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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가지 없는 정치 - 진보는 어떻게 독선과 오만에 빠졌는가?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0년 12월
평점 :
싸가지 없는 정치 - 진보는 어떻게 독선과 오만에 빠졌는가?
이 책은?
이 책 『싸가지 없는 정치』는 <진보는 어떻게 독선과 오만에 빠졌는가?>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정치평론집이다.
저자는 강준만, 저자에 대하여는 굳이 소개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이 책의 내용은?
이 책 따끈따끈하다.
우리나라의 정치, 아니 우리나라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궁금한 사람은 이 책, 읽으면 현재 실시간에 가까울 정도로, 우리 정치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2020년 12월 24일 펴낸 것이니, 아직도 김이 모락모락 나는 책이다.
자, 그럼 이 책에 어떤 내용이 들어있는지, 저자가 어떤 곳에 현미경을 들이대고 있는지 알아보자.
제1장 왜 문재인은 늘 고구마처럼 침묵할까?
제2장 왜 문재인은 ‘공사 구분 의식’이 모호한가?
제3장 왜 문재인은 ‘의전’으로만 소통하는가?
제4장 왜 문재인 정권은 적에게 포위되었다고 주장하는가?
제5장 왜 문재인 정권은 정치를 ‘적과 동지’의 대결 구도로만 보는가?
제6장 왜 유시민은 김정은을 ‘계몽 군주’라고 했을까?
제7장 왜 추미애는 졸지에 ‘이순신 장군’이 되었는가?
제8장 왜 ‘진보’를 완장으로 애용하는 사람이 많을까?
제9장 왜 집단은 제정신이 아닌 게 정상인가?
제10장 왜 ‘도덕적 우월감’은 이성을 마비시키는가?
제11장 왜 정치는 “원칙의 경쟁으로 위장하는 밥그릇 싸움”인가?
제12장 왜 여당 의원들은 ‘싸가지 없는 발언’ 경쟁을 벌이는가?
제13장 왜 문재인 정권은 오만의 수렁에 빠졌을까?
제14장 왜 대통령의 통치가 ‘영원한 선거 캠페인’으로 변질되는가?
제15장 왜 정권과 정치권은 예산으로 장난을 치는가?
제16장 왜 도덕은 진보에 부메랑이 되었는가?
제17장 왜 진보는 ‘태극기 부대’를 악의적으로 오해하는가?
제18장 왜 지지 정당이 다르면 가족마저 절연하는가?
제19장 왜 후안무치는 정치인의 필수 덕목인가?
제20장 왜 민주당은 부자들을 위한 정당이 되었는가?
자, 이런 목차를 읽고, 무엇인가 느끼는 게 있는데, 그게 무엇인지?
저자가 살펴보고 있는 대상이 무엇인지, 먼저 그것을 따져보자.
목차에 실명으로 등장하는 인물은? 문재인, 유시민, 추미애.
그가 현미경을 들이대는 정치집단은? 진보, 여당의원, 대통령, 민주당, 현 집권세력인 민주당이다.
이렇게 저자가 분석대상으로 삼는 대상은 대통령을 비롯한 여당 쪽이다.
그런 대상들과 연결되는 개념은, 싸가지, 고구마, 오만, 완장 등으로 온통 부정적이다.
이 책, 그래서 현집권세력의 모습을 부정적인 측면으로 분석하고 있다는 점, 알아두자.
그러니 이 책은 우리나라 현재의 정치를 분석하면서, 야당 상황은 전혀 감안하지 않은 채 , 여당 쪽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고 읽어야 한다.
몇 개 인용해 본다.
저자는 화가 많이 나 있는 상태이다.
아니 오히려 문재인을 포함한 문 정권의 핵심 인사들에게 화가 난다. ‘1퍼센트 극렬 강경파’ 지지자들이 실세로 군림하는 당의 구조적 문제가 민주당을 망치고 있다는 사실을 외면한 채 그런 식으로 당을 장악하는 걸 내심 즐기고 있는 듯한 태도에 화가 치민다. (229쪽)
여당은 ‘그렇게 질질 끌려다니라고 180석을 준 줄 아느냐“고 외쳐대는 열성지지자들의 졸 졸卒이 된 지 오래인지라 더욱 그렇다.(243쪽)
이런 말을 통해 보면, 저자는 지금 여당을 ‘졸(卒)‘로 보고 있는 것 같은데, 누구의 졸이냐가 문제다.
이 책은 현재 여당쪽에 혹독하게 비판적인 시각을 가감없이 드러낸다.
해서 정치 자체에 붙어있는 비판적 평가도 여당쪽의 책임인 것처럼 같이 싸잡아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는데, 여당은 이런 점 억울하다 생각이 들 것이다.
예컨대, <후안무치는 정치인의 덕목인가>(330쪽)
이 항목은 정치인 전체에 해당되는 내용이다. 미국의 ‘올리메니아’ 현상을 시작으로 하여, 미국 이란 - 콘트라 청문회에서 해병 중령 올리버 노스의 증언을 사례로 들며, ‘남의 말은 자르고, 내 말은 끝까지’ 한다는 후안무치를 거론한다. 이 항목의 거의 끝부분에서 저자는 이렇게 말을 돌린다.
한국은 어떤가? 남의 말은 자르고 내 말은 끝까지 하는 등 기본적인 에티켓을 무시하면서 독설과 막말을 장기로 삼는 유형의 정치인이 적지 않다.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인가?.....(335쪽)
다행이도 이 항목애서 거론되는 여당 정치인은 아무도 없다. 그런데 이 책이 모두 여당을 까는 내용인지라, 이 내용도 여당을 지칭하는 것으로, 소위 도매금(?)으로 취급이 되는 효과가 생기는 것이다.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우리와 싸우는 사람들은 우리의 정신을 강하게 해주고 우리의 기술을 연마시켜준다. 우리의 적은 우리를 돕는 사람이다. - 에드먼드 버크 (108쪽)
이제 인간의 본질이 호모 사피엔스냐, 호모 파베르냐, 호모 루덴스냐를 논할 시기는 지난 듯하다. ‘호모 쉐임리스(뻔뻔한 인간)’의 시대다. - 정희진 (163쪽)
정치는 너무 중요한 것이어서 정치인들에게만 맡겨놓을 수 없다. - 샤를 드골 (216쪽)
주인이 되기 위하여 정치인은 하인인 체 한다. - 샤를 드골 (217쪽)
다시, 이 책은?
믿거나 말거나, 나는 중립적 스탠스를 유지하련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문재인이 윤석렬에게 검찰총장 임명장을 주면서 “살아있는 권력의 비리도 엄정하게 수사하라”고 주문하면서 허세를 부린 게 문제였을까? (134쪽)
대통령이 검찰총장을 임명하면서 당부한 말, “살아있는 권력의 비리도 엄정하게 수사하라”고 한 것을 ‘허세’라고? 허세를 부렸다고?
아무리 정치평론의 글이라 해도, 대통령의 공식적 발언을 ‘허세’를 부렸다, 고 한 것은 너무 과한 '허세'가 아닌가?