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철도의 밤 (일본어 + 한국어) 손끝으로 채우는 일본어 필사 시리즈 1
미야자와 겐지 지음, 오다윤 옮김 / 세나북스 / 202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은하철도의 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맨처음 수업하는 장면이 소개된다.

선생님은 칠판에 걸린 검은 성좌도에서 은하 띠 같은 부분을 가리키며 아이들에게 묻는다.

강이라고도 하고, 젖이 흐른 자국이라고도 하는 이 희뿌연 것이 실제로는 무엇인지?

거기에 조반니는 대답하지 못한다.

 

그렇게 시작되는 이 소설, 그래서 그런지 은하 여행이 이루어진다.

소설의 제목은 은하철도의 밤.

 

일본인 미야자와 겐지가 쓴 것으로, 이 책에는 그의 시 한편이 또한 실려있다.

시는 <비에도 지지 않고>

소설은 <은하철도의 밤>

 

<은하철도 999>의 원작이 되는 작품

 

우리에게 <은하철도 999>로 잘 알려진 애니메이션의 원작이 되는 소설이다.


이 책 소개에 의하면, 만화가 마츠모토 레이지는 은하철도의 밤에서 모티브를 가져와 만화 은하철도 999를 탄생시켰고 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가장 존경하는 작가로 미야자와 겐지를 꼽았다.

 

등장인물은 매우 단출하다.

 

조반니

조반니의 부모 (아빠는 아마 감옥에 있는 듯하고, 집에는 몸이 아픈 엄마 혼자 있다.)

조반니가 살고 있는 마을 주민들

그리고 조반니의 학교 친구들, 이중에서도 캄파넬라.

 

일본인 작가가 쓴 것인데도 주인공 이름이 일본식이 아니라 서양식이다.

 

, 은하철도를 타고 떠나자

 

조반니는 엄마를 위해 우유를 가지러 갔다가 은하철도를 타게 된다.

마침 그날 저녁에 마을에서는 은하 축제가 열린다. (29, 43)

 

엄마와의 대화

, 오늘 밤이 은하 축제구나.”

, 나 우유 받아오면서 보고 오려고.”

그래, 다녀와라. 강에는 들어가지 말고.”

, 강가에서 보기만 할거야. 한 시간 안에 올게.” (43)

 

길을 나선 조반니의 눈에 길가에 세워진 별자리 조견판이 보인다.

그 안에는 모든 별자리 그림이 걸려있는데, 조반니는 그걸 보며 이런 생각을 한다.

 

정말 하늘에는 저런 전갈이나 용사가 가득한 것일까? ! 저 별들 사이를 끝없이 걸어봤으면’ (53)

 

그런 생각이 주효했을까, 조반니는 드디어 은하여행을 하게 된다.


마을 언덕 꼭대기에 있는 천기륜 기둥 아래에서 마을을 내려다보고 있었는데, 멀리서 기차 소리가 들려왔다. (69)

 

그리고 은하 정거장

정신을 차려보니 아까부터 덜컹덜컹덜컹 조반니가 탄 작은 열차가 쉼없이 달리고 있었다.

 

드디어 은하철도 여행이 시작된 것이다.

 

열차 안에는 친구 캄파넬라도 있었다.

 

백조 역

북십자성

북십자성은 백조자리에 있는 십자형을 이루는 다섯 개의 별. (89)


백조 역에서 조반니와 친구 캄파넬라는 내린다.

거기에서 둘은 신비로운 은하의 물도 보고, 또 거기에서 자라는 호두도 줍는다.

그리고 거기에서 화석을 캐내는 대학자도 만난다.


그리고 다시 열차에 타고 여행을 계속한다.

또 만나는 사람은 이제 새잡이다. 새를 잡아 파는 새장수이기도 하다.

 

그런데 그때 차장이 등장하여 이들의 승차권을 검사하는데

조반니가 내민 차표를 본 차장은 문제없다고 하면서 지나간다,

그 표를 본 새장수가 뜻밖의 말을 한다, 그 차표는 천국까지도 갈 수 있는, 어디든지 갈 수 있는 표라고 한다.

