그가 나타난다면 그의 자리를 내주어야 하죠.> 

 

<그리고 밴드의 운명이 대개 그렇듯 대부분의 밴드는 해체될 것예요. 거리 때문에, 의견 차이 때문에, 이혼 때문에, 또는 죽음 때문에.>(25

 

새로운 관계가 시작되는 경우 이렇게 정리한다.

 

소녀 오로라를 만나는 시점이다.

그는 모르는 사이 또 다른 밴드에 들어갔어요.” (116)

 

하지만 밴드는 이리저리 해체되지요.” (129)

 

어떤 밴드는 당신의 마음을 아프게 하죠.” (513 )

 

아내 오로라가 죽은 후, 장례를 치르고 난후, 프랭키와 오로라의 관계를 그렇게 정리한다.

 

기억해 두고 싶은 글

 

 

넌 무엇이 될지, 위대한 가수가 될지, 위대한 기타 연주자가 될지 결정해야 해.”

둘 다 될 수 없어요?”

둘 다 된다는 것은 둘 다 되지 못한다는 의미야.”(100)

 

 

군인들에 의해 죽임을 당한 자들의 무덤 앞에서 오로라와 프랭키가 나누는 대화다.

 

뭔가 연주해줘

너를 위해?”

그들을 위해.”

뭘 연주해야하지?”

몰라. 우리가 그들을 잊지 않을 거라고 말해주는 노래.”(110)

 

누군가를 기억하기 위해 많은 것이 필요하지는 않단다.” (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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