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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사기 ㅣ 이기원 디스토피아 트릴로지
이기원 지음 / 마인드마크 / 2025년 3월
평점 :
사사기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 책의 배경부터 살펴보자.
저자는 이 책의 배경을 주인공 우종이 출근길에 듣는 것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우종이 듣게 되는 <저스티스의 역사>는 실은 저자가 독자들에게 소설의 배경을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29-35쪽)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전세계가 멸망한 미래의 시점이다. 전국기업인연합의 약칭인 전기련이 도시국가를 세웠다.
‘뉴소울시티’ (New Soul City)
연호는 아바리치아.
이 도시국가에서는 AI판사 ‘저스티스-44’가 판결을 한다.
AI판사인 저스티스 - 44와 혁신적 치안 서비스를 통해 범죄율 제로의 태평성대를 만들어낸다.
이게 바로 이 소설의 시대배경이다.
우리가 상상하는 AI가 이제 인간 대신 판사가 되어 판결을 내리고 있는 것이다.
그런 시대와 상황을 배경으로, 그런 사회에 필요한 각종 신문물이 등장한다.
그런 것들도 알아두어야 이 소설의 내용을 잘 이해할 수 있다.
개인용 인공지능 고스트, 고스트를 개인용으로 휴대하도록 한 매치
각성제인 에멘탈.
등장인물이 서서히 한 명 한 명 나타난다.
등장 인물들을 정리하면서 인물들 간의 관계도 잘 파악해야 한다.
강우종 : 고객 서비스 팀 남부 현장 출장소 픽서 (77쪽)
최준수 : 7구역 의료센터 담당의
희도 : 전기련 홍보팀의 메인 작가
창도 : 희도의 동생
오영무 : 전기련 산하 감사본부 모니터 팀 대리 (68, 77쪽)
도세웅 : 영무의 직속 상관, 모니터 2팀 과장 (161쪽)
박도경 : 아레스 박진형 총수의 아들, 바이오메딕의 대표이사 (90쪽)
길재민 : 전기련 홍보팀 소속 사회부 기자 (135쪽)
서용주 : 35세, 데메테르 제품 개발팀 팀장 (129쪽)
유경철 : 퍼플린 크루의 리더 (131쪽)
이 책의 제목 <사사기>는 어떤 의미일까?
‘사사’라는 말은 기독교 성경에 등장하는 이스라엘의 판관을 말한다.
Judge를 말한다, 우리말로 때로는 판관(判官) 또는 사사(士師)라고 한다.
모든 판결을 담당하는 인공지능 ‘저스티스 – 44’가 있는데, 우연인지는 몰라도 44라는 일련번호는 ‘사사’라는 단어로도 표기가 가능하다는 데에서 이 책의 제목을 사사기라 한 것이다. (35쪽)
이 책에서는 그 사사라는 이름에 더 깊은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의도한 것은 아니었지만 저스티스-44라는 이름은 광야에서의 고난을 끝낸 고대 이스라엘 민족을 다스리던 사사기의 사사들처럼 대한민국이라는 죄악의 시대를 끝내고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갈 희망을 짊어진 존재라는 의미와 맞아 떨어졌다. (35쪽)
그러면, 문제는 이것이다.
과연 그 사사, 저스티스 – 44는 완벽한 것일까?
그게 이 소설의 주제가 된다.
등장인물들, 그들에게 어떤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
그들은 저스티스의 판결에 의구심을 갖게 되는 사건을 만난다.
저스티스 –44의 완벽한 활동 하에 완벽해야 할 이 도시국가에서 기계 오작동으로 인한 사고들이 발생한다.
그들이 만난 사건은 위 인물중 박도경의 죽음이다.
그냥 지나치려는데, 그 사건의 희생자인 박도경에 관한 이상한 점이 드러난다.
바로 신원을 밝히지 말라는 것이다.
그 사건을 밝히기 위해 사람들이 하나 둘씩 모여드는데,
이 사고 뒤에 숨은 어떤 것, 그것을 밝히고자 시작한 것이 점점 판이 커지면서 결국은 절대권력인 전기련의 진실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이런 곡 들으면서 이 책 읽자, 음악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교향시 <자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28쪽)
척 맨지오니 플루겔혼 연주 <Feel so good>(167쪽)
다시, 이 책은?
이기원 디스토피아 트릴로지(trilogy)
이 책은 이기원 작가가 만들어내고 있는 디스토피아 3부작의 두 번째 작품이다.
첫 번째 『쥐독』과 두 번째 『사사기』는 출간이 되었고,
세 번째 『리사이클러』 이건, 아직 미출간이다.
세 권 모두 까마득한 미래를 배경으로 한다.
『쥐독』은 2155년, 『사사기』는 2097년, 그리고 『리사이클러』는 2120년인데
이번에 출간된 『사사기』는 『쥐독』의 앞선 시기를 다룬 프리퀄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비록 『쥐독』의 앞선 시기를 다룬 프리퀄이라고 하더라도 다른 두 권과는 별개로 독립적으로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저자가 지향하는 유토피아를 찾아가는 여정이므로.
이 책에서 그런 흔적이 보인다.
인공지능이 아무리 빅데이터를 축적한 지혜의 총아라고 해도, 인간만의 감각인 촉과 데자뷰를 이해할 수 있을까? 그 감각을 쓸모없는 것으로 치부할 순 없다. 인간의 촉 역시 경험이라는 알고리즘에 의해 도출된 일종의 값이다. (192쪽)
인간을 정의롭게 하는 도구란 없어요. 인간 스스로가 정의로워져야 하죠. (311쪽)
과연 유토피아는 우리 인간들이 찾아낼 수 있을까, 아니면 일껏 만들었다고 생각한 그곳이 오히려 디스토피아가 되는 것은 아닐까? 이 책은 그런 질문을 던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