 

그 다음에는 독수리 정거장인데

거기에서는 청년 한 명과 어린 남녀 이렇게 세 명이 등장한다.

 

이런 여행을 계속하다가 문득 눈을 떠보니, 조반니는 자기가 언덕 위 풀밭에 지쳐 잠들어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242)

 

꿈속에서 은하 여행을 한 것이다,


이런 음악 들으면서, 은하 여행을.

 

이 소설 속에는 여러 음악이 등장하는데, 다른 곡은 구체적인 설명이 없지만 유일하게 <신세계 교향곡>은 소개를 하고 있다.

 

시계추 소리 사이로 멀고 먼 들판 저 끝에서 싵날처럼 희미한 멜로디가 흘러나왔습니다.

신세계 교향곡이다,”(199)

 

<신세계 교향곡> 선율은 지평선 끝에서 점점 더 뚜렷이 들려오고 있었다. (203)

 

은하 여행을 진짜 하면서 이 곡을 들으면 어떨까?

은하 세계는 신세계가 분명하니, <신세계교향곡>과 은하는 잘 어울릴 것도 같다.

 

다시, 이 책은?

 

나무위키에는 이 소설 <은하철도의 밤>에 관하여 이런 설명이 붙어있다.

<은하철도 999>와 관련해서다.

 

<(은하철도 999) 일본 최초의 SF 작가라고 할 수 있는 미야자와 겐지(1896~1933)의 동화 "은하철도의 밤"이 만화의 원작이라고 한다. 내용상으로는 만화와 동화가 상당히 다르지만, 원작에 나오는 "우주를 횡단하는 증기기관차"라는 낭만적인 소재에서 모티브를 얻어 만화가 탄생했다. 한국에선 오히려 은하철도의 밤보다 은하철도 999가 더 유명해서 둘을 혼동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니 이 책으로 <은하철도 999>와의 차이도 확실히 알게 되니, <은하철도 999>의 모티브가 되는 원작을 오히려 잘 알아둔다는 마음으로 읽으면 좋을 것이다.

일본 최초의 SF 작가가 쓴 SF 소설, 독자들은 주인공 조반니처럼 이 소설을 읽다가 분명 은하 철도를 타고 은하를 여행하는 꿈을 꾸게 될 것이다.

 

또한 일본어를 공부하는 독자가 이 책을 읽는다면 일본어로 은하 여행을 하는 꿈을 꿀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일본어와 한글 번역본이 같이 실려있으니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비밀의 공중 호텔 텔레포터
정화영 지음 / 북멘토(도서출판) / 2025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비밀의 공중 호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독자로서 이 소설의 내용을 알기 위해서는 몇 가지 도구들의 명칭과 쓰임새를 알아두어야 한다

이 소설 SF 형식을 띠고 있으니 그것 역시 감안하고 읽어야 한다.

현실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일이 일어나는 게 SF의 세계이니까.

 

예를 들면, ,.... ! 여기서 그걸 말하면 스포일러가 될 것이니 말하지 못한다.

어찌보면 그것이 이 소설에서 반전을 이끌어내는 방법이 되니까, 더욱 그렇다.

 

일단 등장인물을 살펴보자.

 

(차석준)

엄마, 아빠 (차은한)

예지 (예빈)

형사 (54)

미스터 한

 

사건의 무대는?

 

이 소설의 제목처럼 무대는 공중 호텔이다. 그러니까 비행기 안인 것이다.

하늘의 공중 호텔, 거기에서 일이 벌어진다.

 

이 소설의 주인공 나(석준)는 공중 호텔 스카이 크루즈로부터 초대를 받아, 올라가게 된다.

거기에서는 어떤 일이 기다리고 있을까?

 

기억에 관련된 일이다. 인생을 바꿀 기억 여행.

 

과연 석준에게 어떤 일이 있었기에 이런 초대장을 받게 되었을까?

일단 소설의 앞부분에 석준의 사연이 소개되고 있다.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시고, 엄마와 함께 살고 있었는데 그만 엄마도 사라졌다는 것이다.

그게 석준이 스카이 크루즈 측에 보낸 <이야기>에 들어있는 사연이다.

그래서 석준의 기억에는 온통 좋지 않은 것뿐이다.

 

석준은 <이야기>의 끝을 이렇게 마무리한다.

 

저에겐 행복한 기억 하나가 간절합니다. 여러 개도 필요없어요. 딱 하나면 돼요. 떠난 엄마를 이해할 수 있는 기억 하나만 있다면 적어도 지금보다는 나아질 것 같아요. (12)

 

그런 소원을 가지고 드디어 스카이 크루즈에 올라갔는데....

과연 그 아이 석준에게 어떤 일이 생길까?

 

이 소설의 주제는?

 

그래서 다음 두 문장이 이 소설의 주제가 된다.

 

행복했던 기억이 단 하나만 있었으면 좋겠어. 그럼 지금보단 낫겠지. (9)


기억이 사라진다면 그게 사람의 인생일까. (98)

 

독자들이 응원하게 된다.

 

소설 앞부분에서 석준의 처지가 참으로 딱했다.

아버지는 죽고, 어머니마저 사라져버린 그 아이는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물론 소설이니까 먹고 사는 문제는 고려의 대상이 아니겠지만, 혼자서 슬픈 기억만 간직한 채 살아가기가 얼마나 어려울까?

 

그래서 처음 그아이에게 스카이 크루즈에서 초대장이 왔을 때, 그게 그 아이의 인생에 어떤 전기가 되어, 그 아이의 상처를 달래주기를 바랐다.

그래서 이 소설은 초입부터 독자들의 감정이입에 성공한다.

 

그리고 소설을 읽는 내내 독자들은 석준을 응원하게 된다.

그 아이에게 좋은 기억 하나만이라도 좋으니, 갖게 해달라고.

그런 기억 갖게 되는 하늘 여행이 되게 해 주기를, 소원한다.

그러면 과연,,,,,,,?

 

다시, 이 책은?

 

그런데 소설이 진행되면서 만난 뜻밖의 문장이 있다. 이 말은 아주 석준에게 행운이 깃든 문장이라 생각된다.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했지만 어디론가 갈 수 있어 다행이었다. (91)

 

이 소설의 또다른 주인공 예지와 만날 때 저자가 남겨둔 말이다.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했지만 어디론가 갈 수 있어 다행이었다. 매번 막다른 길이라고 생각했던 곳에서 예지가 나를 새로운 장소로 안내해 주었다.(91)

 

이 소설에서, 줄거리를 이끌어간 아주 의미있는 말이지만, 설령 소설이 아니더라도 우리들 인생이 이런 안내자가 있으면 좋겠다.

 

이런 문장 하나만 발견한 것만으로도 이 소설은 의미와 가치가 있다 하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리스 신화 - 다시 읽는 신화 이야기 한 권으로 끝내는 인문 교양 시리즈
시마자키 스스무 지음, 정보현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다시 읽는 신화 이야기 - 그리스 신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 책은 그리스 신화에 관한 책이다.

 

따라서 그리스 신화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읽으면 좋을 것이다.

그리스 신화에 관심이 있되, 웬만큼 알고 있는 독자들이 읽으면 더욱 좋다.

그래서 그리스 신화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다면 이 책을 읽는 순간 깨닫게 될 것이다. 이 책으로 그리스 신화를 새롭게 정리할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을.

 

예컨대 이런 것들, 제대로 정리할 수 있다.

제우스는 그리스 신화에서 바람둥이로 유명한데, 과연 누구와 바람을?

다른 책에서는 그런 상대방을 일일이 거론하면서 그 사항을 설명한다. 그러니 그 내용을 한눈에 파악할 수가 없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어떤가?

다음 그림을 보면,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그렇게 각 에피소드에 등장하는 인물의 가계도와 관계도를 정리하여 놓았다는 것, 그게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이다.

 

또한 등장인물의 행적을 지도와 더불어 표시해놓아, 머릿속에 시각적으로 들어온다.

테세우스의 행적을 지도상에서 살펴보자.



   

어떤 내용들이 있을까?

 

이 책에는 모두 54가지 이야기가 들어있는데, 그 중 다른 책에서 볼 수 있는 것 말고 이 책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이 있다.

예컨대 이런 것들이다.

 

<그리스 신화의 황혼기.>

물론 다른 책에서도 설명을 한다. 한꺼번에 하는 게 아니라 여기 저기 따로 따로 설명을 한다. 그런데 이 책을 보라,

이 책에서는 그리스 신화가 점점 사라져가는 것을 간단하게 살펴볼 수 있도록 해놓았다.

 



 

다음 사항도 이 책에서 처음 듣는 것들이다.

 

무지개의 장식성과 통신성(95)

키르케의 가계도 (186)

 

그리스 신들은 기독교의 신과 무엇이 다를까? (31)

 

정리가 잘 되어있다.

 

가장 큰 차이점은 신의 숫자에 있다.

기독교의 신은 결코 잘못을 저지르지 않은다.

 

그리스 신화에서는 파멸, 죽음과 같은 피할 수 없는 운명 또한 신격화되었다.



 

이런 것 새롭게 알게 된다.

 

그리스 공화국의 정식 영어 명칭은 헬레닉 리퍼블릭이다. (37)

 

Hellenic Republic.

그리스의 정식 명칭은 헬레닉 공화국인데 이는 제우스의 홍수에서 살아남은 프로메테우스의 맏손자, 헬렌(Hellen)을 조상이라고 여겨 자신들의 나라를 '헬라스(Hellas), 그리스인을 '헬레네스(Hellenes)'로 부른다.

 

거신, 거인, 님프의 차이는 무엇일까? (41)

사실 거신과 거인의 차이는 별로 관심없던 사항이었는데, 여기에서 비로소 알게 된다.

 

거신과 거인을 구분하는 이유는, 격이 다름을 나타내기 위함이다.

님프는 자연계에 깃들어있는 정령을 뜻한다.

 

이때부터 아티카 지방의 수도는 아테나 여신의 마음을 의미하는 아테네라고 불리게 되었다. (109)

 

아테네가 아테나와 관련이 있는 줄은 알고 있었는데, 아테네라는 말의 의미가 아테나의 마음이라는 것은 처음 듣는다. 이런 것 새롭게 알게 된다.

 

다시, 이 책은?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신, 반신반인, 인간, 괴물 들을 모두 살펴보자면 한정이 없다. 그러면 거기에서 우리가 꼭 알아두어야 할 게 어떤 게 있을까?

 

이 책은 거기부터 시작한다. 그 많은 인물과 사건 중에서 54개의 에피소드만 선별해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어떻게

자세하지만 간단하게, 또한 그것들을 도표로, 지도로, 관계도를 통하여 일목요연하게 보여주며, 알려준다.

따라서 그리스 신화, 이 책으로 제대로 정리할 수 있다

그렇게 정리가 가능한, 다른 데에서 찾아볼 수 없는 가치있는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사기 이기원 디스토피아 트릴로지
이기원 지음 / 마인드마크 / 2025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사기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 책의 배경부터 살펴보자.

 

저자는 이 책의 배경을 주인공 우종이 출근길에 듣는 것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우종이 듣게 되는 <저스티스의 역사>는 실은 저자가 독자들에게 소설의 배경을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29-35)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전세계가 멸망한 미래의 시점이다. 전국기업인연합의 약칭인 전기련이 도시국가를 세웠다.

뉴소울시티’ (New Soul City)

연호는 아바리치아.

이 도시국가에서는 AI판사 저스티스-44’가 판결을 한다.

AI판사인 저스티스 - 44와 혁신적 치안 서비스를 통해 범죄율 제로의 태평성대를 만들어낸다.

 

이게 바로 이 소설의 시대배경이다.

우리가 상상하는 AI가 이제 인간 대신 판사가 되어 판결을 내리고 있는 것이다.

 

그런 시대와 상황을 배경으로, 그런 사회에 필요한 각종 신문물이 등장한다.

그런 것들도 알아두어야 이 소설의 내용을 잘 이해할 수 있다.

 

개인용 인공지능 고스트, 고스트를 개인용으로 휴대하도록 한 매치

각성제인 에멘탈.

 

등장인물이 서서히 한 명 한 명 나타난다.

 

등장 인물들을 정리하면서 인물들 간의 관계도 잘 파악해야 한다.

 

강우종 : 고객 서비스 팀 남부 현장 출장소 픽서 (77)

최준수 : 7구역 의료센터 담당의

희도 : 전기련 홍보팀의 메인 작가

창도 : 희도의 동생

오영무 : 전기련 산하 감사본부 모니터 팀 대리 (68, 77)

도세웅 : 영무의 직속 상관, 모니터 2팀 과장 (161)

박도경 : 아레스 박진형 총수의 아들, 바이오메딕의 대표이사 (90)

길재민 : 전기련 홍보팀 소속 사회부 기자 (135)

서용주 : 35, 데메테르 제품 개발팀 팀장 (129)

유경철 : 퍼플린 크루의 리더 (131)

 

이 책의 제목 <사사기>는 어떤 의미일까?


사사라는 말은 기독교 성경에 등장하는 이스라엘의 판관을 말한다.

Judge를 말한다, 우리말로 때로는 판관(判官) 또는 사사(士師)라고 한다.

 

모든 판결을 담당하는 인공지능 저스티스 44’가 있는데, 우연인지는 몰라도 44라는 일련번호는 사사라는 단어로도 표기가 가능하다는 데에서 이 책의 제목을 사사기라 한 것이다. (35)

 

이 책에서는 그 사사라는 이름에 더 깊은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의도한 것은 아니었지만 저스티스-44라는 이름은 광야에서의 고난을 끝낸 고대 이스라엘 민족을 다스리던 사사기의 사사들처럼 대한민국이라는 죄악의 시대를 끝내고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갈 희망을 짊어진 존재라는 의미와 맞아 떨어졌다. (35)

 

그러면, 문제는 이것이다.

과연 그 사사, 저스티스 44는 완벽한 것일까?

 

그게 이 소설의 주제가 된다.

등장인물들, 그들에게 어떤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

 

그들은 저스티스의 판결에 의구심을 갖게 되는 사건을 만난다.

저스티스 44의 완벽한 활동 하에 완벽해야 할 이 도시국가에서 기계 오작동으로 인한 사고들이 발생한다.

그들이 만난 사건은 위 인물중 박도경의 죽음이다.

그냥 지나치려는데, 그 사건의 희생자인 박도경에 관한 이상한 점이 드러난다.

바로 신원을 밝히지 말라는 것이다.

 

그 사건을 밝히기 위해 사람들이 하나 둘씩 모여드는데,

이 사고 뒤에 숨은 어떤 것, 그것을 밝히고자 시작한 것이 점점 판이 커지면서 결국은 절대권력인 전기련의 진실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이런 곡 들으면서 이 책 읽자, 음악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교향시 <자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28)

 

척 맨지오니 플루겔혼 연주 <Feel so good>(167)

 

다시, 이 책은?

 

이기원 디스토피아 트릴로지(trilogy)

이 책은 이기원 작가가 만들어내고 있는 디스토피아 3부작의 두 번째 작품이다.

 

첫 번째 쥐독과 두 번째 사사기는 출간이 되었고,

세 번째 리사이클러이건, 아직 미출간이다.

세 권 모두 까마득한 미래를 배경으로 한다.

 

쥐독2155, 사사기2097, 그리고 리사이클러2120년인데

이번에 출간된 사사기쥐독의 앞선 시기를 다룬 프리퀄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비록 쥐독의 앞선 시기를 다룬 프리퀄이라고 하더라도 다른 두 권과는 별개로 독립적으로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저자가 지향하는 유토피아를 찾아가는 여정이므로.

 

이 책에서 그런 흔적이 보인다.

 

인공지능이 아무리 빅데이터를 축적한 지혜의 총아라고 해도, 인간만의 감각인 촉과 데자뷰를 이해할 수 있을까? 그 감각을 쓸모없는 것으로 치부할 순 없다. 인간의 촉 역시 경험이라는 알고리즘에 의해 도출된 일종의 값이다. (192)

 

인간을 정의롭게 하는 도구란 없어요. 인간 스스로가 정의로워져야 하죠. (311)


과연 유토피아는 우리 인간들이 찾아낼 수 있을까, 아니면 일껏 만들었다고 생각한 그곳이 오히려 디스토피아가 되는 것은 아닐까? 이 책은 그런 질문을 던지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시씨, 엘리자베트, 오스트리아의 황후
카를 퀴흘러 지음, 김연수 옮김 / 히스토리퀸 / 2025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시씨, 엘리자베트, 오스트리아의 황후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오스트리아의 황후, 그리고 오스트리아 헝가리 제국의 왕비.

이름은 엘리자베트, 성은?

애칭은 시씨(Sissi)라고 하는데, 그 이유는? 여기에선 알 수 없다. 말하지 않으니까.

애칭이 시씨라니, 그렇게 부르는 이유가 궁금한데.......

 

그런 여인, 공국의 공주(여공작)였다가 일국의 왕비, 곧 황후가 된 그녀의 일대기를 그린 작품이다.

이 책은 그녀의 일생을 이렇게 말하고 있다.

 

600년간 유럽을 제패한 합스부르크의 마지막 위세를 상징한 황후 엘리자베트.

그녀의 애처로우면서도 가련한 삶을 그려내다. (뒷표지)

 

그런 인생, 한 나라의 왕비, 황후의 삶이 그런 것일까?

애처로우면서도 가련하다고 평가한 그녀의 일생이 여기 이 책에 담겨있다.

 

그녀의 불행은 어디서부터 시작되었을까?

 

아마 이 모습이 아닐까?


오스트리아의 황제가 그녀가 사는 궁전에 들렀다.

그리고 그전에 오스트리아 황제가 궁전에 오는 길에 우연히 보게 된 소녀, 그가 바로 이 책의 주인공이다. 그런데 황제는 그녀의 언니에게 온 것이었다. 왕실의 혼사를 마무리하기 위해 직접 여자의 집에 왔던 것인데 그만 황제가 그녀를 먼저 본 바람에 두 여인의 운명이 바뀌게 된 것이다. (28쪽 이하)

 

황제는 둘째인 그녀가 마음에 들어, 그녀가 어린데도 불구하고 그녀를 택한다.

 

그렇게 엘리자베트는 오스트리아의 황후가 된다.

결혼식 장면도 살펴보자.

 

1854424일 이른 아침, 빈의 모든 교회에서 <테 데움>을 부르며 찬양했고, 이 위엄있는 한 쌍은 궁정 예배실의 대 미사에 참석했다.

그리고 그날 저녁 7시에 16살의 신부는 일국의 황후가 된다. (43)

 

그런데 시댁인 오스트리아 궁전에는?

 

이미 한 여인이 버티고 있었다. 권력을 손에 쥔 여인, 곧 그녀의 시어머니가 되는 대공비 조피가 있었다. 그럼 대공비의 눈에 엘리자베트는 어떻게 보였을까?

 

대공비의 생각이 그녀의 운명을 바꿀 수도 있다. 그래서?

 

엘리자베트는 미숙했기에 궁정의 음모에 잘 맞서지 못했고, 시어머니가 며느리와의 투쟁에서 승리할 것이 분명했다. (49)

 

그랬다.

시어머니와 황후 사이에는 오해가 생겼고, 그 오해는 점점 커졌다.


그 결과 조용히 슬픔이 그녀의 마음 속에 들어오게 되었다. (49)

 

그러나, 한 편으로는?

 

국민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래서 왕의 이런 칭송을 받기도 한다.

 

엘리자베트의 아름다움과 매너에 모든 사람의 마음이 사로잡혔고, 황제는 아주 기뻐하며 그녀에게 말했다. “내 모든 군대가 이룩한 것보다 그대의 미소로 정복한 사람들이 더 많구려!” (53)‘

 

그래서 공주도 낳고, 왕자도 낳았다.

그 왕자가 장성해서 결혼을 하게 되었는데......

 

사람 보는 눈이 있다.

 

왕자 루돌프의 짝이 되는 벨기에의 공주 스테파니.

그런데 그 공주가 황후에게는 마음에 들지 않는다.

여기서 이런 대목을 만난다.

 

17살이었고, 아주 평범한 사고 방식을 지녔으며 외모도 전혀 매력적이지 못했다.

엘리자베트는 벨기에의 레오폴드 2세 국왕이나 그의 아내인 오스트리아의 여대공을 좋아하지 않았는데, 여대공은 자기 남편 궁정에서 골칫덩어리였다.

엘리자베트는 이 결혼을 강력하게 반대했다. 그러나 (.........) 결국 황후의 반대는 묵살되었고(......) (97-98)

 

여기서 벨기에의 레오폴드 2세를 만난다.

그는 누구일까?

벨기에의 역사를 보면, 그는 아주 잔인한 사람이었다.

 

벨기에의 제2대 국왕. 그의 사유지이자 식민지였던 콩고 독립국에서 벌인 원주민들에 대한 학대 행위로 후일 큰 논란의 중심이 되었던 인물이다. 벨기에 내에서는 초반엔 그냥 일반적인 군주 중 하나였으나, 말년에는 무리한 건설로 인한 재정 낭비와 난잡한 사생활까지 크고 작은 내치 문제를 일으킨 왕으로 비판받았다. (나무위키)

 

그런 사람이었으니, 그런 사람의 딸이었으니 황후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일까?

그들에 대한 황후의 태도는 이렇다.

 

그녀가 그녀의 미래의 며느리와 벨기에의 국왕과 왕비를 대할 때 보인 차갑고 거리감 있는 태도는 숨길 수가 없었다. (98)

 

여기서 오스트리아 헝가리 제국을 만난다.

 

1867년에 오스트리아 헝가리 제국이 수립되면서 엘리자베트는 헝가리의 왕비가 된다. 그녀는 헝가리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유럽 역사에서 잠깐 등장했던 나라, 오스트리아 헝가리 제국, 흥미로운 나라다.

그 나라의 1대 국왕이 바로 엘리자베트의 남편인 프란츠 요제프 1세다.

 

니오베의 조각상이 황후 침실에?

 

(황후의 침실) 침대 맞은 편에는 정교한 니오베의 조각상이 있었으며, 받침대에는 살아있는 식물들로 덮여 있었다. (101)

 

왜 하필 니오베의 조각상이었을까?

니오베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인물로 레토 여신의 미움을 받아 딸과 아들 모두 14명이 죽게 되는 비극의 주인공이다. 왜 그런 인물을 황후의 침실에 두었을까?

 

딸 하나가 먼저 죽기는 했지만, 니오베의 어떤 점을 황후는 생각해서 그런 조각상을 두었을까?

 

아쉬운 대목들, 조금더 자세한 내용이 있었더라면

 

시간이 흐를수록, 지금은 신경쇠약으로 알려진 비텔스바 가문의 유전병이 여러 세대를 거쳐 다양한 형태로 나타났지만, 황후 엘리자베트에게 점점 더 뚜렷이 나타났다. 그녀의 고독에 관한 열망, 사람들과 어울리기 싫어하는 성향, 끊임없는 변화에 관한 갈망은 분명 유전적 특성으로 간주할 수 있지만, 그녀의 병세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보다 훨씬 심각했다. (124)

 

조금 더 자세한 기록이 있었으면 좋겠다.

원래 책이 그랬는지, 아니면 번역하면서 축약했는지 모르겠지만, 그 자세한 내용이 생략된 듯하여 아쉬웠다.

 

그리고 그녀의 죽음에 대하여도 마찬가지다.

그녀가 무정부주의자에게 피살되는데, 그 이유라든가, 왜 그녀가 암살의 대상이 되었는지, 독자로서 궁금한 것들이 많은데......저자는 그런 것에 대해 별로 궁금하지 않았던 모양이다.

 

다시, 이 책은


한 나라의 황후, 그 인생을 어떻게 정리하면 좋을까?

이런 두께로는 도저히 다 담을 수 없을 것이다.

 

궁중에서의 복잡미묘한 상황, 암투와 시기 등,

그리고 그 나라의 정치 상황에 따라 황후의 위상도 달라질 것이니 그런 대내외 정치 상황도 언급해야 할 것이 아닌가?

또한 배우자인 왕과의 관계도 더 자세히 듣고 싶었지만, 그런 이야기는 별도로 들어야 할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